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연기부터 수액까지, 뿌리부터 껍질까지, 나무가 주는 맛과 향
책 상세소개
저자의 직업은 평론가이다. 향과 맛을 감별하는 음식 평론가. 평범하게 ‘맛집’을 순례한다면 직업 만족도가 최상일 것이 분명한데, 그는 식재료로 생각하기엔 낯설고 새로운 나무의 풍미, 맛, 향을 진하게 머금은 음식들을 찾아 세계 각지로 떠난다. 『나무의 맛』은 그 견문의 기록이다.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서문: 나무에 대하여
1 나무, 열정, 맛
비버가 준 영감
맛의 문제
2 맛있는 나무
너도밤나무 피자
런던에서 온 엽서
위스키 맛의 70퍼센트
비밀 술집의 스페셜티 칵테일
제노바 럼 투어
나무에서 영혼으로
베트남 숲의 영혼
소나무를 요리하는 숲속 식당
푸른 요구르트
아삭한 피클의 비밀
밀 맥주와 낙엽송
발사믹 식초에 붙은 번호
슈거 문이 차오르다
포도와 오크의 화합
트러플 사냥
나무껍질에 숨겨둔 치즈
나무과자 실종사건
3 맛있는 나무의 미래
나무와 친구들
숲의 혁명
감사의 글
주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미식의 끝은 호기심그의 직업은 평론가이다. 향과 맛을 감별하는 음식 평론가. 평범하게 ‘맛집’을 순례한다면 직업 만족도가 최상일 것이 분명한데, 그는 계곡으로, 숲으로, 운하로 쏘다니며 나무를 찾아다닌다. 『나무의 맛』의 저자 이야기다.책은 비버가 방금 먹은 나뭇가지를 씹어보는 진정성 넘치는 모험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 폴렌조 소재의 미식과학대학 석사를 마친 음식 평론가 아르투르-시자르 에를라흐는 집 근처 호숫가에 서식하는 비버가 어떤 나무는 먹고, 어떤 나무는 왜 둥지를 짓는 데만 쓰는지 문득 궁금해한다. 그러곤 주저 없이 비버의 잇자국이 남은 나무줄기를 찾아 조금(나무에 생채기를 남겨 미안해하면서) 잘라 먹어보고 깨닫는다. 식용 나무와 건축용 나무는 다르다! 갈빛 수액이 끈적하고 쓴 나무가 있는가 하면, 씹을수록 시원하고 달달한 물이 나오는 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아르투르는 이제 나무를 부엌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꿈에 부푼다. 그날을 그리며 나무의 풍미, 맛, 향을 진하게 머금은 음식들을 찾아 나폴리로, 스위스로, 모데나로, 빈으로, 다르질링으로 떠난다. 『나무의 맛』은 그 견문의 기록이다.설탕단풍나무에서 나는 초콜릿 맛을 찾아서찐득하고 다디단 메이플 시럽을 단풍나무?수액으로 만든다는 건 누구나 안다. 정확히는 설탕단풍나무의 수액이 원료다. 이름에서 풍기는 아우라가 이미 달다. 아르투르는 설탕단풍나무의 수액을 누가 어쩌다 졸여 시럽을 만들었을지 신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오래도록 수액 채취를 업으로 삼아온 한 사람을 만나러 떠난다. 얼음이 녹고 시내가 흐를 때 설탕단풍나무 껍질 아래로 수액도 흐르기 시작하고, 채취업자들은 이때를 진짜 봄이라고 생각한다. 숲 전체에 파이프를 연결해 뽑은 수액들은 캐러멜화를 거쳐 시럽이 되는데, 천연 수액 40리터에서 겨우 1리터만 시럽이 된다. 그렇게 생산된 황금빛의 상큼한 꽃향기가 감도는 시럽은 과연 어떤 맛일까? 고급 다크 초콜릿과 밀크 커피, 바닐라, 캐러멜 향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단맛. 저자도 인정하지만, 낯선 맛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차례 가공을 거쳐 탄생한 식품들에 빗대는 것이 최선이다. 저자는 맛을 표현하는 어휘가 특히 서구권 언어에 부족하다면서, ‘싱겁다’(충분히 간이 되지 않아 밋밋한), ‘맵싸하다’(민트처럼 화한 맛이 있는), ‘시큼털털하다’(덜 익은 사과 같은)의 단어가 있는 라오어를 부러워한다. 한국어는 어떨까? 낯선 나무의 맛을 풀어내는 데 어떤 어휘들이 동원되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 가운데 하나다. 지금껏 몰랐던 나무의 풍미와 최고의 요리를 만나게 해주는 독특한 안내서대대손손 위스키 숙성에 오크통만 써온 양조장에 낙엽송을 들이미는 과감함, 아르헨티나에서 보낸 나무 설탕절임 택배를 찾아 1년을 헤맨 집요함이 담긴 이 책은, “맛있다!”라고 외친 감탄의 원천이 나무였다고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피자나 와인, 위스키, 식초 등 익숙한 음식에서 나무의 영향을 찾아내고 그 맛을 감지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다. 맛을 만들어내는 것은 비단 나무뿐만은 아니다. 오랜 세월을 지켜온 레시피, 세계대전 당시 전쟁통에 사라졌던 다양성을 복원해내는 노력, 다락방에서 익어가는 할머니의 애정 등이 나무의 쓰임과 결합해 세상에 둘도 없는 맛으로 탄생한다.나무와 음식의 생소한 만남을 지켜보는 것 또한 재미다. 치즈에 왜 나뭇잎을 감싸지? 요구르트에 재를 섞는다고? 이 책에 빠져드는 순간은 이때부터다, 사실 저자도 왜 그러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생산지를 직접 돌아보고 장인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하나씩 알아간다. 그러곤 집으로 돌아와 부엌에 간이 실험실을 차려 자기만의 나무의 맛을 찾는다. 얻어온 술을 다른 나무를 이용해 숙성해보고, 소나무를 말려 가루를 내고 반죽해 쿠키도 구우면서 말이다.미뢰의 감각을 깨우는 맛깔난 이야기미술, 영화, 음악은 글로 쓰기 난감하다. 형태와 색을, 쇼트의 길이와 빛의 쓰임을, 음색과 박자를 글로 표현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맛도 그렇다. 글은 감관에서 나오지 않으니 어쩔 수 없겠다. 곧장 감각으로 들어가기 어려운 이런 글들은 그래서 이야기로 넘쳐난다. 저자가 만난 와인통 제조공, 런던의 홍차 상점주인, 스위스 치즈 장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한 번도 감각해본 적 없는 나무의 맛을 알아채기 위해 한 번은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차원이 다른 나무 이야기, 아니 맛 이야기가 펼쳐진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
나무의 맛 |
저자 |
아르투르 시자르-에를라흐 |
출판사 |
마티 |
출간일 |
2021-11-10 |
ISBN |
9791190853194 (1190853191) |
쪽수 |
448 |
사이즈 |
122 * 188 * 26 mm /454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