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되기는 어렵다 : 별밤서재

신이 되기는 어렵다 요약정보 및 구매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소설

상품 선택옵션 0 개, 추가옵션 0 개

  •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 현대문학
  • 2020-05-26
  • 9788972753339 (8972753335)

14,000

12,600(10% 할인)

포인트
630p
배송비
무료배송
포인트 정책 설명문 닫기

00포인트

포인트 정책 설명문 출력

관심상품

선택된 옵션

  • 신이 되기는 어렵다

관련도서

등록된 상품이 없습니다.

상품 정보

별밤서재 사은품
책 소개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소설
책 상세소개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나는 당신을 부르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누구에게도 기도한 적 없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내게 왔단 말입니다. 당신에게는 그저 심심풀이였던 겁니까?” 신이 되기란 힘들군, 루마타가 생각했다. “당신은 하늘에서 내려오지 말았어야 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십시오. 당신은 우리에게 해만 끼치고 있습니다. 당신은 내 의지를 약하게 만듭니다, 돈 루마타. 예전에 나는 나 자신만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내 뒤에 당신의 힘이 있음을 느낍니다. 전에는 싸울 때마다 마지막처럼 임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결정적인 싸움을 염두에 두고 몸을 사리고 있더군요. 왜냐하면 당신이 그 싸움에 참여할 거니까…… 이곳을 떠나십시오, 돈 루마타. 원래 있던 곳으로, 하늘로 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마십시오. 그게 아니라면 당신이 가진 번개의 힘을 빌려주십시오. 아니면 당신의 그 철로 만든 새라도…… 그것도 안 된다면 당신이 직접 검을 뽑고 우리를 이끌어 주십시오.” “이곳에서는 신이 아니라 돼지가 되어야 한다” 인간을 창조하지 않고 인간 역사에 개입하지 않고 인간 사회의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신’의 딜레마 지적이고 상징적이며 강렬하고 신선한, 소비에트 시대 SF의 랜드마크 20세기 러시아 SF의 개척과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형제 작가의 초기 문학의 전범典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소비에트 SF 작가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초기 대표작 『신이 되기는 어렵다Трудно быть богом』(1964)가 현대문학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노변의 피크닉』에 이어 현대문학에서 선보이는 「스트루가츠키 형제 걸작선」 두 번째 권으로, 봉건사회 체제의 외계 행성에 파견된 지구인 역사 연구원을 통해, 자신의 유토피아적 개입이 인간 역사의 자연스러운 진보를 방해할 수 있기에 적극적으로 간섭하지 못한 채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신’의 불완전한 입장에서 오는 딜레마를 그렸다. 이번 한국어판 『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스탈케르출판사의 2003년판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집」 11권 제2쇄(2차 수정본) 원고를 저본으로 삼았으며, 2014년 시카고리뷰프레스 영역판에 실린 「하리 쿤즈루 추천사」와 2003년 동생 보리스 스트루가츠키가 펴낸 회상록 『지난 일들에 관하여』의 『신이 되기는 어렵다』 부분 「후기」를 함께 수록했다.

목차
신이 되기는 어렵다
 프롤로그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에필로그

 하리 쿤즈루 추천사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후기
 옮긴이의 말
 스트루가츠키 형제 작품 목록
책속으로
[…] 그는 6년째 이 이상한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고 점점 여기에 익숙해지는 것 같았다. 문득문득, 예를 들면 지금처럼, 조직적인 야만성이라든가 강요된 회색성 같은 건 실재하지 않으며 그를, 루마타를 주연으로 한 기이한 연극이 상연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대사를 특별히 잘 읊으면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고 객석의 시험역사연구소 평가위원들이 감격해 외치는 것이다. 〈바로 그거야, 안톤! 그거야! 훌륭해, 토시카!〉 그는 실제로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꽉 찬 객석이 아니라 통나무가 다 드러나서 이끼가 끼고 그을음이 겹겹이 쌓여 새까매진 벽들뿐이었다.
_ 58쪽, 「제1장」에서[…] “스스로 정한 원칙에 우리의 손과 발이 묶여 있는 게 불쾌합니다. 그걸 무혈관여 원칙이라고 부르는 것도 불쾌하고요. 제가 목도하는 상황에서 그건 학문을 핑계 삼은 나태입니다…… 뭐라고 반박하실지 잘 압니다! 이론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론 문제가 아닙니다. 이곳에서 전형적인 파시즘이 작동하고 있어요. 짐승들이 끊임없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지식은 부족하고 금은 공급이 늦어져서 가치를 잃고 있고요.”
_ 62쪽, 「제1장」에서“다 이해하네.” 그가 말했다. “나도 다 겪은 일이니. 예전엔 그랬네. 무력감과 자기기만이 가장 끔찍했지. 그랬던 시절이 있었어. 나보다 약했던 이들은 그걸 견디지 못하고 미쳐 버려 지구로 소환됐고 지금은 요양 중이네. 후배여, 난 가장 끔찍한 게 뭔지 깨닫는 데 15년 걸렸어. 인간의 모습을 잃는 게 끔찍한 걸세, 안톤. 영혼을 더럽히고 잔인해지는 것. 안톤. 우리는 여기에서 신이네. 이곳 종족이 자신의 형상과 형태를 본떠서 만들어 낸 신보다 더 현명해야만 하고. 그런데 우리는 구덩이의 가장자리를 걷고 있지 않나. 발을 잘못 디디면 진창에 빠져 그 흔적을 평생 씻어 내지 못할 거야. 이루칸 사람 고란은 『도래의 역사』에서 이렇게 썼지. 〈신이 하늘에서 내려오시매 피탄 늪에서 나온 종족에게 가시니, 그분의 발은 진창에 빠져 있었다.〉”
_ 64쪽, 「제1장」에서“[…] 나는, 후배여, 이제 꿈에서도 지구를 보지 않네. 서류를 뒤지다가 한 여자 사진을 봤는데 누구였는지 한참을 생각해야 했어. 때로는 공포에 휩싸여 내가 연구소 직원이 아니라 그 연구소 박물관의 전시품, 봉건주의 상인공화국의 대법관이라는 전시품은 아닐까, 박물관에 내가 진열된 전시실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네. 가장 두려운 게 뭔지 아나. 역할이 되어 버리는 걸세. 우리 안에서는 저열한 귀족과 공산주의자가 싸우고 있네. 그리고 주위의 모든 것이 그 저열한 놈 편이지. 공산주의자는 철저히 고립되어 있어. 지구는 천 년 하고도 또 천 파섹 떨어져 있으니.” 돈 콘도르는 무릎을 응시하며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러니까, 안톤.” 그가 힘주어 말했다. “우리는 공산주의자로 남으세.”
_ 64~65쪽, 「제1장」에서“아버지가 매일 보고서를 베껴 쓰고 있어.” 그녀가 절망하며 조용히 말했다. “아버지가 베껴 쓰는 문서들에는 다 피가 묻어 있고. 아버지는 그걸 즐거운탑에서 받아 오는 거야. 당신은 왜 나에게 읽는 법을 가르쳐 줬지? 매일 저녁, 매일 저녁…… 아버지는 고문 기록을 베끼고 술을 마셔…… 너무 무서워. 너무나 무섭다고! ‘이것 봐라, 키라. 우리 이웃 서예가는 사람들에게 쓰는 법을 가르쳤지. 그런데 그의 정체가 뭐였는 줄 아느냐? 고문하는 중에 마법사이자 이루칸의 첩자로 밝혀졌다. 세상에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느냐? 내가 바로 그에게 읽는 법을 배웠는데’라고 했어. 그리고 오빠는 순찰을 돌고 나서 맥주에 취해 돌아오는데 손에는 온통 피가 말라붙어 있어…… ‘전부 다, 12대손까지 죽여 버릴 거야……’라고 말하지. 아버지한테는 대체 왜 읽고 쓸 줄 아느냐고 따지고…… 오늘은 친구들과 어떤 사람을 집으로 끌고 와서는…… 때렸어. 사방에 피가 튀었어. 맞던 사람은 소리도 지르지 못할 지경이 됐고. 이렇게는 살 수 없어. 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어……!”
_ 123~124쪽, 「제3장」에서3년 전 하잘것없고 눈에 띄지 않는 관료였던 그가, 비굴하고 창백했으며 어떻게 보면 파리했던 그가 케케묵은 궁정 관료계의 밑바닥에서 기어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시 총리가 돌연 체포되어 사형 당했다. 공포에 질려 바보가 되어 버린,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고관들 몇몇도 고문을 당하다 죽었다. 그들의 시체 위로 창백한 버섯이 자라나듯 이 끈질기고 무자비한 보통의 천재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도 아니었다. 출신도 보잘것없었다. 그는 나약한 왕국에 출현한 강력한 지성이 아니었다. 역사가 알던, 전제정치 체제를 위한 통일 전쟁이라는 이념에 일생을 바치는 위대하고 무서운 인물이 아니었다. 금이나 여자 생각밖에 없거나 권력을 잡으려고 사방의 적을 죽이는, 혹은 죽이기 위해 권력을 취하는, 왕의 탐욕스러운 충신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를 두고 돈 레바가 절대 아니라고, 돈 레바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저자가 도대체 누군지 모르겠다고 하는 얘기마저 귀엣말로 전해진다. 누가 알겠는가. 인간으로 둔갑한 괴물인지, 분신인지, 요정이 바꿔치기해 놓은 자인지……
_ 128~129쪽, 「제3장」에서‘나는 이제 이론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루마타가 생각했다. ‘한 가지는 알겠다. 인간은 이성의 물질적 매개라는 것. 인간이 이성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가로막는 것은 전부 악이라는 것. 그리고 악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는 것. 무슨 수를 써서든? 정말 무슨 수든 써도 괜찮은가……? 아니, 무슨 수든 써도 되는 건 아닐 것이다. 아니면 무슨 수든 괜찮나? 쓸데없는 생각 집어치우자!’ 그가 자기 자신에게 속으로 말했다. 결정해야 한다. 늦든 빠르든 어쨌거나 결정해야 한다.
불현듯 도나 오카나가 떠올랐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할지 정해야 한다, 그가 생각했다. 이 문제부터 시작하자. 화장실 청소를 하는 신에게 깨끗한 손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하면 바보가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죽이는 것보다 낫다. 오물이 피보다 낫다. […]
_ 131~132쪽, 「제3장」에서[…] 왜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어려서부터 배워 온 우리 같은 자들, 인간, 〈인간〉이라는 놀라운 생명체에 대한 존중과 신뢰는 어디로 사라진 건가? 나는 구제 불능이다, 그가 끔찍한 감정에 사로잡혀 생각했다. 나는 그들을 진심으로 증오하고 경멸하지 않나…… 나는 그들을 가여워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을 증오하고 경멸한다. 나는 방금 지나친 청년의 어리석음과 야만성을, 사회적 여건이라든가 가혹한 성장 환경이라든가 하는 요인을 이해하려면 얼마든지 이해해 줄 수 있지만, 지금은 저 청년이 나의 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의 적, 내 친구들의 적, 내가 가장 성스럽다고 여기는 것의 뚜렷한 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나는 그를 이론적으로, 〈전형적인 인물〉로서의 그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그라는 인간 자체를, 그의 인격을 증오한다. 침 범벅인 그의 낯짝을, 씻지 않은 몸의 체취를, 그의 눈먼 믿음을, 성행위와 술 외의 모든 것을 향한 그의 적개심을 증오했다. […]
_ 184~185쪽, 「제5장」에서[…] 이것이 인간인가? 이들에게 어떤 인간성이 있단 말인가? 사람들이 길가에서 도륙당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집에 들어앉아서 순종적으로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다들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한다. 도륙하는 자의 냉혈한 야만성, 도륙되는 자들의 냉혈한 순종성. 냉혈함, 이것이 가장 두렵다. 열 사람이 공포로 마비되어 서 있다. 그리고 순종적으로 기다린다. 한 사람이 다가와 희생양을 고르고 냉혈하게 그를 도륙한다. 이들의 영혼은 더러운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순종적으로 기다리는 매분 매초 점점 더 더러워진다. 지금 이 순간 이들이 숨어 있는 집에서 비열한 자들이, 밀고자들이, 살인자들이 비밀스레 태어난다. 공포에 패배하는 일생을 산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자기 아이들에게, 자기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공포가 무엇인지 가혹하게 가르칠 것이다. […]
_ 250~251쪽, 「제7장」에서저자가 뭔가를 생각할 리 없다. 뭔가를 생각해 내기엔 아직 이르다. 그런데 저이 같은, 망치 만드는 대장장이 만 명이 분노한다면 누구든 없앨 수 있지 않은가. 그보다 간단한 게 어디 있는가. 하지만 그들에겐 아직 분노라는 감정이 없다. 공포뿐이다. 다들 자기만을 위하고 신만이 모두를 위하지.
_ 265쪽, 「제8장」에서[…] “[…] 악과 싸운다, 라니! 그런데 악이 도대체 뭡니까? 다들 꽤나 제멋대로 그 말을 이해하오. 우리 같은 학자들에게는 무지가 악이지만, 교회에서는 무지가 축복이라고, 모든 악은 지식에서 나온다고 가르치지요. 농부에게는 세와 가뭄이 악이지만, 빵 가게 주인에게 가뭄은 선이오. 노예에게는 술에 취한 악랄한 주인이 악이고 수공업자에게는 탐욕스러운 고리대금업자가 악이오. 상황이 이런데, 어떤 악에 맞서 싸워야 한단 말입니까, 돈 루마타?” 그는 우울하게 청자들을 바라봤다. “악은 없앨 수 없소. 그 누구도 세상에서 악의 총량을 줄일 수 없소. 어느 정도는 자신의 운명을 개선할 수 있지만, 그건 언제나 타인의 운명을 타락시킴으로써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왕은 늘 있을 겁니다. 더, 혹은 덜 잔혹한 왕이 있을 것이고 더, 혹은 덜 야만스러운 남작들이 있을 것이고 무지한 민중이, 자신을 억압하는 자들은 경외하고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자들은 증오하는 민중이 늘 있을 겁니다. 이 모든 건, 노예가 아주 잔혹한 주인일지라도 자유를 ?
출판사 서평
“이곳에서는 신이 아니라 돼지가 되어야 한다”
인간을 창조하지 않고 인간 역사에 개입하지 않고
인간 사회의 관찰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신’의 딜레마『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거대 미래 유토피아를 다룬 ‘정오 세계관’으로 분류되는 일군의 시리즈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이다. (스코틀랜드의 SF 작가 켄 매클라우드에 따르면 진 로든베리의 〈스타 트렉〉과 이언 M. 뱅크스의 「컬처 시리즈」를 예견한) ‘정오 세계관’에 속하는 작품들은 제각기 독립된 이야기이지만, 공통적인 배경은 22세기 지구로 이상적인 공산주의가 완성된 시공간이다. 이곳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공공의 선을 위해 노동하며, 노동은 이들에게 중요한 삶의 요소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류가 직면했던 자원 부족 문제를 비롯하여 경제ㆍ사회ㆍ환경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고, 과학기술의 진보 덕분에 바깥 우주로의 탐사와 외계 문명과의 조우가 가능해진 세계이다.안톤은 지구에서 외계 행성으로 파견된 ‘시험역사연구소’의 정보원이다. 그는 이 행성의 아홉 개 대륙 가운데 지구 역사의 중세 즈음에 해당하는 대륙의 아르카나르 왕국을 관찰하고, 역사의 올바른 길을 따라 ‘진보’하도록 도우려는 자세로 그들의 봉건주의적 관습을 연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아르카나르 왕국을 넘어 제국의 최강 검사(양손검을 쓴다)이자 사랑의 결투꾼인 젊은 귀족 돈 루마타로 위장한 그는 아르카나르 사회 속에 파고들어 자신이 ‘신의 눈’이라고 부르는 돌(송신기)이 박힌 서클릿(무전기)을 쓰고,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지구의 역사학자들에게 전송한다. 행성 전역에 파견된 정보원은 250명가량으로 막강한 힘(사회적ㆍ경제적ㆍ신체적)뿐만 아니라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신’에 비견할 만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인도계 영국 작가 하리 쿤즈루에 따르면 ‘늘 달에 기지를 세우고 있거나 외계 행성으로 이주하려 애쓰는 내용의 동시대 양키 SF들과 달리’) 이들이 이곳의 역사적 흐름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 없고, 간접적으로 중요한 인물의 보호 및 관리 등의 일만 할 수 있다는 데서 갈등은 시작된다.
안톤/돈 루마타가 잠입해 있는 아르카나르 왕국은 혼돈에 빠져 있다. 무능한 왕의 치세가 이어지는 중에 순식간에 정치력을 확장하면서 돌연 등장한 장관 돈 레바는 왕을 등에 업고 나라를 호령하며, 왕권에 위협이 될 지식인과 예술가들을 닥치는 대로 숙청한다. 또한 그의 휘하의 회색 돌격대원들은 국민을 공포로 길들인다. 안톤/돈 루마타는 지구 문명의 역사 발전 단계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던 현상, 즉 봉건사회에서 파시즘과 유사한 무엇인가가 세력을 키워 나가는 것을, 이론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동료 정보원이자 ‘신 노릇’ 선배인 알렉산드르 바실리예비치/돈 콘도르에게 상담한다. 아르카나르 왕국이 역사 발전의 궤도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자신이 개입해 ‘바로잡아야’ 한다고. 하지만 돈 콘도르는 그에게 동조하지 않고 정보원들이 외계 행성의 일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원칙만을 상기시킨다. 그러는 사이에 안톤/돈 루마타는 아르카나르 궁정의 쿠데타에 휘말리고 만다.
작품의 제목과 관련하여 창조주로서의 신을 연상하며 묻게 되는 ‘아르카나르 문명은 누구의 창조물인가’에 대해 독자는 명쾌하게 알 수 없다. 아울러 신(지구인)의 인간(외계인) 창조가 언급되는 대신에 오히려 인간에 의한 신 창조만 이야기된다. 인간을 창조하지도 않았거니와 인간 역사에 개입할 수도 없고 그저 인간 사회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안톤/돈 루마타는 특별한 힘을 갖고 있되 그 힘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기에 언제나 고뇌한다.동생 : 어떤 독자는 이 소설에서 총사들의 모험 요소를 찾아냈고, 어떤 독자는 짜릿한 환상성을 발견했다. 청소년 독자들은 강렬한 줄거리를 좋아했고 지식인들은 이단 사상과 전제주의에 대한 비판을 마음에 들어 했다. 지난 10여 년간 러시아 내 모든 여론조사에서 『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월요일은 토요일에 시작된다』와 줄곧 선두를 다투었다. (보리스의 「후기」에서)『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형제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층위의 독서가 가능한 소설이다. 용기와 명예, 신나는 모험이 펼쳐지는 기사도문학으로 읽을 수도 있고, 정치적 알레고리로 해석할 수도 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인용되고 윌리엄 텔, 아킬레우스 신화, 욥기 등이 차용되거나 암시되고 있어 고전에 대한 스트루가츠키 형제의 ‘응답’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과학도 빠지지 않는데, 일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에서 언급되는 이방성길의 ‘이방성’의 개념(물체의 물리적 성질이 방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성질)은 안톤이 아르카나르에서 겪은 사건과, 그의 운명에 대한 은유이자 암시로 생각할 수 있다.아울러 이 소설은 형제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영화, 라디오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매체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1989년에는 독일 감독 페터 플라이슈만이, 2013년에는 러시아의 알렉세이 게르만 감독이 영화화했다. 1999년 크랭크인 했던 이 영화는 게르만 감독의 유작이 되었고 아들 알렉세이 게르만 주니어가 작업을 마무리했다. (움베르토 에코는 이 영화에 대한 짧은 감상을 러시아 일간지 《노바야 가제타》에 쓰기도 했다.) 러시아 라디오방송국 ‘에호 모스크바’는 2000년 라디오 드라마를 방송했다. 2007년에는 『신이 되기는 어렵다』의 2년 후를 모티프로 한 같은 이름의 컴퓨터게임도 출시되었다.한편, 구상 단계에서의 『신이 되기는 어렵다』는 대항해시대 직전의 봉건주의 행성을 배경으로 하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풍의 유쾌한 순수 모험소설이었다고 한다. 물론 형제는 ‘타 행성으로 간 지구인 관찰자’라는 요소도 빠뜨리지 않았다.형 : 이 이야기를 뒤마의 『삼총사』처럼 유쾌하고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거야. 중세의 오물과 더러운 환경, 그곳 사람들이 냄새를 엄청 풍긴다는 얘기나 포도주에 죽은 파리들이 가득하다는 것도 쓸 거야. 이면에는 이러한 환경에 처한 공산주의자가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소시민이 되어 가는 이야기가 그려질 거고. 독자들에게는 그저 착하고 사랑스러운 청년으로 비치겠지만…… (아르카디의 「1963년 3월 중순경의 편지」에서)형 : 나는 추상적인 고귀함과 명예, 기쁨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 뒤마처럼. 반대할 생각 마. 현대의 문제가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단편이 하나는 있어야 하지 않겠어. 이 악마 같은 동생아, 내가 무릎 꿇고 빌게! 검을, 검을 허락해 줘! 추기경들을! 항구의 술집들……! (아르카디의「1963년 3월 22일의 편지」에서)그러나 1960년대 초에 일어난, 스탈린 사후 소비에트 문화 정책의 ‘해빙’에 배치되는 어떤 사건들이 형제로 하여금 윤리와 정치, 역사에 관한 강력하고도 미묘한 주장을 쓰기 위해 소설을 더욱 복잡하고 어둡게 만들도록 했다. 보리스 스트루가츠키의 「후기」를 보면 그 움직임이 얼마나 이들의 목을 죄어 왔는지, 그리고 그에 맞서려면 어떤 용기를 내야 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으레 말하듯, 뼈아플 정도로 깨달았다. 환상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은 필요 없다는 것 말이다. 무식한 자들과 문화의 적들이 우리를 조종했다. 그들은 절대로 우리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우리를 반대할 것이다. 그들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걸 말하도록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있어서 공산주의가 자유와 예술의 세계라면 그들에게는 당과 정부가 세운 모든 계획을 민중이 즐거운 마음으로 지체 없이 이행하는 사회다.
_ 356쪽,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후기」에서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신이 되기는 어렵다
저자 아르카디 스트루가츠키 , 보리스 스트루가츠키
출판사 현대문학
출간일 2020-05-26
ISBN 9788972753339 (8972753335)
쪽수 372
사이즈 127 * 196 * 24 mm /399g
배송공지

사용후기

회원리뷰 총 0개

사용후기가 없습니다.

상품문의

등록된 상품문의

0개의 상품문의가 있습니다.

상품문의가 없습니다.

교환/반품

교환 및 반품
[반품/교환방법]
마이페이지> 주문배송조회 > 반품/교환신청 또는 고객센터 (1544-0435)로 문의 바랍니다.

[반품주소]
- 도로명 : (10882) 경기도 파주시 산남로 62-20 (산남동)
- 지번 : (10882)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305-21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14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반품/교환비용]
단순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으로 단순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 ①양서-판매정가의 12%, ②일서-판매정가의 7%를 적용)

[상품 품절]
공급사(출판사) 재고 사정에 의해 품절/지연될 수 있으며, 품절 시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이메일과 문자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됩니다.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 신이 되기는 어렵다

회원로그인

오늘 본 상품

  • 신이 되기는 어렵다
    신이 되기는 어렵다
    12,600
  • 맛있는 교토 가정식
    맛있는 교토 가정식
    15,300
  • 플라워 떡케이크
    플라워 떡케이크
    14,220
  • 예브게니 오네긴
    예브게니 오네긴
    10,620
  • 일본 요리 기초 기술
    일본 요리 기초 기
    22,500
  • 타라 덩컨. 5: 금지된 대륙(하)
    타라 덩컨. 5:
    8,100
  •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10
    결정판 아르센 뤼팽
    27,900
  • 시경을 읽다: 고대 중국 문인의 공통핵심교양이 된 3천 년의 민가
    시경을 읽다: 고대
    10,800
  •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
    소녀 적정기술을 탐
    10,800
  • 진짜 기본 요리책
    진짜 기본 요리책
    16,920
  • 꽃 그리고 초록
    꽃 그리고 초록
    11,700
  • 딱! 한권 JLPT 일본어능력시험 모의고사 3회분 N4
    딱! 한권 JLPT
    12,600
  • 학교로 간 스파이
    학교로 간 스파이
    12,420
  • 리넨으로 시작하는 홈패션 스타일링
    리넨으로 시작하는
    16,200
  •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6
    결정판 아르센 뤼팽
    29,700
  • 깊은 밤 필통 안에서
    깊은 밤 필통 안에
    9,900
  • 패밀리 밀
    패밀리 밀
    29,700
  • 김태연의 이지 잉글리시 최고의 대화문 150: 주제 편
    김태연의 이지 잉글
    13,500
  • 인도방랑
    인도방랑
    14,400
  • 왕수학 실력편 초등 5-2(2022)
    왕수학 실력편 초등
    14,400
  • 수용소군도. 6
    수용소군도. 6
    14,220
  • 2023 이기적 빅데이터분석기사 필기 기본서
    2023 이기적 빅
    29,700
  • 협상의 신
    협상의 신
    11,700
  • 다정함의 과학
    다정함의 과학
    17,100
  • 필사의 힘: 톨스토이처럼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따라쓰기
    필사의 힘: 톨스토
    11,520
  • 하루 5분 아기 목소리
    하루 5분 아기 목
    11,700
  • 이다의 푸드 아트
    이다의 푸드 아트
    10,350
  • 잘 살고 싶은 마음
    잘 살고 싶은 마음
    13,320
  • 듣기의 윤리
    듣기의 윤리
    16,200
  • 아내의 식탁. 2
    아내의 식탁. 2
    13,320
  • 팔까 줄까 버틸까
    팔까 줄까 버틸까
    13,500
  • 영어 표현에도 등급이 있다!
    영어 표현에도 등급
    16,020
  • 아홉수, 까미노
    아홉수, 까미노
    13,500
  • 반짝이는 임신기를 위한 슬기로운 남편생활
    반짝이는 임신기를
    15,300
  • 스토아적 삶의 권유
    스토아적 삶의 권유
    15,300
  • 인생의 절반쯤 왔을때 읽어야할 대학 중용
    인생의 절반쯤 왔을
    13,500
  • 건강 혁명
    건강 혁명
    15,120
  • 영어강의 이렇게 준비하자: 화학
    영어강의 이렇게 준
    16,200
  • 이현석의 입이 트이는 영어 최고의 스피킹 60: 여가생활 편
    이현석의 입이 트이
    13,500
  • 외계어 없이 이해하는 암호화폐
    외계어 없이 이해하
    12,600
  • 3분만 바라보면 눈이 좋아진다
    3분만 바라보면 눈
    11,520
  • 맥주탐구생활 책
    맥주탐구생활 책
    14,220
  • 너도 인간이니? 포토에세이
    너도 인간이니? 포
    17,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