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가네코 미스즈 시집
책 상세소개
깔끔하고 서정적인 문체의 가네코 미스즈의 동시집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일본의 동요 시인인 가네코 미스즈의 작품집으로 60편의 짧은 동시가 한글과 일본어 원문으로 함께 수록되어 있다. 《우유의 강》, 《모두를 좋아하고 싶어》, 《자운영 잎사귀의 노래》, 《낮 불꽃놀이》 등 다양한 시들을 담았다.
목차
1.물고기
풍어/물고기/나무/흙/땅과 풀/쌓인 눈/읍내의 말/우유의 강
유리/고치와 무덤/싸움 뒤/집 없는 물고기/꽃집 할아버지
2.봄날 아침
금목서/나팔꽃/봄날 아침/이제 됐니/맨발/내일/풍선
3.모두를 좋아하고 싶어
개/옆집 아이/귤나무꽃/모두를 좋아하고 싶어/이슬
웃음/벌과 하느님/자운영 잎사귀의 노래/자운영 밭
나팔꽃 덩굴/박꽃/돌멩이/닭/참새의 어머니/밤
4.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마음/이상함/별과 민들레/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꿈과 생시
누가 정말로/달력과 시계/수첩/낮 전등/매미의 옷
눈/햇살/아름다운 마을/모래 왕국/꽃의 영혼/진흙탕
칠석날 조릿대/초가을/낮 불꽃놀이/초원/속눈썹의 무지개
장례식날/우체국 동백꽃/저물녘/항구의 밤
옮긴이 주
일본어 원문
지은이 연보
옮긴이의 글
책속으로
풍어
아침놀 붉은 놀
풍어다
참정어리
풍어다.항구는 축제로
들떠 있지만
바닷속에서는
몇만 마리
정어리의 장례식
열리고 있겠지.참새의 어머니
어린애가
새끼 참새를
붙잡았다.그 아이의
어머니
웃고 있었다.참새의
어머니
그걸 보고 있었다.지붕에서
울음소리 참으며
그걸 보고 있었다. 물고기
바다의 물고기는 가엾다.
쌀은 사람이 만들어 주지,
소는 목장에서 길러 주지,
잉어도 연못에서 밀기울을 받아먹는다.그렇지만 바다의 물고기는
아무한테도 신세지지 않고
심술 한 번 부리지 않는데
이렇게 나에게 먹힌다.정말로 물고기는 가엾다.이상함
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검은 구름에서 내리는 비가,
은빛으로 빛나는 것이.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파란 뽕나무 잎새 먹고 있는,
누에가 하얗게 되는 것이.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아무도 손대지 않는 박꽃이
혼자서 활짝 펴나는 것이.난 이상해서 견딜 수 없어
누구에게 물어봐도 웃으면서
당연하지, 라고 말하는 것이
출판사 서평
짧고 불행하게 살다 간 시인, 오랫동안 어둠에 묻혀 있던 시인,
어린아이처럼 해맑고 투명한 시선을 잃지 않았던 시인, 가네코 미스즈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출간 의의
최근 몇 년 사이 서점가에서는 일본의 소설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일본에서 문학상을 수상했거나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들은 물론, 영화화나 드라마화된 작품들이 넘쳐 날 정도로 소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소설, 특히 최신 작품에만 치중되어 있어 우리나라 독자들의 편식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시조차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니 다른 나라의 시 문학까지 돌아볼 여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읽는 이의 뇌리에, 가슴에 오래도록 남아 때로는 격려가 되어 주고 때로는 풍요로운 감성의 밑거름이 되어 주는 시의 힘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도서출판 小花에서는 일본에서조차 오랫동안 잊혀졌던 동요 시인,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시어와 어린아이 같은 감성, 그러나 가슴 깊이 울리는 감동을 주는 가네코 미스즈(金子みすず)의 유작 가운데 주옥같은 60편을 엄선하여 작품집을 출간했다. 영원히 망각 속에 갇힐 뻔했던 동요 시인의 재발견(작가 및 작품 소개)
일본의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작품이 실린 동요 시인 가네코 미스즈, 그녀는 한 사람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영원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그녀의 동요 「풍어」를 읽은 동요 시인 야사키 세쓰오(矢崎節夫)는 그 감동을 잊지 못해 그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여 그 결실이 16년 만에 이루어져 오랜 시간 어둠에 갇혀 있던 가네코 미스즈가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것이다.편집자 서평
가네코 미스즈. 생소한 이름이다. 당연히 처음 대하는 시들이다. 어떤 시에서는 혼자 미소를 띠게 되고, 어떤 시에서는 가슴이 아릿해 온다. 참으로 단순하고 간결한 시들이다. 그러나 그 깊이와 울림은 결코 그렇지가 않다. 새끼를 잃은 어미 참새의 슬픔(「참새의 어머니」), 깨진 유리 조각을 미처 치우지 않아 개가 다쳤을까 염려하는 따뜻한 마음(「유리」),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지만 왠지 모르게 느끼는 쓸쓸함(「장례식날」)…. 더구나 그녀의 생애를 이해하고 다시 한 번 읽어 보니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너무나 불운했고 짧았던 삶. 그럼에도 이렇게 맑은 눈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인간사의 의미 없는 것들에조차 깨끗한 숨결을 부여하는 포근한 가슴을 지닐 수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볼 수 있는 자연 속의 하찮은 것들에 드넓은 우주와 존귀한 생명을 불어넣은 시를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투명하고 따사로운 햇살, 생명의 싹틈이 느껴지는 봄날에 가네코 미스즈의 시들은 잘 어울릴 것이다. 그녀의 시가 아름다운 별처럼 보이는 것은 신비한 영혼의 빛 때문일지도 모른다.가네코 미스즈 재평가
생존 시 시인이자 작사가, 불문학자였던 사이조 야소(西條八十)로부터 ‘젊은 동요 시인의 거성’이라고 불렸던 가네코 미스즈. 그녀는 생을 마감함과 동시에 시단은 물론 세인으로부터 잊혀졌다. 그러나 야사키 세쓰오의 기나긴 노력이 결실을 맺어 1984년 시집이 출판되자마자 순식간에 그녀는 다시금 살아나 유명해졌다. 현재 일본의 초등학교의 국어 교과서에 그녀의 동요 「참새의 어머니」 「이상함」 등이 채택되어 실려 있으며, 도쿄대학교의 국어 입시 문제에 출제되기도 한다. 또한 독일어, 프랑스어, 몽골어를 비롯해 세계 13개 언어로 번역ㆍ출판되었다.동요 시인 가네코 미스즈의 탄생
가네코 미스즈는 「모란이 피기까지」의 시인 김영랑과 같은 해(1903)에 야마구치현 나가도시 센자키에서 태어났다. 형제로는 오빠와 남동생이 있었으나, 그녀가 두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남동생은 시모노세키에서 우에야마분에이도라는 서점을 하는 이모집에 양자로 보내졌다. 그리고 몇 년 후 이모가 죽자 어머니가 이 집으로 재가를 하며 시모노세키로 떠나 미스즈는 오빠,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항상 웃는 얼굴과 다정하고 상냥한 성품이던 그녀는 우등생으로 여학교를 졸업한 후, 1923년 어머니가 계시는 시모노세키로 옮겨 가 우에야마분에이도의 분점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 해는 가네코 미스즈에게 뜻 깊은 해가 되는데, 바로 이해에 그녀는 본명인 데루 대신 미스즈라는 필명으로 시작(詩作)을 시작했고 또 『동요』 9월 호를 비롯하여 무려 4개 잡지에 시가 실리면서 시인으로 데뷔했다. 이때의 감격을 그녀는 이렇게 쓰고 있다. “동요라는 것을 쓰기 시작하고 나서 한 달, 조심조심 썼습니다. 낙선했다고 생각하고는 그것을 확인하기 싫어 잡지를 보지 않고 지냈습니다. 기쁜 것을 넘어 울고 싶어졌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동요』에 그녀의 시를 뽑아 실은 동요 시인 사이조 야소는 “어딘가 포근하고 따스한 인간미가 시 전체를 감싸고 있다. 이 느낌은 마치 영국의 크리스티나 로제티와 같다. 여류 동요 시인이 전무한 오늘날 노력해 주길 바란다”라고 미스즈와 그녀의 작품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런 높은 평가에 감격하여 가네코 미스즈는 더욱 부지런히 작품을 써서 『동요』에 투고했고 이후 매달 서너 편이 실렸다. 이렇게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가네코 미스즈는 1926년 이즈미 교카, 기타하라 하쿠슈, 시마자키 도손 등 일본의 유명 시인들이 회원으로 있는 ‘동요시인회’의 최연소 회원이 됨으로써 동요 시인으로서 정식으로 인정을 받았다.
시인으로서 그 재능을 활짝 꽃피우고 있는 가네코 미스즈였지만, 한 여성으로서는 결코 평화롭지 못한 삶을 살았다. 어려서 이모집에 양자로 보내져 성장한 남동생은 자신의 친누나인 줄도 모르고 가네코 미스즈를 사모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눈치 챈 계부는 둘 사이를 갈라놓기 위해, 그리고 가업인 서점 경영을 위해, ‘동요시인회’의 회원이 된 것과 같은 해인 1926년에 우에야마분에이도의 지배인과 그녀를 결혼시켰다. 게다가 스물세 살이던 미스즈는 당시로서는 혼기를 넘긴 나이였다. 그러나 남편은 방탕한 생활에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이었으며, 결혼 후에도 마찬가지여서 가정을 소홀히 했다.
딸아이를 낳은 후에도 남편의 유곽 출입은 여전했고 심지어 가네코 미스즈의 시작 활동과 모든 편지 왕래를 금지시키는가 하면 그녀에게 성병까지 옮겼다. 남편과의 불행한 결혼 생활 속에서 동요 창작만이 유일한 마음의 위안이었으나 이마저 못하게 되자, 그녀는 커다란 충격을 받고는 마침내 1930년 정식으로 이혼을 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에는 가네코 미스즈가 딸아이를 양육하기로 했으나 오로지 그녀를 괴롭힐 생각으로 남편은 딸아이를 데리러 오겠다는 편지를 보내온다. 이에 딸아이를 빼앗길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녀는 남편이 오기 전날 수면제를 음독하고 스물여섯(1930)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시인으로서 다시 빛 속으로
가네코 미스즈가 시인으로 활동한 것은 고작 5~6년이나 세상에 남긴 시는 무려 500여 편에 이른다. 그리고 이 많은 시가 남겨질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죽음을 앞두고 남동생에게 시가 적힌 수첩 세 권을 맡긴 덕분이다. 그녀의 죽음과 함께 그녀의 작품들은 모습을 감추었다. 하지만 『일본 동요집』에서 우연히 그녀의 동요 「풍어」를 읽은 동요 시인 야사키 세쓰오가 그 감동을 잊지 못해 그녀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하여 이윽고 1982년 그녀의 남동생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마침내 유작이 담긴 세 권의 수첩이 가네코 미스즈의 사후 52년 만에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오게 된 것이다. 그리고 1984년 전집과 시선집이 출간되자 그녀의 시들은 많은 사람의 가슴에 감동을 안겨 주었고, 1996년부터는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게 되었다. 가네코 미스즈는 다음과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그녀의 시에는 우주적 확대가 느껴진다. 그녀가 꽃을 노래할 때 그것은 그저 꽃이 아니며, 벌레 또한 그저 벌레가 아니라 신들의 숨결이 깃든 경건한 존재가 된다. 나약한 존재에 깃든 영원한 생명을, 그 신비한 다정함과 쓸쓸함을 그녀는 언제나 가까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미스즈의 동요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3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문학 우주이다. 읽는 사람의 인생관, 우주관, 종교관의 깊이에 따라 얼마든지 깊이 여행할 수 있는 광대한 코스모스이다.”
“그녀의 관점은 인간 중심이 아니다. 어느 때는 눈(雪)이 되고 어느 때는 새가 되어 사물을 생각한다. 누구든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사물의 본질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미스즈는 그것이 가능했다. 본질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려운 말로 속이기 때문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
나와 작은 새와 방울과 |
저자 |
가네코 미스즈 |
출판사 |
소화 |
출간일 |
2013-03-15 |
ISBN |
9788984102965 (8984102962) |
쪽수 |
140 |
사이즈 |
112 * 152 * 20 mm /100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