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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이덕무의 매혹적인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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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덕무
  • 다산초당
  • 2020-02-17
  • 9791130628370 (11306283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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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이덕무의 매혹적인 일침
책 상세소개
“이덕무의 시가 나를 홀로 서게 했다!”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간 조선 최초의 모더니스트 이덕무 그가 희망과 절망을 넘어 온몸으로 써낸 128편의 명시들!!

촌철살인의 시에 응축된 자존감. “절망은 희망처럼 허망하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의 말이다. 삶이란 희망과 절망의 롤러코스터다. 만약 절망이 허망한 것처럼 희망도 허망한 것이라면, 희망이 실체가 없는 것처럼 절망도 실체가 없다. 희망도 없고 절망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희망을 품지도 말고 절망할 필요도 없이 당당하고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 여기 희망과 절망을 넘어 자신의 삶을 거침없이 살다간 조선 최초의 모더니스트가 있다. 이덕무. 사상적으로는 북학파, 문학적으로는 백탑파로 조선 최초로 청나라의 근대적 지식을 받아들였으며 성리학적 규범의 문장을 버리고 동심과 개성과 실험과 일상과 조선의 시를 썼다.





목차
들어가는 말 동심, 일상, 개성, 실험, 조선의 시인

1. 하늘과 땅 사이를 가득 채운 모든 것이 시다
2. 말하지 않고 말하고, 드러내지 않고 드러낸다
3. 좋은 시는 울림을 준다
4. 살아 움직이는 생물
5. 압축과 생략의 묘미
6. 기이하고 괴이하고 날카롭고 새롭다
7.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글로 표현하는 방법
8. 매미에 담은 마음과 귤에 새긴 삶
9. 진경산수화와 진경시
10. 놀이와 장난과 창작
11. 백탑의 맑고 순수한 우정
12. 시에는 소리가 있다
13. 조선의 시를 써라!
14. 기하실 유금과 『한객건연집』
15. 나의 절친 박제가
16. 시에는 감정이 있다
17. 시화詩話, 시품詩品, 시평詩評
18. 자연을 묘사하는 법
19. 시에는 색깔이 있다
20. 삶의 온도 냉정과 열정 사이
21. 시에는 경계가 있다
22. 사랑
23. 영처?處의 미학
24. 매화의 미학
25. 나의 스승 나의 벗 박지원
26. 시를 많이 짓지 않은 박지원
27. 누구나 시를 지을 수 있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다!
28. 소설은 구조의 문학, 시는 직관과 감각의 문학
29. 담담함과 읊조림
30. 산문 같은 시, 시 같은 산문
31. 풍속화와 풍속시
32. 이덕무와 신천옹
33. 아방가르드 정신 - 이덕무와 김수영
34. 중심과 주변
35. 언어의 선택
36. 꿀벌은 꿀을 만들 때 꽃을 가리지 않는다
37. 가난한 날의 벗, 유득공
38. 이덕무와 달
39. 삶의 냄새
40. 청계천 수표교 풍경
41. 봄날 햇볕과 가을 서리
42. 거울과 동심
43. 시 감상법
44. 꽃에 미친 바보, 김덕형
45. 국경을 초월한 우정
46. 시회詩會와 동인同人 - 서재 문화 혹은 정자 문화
47. 일상의 묘사
48. 소설은 스토리, 시는 메시지
49. 시흥詩興과 시정詩情
50. 희망과 절망
51. 이덕무와 굴원
52. 이덕무와 도연명
53. 생활의 발견
54. 기호와 취향 - 윤회매
55. 소완정의 주인, 이서구
56.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
57. 세검정 풍경
58. 시를 짓지 않을 수 없는 이유
59. 왜 시를 읽는가?
60. 기묘한 발상
61. 관물觀物 - 바라본다는 것
62. 향토시 - 이덕무와 신동엽
63. 득오得悟 - 깨닫는다는 것
64. 기이한 시인 이용휴
65. 한시의 미학
66. 시와 에피그램
67. 큰처남 백동수
68. 작은처남 백동좌
69. 자득의 묘미
70. 한바탕 울 만한 곳
71. 그림 같은 시, 시 같은 그림
72. 시와 계절의 기운
73. 오직 성령性靈을 드러낼 뿐
74. 슬픔과 체념 사이
75. 시인과 궁핍
76. 작은 것의 아름다움
77. 운율과 리듬
78. 감성과 사유
79. 절문切問의 미학
80. 시와 여행
81. 시 짓는 어려움과 괴로움
82. 검서체 - 실험과 창조
83. 작고양금酌古量今 - 옛 시와 새로운 시
84. 시가 바로 그 사람이다!
85. 관재의 주인, 서상수
86. 아정雅亭 - 이덕무의 시는 우아하다
책속으로
과천 가는 길에밭 사이 가을 풍물, 눈이 온통 즐겁고 田間秋物眼堪娛
완두는 가늘며 기다랗고 옥수수는 거칠고 굵네 豌豆纖長?黍?
아구새 서리 맞아 반질반질 빛이 나고 鴉舅受霜光欲映
기러기 추위 피해 그림자 늘어뜨렸네 雁奴辭冷影初紆
소나무 장승 무슨 벼슬 얻어 머리에 모자 썼나 松?何爵頭加帽
돌부처 사내인데 입술 붉게 칠했구나 石佛雖男口抹朱
저녁노을 질 때 절뚝거리는 나귀 재촉하니 催策蹇蹄斜照斂
외양간 앞 남쪽 밭두렁이 바로 큰길이네 牛宮南畔是官途
- 『아정유고 2』18세기 조선을 ‘진경시대’라고 부른다. 진경시대의 문화 예술을 장식한 양대 축은 진경산수화와 진경시문이었다. 진경산수화가 조선의 산천山川과 강호江湖의 실경을 그림으로 묘사했다면 진경시문은 언어로 표현했다. 그래서 진경산수화와 진경시문은 마치 한 뿌리에서 나온 다른 가지처럼 닮았다. 더욱이 진경산수화를 그린 화가와 진경시문을 지은 시인은 마음을 함께하는 벗처럼 친밀했다. 진경산수화의 대가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겸재 정선이다. 그렇다면 진경시문의 대가는 누구였을까? 먼저 겸재 정선의 절친인 사천 이병연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사천 이병연의 뒤를 이은 진경시문의 대가로는 이덕무, 박제가, 유득공, 이서구 등 ‘백탑파’ 시인이 있다. 이런 까닭에서일까? 이서구는 이덕무의 시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진경眞景을 묘사하여 시어詩語가 기이하다.” 자기 주변의 일상을 소품문(에세이)으로 표현하는 데 뛰어났던 최고의 에세이스트 이덕무는, 또한 시적 언어를 통해 일상의 풍경을 묘사하는 데에도 탁월했던 최고의 시인이었다.
_「진경산수화와 진경시」(35쪽) 중에서좋은 시를 찾아 모으는 일을 즐거워했던 이덕무는 박지원의 시가 많지 않다는 점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이덕무뿐만 아니라 주변 모든 사람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박지원은 시를 많이 짓지 않았을까? 그 까닭은 박지원이 시는 격식과 법칙, 운율과 성률에 구속되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데 크게 적합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와 산문에 대한 박지원과 이덕무의 태도는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달랐을까? 박지원은 ‘산문의 시대’를 주도할 문장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시를 버리고 산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반면 이덕무는 산문은 물론 시에서도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시와 산문 모두에 몰두했다. 이 때문에 이덕무는 비록 산문에서는 박지원을 뒤따랐지만, 시에서만큼은 박지원도 따라올 수 없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고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할 수 있었다.
_「시를 많이 짓지 않은 박지원」(84쪽) 중에서“내 집 안에 있는 물건 중 가장 좋은 것은 다만 『맹자』 7편뿐인데, 오랫동안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돈 200닢에 팔아버렸네. 밥을 배불리 실컷 먹고 희희낙락하며, 유득공의 집으로 달려가 크게 자랑했네. 그런데 유득공 역시 오랫동안 굶주려온 터라 내 말을 듣더니 그 즉시 『춘추좌씨전』을 팔아버렸네. 그리고 술을 사와 서로 나누어 마셨는데, 이것은 맹자가 손수 밥을 지어서 내게 먹이고, 좌구명(『춘추좌씨전』의 저자)이 친히 술을 따라서 내게 권한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나와 유득공은 서로 맹씨와 좌씨를 한없이 높여 칭찬하였네. 우리 두 사람이 일 년 내내 이 책을 읽는다고 한들 어찌 굶주림을 조금이나마 모면할 수 있겠는가? 진실로 글을 읽어 부귀영화를 얻고자 하는 것은 도대체 우연한 행운을 바라는 술책일 뿐이니, 당장에 책을 팔아서 한때나마 굶주림과 술 허기를 달래는 것이 더 솔직하고 거짓 꾸밈이 없는 행동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네. 참으로 서글픈 일이지 않은가! 그대는 어찌 생각하는가?”
_「가난한 날의 벗, 유득공」(117쪽) 중에서맑은 밤 도연명의 시 외우며밝은 달 뜰 국화 비추고 明日照園菊
하얀 이슬 가을 옷깃 적시네 白露盈秋襟
속세를 떠나려고 하다가도 欲辭煙火食
나라 잊지 못하는 마음 있네 仍有唐虞心
서녘 바람 마음속 기운 소생시키고 商?蘇肺氣
수풀 건너 거문고 소리 일으키네 度林生瑟琴
물새의 고요함 나의 적막함 같아 水禽如我寂
다가와 도연명 시 읊는 소리 듣네 來聽陶詩吟
도연명 시 마음속 씻을 만해 陶詩可滌腸
화평한 옛 소리 많건만 和平多古音
함께할 선비 하나 없어 衆士無與共
물새에게 시의 운율 물어보네 音調問水禽
-『영처시고 2』이덕무는 굴원 못지않게 도연명을 좋아했다. 세상사에 비분강개한 지사志士의 풍모 때문에 굴원을 좋아했다면, 도연명은 세상사에 초탈한 은사隱士의 풍모 때문에 좋아한 시인이다. 굴원과 더불어 도연명을 좋아했다는 점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덕무의 내면에는 굴원의 비분강개함과 도연명의 초탈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비분강개함과 초탈함은 언뜻 보면 서로 모순되는 것처럼 여겨진다. 전자가 세상사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면, 후자는 세상사 밖으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참된 사람은 비분강개함과 초탈함을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 왜? 명예와 출세와 재물과 권력의 불의에 맞서 싸우려면 비분강개함이 있어야 하고, 권력과 재물과 명예와 출세의 유혹에 굴종하지 않으려면 초탈함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_「이덕무와 도연명」(173쪽) 중에서매미를 읊어 여러 동료에게 보이다가을 매미 소리 맑아 귓전에 요란하니 玄蟬淸?耳
사서史書의 기한 재촉하는 듯하네 似督汗靑期
맑은 바람 흐르는 소리 마냥 좋은데 流韻澹風好
높이 솟은 나무 그 모습 감추었네 ?形高樹宜
온몸 마디마디 맵시도 깨끗하니 渾身都是潔
한낱 미물이 어찌 그리 기이한가! 微品一何奇
온종일 울음소리 그치지 않으니 永日無停響
변함없는 성품 사랑스럽네 憐渠性不移
-『아정유고 4』이덕무의 시 세계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전반기의 시 세계가 ‘기궤첨신奇詭尖新하다’면, 후반기는 ‘우아優雅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덕무의 시 세계를 가리켜서 ‘우아하다’고 비평한 사람은 다름 아닌 정조대왕이었다. 이덕무는 정조대왕의 비평에 감읍하여 자신의 마지막 호를 ‘아정雅亭’이라고 지었다. 이덕무는 당시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구중궁궐에서 내린 한 글자의 포상이 미천한 신하의 평생을 결단할 수 있다.” ... 이 시대는 시대 차원에서든, 사회 차원에서든, 개인 차원에서든 ‘옛것과 새로운 것’ 또는 ‘보수와 진보’가 공존했던 시대였다. 비록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해도 낡고 오래된 것의 굴레와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 이 시대 지식인들의 한계였다. 이덕무 역시 예외일 수 없었다. 하지만 기궤첨신하든 혹은 우아하든 이덕무의 시에 담긴 뜻과 기운만은 큰 변화가 없었다. 담백하고 욕심 없는 삶의 추구가 바로 그것이다. 벼슬에 나간 이후 ‘매미’를 읊어 자신의 뜻과 기운을 보여준 이 시 역시 그와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그것은 비록 환경이 다르고 처지가 변했다고 해도 매미처럼 깨끗하게 살겠다는 자신의 뜻과 기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선언이다.
_「아정雅亭 - 이덕무의 시는 우아하다」(311쪽) 중에서
출판사 서평
여름날 병들어 누워간혹 가난 때문에 병 얻으니 病或因貧得
내 몸 돌보는 일 너무도 소홀하네 謀身奈太?
개미 섬돌에도 흰 쌀알 풍족하고 ?階豊素粒
달팽이 벽에도 은 글씨 빛나네 蝸壁耀銀書
약은 문하생 향해 구걸하고 藥向門生乞
죽은 아내 좇아 얻어먹네 粥從內子茹
병 얻어도 오히려 독서 열중하니 猶能耽卷帙
굳은 습관 일부러 고치기 어렵네 結習故難除
_167쪽에서담담함과 초탈함이 느껴지는 시다. 이덕무는 가난한 서얼 출신으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으나 스스로의 힘으로 학문을 갈고닦았다. 흔히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看書癡)’로 잘 알려졌으나, 지독한 독서 편력만큼이나 시에 대한 열정과 문장 실력, 탐구 정신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했다. 조선의 정경을 그대로 담아낸 ‘진경 시’, 어린아이의 천진함 같은 ‘동심의 글쓰기’, ‘기궤첨신’이라 평가받은 참신하고 통찰력 있는 수많은 시와 산문을 남겨 멀리 중국까지 이름을 떨쳤고 ‘한시 4대가’라는 영예로운 호칭을 얻었다. 1792년 개성적인 문체 유행을 금지하는 문체반정에 휘말렸음에도 사후 국가적 차원에서 유고 전집 『아정유고雅亭遺稿』가 간행된 대문장가였다.비난을 환호로 바꾼 이덕무의 힘
이덕무의 시를 혹평한 대표적인 사람은 자패子佩라는 사람이다. “비루하구나! 이덕무가 지은 시야말로. 거칠고 서툰 사람의 비루함에 안주하고, 오늘날의 자질구레하고 보잘것없는 풍속과 유행을 즐겨 읊는다. 지금의 시일 뿐 옛 시는 아니다.” 18세기 조선의 문인 연암 박지원은 자패의 혹평을 비판하면서, 이덕무의 시는 오늘날 조선의 풍속과 유행을 읊고 있기 때문에, 만약 공자가 살아 돌아와 다시 시의 경전인 『시경詩經』을 편찬하는 작업을 한다면 반드시 이덕무의 시를 채록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천안 농가에서 쓰다묵은 찹쌀로 담근 술 맛있게 김 오르니 紅米爲?暖欲霞
털모자 쓴 글방 선생 날마다 찾아오네 氈冠學究日相過
낫을 찬 꼴머슴은 갈대 베다 쉬고 있고 園丁斫荻腰鎌憩
냇가의 수건 두른 여인 빨래하며 노래하네 溪女挑綿首?歌
서리 내린 들녘에는 벼 쪼아 먹는 기러기 쫓고 ?稻霜陂驅白?
볕 쬐는 언덕에는 고양이 숨겨 국화를 지키네 蔭猫陽塢護黃花
타향의 사투리는 객지의 시름을 잊게 하니 旅愁消遣?鄕話
깊고 깊은 흙담집에 누워서 듣네 臥聽深深土築窩
_212쪽에서자패는 유득공의 숙부 유금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유금은 이덕무의 시를 훗날 청나라에 가져가서 반정균에게 “이덕무의 시는 평범한 길을 쓸어버리고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최고의 비평을 받아왔다. 한때는 이덕무의 시가 중국의 옛 시를 닮지 않았다고 비방하고 비난했던 사람이 이덕무의 시야말로 참된 조선의 시라고 찬미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왜 당시 이름 없는 시인에 불과했던 이덕무의 시를 청나라까지 가져가서 비평을 받으려고 했겠는가? 옛것에 익숙한 사람에게 새로운 것은 거부감과 반감을 일으키기 쉽다. 하지만 새로운 것의 가치와 의미를 깨닫는 순간 거부감과 반감은 호감과 수용 그리고 환호로 바뀐다. 동심, 일상, 개성, 실험, 조선의 문학가
이덕무는 동심의 시를 썼다. 이덕무는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항상 거짓 꾸밈 없는 진솔한 시를 썼다. 이 때문에 이덕무의 시에는 자연 사물과 사람들에 대한 그의 진실하고 솔직한 감성, 기운, 마음, 뜻, 느낌, 생각들이 잘 담겨 있다. 생동生動하는 이덕무 시의 생명력은 다름 아닌 동심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둘째, 이덕무는 일상의 시를 썼다. 이덕무는 세상의 모든 존재는 각자 나름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특별한 곳에서 시를 찾지 않았다. 이덕무에게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이 시의 소재요 주제였다. 특히 이덕무는 사람들이 별반 가치나 의미가 없다고 무심히 지나치는 주변의 하찮고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시적 언어로 포착하는 데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달인이었다. 셋째, 이덕무는 개성적인 시를 썼다. 개성적인 시를 썼다는 말은 옛 사람을 답습하거나 흉내 내는 혹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시를 쓰지 않고 자신의 색깔이 담긴 시를 썼다는 뜻이다. 이덕무는 아무리 잘 쓴 시라고 할지라도 옛사람과 다른 사람의 시를 닮거나 비슷한 시는 가짜 시요 죽은 시라고 말했다. 반대로 비록 거칠고 조잡하더라도 자신만의 감성, 기운, 뜻이 담긴 시는 진짜 시요 살아 있는 시라고 했다. 넷째 이덕무는 실험적인 시를 썼다. 옛사람의 시를 닮지 않은, 또한 다른 사람의 시와 비슷하지 않은 개성적인 시를 짓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덕무는 그 방법을 실험적인 시, 모험적인 시, 도전적인 시에서 찾았다. 실험과 모험과 도전이 없다면 어떻게 새로운 시가 나올 수 있겠는가? 창작이란 새로운 글을 쓴다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답습, 모방, 흉내가 창작의 적이라면 실험, 모험, 도전은 창작의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실험과 모험과 도전이 없었다면 기궤첨신奇詭尖新한 이덕무의 시는 결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섯째 이덕무는 ‘조선의 시’를 썼다. 앞서 살펴본 동심의 시, 일상의 시, 개성적인 시, 실험적인 시의 미학이 집약된 이덕무의 시학詩學이 바로 ‘중국 사람의 시’와는 다른 ‘조선 사람의 시’라고 할 수 있다. 당대 사람들이 시의 전범이라고 숭상한 이백과 두보 등 중국의 시는 중국의 풍속과 풍경, 중국 사람의 감성과 기운 그리고 뜻과 생각이 담겨 있을 뿐이다. 이덕무는 자신은 조선 사람이기 때문에 조선의 풍속과 풍경, 그리고 뜻과 생각이 담긴 시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다면 조선 사람이 중국 사람을 닮으려고 하거나 비슷해지려고 하는 것과 다를 게 뭐가 있겠는가? 단호하게 내리는 눈처럼 일깨우다
모던한 감성의 고전연구가 한정주는 이덕무를 좋아하는 만큼 김수영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두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방가르드 정신이다. 아방가르드 정신의 본질은 ‘혁신’이다. 혁신은 이전 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상상하고, 실험하고, 도전하고, 모험하고, 개척하고, 생산하고, 창조한다. 혁신을 위해 필요한 조건은 ‘불온성’이다. 불온해야 낯익고 익숙한 것을 거부하고 부정할 수 있으며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불온함’이야말로 ‘살아 있음’의 증거다. 글이 불온하지 않다면 그 글은 죽은 글이요, 사람이 불온하지 않다면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일 뿐이다. 이덕무의 시는 때론 짐짓 뒷짐을 지고, 때론 언 땅에 무를 자르듯 단호하게 내리는 눈처럼 우리의 정신을 일깨운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시의 온도
저자 이덕무
출판사 다산초당
출간일 2020-02-17
ISBN 9791130628370 (113062837X)
쪽수 316
사이즈 136 * 204 * 25 mm /44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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