책 상세소개
경성을 누빈 기생, 춤꾼, 날탕패, 소리꾼, 재담꾼, 만담가!
우리 시대 대중연예 스타들을 능가하는 경성의 연예 스타들!
『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이 책은 구한말부터 광복 전까지 약 50년간 동안의 근대 경성의 연예사(演藝史)를 다룬다. 이 시기는 궁궐에서 기생들이 쏟아져 나오고, 돈을 내고 공연을 보는 사설공연장이 생겨난다. 그리고 소리꾼·재담가·만담가가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여기에 라디오·유성기·활동사진(영화)에서는 연일 ‘쇼’가 벌어졌다. 이 책은 이런 경성 연예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언제부터 연희가 연예로 불리고 연희패가 연예인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또 무슨 이유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또 무슨 일을 겪으면서 그렇게 된 것인지를 다룬다.
목차
들어가는 말: 연예사의 물줄기를 찾아서
1부 나라에서 만든 유료공연장
실내공연장이 등장하다
나라에서 공연장을 만든 까닭은
기생에 소리꾼까지, 경성이 소란하다
돈 내고 공연을 보라더이다
2부 관아에서 풀려나온 기생들
흔들리는 기생제도
기생과 창기를 단속하라
기생 공연 구경가세
관기제도가 폐지되고 기생조합이 생겨나다
경성에서 명성을 떨친 평양기생학교
기생들이 모여사는 다방골과 경성의 권번
경성에서 활동한 기생들
3부 사설극장 시대가 열리다
최초의 사설극장 광무대와 단성사
또 다른 사설극장 연흥사와 장안사
공연장에 등장한 새 오락거리 활동사진
낮에는 씨름, 밤에는 쇼
사설극장을 누빈 당대 최고의 스타
어수선한 공연장 풍경
흥행사 박승필, “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단성사 화재사건
전통연희를 고집한 광무대, 끝내 문을 닫다
연희에서 연예의 시대로
4부 인기 있는 유행가 가사집, 소리책
서민과 함께한 잡가
잡가 가사집이 베스트셀러가 되다
기생을 가르친 잡가의 명인들
5부 대중 스타의 탄생 명창 재담꾼 박춘재
고종이 아낀 소리꾼
국립극장의 새로운 스타
흥행사의 표적이 된 잡가의 달인
전통재담을 별도의 레퍼토리로 정착시키다
6부 직업적인 놀이패인 사당패
여자들로 구성된 떠돌이 놀이패
소리와 매춘은 사당패의 생계수단
기산 풍속화에 생생하게 묘사된 사당패
7부 권번기생과 명월관 시대
요릿집과 기생들의 힘겨루기
땅을 팔아서라도 명월관 기생 노래를 들었으면
명월관의 역사 유전
권번기생 사진첩 『조선미인보감』
기생들이 잡지 「장한」을 펴내다
기생을 없애라
명월관 기생들의 집단시위
대중오락의 틀을 잡아간 1930년대 기생사회
8부 또 다른 연예무대 라디오
여기는 경성방송국이올시다
라디오 스타 ‘방송기생’
소리는 라디오를 타고 삼천리 방방곡곡으로
창극단 국악연예사의 등장
9부 스타들의 경연장이 된 유성기판
첫 음반의 주인공 명창 한인호와 관기 최홍매
‘제비표조선레코드’와 ‘닛보노홍’
서울소리 명창을 찾아라
스테디셀러 박춘재 재담 음반
인기음반은 명기명창의 민요
레코드 스타는 단연 평양기생들
음반사는 곧 연예사
10부 재담의 아들 만담, 만담의 아들 코미디
최초의 희극배우 이원규
막간 노래와 우스갯소리가 더 인기
만담가 신불출이 연예계를 평정하다
신불출 가라사대 만담이 뭔고 하니
「익살맞은 대머리」 만담 음반의 대히트
『임꺽정』에 등장한 신불출, 대머리 작가의 익살인가, 복수인가
혼자 하는 만담과 여럿이 거드는 만담
신불출이 기획한 전국순회공연
레코드사마다 연예인 영입 경쟁
이념의 대립 속에 신불출 만담 시대가 저물다
악극단과 코미디언의 등장
참고문헌
책속으로
* 나라에서 만든 유료공연장
1902년 여름, 또 하나의 실내공연장이 지금의 신문로 새문안교회 자리인 야주현에 생겨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이 실내공연장은 무엇보다 광대들이 세운 게 아니라 국가에서 세운 것이어서 반향이 더욱 컸다. 그 뒤 이 건물은 1908년부터 이인직, 김상천, 박정동 등 민간인들이 임대해 원각사로 이름을 바꾸고 운영하다가 1914년 화재로 소실되고 말았다. 지금도 통칭 원각사라고 불리는 이 공연장은 흔히 유사 이래 최초의 제대로 된 극장으로 중요시되고 있다. 그만큼 공연장다운 공연장으로서 한국 연예의 요람기를 장식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관아에서 풀려나온 기생들
기생은 조선왕조의 붕괴와 함께 발생한 새로운 여성계층을 말한다. 즉, 궁궐에 속해 있던 기생을 비롯해 유흥가, 소리패, 색주가 등에서 소리와 춤, 연주를 생업으로 한 기생들 또는 개인적으로 불려 다니면서 소리와 춤을 전문으로 한 기생들을 말한다. 이러한 기생들의 주요 활동무대라 할 수 있는 요정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생사회는 한국사회 전반에 명암이 교차하는 영향을 끼쳤다. 그 중에서도 전통연희, 특히 서울소리와 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리로 연결되었다.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이 그들의 주요 생활수단이었기 때문이다.* 사설극장 시대가 열리다
광무대, 단성사, 연흥사, 장안사는 문을 열면서부터 구극만 공연했다. 한국 극장의 발자취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이 공연장들은 그것만으로도 획기적이었다는 평을 듣기에 족했다. 국권을 상실한 상태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연장으로 등장했고, 전통예인들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실의에 빠진 관중과 호흡을 같이했던 것이다.* 인기 있는 유행가 가사집, 소리책
가사집歌詞集은 1910년대와 1920년대에 걸쳐 많은 종류가 발간되었으며, 대부분 중판을 거듭한 베스트셀러였다. 만약 당시에 악보까지 쉽게 출판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면 잡가집에는 당연히 악보도 첨부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가사만 싣고 있으며, 또한 가사에 어려운 한문구가 많이 등장하는 노래도 모두 한글로만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대중이 쉽게 읽고 외울 수 있게 하기 위한 배려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중스타의 탄생 명창 재담꾼 박춘재
박춘재와 고종은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친숙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화가가 임금 앞에서 대나무를 그리고 있었는데, 마침 옆에 있던 박춘재가 “저쪽 가지는 장구채로 좋겠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종과 박춘재가 바로 소리로 맺어진 관계였다는 점이 강조된 이야기라 할 것이다.
출판사 서평
기생, 소리꾼, 만담가가 만들어낸 경성시대 연예가 풍경경성시대는 ‘전통연희’가 ‘연예’로 넘어가는 과도기이다. 비록 일제에 강점당한 시기여서 민족사에 남긴 상흔이 컸지만, 연예의 역사로 보면, 조선이라는 봉건사회의 해체와 함께 대중을 상대로 한 연예사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시대이기도 했다.
관아에서 풀려난 기생, 악공 등이 예인으로서 대중들과 다양한 장소에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사설공연장, 요리집이 주무대였다. 그 과정에서 궁중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준 높은 공연을 돈을 내고 보게 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고종이 아끼던 박춘재는 재담과 소리로 단박에 스타가 되었고, 미모와 기예를 갖춘 기생들은 대중의 열광을 불러왔다. 기생 공연은 당대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되었다.
이제 바야흐로 본격적인 연예의 시대가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또 이때에는 제한적인 공연장을 벗어나 전국구 대중스타가 탄생할 수 있는 미디어의 발달도 한 몫 거들었다. 유성기, 라디오, 활동사진(영화)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머뭇머뭇 거리며 라디오에 출연한 기생이 자고나면 스타로 떠올랐다. 당대 최고의 재사 신불출의 만담과 박춘재 소리는 유성기와 라디오 방송을 타고 전국을 휘어잡았다. 신불출은 그와 공연한 여배우의 주가도 덩달아 뛰어오를 만큼 당대 최고의 전국구 스타였다. 당시 신불출의 전국 순회공연은 흥행 빅카드여서 이를 모방한 ‘짝퉁공연’이 급조되기도 했다.
또 경성시대를 주름잡았던 연예인들은 일본까지 진출해서 한류 스타가 되었고, 기생공연으로 유명했던 명월관은 동경까지 진출해서 지점을 두기도 했다.
연예계를 주도한 기생 스타경성시대 연예사를 말할 때 그 중심에는 기생들이 있었다. 기생들은 수준 높은 기예를 갖춘 궁중 출신에서부터 이름 없는 관기, 이패, 삼패의 유녀遊女들까지 그 출신이나 배경, 기량도 다양했다. 그에 따라 대우나 활동 무대도 달랐다.
기생들은 사설공연장, 요리집, 라디오, 유성기 등을 무대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기생들의 조합이 일본식 권번으로 바뀌어 본격적인 기생학교들이 생기면서 독특한 시대적 풍광을 연출하기도 했다. 그런 기생들 중에서도 단연 평양기생들이 두각을 나타내, 왕수복 같은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소리와 춤의 명인들을 선생으로 엄격한 조련을 받고 연예계에 진출했다. 현대 연예 프로덕션의 원조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 기생들은 당대 명사들과의 스캔들로 장안에 화제가 되기 일쑤였다. 유명 기생들의 사진과 프로필을 모은『조선미인보감』이 편찬되어 인기를 끌기도 했는데, 이 카탈로그에는 자신의 출신과 장기, 그리고 기생된 내력을 소상하게 적어놓아서 읽는 이로 하여금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런 당대 스타 기생들도 인기가 떨어지면 뒷방 신세를 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들 스스로 이러한 뒷방 여인 신세를 한탄한 듯,「장한長恨」이라는 기생잡지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 기생들은 연예계의 중심에서 시대 발전과 더불어 변신을 거듭했던 것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
여러분이시여 기쁜 소식이 왔습니다 |
저자 |
김은신 |
출판사 |
김영사 |
출간일 |
2008-12-12 |
ISBN |
9788934930587 (8934930586) |
쪽수 |
368 |
사이즈 |
148 * 210 m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