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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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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준만
  • 인물과사상사
  • 2020-12-24
  • 9788959065950 (8959065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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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에 빠졌는가?
책 상세소개


“우리가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문재인)

목차
머리말 : 왜 다시 문제는 ‘싸가지’인가? · 5

제1장 왜 문재인은 늘 고구마처럼 침묵할까? ㆍ 17
추미애와 변희재의 컬래버레이션인가? | “추미애의 삼보일배는 언제 끝나려나” | 문재인 정권을 향한 ‘검찰의 칼’ | 왜 임은정 검사는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문재인 정권 | ‘월성 1호기 사건’은 ‘윤미향 사건’의 판박이 | 윤석열 검찰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무지 | ‘문재인의 침묵’을 향한 비판과 호소 | 문재인의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 | ‘문재인 허수아비론’과 ‘맹목적 책임 회피론’ | 곧 연락 주겠다고 해놓고 침묵하는 유형의 사람 | 착하고 내성적인 ‘혼밥’ 체질의 비극인가?

제2장 왜 문재인은 ‘공사 구분 의식’이 모호한가? ㆍ 53
패배자 닉슨에 대한 드골의 파격적인 환대 | 패배자 닉슨에 대한 박정희의 굴욕적인 박대 | 박정희가 당한 처절한 비통함 | 문재인의 ‘김어준·나꼼수에 대한 애정’ | 문재인의 ‘공사 구분’ 없는 ‘패밀리 철학’

제3장 왜 문재인은 ‘의전’으로만 소통하는가? ㆍ 67
현대 정치는 이미지 정치다 | “정치에서는 인식이 현실이다” | 루스벨트·처칠·레이건의 ‘이미지 정치’ | 문 팬덤을 ‘뭉클, 울컥’하게 만드는 ‘이미지 쇼’ | “탁현민이 대한민국 대통령인가?”

제4장 왜 문재인 정권은 적에게 포위되었다고 주장하는가? ㆍ 81
‘독선과 오만’을 낳는 ‘아웃사이더 의식’ | 적에게 포위되었다고 믿는 ‘피포위 의식’ | 문재인 정권의 ‘피포위 의식’ | 이해찬의 ‘20년 집권론’, ‘50년 집권론’, ‘100년 집권론’ | 문재인 정권의 ‘약자 코스프레’

제5장 왜 문재인 정권은 정치를 ‘적과 동지’의 대결 구도로만 보는가? ㆍ 97
집단적 증오는 정치의 큰 무기다 | 정치인과 조직 폭력배의 공통점 | “민주당의 편 가르기에 절망했다” | 걸핏하면 ‘정치 공작’이라는 음모론

제6장 왜 유시민은 김정은을 ‘계몽 군주’라고 했을까? ㆍ 109
“종교가 된 대한민국 정치” | “공허한 삶에 의미를 주는 열정적 증오” | “열정적 증오가 늘 나쁘기만 한 건 아니지만” | 유시민의 “김정은은 계몽 군주” 발언 | 한때 ‘절친’이었던 유시민과 진중권의 차이 | ‘문빠’를 지배하는 ‘파킨슨의 법칙’ | 유시민이 크고 넓게 생각해주기를 호소한다

제7장 왜 추미애는 졸지에 ‘이순신 장군’이 되었는가? ㆍ 129
“민주당은 악랄하게 싸워야 한다” | ‘윤석열 죽이기’로 변질된 ‘검찰 개혁’ | “검찰을 난장판 만드는 게 대통령 뜻인가?” | 정략적 ‘마법의 주문’이 된 ‘검찰 개혁’ | ‘검찰 개혁’의 본질이 된 내로남불 | 비전은 없고 정략적 의욕만 앞선 ‘검찰 개혁’ | ‘선한 DNA’는 없다 | “추미애는 2020년 이순신 장군이다” | “너 누구 편이냐?”고 묻는 ‘아메바 짓’ 그만하자

제8장 왜 ‘진보’를 완장으로 애용하는 사람이 많을까? ㆍ 153
“진보는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 “감방 안 갔다 온 사람은 행세를 못한다” | 586 운동권의 ‘개인숭배 문화’ | “몰락한 건 진보가 아니라 그저 당신들이다” | 왜 여성가족부 장관 이정옥은 겁을 먹었는가? | ‘조직 보복’에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

제9장 왜 집단은 제정신이 아닌 게 정상인가? ㆍ 171
‘정치적 균형자’가 ‘정치적 매춘부’인가? | 당신의 신념이나 이념은 DNA가 아니다 | ‘부족 본능’에 압도당하는 이성 | 쾌락의 문제로 전락한 정치적 참여 | “지적 오만은 파벌적일 때 가장 치명적이다” | 문재인의 ‘문빠를 필요로 하는 정치’ | 정녕 이게 우리의 숙명인가?

제10장 왜 ‘도덕적 우월감’은 이성을 마비시키는가? ㆍ 187
피를 요구한 로베스피에르의 ‘도덕 정치’ | ‘도덕적 면허 효과’의 저주 | 힐러리의 ‘개탄할 만한 집단’ 발언 | 딴 나라 세상에 살고 있는 진보 정치인들 | “8·15 집회 주동자들은 국민이 아닌 살인자”

제11장 왜 정치는 “원칙의 경쟁으로 위장하는 밥그릇 싸움”인가? ㆍ 201
‘사소한 차이’에 집착하는 ‘플랫폼 정치’ |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에서 ‘밥그릇 분배’ | 정치 산업과 미디어 산업의 ‘증오 마케팅’ | 정치적 편향성은 ‘이익이 되는 장사’다 | 열광적 지지 세력이 ‘내부의 적’이다

제12장 왜 여당 의원들은 ‘싸가지 없는 발언’ 경쟁을 벌이는가? ㆍ 215
정치인들이 원하는 ‘최대 다수의 최소 참여’ | 1퍼센트 극렬 강경파가 지배하는 정치 | ‘황혼의 잔치’로 전락한 한국 정치 | 말을 싸가지 없게 하는 586 의원들 | ‘1퍼센트 극렬 강경파’로 당을 장악해 얻을 게 뭔가?

제13장 왜 문재인 정권은 오만의 수렁에 빠졌을까? ㆍ 231
‘비토크라시’로 전락한 ‘데모크라시’ | 제21대 총선과 비토크라시에 대한 염증 | 문재인 정권 무능의 본질은 오만 | ‘다수결의 독재’를 촉진한 내로남불

제14장 왜 대통령의 통치가 ‘영원한 선거 캠페인’으로 변질되는가? ㆍ 245
“선거는 인간을 너무 피폐하게 만든다” | 왜 정치인만 썩었다고 손가락질하는가? | “정치인을 위한 변명” | 정치는 텔레비전과 같은 운명이다 | 선거를 앞둔 대통령들의 ‘경제 조작’ | “근시안적 유권자에게는 근시안적 정책이 제격이다”

제15장 왜 정권과 정치권은 예산으로 장난을 치는가? ㆍ 263
수도권 정권의 ‘지방 분할 지배’ 전략 | 국회의원들의 ‘예산 갑질’ |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10조 원짜리 매표 행위” | 정치 개혁을 가로막는 ‘내부 식민지’ 시스템

제16장 왜 도덕은 진보에 부메랑이 되었는가? ㆍ 275
마키아벨리와 마르크스주의의 도덕 경멸 | 여전히 도덕을 무시하는 한국의 진보좌파 | 한국은 ‘도덕 쟁탈전을 벌이는 거대한 극장’ | 과연 무엇을 위한 ‘적폐 청산’인가? | ‘선택적 적폐 청산’은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제17장 왜 진보는 ‘태극기 부대’를 악의적으로 오해하는가? ㆍ 291
‘자율성 윤리’와 ‘공동체 윤리’의 충돌 | “도덕적 이유는 직관이라는 개가 흔드는 꼬리” | 음식의 맛과 비슷한 6개의 도덕적 기반 | ‘세월호 참사’에도 작용한 도덕적 기반의 차이 | “공감은 자신이 옳다는 확신을 녹이는 해독제 | ‘수구 꼴통’에게도 나름의 도덕적 세계가 있다 | ‘태극기 부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 | 적폐 청산과 태극기 부대의 ‘인정 투쟁’ | 태극기 부대의 ‘촌스러움’과 ‘취향의 폭력성’

제18장 왜 지지 정당이 다르면 가족마저 절연하는가? ㆍ 317
‘두 개로 쪼개진 미국’의 비극 | 그럼에도 대화는 포기할 수 없다 | 문재인 열성 지지자들, 화낼 자격이 있는가? | 문재인 정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가?

제19장 왜 후안무치는 정치인의 필수 덕목인가? ㆍ 329
미국을 휩쓴 ‘올리메니아’ 현상 | “남의 말은 자르고 내 말은 끝까지 하라” | “모든 게 다 썩어도, 뻔뻔한 얼굴은 썩지 않는다” | 후안무치의 대중화 시대인가?

제20장 왜 민주당은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 되었는가? ㆍ 341
은퇴 후 큰돈을 버는 유력 정치인들 | 억만장자가 된 클린턴 부부와 오바마 | 정권들이 키우는 한국의 전관예우 | 선거 자금에 발목이 잡힌 정당과 정치인 | “우파와 좌파가 아니라 상층부와 하층부” | ‘민생 의제’를 외면하는 한국의 ‘진보 꼴통’

맺는말 : 왜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지 않는가? ㆍ 358

주 ㆍ 364
책속으로
나는 추미애가 윤석열에 대한 ‘징계 및 직무 정지’를 발표한 뉴스를 듣는 순간 16년 전인 2004년 3월 노무현 탄핵에 가담했던 추미애의 모습이 떠올랐다. “아, 이렇게 어리석을 수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전혀 없구나”라는 생각으로 착잡했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당시 추미애는 탄핵에 단호히 반대했다. 그가 결국 탄핵에 찬성한 건 나름 민주당과 나라를 생각하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고 하지만, 중요한 건 최종 행위였다. 노무현에게 아무리 많은 문제가 있어도 탄핵을 당해도 좋을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윤석열에게 아무리 많은 문제가 있어도 직무 정지를 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왜 이런 엄청난 과오가 반복되는 건가? 「제1장 왜 문재인은 늘 고구마처럼 침묵할까?」(본문 22~23쪽)바로 이게 ‘이미지 정치’의 파워는 아닐까? ‘이미지 정치’를 부정하거나 비난하는 건 비현실적이다. 보통 사람들 역시 일상적 삶에서 이미지 중심으로 소통을 하면서 정치인들에게만 이미지 소통을 하지 말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느 정도가 적정 수준인지 판단하긴 어렵지만, 본말(本末)의 전도가 이루어질 정도가 아니라면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문제는 문재인은 그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전 의원 유승민은 “광 파는 일에만 얼굴을 내밀고 책임져야 할 순간에는 도망쳐버린다. 참 비겁한 대통령”이라고 했고, 국민의힘 의원 김기현은 “폼 날 때는 앞에 나서 그 공을 차지하고, 책임질 일이 있을 때는 부하에게 떠넘기고 자신은 뒤로 숨는다면 비겁하고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비판에 동의할 수 없을지라도, 야당이 거세게 비난하는 게 아무리 정략적이더라도, 문재인이 ‘선택적 침묵’만큼은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겠다. 「제3장 왜 문재인은 ‘의전’으로만 소통하는가?」(본문 79~80쪽)문 정권이 생각한 검찰 개혁과 일반 국민이 생각한 검찰 개혁은 같은 게 아니다. 잘 생각해보자. 검찰 개혁의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외쳐져왔는데, 실천은 거의 없었다. 왜 그랬을까? 검찰 개혁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검찰이 정권 권력에서 독립하는 것이다. 문 정권 세력이 야당 시절 목이 터져라 외쳐온 목표였다. 그런데 어디에 서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듯이, 권력을 잡으면 사정이 달라진다. 정녕 검찰의 독립을 원할 정권이 있을까? 검찰이 자신의 품 안에서 벗어나는 걸 원할 정권이 있었겠는가 말이다. 없었다! 그래서 개혁을 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문 정권 역시 다를 게 없다.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는 문재인의 주문은 정권에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하라는 것이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주문은 역대 권력자들도 했던 것이다. 「제7장 왜 추미애는 졸지에 ‘이순신 장군’이 되었는가?」(본문 140~141쪽)나는 텔레비전을 통해 이정옥의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가 겁을 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피해자라는 명칭조차 사용하면 안 되는 듯한 여권의 분위기에 말이다. 아니다. 그런 말로는 모자라다. 박원순 관련 기사에 달린 박원순·문재인 지지자들의 댓글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독한 욕설투성이였으니 말이다. 비난과 욕설이 박원순 사건 피해자의 변호사인 김재련에게 집중되자, 9월 11일 『한겨레』는 「김재련 변호사 “박원순 피해자, 이미 포렌식 맡긴 뒤 찾아왔다”」는 인터뷰 기사를 통해 김재련에 대해 떠도는 거짓 정보들을 밝혔다. 생각이 다르면 그런 거짓 정보에 대한 근거를 밝히면 될 일이겠건만, 그게 있을 리 만무했다. 이젠 욕설이 『한겨레』를 향했다. 자기들 편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진실을 밝혔다는 이유로 말이다. 「제8장 왜 ‘진보’를 완장으로 애용하는 사람이 많을까?」(본문 166쪽)나는 심정적으론 이런 일련의 비판이 586 의원들에게 부당한 것일 수 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성적으론 그럴 수 없는 게 안타깝다. 그간 “왜 말을 저렇게 싸가지 없게 하지?”와 같은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독설이나 실언을 한 주인공들은 대부분 586 의원들이었으니 말이다. 586이 아니거나 운동 경력이 없는 의원들까지 ‘실세 586’과 열성 지지자들의 ‘눈도장’을 받겠다는 것인지 한술 더 뜨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지 않은 586 의원들로선 좀 억울하게 생각할 점도 있겠지만, 잠자코 침묵을 지켰다는 점에서 면책되기 어렵다. 진정한 ‘황혼의 잔치’를 하고 싶다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하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건만, 전혀 그렇게 할 뜻이 없는 것 같으니 이 또한 민주화 운동 시절의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 해야 할 것인가? 「제12장 왜 여당 의원들은 ‘싸가지 없는 발언’ 경쟁을 벌이는가?」(본문 226쪽)정치권이 미쳐 돌아가는 가운데 김해 신공항 검증 위원회의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이 ‘사건’은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달았다. 검증 위원회의 결론이 발표 직전에 뒤집혔다는 위원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에 『조선일보』는 “정권 마음대로 조작하고 꿰맞출 거면서 애먼 사람들에게 왜 멍에를 씌우나. 나중에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니까 책임을 대신 뒤집어써줄 희생양을 확보해두는 것이다. 참 비겁한 사람들이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전 법무부 장관 조국이 8년 전 모범답안을 제시했다. 그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선거철 되니 또 토목 공약이 기승을 부린다”며 “신공항 10조면 고교 무상교육 10년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젠 자신의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지만, 내로남불의 원리로 추진하는 일이 잘될 거라고 보긴 어렵지 않겠는가. 「제15장 왜 정권과 정치권은 예산으로 장난을 치는가?」(본문 272쪽)나는 태극기 부대와 이른바 ‘대깨문’을 같은 위상에 놓고 보는 건 아니다. ‘대깨문’이 ‘모욕’이라며 펄펄 뛰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라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위상의 차이에 대해선 다른 기회에 논하기로 하되, 이걸 분명히 해두면서 이야길 해보자. 앞의 댓글을 소개한 건 태극기 부대와 대깨문의 활동 양상에 큰 차이가 있다는 걸 말하기 위해서다. 태극기 부대는 집회 중심인 반면 대깨문은 온라인 중심이다. 연령 차이 때문에 그러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초기에도 평균 참여자 연령은 60세 미만이었으며, 신진욱이 참여한 SSK연구단의 2020년 조사에서 연령대별 참여 경험자 비율은 20대가 6.9퍼센트, 30대가 8.6퍼센트로 노인층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태극기 부대가 집회 중심인 이유 중의 하나는 결속에 대한 갈증이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대깨문은 정권 권력의 편에 선 ‘강자’인 반면 태극기 부대는 그 반대편에 있는 ‘약자’라고 스스로 생각하기 때문에 대면(對面) 결속의 필요나 의지가 더 강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제17장 왜 진보는 ‘태극기 부대’를 악의적으로 오해하는가?」(본문 308~309쪽)이렇듯 비판이 많이 쏟아지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니 참으로 희한하고 놀라운 일이 아닌가. 전관예우를 유지시키는 데에 진보 정권이 보수 정권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점도 놀랍지 않은가. 물론 우리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내가 이미 『권력은 사람의 뇌를 바꾼다』에서 지적했다시피,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한국의 정권들은 관료 조직이 친정권이냐 아니냐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관료 조직 개혁엔 아무런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즉, 정권을 위해 충성만 하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식이다. 게다가 자리가 돌아가지 않은 선거 공신들의 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위해서도 관료 조직을 껴안아야만 한다. 관료는 각 정책 분야의 전문가들이지만 그들을 좋은 쪽으로 활용할 생각도 하지 않는다. 모든 걸 청와대에서 컨트롤하면서 그들을 종처럼 부리면 된다는 생각이다. 「제20장 왜 민주당은 부자들을 위한 정당이 되었는가?」(본문 349~350쪽)
출판사 서평
왜 ‘싸가지 없는 진보’는 정치에 해로운가?
“진보는 어떻게 독선과 오만의 수렁에 빠졌는가?”“정치란 끝없는 타협이다.” 독일 정치가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독선과 아집 그리고 배제와 타도는 민주주의의 적입니다. 역사 발전의 장애물입니다. 우리 정치도 이제 적과 동지의 문화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 경쟁의 문화로 바꿔나갑시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정치는 ‘적과 동지’의 대결 구도로 보는 ‘진영 논리’에 갇혀 있다. ‘편 가르기’의 광기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정치의 목적은 ‘반대편 타도’로 전락하고 만다. 잘못된 모든 것은 ‘반대편 탓’으로 돌리고, 우리 편에 대한 내부 비판은 무조건 ‘배신’과 ‘변절’로 매도된다. 우리 편은 항상 옳고, 우리 편은 항상 이겨야 한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패배한 문재인은 이렇게 말했다. “혹시 우리가 민주화에 대한 헌신과 진보적 가치들에 대한 자부심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선을 그어 편을 가르거나 우월감을 갖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른바 ‘싸가지 없는 진보’를 자초한 것이 아닌지 겸허한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 후 2017년 민주당은 ‘싸가지 없는 정치’를 버리지 않았음에도 집권에 성공했다. 그리고 2020년 4ㆍ15 총선에서도 ‘민주당 180석’, 더 나아가 ‘범여권 190석’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었다. 민주당에 180석을 준 민의(民意)는 타협을 거부하라는 뜻이 아니었다. 유리한 고지에서 타협을 하라는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던가? 집권 이후 ‘싸가지 없는 정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우리 사회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더구나 진보라는 완장을 이용해 ‘싸가지 없는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싸가지 없는 진보’는 단기적으로는 ‘남는 장사’일망정 장기적으로는 자해(自害)일 수 있다.
싸가지는 단지 ‘예의범절’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싸가지 없음은 오만으로 이어진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없는 오만한 자세로는 정상적인 정치가 불가능하다. 싸가지 없는 발언을 자주 하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라. 그들은 야당을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 청산해야 할 적폐로 간주하는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야당을 존중하는 척하는 연기를 하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다는 속내가 그들의 표정과 어투에 잘 드러나지 않는가? 아니면 조지 버나드 쇼가 말한 “어리석은 인간은 부끄러운 짓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목청 높”이는 것을 증명하려는 걸까? ‘싸가지 없는 진보’는 정치에 해롭다. 아니 민주주의의 적이다. 독선·아집·배제·타도ㆍ후안무치의 관성에서 벗어나야 ‘대화와 타협을 하는 정치’가 가능해진다.
강준만의 『싸가지 없는 정치』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와 더불어 문재인 정권이 어떻게 싸가지 없는 독선과 오만의 수렁에 빠져들게 되었는지를 비판한다. 미국의 조 바이든이 대선 승리 선언 연설에서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이다”라고 말했고, 영국의 보수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에드먼드 버크는 “우리와 싸우는 사람들은 우리의 정신을 강하게 해주고 우리의 기술을 연마시켜준다. 우리의 적은 우리를 돕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정치를 ‘적을 타도하는 전쟁’으로 이해하는 기존의 정치관을 버려야 할 때다. 문재인의 ‘선택적 침묵’과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 왜 문재인은 늘 중요한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고구마처럼 침묵하는가? 아니 침묵하는 것이 좋을 법한 일에는 굳이 나서서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말을 하는지, 즉 왜 ‘선택적 침묵’을 구사하는가? 문재인의 침묵은 고구마 같은 침묵이다. 권력의 과시는 물론 유지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답답한 침묵’이다. 문재인은 ‘추미애와 윤석열 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사건들에 대해서도 늘 침묵으로 대처했다. 도대체 문재인은 왜 침묵하는 걸까? “대통령의 침묵은 책임질 사안들과 거리를 두겠다는 것”(한양대학교 김성수 교수)인가? 아니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로써 어떤 특이한 형태의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음에 불과”(변호사 신평)한가?
강준만은 문재인의 침묵에 대해 역사적인 설명 방식을 덧붙인다. 문재인 정권의 중심 세력인 586 운동권 출신이 갖고 있는 선악 이분법에 의한 편 가르기 습속은 꼭 586이 아니더라도 많은 민주화 인사에게 똑같이 내재되어 있다. 그 습속은 ‘선하고 정의로운 우리 편을 위한 일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거야?’는 식의 둔감을 내포한 것일 수 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입을 열어 모든 것을 다 드러내기보다는 차라리 입을 다물고 바보처럼 보이는 편이 낫다”라고 말했지만, “최종 인사권자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문제를 풀어야”(참여연대) 하는 것이 아닌가?
문재인은 전형적인 ‘소극적 대통령’이다. 그는 남북문제와 ‘의전 정치’를 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이다. 사실상 ‘청와대 정부’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주요 갈등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법이 없다. ‘침묵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착하고 내성적인 혼밥 체질의 비극이다. 급기야 진중권은 “어차피 문재인 대통령은 허수아비일 뿐이고 그 밑의 586 주류 세력이 다소 모자라 보이는 추미애를 내세워 그냥 막 나가기로 한 거라 본다”라며 ‘문재인 허수아비론’을 주장했다. 이런 문재인의 내성적 소극성은 그의 ‘공사(公私) 구분 의식’과 ‘의전 정치’와도 관련이 있다.
문재인은 치열한 갈등 국면에서 마지못해 내놓는 ‘원칙 천명’ 발언도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윤석열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원회 운영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는 12월 3일 청와대 대변인의 말은 문재인의 ‘유체이탈 화법’이다. 12월 7일의 사과 발언도 마찬가지다. 문재인은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문을 열었지만, 이후 발언은 ‘혼란의 해결’보다는 ‘혼란의 심화’로 나아갈 수 있는 고집으로 일관했다. 이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내로남불형 유체이탈 화법’이다. 오죽했으면, 2020년 8월 22일 영국의 대표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행태를 비판했겠는가?
적폐 청산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나는 적의를 오래 품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문재인이 처칠의 말에서 배워야 한다. 적폐 청산을 하더라도 꼭 미래지향성의 틀 안에서 하라고 문재인에게 요청하는 것은 무리일까? 선의는 아무리 훌륭할망정, 적폐 청산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것이 정권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 즉 선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런 ‘선택적 적폐 청산’의 문제를 다른 정권들에서도 질리도록 보아오지 않았던가? 문재인 정권이 자신의 정치적 불리함을 감수하면서도 외쳤거나 추진한 적폐 청산이 단 하나라도 있었던가? 적폐 청산을 하더라도 자신에게 엄격한 적폐 청산에 임해야 스스로 적폐가 되는 비극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내로남불형 도덕은 반드시 자신을 향해 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
내로남불은 문재인 정권의 고질병이자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내로남불과 오만은 한 몸이다. 오만하기 때문에 내로남불을 저지르는 것이고, 그렇게 저지르는 내로남불을 정당화하기 위해 더욱 오만해지는 것이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 무능의 본질은 오만이다. 자신들이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자신하는 맹목적 오만이다. 문재인 정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인가? 무오류의 존재인가?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베니토 무솔리니가 지배하던 시절의 이탈리아인들은 학교에서, 연설을 통해서, 벽에 쓰인 슬로건에서 “무솔리니는 항상 옳다”라는 말을 들으며 살았다고 한다. 싸가지 없음, 즉 오만의 문제다. 기존의 ‘제왕적 대통령제’와 ‘청와대 정부’가 문재인 정권에 이르러 심화되었다. 별로 신뢰가 안 가는 하나의 답안을 제시해놓고 외부나 내부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천하의 역적이나 되는 것처럼 공격해대니, 오류를 바로잡을 길이 없다.
문재인의 ‘공사 구분’ 없는 패밀리 철학은 사적으로는 아름다운 일일망정 대통령 직책은 그런 사사로운 감정이 개입되어서는 안 되는 자리다. 2020년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전 법무부 장관 조국에 대해 “지금까지 겪은 고초만으로도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만나서 해야 할 말을 공식석상에서 해버리면 국민들 사이에서 어떤 갈등이 벌어질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문재인의 치명적인 약점이 바로 그런 공사 구분을 하지 않는 정실주의(情實主義)에 있다. 문재인은 ‘보여주기식 소통’을 가리키는 ‘쇼통’에 치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문재인의 ‘이미지 정치’는 자주 감동을 자아내는 ‘의전 정치’ 중심이다. 그래서 문 팬덤을 ‘뭉클, 울컥’하게 만든다. 언제까지 문재인은 ‘문빠를 필요로 하는 정치’만 하고 있을 것인가?‘싸가지 없는 진보’의 ‘싸가지 없는 정치’“민주당의 편 가르기에 절망했다.” 2020년 10월 21일 금태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면서 한 말이다. 그 후 민주당은 어떻게 반응했던가? 친문 진영의 극렬한 비난 공세였다. 이런 비난이야말로 금태섭의 말이 옳았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다. 우리 편이 아니면 무조건 섬멸해야 할 적이라는 사고방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민주당 비판=자리와 이익을 쫓아가는 변절자의 모습’이며, 반대편의 비판은 거대한 ‘정치 공작’이라는 음모론 공식이다. 정치인이 정치를 ‘적과 동지’의 대결 구도로 보는 것은 불가피한 면도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점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한심한 수준의 적일망정, 그들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의 정치를 이루어나가야 국민이 정치에서 얻을 것이 있다.
적이 없으면 정치는 존재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모든 정치 세력이 다 ‘적 만들기’에만 미쳐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 정권은 어떤가? 역대 정권들 중 ‘적 만들기’가 가장 심한 정권이다. 그런 ‘적 만들기’가 일상화된 풍토에서는 정치인은 ‘조직 폭력배’를 닮아가기 마련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모든 것이 내로남불이다. 이해찬의 ‘100년 집권론’은 그 이분법적 정치 구도에 인생의 부귀영화를 건 그들만의 사정일 뿐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피포위 의식’을 가진 집단의 말로(末路)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자신들에게 거슬리는 팩트는 걸러버리고 점점 극단으로 치닫다가 자기 파괴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일부 586 운동권 출신 의원들의 발언을 잘 살펴보라. 이들은 싸울 때에 ‘우월의식이나 선민의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특히 문재인 정권에서 가장 치명적으로 작용한 것은 이른바 ‘개인숭배 문화’다. ‘개인숭배 문화’와 ‘진보의 완장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들이 과거의 투쟁 경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라, 그것을 흉볼 일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의 경륜이 젊은 시절 온몸으로 겪으면서 내재화된 이분법적인 진영 논리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독재 투쟁 시절에는 그 논리가 필요했겠지만, 민주화가 된 세상에서도 그 습속이 여전하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완장을 찬 사람이 완장 없는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쉽지 않기에 싸가지 없는 오만이 사고와 행동의 기본적인 모드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최소한의 두뇌 기능이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충성을 하더라도 다른 의견에서 배울 점은 취하는 자세를 취해야 마땅하겠건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 진짜 진보다. 큰소리를 치기보다는 낮은 자세가 요구되는 힘든 길이다. 배우지 않고 한 번 입력된 몇 개의 간단한 주문을, 그마저 인물 숭배에 올인하면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써먹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진보 죽이기’다. ‘진보’를 완장으로 애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진보 죽이기’의 주범이다.
서울 부동산 가격 폭등과 지방 소멸의 가속화가 말해주듯이, 민주당의 안중에는 ‘민생’이 없거나 ‘민생’에 대해 무능하다. 민주당의 핵심 세력은 운동권 출신인지라 이들은 ‘민생 의제’보다는 ‘정치적 의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과 ‘검찰 개혁’은 양자택일할 성격의 의제는 아니지만, 민주당은 검찰 개혁에 올인하면서 부동산 가격 폭등을 유발했거나 방치한 무능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시장’을 무시하고 급조해낸 ‘과격한 방안’을 들고 나와 그것을 ‘진보’라고 부르짖으면서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켰다. 이 정도면 ‘진보 꼴통’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아무래도 정치적 이슈가 피를 끓게 만드는 데에 적격이라 그러겠지만, 이쯤 되면 과연 무엇이 ‘진보’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없다.
거기에 범진보 진영을 아우르는 ‘플러스 정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왜 ‘친문’ 여부를 따져서 어떤 이들을 배척하고 모욕하는 ‘마이너스 정치’를 하는가? 민주당은 왜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을까? 물론 도덕적 우월감이 이성을 마비시켰기 때문이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보면 민주당 정치인들이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덕적 우월감은 역지사지나 공감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냉정한 이성마저 마비시킨다는 점에서 ‘정치적 독약’이다. 이것이 바로 ‘싸가지 없는 정치’의 비극이다.추미애와 윤석열, 검찰 개혁과 공수처2020년 11월 24일 오후 6시경 법무부 장관 추미애가 6가지 이유를 들어 검찰총장 윤석열에 대한 ‘징계 및 직무 정지’를 발표했다. 이 6가지 이유에 대해 갑론을박을 벌여봐야 아무 소용없다. 대한민국은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반대 의견에는 아예 눈과 귀를 닫아버리고 자기주장만 해대는 ‘두 개로 쪼개진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두 가지 가설이 가능하다. 추미애가 ‘박근혜 구명 운동’에 일조해보겠다는 것(징계 및 직무 정지의 첫 번째 이유인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일 수도 있고, ‘윤석열 죽이기’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맹목 또는 광기일 가능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윤석열은 12월 16일 정직 2개월의 처분을 받으면서 후자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무리 윤석열에게 많은 문제가 있어도 직무 정지를 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윤석열이 나쁘다면,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해임하거나 탄핵하면 된다. 그렇게 할 만한 근거가 없으면 무리하게 ‘근거 만들기 쇼’를 벌일 것이 아니라, 다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오히려 윤석열에게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특수부 검사들의 오랜 업무 관행에 있다. 그런데 우리는 특수부에 대해 이중 기준을 갖고 있다. 만인이 분노할 만한,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낱낱이 파헤쳐 응징하는 특수부의 정의로운 활약에 박수를 보내왔다. 때로 무리한 수사 기법을 포함한 인권 문제가 불거져도 거악(巨惡)을 척결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는 눈감아줘도 좋다는 자세를 취해왔다. 특수부의 그런 ‘효율적인’ 활약에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그것을 원 없이 이용한 것은 바로 문재인 정권이었다. 박근혜와 이명박 구속을 포함한 적폐 청산의 1등 공신이 바로 특수부였다. 특수부의 화신이라 할 윤석열을 중용하고 검찰총장에 앉힌 것도 그런 적폐 청산을 지속하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문재인은 윤석열에게 검찰총장 임명장을 주면서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주문하는 허세를 부렸지만, 특수부의 칼이 문재인 정권을 향하자 펄쩍 뛰면서 ‘윤석열 죽이기’에 돌입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정당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가장 큰 공을 들였던 ‘검찰 개혁’은 거의 모든 국민이 지지한 과업이었지만, 지금은 ‘지저분한 싸움’ 때문에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결정적 분기점은 2019년 8월 27일이었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을 결정한 상황에서 검찰이 조국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날이다. 이후 ‘조국 사태’가 전개되었고,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과정에서 ‘검찰 개혁’은 ‘윤석열 죽이기’ 프로젝트로 변질되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해괴한 일들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권은 독재정권을 상대로 싸우던 운동권식 정치로 대처했으니 이런 어리석은 정권이 어디에 있는가? 그런데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은 문재인 정권이 ‘절차적 정당성’에 둔감한 정도를 넘어 그것을 아예 무시해도 괜찮다는 생각에 중독되어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은 7월 16일 국회 개원 연설에서 제21대 국회의 화두로 협치를 강조했지만, 문재인이 말한 협치는 야당이 ‘다수결의 독재’에 순응하는 자세로 협조하라는 요구였을 뿐이다. 12월 10일 여당이 야당의 극렬하지만 무기력한 반대 속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다수결의 독재’의 진면목을 보여준 이 사건은 문재인이 생각하는 협치의 모범 사례일 뿐이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권은 검찰 개혁의 비전이 없었고, 정략적으로 이용할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왜 유시민은 김정은을 ‘계몽 군주’라고 했을까?2020년 9월 25일, 서해상에서 일어난 공무원 총격 피살 사건과 관련해 유시민이 유튜브 생중계 도중 김정은이 청와대에 통지문을 보내 사과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당시 유시민은 “우리가 바라던 것이 일정 부분 진전됐다는 점에서 희소식”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 다르다. 제 느낌에는 계몽 군주 같다”고 했다. 물론 유시민의 이 발언은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남대학교 교수 김근식은 “김정은은 계몽 군주가 아니라 폭군이다. 김정은이 계몽 군주라면 계몽주의 사상가들이 땅을 칠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시민은 자신의 ‘김정은 계몽 군주’ 발언은 “고급스러운 비유”라고 주장했지만, 김근식은 “고급스런 비유가 아니라 천지분간 못하는 비유라서 욕먹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신대학교 교수 윤평중도 “살아 있는 권력을 결사 옹위하기 위해 궤변을 농하는 어용 지식인이 스스로를 슬쩍 소크라테스에 비유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유시민은 11월 3일 도서 비평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 시즌3’에서 영국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인용하면서 8·15 광화문 집회 당시 정부의 집회 차단 조치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많은 사람이 집회 차단 조치의 정당성 여부를 떠나 『자유론』을 그런 식으로 오용하는 것에 반론을 폈다. 이에 진중권은 “밀을 재인산성의 옹호자로 둔갑시키는 솜씨라면, 히틀러나 스탈린을 위대한 자유주의 사상가로 바꿔놓고도 남을 게다. 과연 탁월한 ‘어용 지식인’이다”라고 비판했다.
유시민 스스로 자처한 것이기에 ‘어용 지식인’이란 말은 유시민에게 욕이나 결례는 아니다. 과거에 수많은 ‘어용 지식인’이 있었지만, ‘어용 지식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활약은 정말 독보적이다. 지금이야 그가 무슨 말을 하건 문재인 지지자들의 열광적인 환호는 높아지고 강해지니,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인간은 같은 믿음을 가진 집단의 뒷받침이 있으면 그 어떤 황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확고부동한 믿음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황우석 사태 때 황우석을 공격적으로 옹호했지만, 이미 집단의 뒷받침이 물거품과 같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지 않았는가?
유시민은 자신의 명예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 같다. 노무현 정권의 ‘실패’는 유시민이 실제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든 이른바 ‘유시민 모델’에 의한 정치를 했기 때문이다. ‘유시민 모델’은 지금 문재인 정권의 정치 모델인데, 노무현 정권 때보다 더욱 악화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유시민은 자신의 모델이 옳았음을 강변하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 나머지 “가볼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지나친 이기주의다.
자신의 ‘계몽 군주’ 발언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견디기 힘들 정도의 고통과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유시민이 고통스럽게 여긴 기존 정치의 문법은 움직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이 아니다. 어느 정도 생산적인 경쟁도 가능한 수준의 방향 전환은 가능하다. 그러나 스스로 ‘어용 지식인’ 노릇을 하면서 지지자들에게 ‘어용 시민’이 될 것을 요청하는 방식이 답이 될 수는 없다. 유시민이 ‘어용 지식인’과 ‘어용 시민’을 필요로 하는 정치 패러다임을 벗어나, 누구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하는 셈법을 잠시 유보하면서, 자신이 알게 모르게 기여한 ‘정치의 종교화’ 자체를 바꾸는 데에 노력해야 한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싸가지 없는 정치
저자 강준만
출판사 인물과사상사
출간일 2020-12-24
ISBN 9788959065950 (8959065951)
쪽수 412
사이즈 152 * 225 * 25 mm /623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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