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 별밤서재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요약정보 및 구매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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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울 페르하에허
  • 반비
  • 2020-08-31
  • 9791190403832 (11904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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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일, 육아, 교육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유
책 상세소개
“책임지지 않는 어른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권위가 사라진 자리, 육아?교육?정치가 나빠지기만 하는 이유를 파헤치다

각종 육아ㆍ교육 지원 제도와 기술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교사의 번아웃은 줄지 않고(192쪽), 과잉행동장애 또는 품행장애를 진단받는 소아ㆍ청소년과 학생들로부터 괴롭힘과 폭력을 당하는 교사의 수는 증가한다(39쪽). ‘인국공 사태’는 이른바 ‘시험’만이 공정한 경쟁을 담보한다는 왜곡된 평등의 감각과 연대의 실종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22쪽), ‘성장’을 이뤄내도 복지제도의 확대 대신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계속된 비용 인상(238쪽)을 맞닥뜨리게 될 뿐이다. 포퓰리즘 정치는 점차 일상의 더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는 가족, 학교, 종교, 기업, 의회와 같은 집단/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한 이런 사례 각각 또는 몇 갈래는 밀레니얼, 포스트트루스 같은 신조어로 분석되기도 하며 친숙할 만큼 많이 다뤄진 것들이다. 그러나 저명한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인 파울 페르하에허는 이 현대 삶의 양상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하고 분석하여, 개별 사안들의 배후를 관통하는 보다 더 큰 문제의식에 다다른다. 전작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에서 신자유주의 경제가 유발하는 심리적 부작용을 정체성 형성 과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날카롭게 포착해 큰 주목을 받았다면,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권위’라는 화두를 통해 모든 심리적, 사회적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과 또 그것들이 가리키는 곳을 파헤치며, 해법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이전과는 다른 원천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수평적인 집단에 근거한 ‘수평적 권위’이며, 집단 구성원 상호 간의 사회적 통제에 의해 작동하는 권위이다. 수평적 조직 구조를 재편해 혁신에 성공한 브라질 대기업 ‘셈코’, 이런 조직 구조 혁신을 공공기관에 적용해 성공을 거둔 벨기에 공공서비스 사회보장청, 또는 투표 참여자에게 충분한 정보와 토론 시간을 제공하는 ‘숙의적 여론조사’의 적용례 등 교육, 경제, 정치 영역을 포함해 사례를 풍부하게 다룬다. 또한 ‘아이들끼리 주최하는 파티에서 몇 시까지 놀아도 좋은가’라는 디테일한 사안에서부터 학부모 네트워크나 교사 네트워크가 양육ㆍ교육 이슈를 어떻게 ‘수평적 집단’으로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모델을 보여주기도 한다.

별밤지기 코멘터리

우리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개인에게 부과한 심리학ㆍ정신의학적 측면을 비롯한 너무 많은 짐을 해결하기 위해 각개전투를 치르고 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도덕적 주장들, 책임, 자율, 연대 등의 주제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권위 모델의 변화는 공유경제 또는 숙의 민주주의 등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당연하게도 부모상(象), 교사상, 경영자상의 변화를 함께 견인한다. 이는 곧 내가 어떤 시민으로, 어른으로 관계 맺고 공동체에 속해 살아갈 것인가 하는 고민과 깊이 연결된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개인으로서 맞닥뜨린 이런 문제를 ‘수평적 네트워크’로서 풀어보자고 제안하고 있는 책이다.

목차
서문

1 정체성과 권위
2 권위의 원천: 왜냐고? 내가 하는 말이니까!
3 불가능한 세 가지 직업
4 귀환인가, 변화인가: 다스베이더 대 빅브라더
간주
5 여성의 시대
6 집단으로서의 부모
7 돈 내놓을래, 죽을래?
8 발데마르 씨, 혹은 숙의 민주주의

결론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평소 그는 “그들이 온갖 거짓부렁을 믿게 했어!”라는 말을 자주한다. 여기서 ‘그들’이란 교회를 말한다. 이제 이 사람은 기성 정치를 비롯해 그 무엇도 믿지 않는다. 모든 것들이 권위를 잃은 것이다.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러한 생각은 더욱 만연한다. 사후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지금 그리고 여기만 존재한다. 그리고 인생을 최대한으로 살지 못했다는 두려움만 남는다. (77쪽)우리는 한 시대의 종말을 겪고 있다. 약 1만 년 동안 성, 사회, 종교, 정치, 경제 등 우리 인생의 모든 분야를 좌우했던 가부장적 권위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고 우리가 권위 자체와 작별을 고하는 것은 아니다. 아렌트는 권위란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권위 없이는 사회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이런 문장으로 글을 끝맺는다. 권위가 사라지면 ‘인간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기본 문제들’과 다시 한번 부딪히게 된다고.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어떤 형태의 권위를 새로 형성해야 하는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신속히 찾아야 한다. 전통적 권위가 이미 기본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욱 자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80~81쪽)‘믿고 놓아주기’라거나 ‘참여 사회’와 같은 용어는 정치인들이 시민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주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말들이 대규모 예산 삭감을 은폐하고 ‘놓아주기’에 대한 논란을 최소화하려는 완곡어법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시민들은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자유’를 부여받지만, 그 자유는 정부가 부과한 비좁은 한계 속에서만 가능하며, 시민들은 더욱이 모든 비용을 스스로 지불할 특권까지 누린다. (104쪽)과잉 규제는 전통적인 권위가 사라지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로 실패할 것이다. 외부에서 그것을 보증해주는 것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발적 복종’에 대한 논의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권위가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늘어난 규칙들은 권력과 강요된 복종에 의해서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곧이어 이는 도돌이표를 그리며 악순환에 빠진다. 강제가 저항과 반발을 일으키고, 그것이 더 많은 규칙을 불러내고, 그것을 지키도록 더 많이 통제하고,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결국 상황은 병적인 수준에 이른다. (136쪽)이 모델과 가부장제 사이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가부장제하에서 우리는 벌을 받거나 지옥에 갈까 봐 두려워하며 아버지의 명령과 제한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했다. 이제는 배제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사람들에게 받은 ‘좋아요’ 수(우리의 거울 이미지)를 통해 정체성을 찾는다. 사회적 통제가 엄청난 압박을 가하며 새로운 형태의 자발적 굴복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지 못한 사람은 수치심과 우울함을 느낀다. 우울증이 이제 신경증의 자리를 대체했다. (144쪽)다비트 판 레이브라우크는 현대의 정치 상황을 가리켜 ‘민주주의 피로 증후군(democratic fatigue syndrome)’이 역병처럼 돌고 있다고 표현했다.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신뢰하지 않으며, 여기서 언급할 두 가지 ‘치료책’을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치료책들은 병보다도 나쁜 결과를 낳을 운명이다. 첫 번째 치료책은 포퓰리즘이다. 겉으로 봤을 때에는 민주적인 것처럼 보이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 포퓰리즘의 민낯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후에야 드러난다. 포퓰리즘의 전형인 내셔널리즘이 유럽 전역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81쪽)
지식에 기반을 둔 권위가 가장 낫다는 것은 자명하며 이 사실은 수평적으로 조직된 권위에도 해당한다. 앞서 말했듯이, 객관적 지식은 그 자체로는 사회적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결정하려면 도덕적인 선택들을 내려야 한다. 집단은 완벽하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공동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정치와 경제 부문에서 그에 관한 설득력 있는 여러 사례가 나왔다. 이 새로운 형태의 정부로 전환하는 데 있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고착화된 행동 패턴을 깰 수 없는 무력함이다. (150쪽)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부모가 다른 어른들과 의기투합할 목적으로 가능한 한 빨리 문제를 터놓는 것이다. 사춘기 아들이 방에서 광란의 술 파티를 벌였다면,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아이들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해결책이다. 그 부모들을 피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요즘 세상에 완벽한 비밀은 없다.(광란의 술 파티에 참석한 애들 중 한 명이 페이스북에 민망한 사진 을 올렸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몰래 처리하던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라캉이 지배자의 감정이라고 말한 수치심을 유발한다. 그러나 아무리 민망하다 한들 수치심이 죄책감보다 낫다. 죄책감은 처벌을 내포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배제(희생양)를 초래한다. 수치심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기회를 만들어주며, 이때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이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오메르는 이러한 상황에서 취해야 하는 태도를 분명하게 명시한다. 처벌이 아닌 교정을 목표로 할 것. 무엇보다 아이가 어떻게 협조할지를 아이와 함께 고민할 것. (224쪽)집단으로서 이들은 문제 청소년 그리고 그 아이가 속한(아이의 친구들과 친구들의 부모도 속한) 환경에 지속적으로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모두 같은 거울을 들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거울은 부재가 아닌 존재를, 만만한 평등함이 아닌 차이와 거리를, 통제가 아닌 주의 깊은 염려를, 비밀이 아닌 투명성을, 처벌이 아닌 회복을 비춰 보여준다. 이에 적합한 권위는 대단한 부모 또는 대단한 교사 단독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 사이에 분산되어 있다. 이 권위가 명령하는 힘은 사회적 압박 그리고 사회적 통제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217쪽)최종 목표는 데모스(demos), 즉 민중의 자치다. 이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아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되, 정치적으로 평등한 존재로 본다는 것을 함의한다. 여기서 우리는 권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권위의 기능(한나 아렌트 논의 참고)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규제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권위는 개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동시에 평등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규제한다. (278~279쪽)두 번째로 필요한 변화는 정치적 결정들이 소수 금융기관이 아닌 다수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 사회’라는 거짓된 약속과 ‘자기 인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구실로 개인을 탓하는 정책이 결합되어 복지국가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세금이 점점 더 소수에게만 쏠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정치적 결정들은 다시 한번 시민들을 위해 그 무엇보다도 환경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걱정할 미래조차 없어지게 될 것이다. (288쪽)다음 세대를 키운다는 것은 다음 세대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녀를 지키리라고 신뢰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이전 세대가 다음 세대를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거나, 권력을 쥐고 놓지 않아 다음 세대가 성장하는 것을 방해할 때 생긴다.
이런 과정은 가정과 육아를 넘어 다른 분야에서도 일어난다. 어떤 사회계층은 자신들이 다른 계층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모든 계층을 대신해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러한 태도를 가리켜 ‘온정주의(paternalism)’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가부장제(patriarchy)와의 연관성을 잘 보여준다. 자신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들(paters)’은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라 생각하며, 그 ‘아이들’을 대신해 ‘엄격하지만 공정한’ 아버지의 방식으로 대신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97)명확히 보여주는 증거의 하나로, 2006년 위축되는 노동시장을 우려한 영국 정부가 단기 인지행동 치료에 상당한 기금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 때문에 일은 안 하고 집에만 있어 기업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미 있는 직업을 갖고 일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아주 유익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즘 일자리는 만성 스트레스의 주범이며 사람들을 병들게 한다. 이런 사람들을 심리적으로 수습한 다음에 여전히 똑같은 노동 환경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112쪽)탈출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희박하다. 가부장제에서는 다른 환상을 품는 것이 가능했다. [……] 더는 ‘다른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 [……] 과거에는 기존의 아버지상을 살해하고 더 나은 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했다.(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다지 더 나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빅브라더는 가상적이고, 이름도 없이, 마우스 클릭으로 월드와이드웹을 돌아다니는 유령 같은 존재이므로 죽일 수 없다. 모두가 모두를 통제하는 시선은 가상세계의 현실화를 증명하는 것이고, 이는 카메라 감시의 강화 때문만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144~145쪽)우리는 여전히 이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리는 우리가 실은 ‘디지털 신생아’에 더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가 빠른 속도로 배우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162쪽)병가로 결근을 하고 번아웃을 겪는 직장인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계속 일하기’는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있다. 가장 뻔한 해결책은 일과 수입의 균형을 다시 맞춰 더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
출판사 서평
이 책은 진보의 입장에서 권위의 구조를 분석하여 지금 붕괴된 권위가 무엇이고, 새롭게 만들어져야 하는 ‘수평적인 권위’는 어떤 것인지 논쟁적으로 소개한다.
- 엄기호(문화연구자,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심리학, 정신분석, 사회학, 철학, 역사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지적인 즐거움도 함께 주는 책이다.
- 하지현(정신의학과 전문의, 『고민이 고민입니다』)더 많은 자유와 평등을 약속하는 탈권위 시대,
육아, 교육, 정치는 왜 어려워지기만 할까?
육아, 교육, 정치의 실패를 방증하는 사례가 쌓여간다. 각종 육아ㆍ교육 지원 제도와 기술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교사의 번아웃은 줄지 않고(192쪽), 과잉행동장애 또는 품행장애를 진단받는 소아ㆍ청소년과 학생들로부터 괴롭힘과 폭력을 당하는 교사의 수는 증가한다(39쪽). ‘인국공 사태’는 이른바 ‘시험’만이 공정한 경쟁을 담보한다는 왜곡된 평등의 감각과 연대의 실종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고(22쪽), ‘성장’을 이뤄내도 복지제도의 확대 대신 교육과 돌봄 서비스의 계속된 비용 인상(238쪽)을 맞닥뜨리게 될 뿐이다. 포퓰리즘 정치는 점차 일상의 더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사건과 현상 들이 일관되게 던지는 메시지는 이것이다. 가족, 학교, 종교, 기업, 의회와 같은 집단/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 또한 이런 사례 각각 또는 몇 갈래는 밀레니얼, 포스트트루스 같은 신조어로 분석되기도 하며 친숙할 만큼 많이 다뤄진 것들이다. 그러나 저명한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인 파울 페르하에허는 이 현대 삶의 양상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하고 분석하여, 개별 사안들의 배후를 관통하는 보다 더 큰 문제의식에 다다른다. 전작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에서 신자유주의 경제가 유발하는 심리적 부작용을 정체성 형성 과정의 변화를 중심으로 날카롭게 포착해 큰 주목을 받았다면,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권위’라는 화두를 통해 모든 심리적, 사회적 문제들의 근본적인 원인과 또 그것들이 가리키는 곳을 파헤치며, 해법까지 제시한다.권위가 사라진 자리를 차지한 것은 우울증과 번아웃이다
변화의 본질을 관통하는 권위에 대한 탁월한 분석
이 책은 최근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종다양한 심리사회적 징후를 꿰뚫는 개념으로 ‘권위’를 제시한다. 수많은 문제의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권위의 부재’라는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권위가 사라져가는 것이 문제라니, 일순 갸웃할지 모른다. 권위적 체제가 흔히 독재의 동의어로 받아들여지듯, 권위는 여전히 20세기의 전쟁과 광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위란 이 책의 서문에서부터 언급되는 것처럼 ‘권위주의’와 다르고 ‘권력(power)’과도 다르다.
저자는 권위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주요한 기능에 대해, “권위란 인간관계를 규제하는 기능을” 한다는 한나 아렌트의 말을 빌려 설명한다. 사람은 부모, 자녀, 또래, 동료, 이성 등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내’가 되기에, 권위는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 문제들’, 공동체를 이루고 더 나은 사회를 구성하기 위한 근간임은 물론이다. 권위주의적 질서나 권력에만 동조하는 ‘어른’은 말할 것도 없지만, 부모, 교사, 상사, 정치인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꼰대’로 비치는 게 두려워 권위자가 되기를 아예 회피하는 것 역시 문제다. 그 영향은 개인적, 심리적 차원뿐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차원에도 미친다. 대표적인 권위의 모델인 양육과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요즘 부모들이 흔히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아이에게 “가장 친한 친구”로 다가가려 하는 것이다. 양육자라면 “양육 과정에 확실한 권위자의 위치”에서 충분한 훈육을 단호하게 해내야 하며, 그래야 아이가 안정감과 자기 통제를 배울 수 있다(218~219쪽).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일명 ‘칭찬 육아’는 역설적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트려 문제의 소지를 키우기 쉽다. 아이가 자라 교실에서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권위의 자리를 기피하는 교사는 수업 시간 내내 엎드려 자는 아이를 그대로 두는 등 교실에서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게 되고, 방임과 같은 상황에서 아이들의 반사회적 행동 등이 개선될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 어른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권위를 인정’받는 방법을 모른다는 점이다.
한편 권위의 실패와 부재는 과잉 규제를 야기한다. ‘자발적 복종’에 기초로 작동하는 권위는 자신의 뜻을 강압이나 폭력으로(만) 관철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집단이 같은 권위를 따른다는 것은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134쪽)는 의미다. 권위가 불안정해질수록 신뢰 관계가 약해지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규칙과 통제, 강압적 조치가 늘어난다. 이런 일은 교육제도, 관료제에서 곧잘 벌어진다. 가령 교내 폭력을 더 엄정하게 처벌하기 위해 학교폭력자치위원회가 설치되고, 투명성을 취지로 한 학폭위 역시 잘 운영되지 않자 ‘학폭위 전문 보험ㆍ변호사’까지도 등장하고 있는 사례를 떠올려볼 수 있다. 또는 정부가 자녀의 감시를 통한 부모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캠페인(38쪽)을 주도하기도 하고, 대중은 ‘좋아요’ 수를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많은 카메라와 스마트 기기로 촘촘히 엮인 감시체계에 참여한다. 이렇게 강해지는 사회적 통제의 압박은, 타인의 시선에 굴복하거나 소외됨에 따라 수치심과 우울감을 느끼기 쉽게 만들며 오늘날을 우울증의 시대로 만드는 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위의 권위는 사라지고 통제는 증가하면서 번아웃에 빠지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특히 심리치료 분야 종사자들이 번아웃을 겪는 비율이 유독 높다(109~114쪽). 심리치료 목적이 내담자를 돕는 것에서 ‘사회 적응’(스트레스의 주범인 곳으로의 복귀)으로 바뀐 사실, 도움이 되지 않는 상담 규정들의 추가, 상담성과 평가시스템 등이 결합돼 내담자에 헌신하는 상담사일수록 결국 그 자신이 상담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 빠지고 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정신분석학의 대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권위’라는 해법
이 책은 물론 권위의 상실이 문제라고 말하며 사회변화에 불만을 느끼는 보수우파처럼 옛 권위로 돌아가자고 말하지 않는다. 저자가 이미 분명하게 시효가 다 됐다고 말하는 권위는 전통적인 하향식(피라미드) 형태의 남성 전유물인 ‘가부장적 권위’이다. 이 가부장적 권위는 “권력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권위에 대한 우리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사실 근거가 있는 것이다. 가부장적 권위는 그동안 인류의 절반 이상을 배제하고 억압해왔을뿐더러, 현재의 사회변화를 더 이상 충분히 반영할 수도 없다. “그렇다고 우리가 권위 자체와 작별을 고하는 것은 아니다.”(80쪽) 우리가 권위 자체를 부정할수록, 민주주의에 대한 불신, 양극화 심화, 기후위기 등의 정치경제적 위기 앞에서 포퓰리즘이나 테크노크라시(기술관료제)처럼 피라미드형 순수 권력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전과는 다른 원천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하는 권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것은 수평적인 집단에 근거한 ‘수평적 권위’이며, 집단 구성원 상호 간의 사회적 통제에 의해 작동하는 권위이다. 수평적 조직 구조를 재편해 혁신에 성공한 브라질 대기업 ‘셈코’, 이런 조직 구조 혁신을 공공기관에 적용해 성공을 거둔 벨기에 공공서비스 사회보장청, 또는 투표 참여자에게 충분한 정보와 토론 시간을 제공하는 ‘숙의적 여론조사’의 적용례 등 교육, 경제, 정치 영역을 포함해 사례를 풍부하게 다룬다. 또한 ‘아이들끼리 주최하는 파티에서 몇 시까지 놀아도 좋은가’라는 디테일한 사안에서부터 학부모 네트워크나 교사 네트워크가 양육ㆍ교육 이슈를 어떻게 ‘수평적 집단’으로서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모델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개인에게 부과한 심리학ㆍ정신의학적 측면을 비롯한 너무 많은 짐을 해결하기 위해 각개전투를 치르고 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도덕적 주장들, 책임, 자율, 연대 등의 주제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였다. 권위 모델의 변화는 공유경제 또는 숙의 민주주의 등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당연하게도 부모상(象), 교사상, 경영자상의 변화를 함께 견인한다. 이는 곧 내가 어떤 시민으로, 어른으로 관계 맺고 공동체에 속해 살아갈 것인가 하는 고민과 깊이 연결된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개인으로서 맞닥뜨린 이런 문제를 ‘수평적 네트워크’로서 풀어보자고 제안하고 있는 책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우리는 왜 어른이 되지 못하는가
저자 파울 페르하에허
출판사 반비
출간일 2020-08-31
ISBN 9791190403832 (1190403838)
쪽수 344
사이즈 139 * 198 * 26 mm /41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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