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망하고 고얀 것들 : 별밤서재

요망하고 고얀 것들 요약정보 및 구매

욕망을 따라 질주하는 고전소설 요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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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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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2-31
  • 9791189074456 (1189074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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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욕망을 따라 질주하는 고전소설 요괴 열전
책 상세소개
곽재식(소설가, 《한국 괴물 백과》 저자)

남편을 구타하고 시동생에게 호통치는 요괴, 전생부터 현생까지 미남에게 지독히 집착하는 요괴, 나무였지만 이름을 새겨주자 요괴가 돼 악인에게 충성하는 요괴를 조선 사람들이 상상하고 즐겼다면 믿겠는가? 우리 고전소설에는 요괴들이 다양한 욕망을 품고 기상천외한 악행을 벌이며 활개 치고 있었다. 다만 교과서에 거의 실리지 않을뿐더러 자료에 접근하기 어렵고 연구 주제로도 소외되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요망하고 고얀 것들》은 고전소설 속 특색 있는 요괴 20종의 모습과 악행을 소개하며 고전소설 요괴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고전소설 연구자인 저자는 방대한 분량의 기존 서사를 요괴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한편, 주요 대화와 장면은 현대어로 옮겨 욕망으로 가득한 요괴의 삶에 숨을 불어넣는다. 이야기마다 삽화를 함께 실어 몰입을 돕고, 이야기 끝에는 흥미로운 사물·설정 등을 별면으로 간단히 정리해 소개했다. 미풍양속을 거부하고 자기 뜻을 펼치고자 고군분투하는 요괴들의 오만방자한 삶을 따라가 보자.





목차
들어가며

본능에 충실한 요괴
1. 여우, 성욕에 사로잡혀 전우치를 유혹하다 - 〈전우치전〉
정기를 채우려다 구슬을 빼앗기다 | 천서를 빼앗기고 요술을 가르치다 | 전우치가 엇나가게 된 이유
ㆍ 여우 구슬과 천서

2. 구미호, 정기를 탐해 안주인으로 둔갑하다 - 〈옥란기연〉
대갓집 안주인으로 군림하다 | 아들과 외간 남자를 탐하다 | 구미호의 실수는 무엇이었을까
ㆍ 여우 꼬리의 개수

3. 멧돼지, 무엇이든 마구잡이로 먹어치우다 - 〈윤하정삼문취록〉
지방 하나를 황무지로 만든 먹성 | 배를 채우다 백성을 배불리다 | 꿈에 등장해 복수를 예고하다 | 의외로 보기 드문 먹보 요괴
ㆍ 요괴는 불사신!?

4. 올출비채, 인육으로 음식을 만들다 - 〈삼강명행록〉
정체불명의 여장부 요괴 | ‘판두면’과 ‘혼돈떡’ | 남편을 매질하고 소맷자락에 담기다 | 무소불위의 여성 가장
ㆍ 요괴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안전과 안정을 도모하는 요괴
5. 천하대장군, 인간이 올 수 없는 왕국을 만들다 - 〈반필석전〉
용왕의 딸을 소굴로 납치하다 | 용녀에게 속아 침입자를 놓치다 | 미인과 맞바꾼 안락함
ㆍ 요괴의 소굴

6. 금돼지, 미녀들로 집을 꾸미다 - 〈이수문전〉
온몸이 금빛인 저팔계 후손 | 하늘을 날며 공주를 납치하다 | 공주에게 속아 약점을 들키다 | 소굴을 만드는 이유
ㆍ 요괴는 미녀를 좋아해

7. 요괴 집단, 살기 위해 뭉치고 배신하다 - 〈화산선계록〉
도사인 척 돈을 긁어모으는 요괴들 | 대망, 인간들의 앞잡이가 되다 | 배신하고 배신당하고, 또 도망치고 | 나약한 요괴들이 살아가는 법
ㆍ 요괴를 알아보는 방법

8. 신묘랑, 돈 모으는 재미에 심취하다 - 〈명주보월빙〉
복채에 예민한 여우 도사 | 돈에 홀려 어떤 일이든 맡다 |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이유
ㆍ 여우의 변신법

인간의 역할에 몰입하는 요괴
9. 옥선, 악한 첩이 되어 남편의 사랑을 갈구하다 - 〈임씨삼대록〉
선동에게 반한 구미호 | 미녀로 환생해 흉계를 꾸미다 | 간통을 하고 전쟁을 부추기다 | 요괴의 끈질긴 사랑법
ㆍ 요괴의 전생

10. 호미아, 양어머니가 되어 모성애를 흉내 내다 - 〈유이양문록〉
도사 행세하다 양어머니가 되다 | 딸의 소원을 악행으로 이뤄주려 하다 | 도사 때문에 본모습을 들키다 | 아낌없이 주고팠던 요괴
ㆍ 다양한 환약의 종류

11. 월나라 세 요괴, 충직한 문관 행세를 하다 - 〈삼강명행록〉
온 나라를 어지럽히는 세 신하 | 실패한 역병 대유행 | 충신을 가장하다 검광에 쓰러지다 | 왜 문재가 뛰어난 요괴는 없을까
ㆍ 요괴의 약점

12. 오나라 세 요괴, 용맹한 무관이 되어 활약하다 - 〈천정가연〉
지휘관이 되어 전쟁의 승기를 잡다 | 지략을 믿다 당하다 | 재능 뽐낼 곳을 찾아간 요괴들
ㆍ 요괴의 사회성

숭배받기를 원하는 요괴
13. 적룡, 존경받기 위해 망해가는 나라를 수호하다 - 〈삼한습유〉
백제를 지켜주는 ‘강의 신’ | 죽어서도 백제인을 돕다 | 수호신으로 섬겨주길 바란 요괴
ㆍ 요괴 시체의 처리법

14. 은수자, 형악산의 신령 되기를 원하다 - 〈황장군전〉
이름을 받고 요괴가 되어 | 혼자서 전장을 뒤흔들다 | 일격에 고목으로 돌아가다 | ‘그의 꽃’이 된 한 그루 나무
ㆍ 착한 나무와 악한 나무의 차이

15. 응천대장군,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며 군림하다 - 〈태원지〉
‘하늘의 명을 받은 대장군’ |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응전하다 | 하늘의 뜻보다 앞선 것
ㆍ 요괴를 퇴치하는 무기

16. 푸른 구렁이, 자식을 황제로 만들어 권력을 휘두르다 - 〈원회록〉
자식을 점지해 주는 신묘한 도인 | 명망을 이용해 태자를 바꾸다 | 국정을 농단하다 징벌당하다 | 인간계의 생리에 통달한 요괴
ㆍ 요괴가 지옥에 간다면?

환골탈태하는 요괴
17. 백룡, 진짜 용으로 다시 태어나다 - 〈보은기우록〉
포악질을 부리는 하얀 용 | 한 편의 글에 마음을 고쳐먹다 | 군자를 따르고 진정한 용이 되다 | 개과천선할 수 있다는 희망
ㆍ 선한 용과 악한 용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18. 물귀신, 인간으로 환생하기를 꿈꾸다 - 〈범문정충절언행록〉
강물에 독 기운을 내뿜는 요괴 | 물귀신이 죽임당하지 않은 이유 | 주인공의 됨됨이를 비추다
ㆍ 요괴에게 성인군자의 문자란?

18. 남자 여우, 신선의 길을 걷다 - 〈명행정의록〉
인간이 되길 바라는 구미호 | 귀인을 만나 시를 받다 | 소년에서 도사가 되어 나타나다 | 인간을 바라다 신선을 바라기까지
ㆍ 요괴의 성별

19. 소보살, 서천 극락으로 승천하다 - 〈옥루몽〉
인간계를 떠나겠다는 여우 | 오랑캐의 아내? 하늘의 보살? | 요괴도 새 삶을 행복하게 산다
ㆍ 요괴를 착하게 만드는 법

참고문헌
책속으로
“그래서 내가 첫째 도련님 소태세에게 건너편 큰 도로변에 객점을 짓게 하였고, 내 남편 활염나에게는 갈대숲에 배를 매어두고는 행인들을 유인하여 데려오도록 시켰다.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 합심하여 행인들을 데려오면 내가 여행 짐을 빼앗고 판두면과 혼돈떡이라는 호칭을 만들어 죽였다. 그런데 네 얼굴이 유독 맑고 고와, 내가 죽일 방법을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여 네 의견을 물은 것이다. 판두면은 넓은 칼로 쳐서 죽이는 것이요, 혼돈떡은 스스로 짐을 바치고 물에 빠져 죽는 것이다. 네가 만일 살쪘다면 판두면이 적당할 텐데, 여위고 피부가 부드러워 소고기에 섞어 팔기 어렵다. 쓴다면 만두소로나 쓸 수 있겠다. 네 태도가 아름다워 내 마음이 녹는 듯하니 혼돈떡을 허락하노라!”_p62 ‘4. 올출비채, 인육으로 음식을 만들다 - 〈삼강명행록〉’ 중에서 고전소설에는 ‘환약’이라고 불리는 신비한 약이 있다. 이 환약은 사람을 어지럽게 하거나 변신시키는 요사스러운 약이다. 그 형태는 둥글둥글한 알약인 경우도 있고, 물에 타는 가루인 경우도 있다. 다만 작품마다 약의 형태에 대한 묘사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그 효험이 요사스럽다는 점을 매우 중시한다. 그렇기에 환약에는 저마다 특이한 이름이 붙어 있으며 효험도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원하는 사람의 얼굴과 신체로 변신시켜 주는 ‘개용단(改容丹)’, 다시 본래 얼굴로 돌아오게 하는 ‘회면단(回面丹)’, 총기를 흐리게 해서 어리석게 만드는 ‘미혼단(迷魂丹)’, 미워하던 사람을 사랑하게 만들고 사랑하던 사람을 미워하게 만드는 ‘변심단(變心丹)’, 물에 타서 쓰면 피부가 타들어 가는 ‘적면단(赤面丹)’, 벙어리로 만드는 ‘암약(?藥)’, 수개월 앓다가 오장육부가 망가진 후에 죽게 하는 ‘절명단(絶命丹)’, 먹는 즉시 죽는 ‘촉명단(觸命丹)’ 등이다. 이름과 효험이 참으로 기상천외한데, 이 역시 작품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_p160 ‘ㆍ 다양한 환약의 종류’ 중에서“형악산에 천 년 묵은 은행나무가 있었다. 높이는 수십 장에 달했고, 둘레는 다섯 아름이나 되었다. 이때 엄평이라는 자가 형악산에서 10년 동안 검술을 배우고 있었는데, 이 은행나무 밑에서 쉬거나 무예 연습을 하였다. 어느 날 엄평이 은행나무 밑동의 한편을 깎아낸 뒤 ‘은수자銀樹子’라는 이름을 새겨주었다.그런데 은행나무가 이름은 얻게 된 후부터 갑자기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였다. 눈은 네 개이고, 팔은 여섯 개이며, 키는 50척이었다. 온몸이 황금빛이었고 겉모습이 매우 흉악하였다. 은수자는 엄평이 자기 이름을 지어준 은혜에 감격하여 엄평과 대결하는 송나라의 황운과 설연을 물리치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 후에는 형악산의 산신령이 되어 사람들에게 봄가을로 제사를 받고자 하였다.”_p210~211. ‘14. 은수자, 형악산의 신령 되기를 원하다 - 〈황장군전〉’ 중에서고전소설에서 악인이나 오랑캐가 반역을 일으켜 임금을 바꾸는 경우는 종종 나타난다. 그런데 요괴가, 그것도 자기 자식을 임금으로 만드는 이야기는 〈원회록〉이 유일하다. 또 이 작품처럼 요괴가 직접 나라의 주인이 되어 국정을 농단하는 경우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때문에 요괴가 자식을 퍼뜨리고 그 자식이 임금이 되어 한 국가가 정통성을 잃는다는 이야기는 파격적이기까지 하다._p247. ‘16. 푸른 구렁이, 자식을 황제로 만들어 권력을 휘두르다 - 〈원회록〉’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한 나라 군대 전체를 통솔하는 호랑이?기상천외한 고전소설 요괴와의 첫 만남옛 사람들이 호랑이 요괴를 상상했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야생 호랑이가 그랬듯이 인간들을 잡아 물어가는 모습으로 등장할까? 고전소설〈천정가연〉에는 군 지휘관을 자원하고는 군대 전체를 통솔하는 호랑이 요괴가 등장한다. 본래 만 년 묵은 백호로, 인간으로 둔갑해 사람처럼 말도 하고 ‘호산웅’이라는 이름을 쓴다. 특이하게도 오나라 왕이 장수를 찾는 자리에 등장하는데, 높이 50장(약 150미터)인 나무 끝을 점프만으로 도달해 왕의 시험을 가뿐히 통과해 대원수까지 임명된다. 이후 전쟁에서는 유인 작전을 펼쳐 남녀 주인공을 함정에 빠뜨리는 지략을 자랑한다. 놀랍게도 요괴지만 인간인 오랑캐 왕을 모시고, 구렁이·물고기 요괴와 함께 장수로서 자기 책임을 다한다. 이처럼 고전소설에서 요괴는 단순히 ‘괴물’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대부분 인격과 행동 동기가 있고 주변 인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기도 한다. ‘간을 빼먹는 여성 구미호’의 인상이 강한 여우 요괴만 해도, 한 인간을 아껴 양어머니가 되어 뒷바라지를 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남자 구미호로 나타나 훗날 신선의 길을 걷기까지 한다. 이처럼 여우 요괴만 해도 통념보다 그 성격과 행동이 훨씬 다채롭다.이 책은 한국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요괴들의 이야기를 살펴 그토록 풍성했던 옛 사람들의 상상력을 본격적으로 만날 수 있는 책이다. 고전소설 연구자인 저자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요괴, 기상천외한 악행을 벌이는 요괴, 생각할 거리를 주는 요괴 20종을 뽑아 그 모습과 악행을 줄거리를 따라 쉽게 풀어냈다. 단편적인 정보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말과 주요 장면을 현대어로 옮겨 요괴들의 본모습과 생생히 마주할 수 있게 한다. 한국 고전소설의 어엿한 주요 인물로 등장해, 섬뜩한 괴물 이상으로 풍성한 의미를 가졌던 요괴들과 함께해 보자. 어차피 사람이 아니라면…날개를 달고 활개 치는 방자한 상상! 상상은 자유지만, 빠져들 만한 상상에는 제약이 있다. 요괴는 인간이 가지기 어려운 능력을 비교적 자유로이 가질 수 있고, 사회 규범도 훨씬 과감히 넘어설 수 있게 하는 존재였다. 인간과 다른 존재라는 점과 독특한 외양 그 자체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말이다. 〈삼강명행록〉에는 인간 여자로 꾸몄지만 허리는 기둥처럼 두껍고 얼굴은 붉으며 괴력을 자랑하는 요괴 ‘올출비채’가 등장한다. 물고기 요괴로 남편인 활염나와 시동생들이 행인을 유인하면 죽여 그 인육으로 요리를 하는 요괴다. 중식도 같은 넓은 칼로 면 요리처럼 만드는 ‘판두면’, 물에 빠뜨려 살을 퉁퉁 불려 만둣국처럼 만드는 ‘혼돈떡’이라는 두 살인법을 보여주는데, 다른 인간 인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잔혹함으로 긴장감과 흥미를 동시에 일으킨다. “올출비채가 마구간의 기둥 하나를 빼서는 활염나에게 손짓하며 빨리 오라고 하였다. 활염나는 오랫동안 부인에게 큰 매를 맞지 않았다. 그저 도망친 사 부인 일행을 따라가자는 줄 알고 바삐 나아갔다. 그러자 올출비채가 기둥을 둘러메고는 온 힘을 다하여 매우 세게 치면서 말하였다.‘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짐승 놈아! 네가 어제 저녁 무렵에 달아나서 물속으로 피하지만 않았어도 그 많은 보화를 어찌 잃었겠느냐?’_ ‘4. 올출비채, 인육으로 음식을 만들다 - 〈삼강명행록〉’ 중에서한편 올출비채는 “이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짐승 놈아!”라면서 마구간 기둥을 뽑아 남편 활염나를 구타한다. 또한 시동생들에게도 “너희들은 빨리 도망칠 일행을 쫓아가라!”며 호령한다. 그 후 남편이 계속 앓아눕자 “이 짐승 놈아! 뼈가 이리 연약한 줄 내가 어찌 알았겠느냐? 내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니, 몸조리 잘하여 빨리 일어나라”라며 걱정하는 말을 하면서도 남편을 ‘짐승 놈’이라고 부르는 건 빠뜨리지 않는다. ‘여필종부(女必從夫)’란 말이 있던 사회에서도 올출비채는 서방님과 도련님을 휘어잡는 여성 가장인 것이다.그밖에 〈원회록〉의 푸른 구렁이(대망)은 감히 후궁을 몰래 겁탈해 그 아들이 황제에 오르도록 만들고는 한 나라의 국정을 농단한다. 〈이수문전〉의 금돼지는 공주를 비롯해 수백여 명의 미녀들을 납치해 자신의 소굴로 모아둔다. 요괴는 인간이라는 제약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부담 없이 범상치 않은 악행을 벌일 수 있다. 권선징악 같은 주제 속에서도 요괴만은 참신하고 개성 넘치는 이유다. 한국인과 오래도록 함께한 요괴 각양각색의 욕망과 함께 펼쳐지는 신선한 매력요괴는 동식물·광물과 달리 인간의 상상에서 존재해 인간과의 관계를 떼려야 뗄 수 없다. 특히나 고전소설 속 요괴의 욕망은 결국 작가가 불어넣은 것이다. 따라서 요괴의 욕망은 다소 도발적이기는 해도 행동 동기로서 당대 작가층과 독자층 모두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다.〈임씨삼대록〉에 등장하는 ‘옥선’은 천상 세계에서의 전생부터 인간 세계로의 현생까지 미남에게 집착하는 구미호다. 선동의 아름다운 외모에 첫눈에 반한 옥선은 선동의 짝인 선녀를 낭떠러지로 밀어버린다. 그 후 과거의 기억을 잃고 인간으로 환생하지만, 마찬가지로 환생해 이미 선녀와 결혼한 선동에게 다시 반하고는 청혼 승낙을 강제로 받아낸다. 그렇게 선동의 첩이 된 옥선은 선녀에게 누명을 씌워 결국 쫓아낸다. 첩으로서 본처를 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당대의 규범을 어기고 사랑을 독차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비록 벌받을 일로 그려지긴 하지만 한 사람의 마음을 독점적으로 얻고 싶은 마음이 옛사람에게도 완전 터무니없지는 않았으리라는 점을 알 수 있다.또한 옥선이 단순히 가문에서의 자신과 자식의 입지 때문에 본처를 몰아낸 게 아니라는 지점을 살필 수 있다. 옥선은 훗날 선동을 전쟁터에서 적으로 만나면서도 ‘그 아름다운 얼굴에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선동에게 붙잡힐 정도로 외모를 중시하는 요괴다. 당대 여성이 대놓고 표현하기 어려웠을 뿐이지 미남을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이 예나 지금이나 있었다는 점을 추측해 볼 수 있다.한편 〈옥루몽〉에 등장하는 여우 요괴인 ‘소보살’은 전쟁을 부추긴 죄로 주인공에게 붙잡힌 후, 이제는 불교에 귀의하겠다고 맹세한다. 목숨을 건지기 위한 거짓말로 보일 수 있지만 훗날 천상 세계의 보살이 되어 나타나 소보살의 진심이 증명된다. 미물인 요괴도 선한 뜻을 품고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노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요괴에서 엿볼 수 있는 욕망은 식욕·성욕뿐만 아니라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이상을 실현시키려는 마음까지 나아간다. 이 책에서는 에이브러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를 참고해 다섯 부류의 욕망으로 나눠 요괴를 소개했다. 욕망을 따라 잔혹한 악행을 벌여 서늘하고, 억압적인 사회 규범을 벗어던져 통쾌하고, 대부분 비참하게 벌받아 짠하고, 일부 자기 죄를 반성하는 기특한 모습 등을 통해 그간 ‘괴물’로 소비되던 한국 고전소설 요괴들의 신선한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한 작품 수집과 연구를 거쳐 탄생한,정중한 고전소설 요괴 안내서설화에 등장하는 한국 요괴와 달리 고전소설에 등장하는 한국 요괴는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못했다. 설화는 《한국구비문학대계》와 같은 방대한 구비 설화 기록과 《삼국유사》 등의 이미 잘 연구·정리된 문헌 설화집을 통해 접근하기 좋았지만, 고전소설은 상대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개별 작품이 곳곳에 산재한 데다가, 번역되지 않은 작품은 옛한글·한문으로 읽어야 하고, 요괴의 이야기가 방대한 분량에 걸쳐서 나타나는 작품도 있다. 게다가 고전소설의 주제나 인물 연구에 비하면 요괴 연구는 학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하는 풍토가 자리를 잡지 못해, 그 풍성한 상상 세계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했다.이 책을 쓴 고전소설 연구자 이후남은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고전소설의 요괴 서사 연구〉 박사 논문을 쓴 이후에도 고전소설 요괴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논문을 쓰며 요괴를 꾸준히 수집하고 연구해 왔다. 많게는 105권 분량에 달하는 고전소설 작품에서 요괴 이야기를 찾아 정리하는 데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했다. 그 결과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요괴들을 상당수 발굴했고, 그중 특색 있는 면모를 가진 요괴들을 이 책으로 소개할 수 있었다.고전소설 요괴가 보여주는 풍부한 악행과 욕망에 주목한 저자는 주인공 초점의 기존 작품 서사에서 벗어나 요괴에 주목해, 그 등장부터 퇴치 과정까지 살펴보려는 시도를 이 책에서 선보인다. 되도록 요괴의 삶을 중심으로 쉽게 설명해 원전 소설 전체를 읽는 수고를 덜면서도, 일부 대목을 현대어로 생생히 옮겨 작품 속에서 살아 있는 요괴의 욕망과 개성을 살리고자 했다. 요괴의 삶이 작품 안팎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해설하는 일도 놓치지 않았다.또한 각 장의 끝마다 붙은 별면에서는 요괴의 소굴을 어떻게 상상했는지, 요괴가 사용하는 신기한 약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 여러 고전소설·설화를 두루 망라해 흥미로운 설정과 소재를 정리했다. 요괴의 일생을 한 축으로 이야기 한 편을 가볍게 읽으며, 별면에 정리된 관련 정보를 한 축으로 요괴와 관련된 상상을 넓게 살펴, 고전소설 요괴 전반을 경쾌하게 이해할 독서 여정이 펼쳐질 것이다.“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요괴, 돈밖에 모르는 요괴, 남편을 구타하고 시동생들에게 호통치는 요괴, 미남에게 지독히 집착하는 요괴 등은 조선 후기에 떠올렸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참신한 발상들입니다. 부디 이 책이 평소 한국 요괴에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 판타지 문학에 관심을 가져오신 연구자 분들, 전통적 원천소스를 찾는 창작자 분들께 소소한 재미와 정보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옛사람의 상상력과 욕망을 새롭게 발견하고, 한국인과 오랫동안 함께한 요괴의 의미를 음미하는 기회가 된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들어가며’ 중에서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요망하고 고얀 것들
저자 이후남
출판사 눌와
출간일 2021-12-31
ISBN 9791189074456 (1189074451)
쪽수 320
사이즈 146 * 207 * 31 mm /50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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