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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마음은 약물로 치유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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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힘겨운 마음은 약물로 치유 가능한가
책 상세소개
상실과 우울의 시대, 마음의 약에 관한 진지한 생각 “힘겨운 마음은 약물로 치유 가능한가?” 80명의 우울증 환자를 인터뷰한 사회학자가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한 약물 의존 현상을 이야기하다

“뇌의 신경화학적 불균형이 우울증을 초래한다?” 상실과 실패, 한계에 부딪혔을 때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나 힘든 경험은 인류가 오랜 시간 고민해온 문제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개인이 그런 마음의 고통을 해소하는 방식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는 우울하거나 심란하면 일기를 쓰거나 친구를 만나 고민을 털어놓으며 마음을 달랬다. 그러나 이제는 의사를 찾아가 상담한 뒤 진단을 받고 신경안정제나 항우울제 같은 약을 먹는다. 심각한 정신질환이 아닌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심란함이나 어쩌다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침이 없다 보니 결국 의료적 해법에 의존하게 된다. 버지니아대학 교수이자 주목받는 사회학자인 저자는 18세부터 63세 사이 마음의 고통에 시달리는 미국인 80명을 심층 인터뷰하여, 놀랄 정도로 널리 퍼진 정신 건강 문제와 관련한 약물 의존 현상을 진단하고 그 기저에 깔린 사회 변화의 경향성을 읽어낸다. 저자는 정신과 진단과 약물 처방을 받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는 현상에는 약물 남용보다 더 은밀하고 가늠하기 어려운 변화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로 사람들이 우울, 불안, 굴욕, 초조, 무료, 죄책감 등과 같은 정서적 고통과 일상의 신경증의 원인을 해석하고 그에 대처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고통의 원인을 심리적이며 사회적인 요인에서 찾고 정신요법을 하는 심리적 치료에서 벗어나, 신체적 요인에서 비롯된 생물학적 문제로 여기고 약물요법을 하는 의료적 치료로 대중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동향 조사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07년까지 정신 건강 문제로 약물치료를 받는 미국인의 수는 급증한 반면, 심리치료를 받는 미국인의 비율은 매년 3퍼센트를 간신히 넘는 수준을 유지했다(94쪽 참조). 이는 오늘의 미국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현상이지만 우리도 이미 나타나고 있거나 조만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마음의 고통을 감정 조절 호르몬의 부족으로 생기는 뇌의 문제로 보고 약으로 치유하려는 신경생물학적 관점이 사회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고 분석한다. 이런 현상은 유동적이고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현대사회의 심층적 경향을 반영한 것이자 맹목적 적응일 수 있다는 비판적 진단으로 연결한다. 자아에 대한 해석적이고 의미 있는 생각을 외면함으로써 우리는 영혼을 풍요롭게 하고 삶에 대한 중요한 진리를 배울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지그문트 바우만부터 리처드 세넷, 앤서니 기든스까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학자들의 이론을 인용하여 현대인의 자기 이해 상실과 그로 인한 감수성 위기를 경고한다. 수치심 불안 실망감은 어떨 때 일어나는지, 타인과 사회와의 관계에 문제는 없는지, 어떻게 해서 흐트러졌는지 돌아봄으로써 자신에 대한 앎으로 이끄는 성찰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타인의 기대에 맞추고, 사회적 기준에 신경 쓰며, 규범에 충실하기 위해 애쓰는 세상에서 지금,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다.





목차
머리말

들어가며_ 마음의 불균형에 관하여
1장 성격적 결함이 아닌 화학적 결함
2장 우울증, 어쩌다 약에 의존하게 되었나
3장 마음의 아픔을 받아들이기
4장 다름을 거부하다
5장 실행 가능한 자아를 찾아서
6장 심리학 이후
나가며_ 영혼의 위기

감사의 말
책속으로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폭넓게 규정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이하 DSM) 진단 기준을 보지 않고, 환자와의 소통과 환자가 처한 환경에 대한 조사를 최소화한 채 어려움을 호소한 기록만 가지고 진단을 내린다. 정신 건강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역학 연구가 현재까지 밝혀낸 바는,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사례 가운데 겨우 절반만이 최소한의 진단 기준을 충족시켰다는 점이다. 이제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의사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전에 혹은 의사의 진단과 반대로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 진단을 내리며 의학 용어를 남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심각한 정신질환이 아닌 누구나 어쩌다 겪게 되는 정신적 고통이나 힘든 상황, 행동상의 어려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어떨까? 바로 그들이 내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었으며, 정신과적 진단과 처방을 받는 대표적인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경험 내용은 당연하다는 듯이 정신장애의 범주에는 들지 못했다. DSM에 따르면, 일반적인 스트레스 요인이나 상실, 사회적 일탈 행위, 개인과 사회 사이의 갈등에 대한 예상할 수 있는 반응은 정신장애가 아니다. 그러나 내가 인터뷰한 사람들을 보면 그들이 호소하는 어려움은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경험, 즉 ‘일상의 정신적 고통’을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_22쪽전반적으로 심리치료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감당하기 위한 스스로의 노력을 강조했다.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한계를 인정하거나 스스로를 돌보는 데 장애가 되거나 골칫거리가 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비록 그들 중 일부는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개인적 노력과 올바른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았으나 고통을 자기들 탓으로 여기진 않았지만 말이다. 그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방향을 바꾸어야 할지 그리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 반면에 의료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거의 모두 약을 복용했다. 여기에 속하는 이들은 대부분 심리치료나 상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리사와 달리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에서 이런 경험들을 많이 언급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긍정적이었던 약물복용 경험을 주로 언급했다. 그들은 약을 복용한 덕분에 예를 들어 감정 기복이나 불안감이 덜하고, 자신감과 활기 그리고 집중력이 높아지는 등 전반적으로 나아졌다고 했다. 결국 차이를 보였던 것은 약에 대한 태도에서였다. 특히 처음부터 약의 도움을 받기로 했던 사람들은 그것이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 반면, 다른 사람들은 약물복용에 대해 양가적 태도를 취했다. _68-69쪽사회통제에 대한 이런 문제의식은 1970년대 페미니즘의 주요 주제이기도 했다. 1963년에 출간된 『여성성의 신화』에서 베티 프리단은 여성의 예속화를 당연시했던 프로이트와 정신분석을 맹비난했다. 그 책이 나온 이후 케이트 밀릿의 『성의 정치학』(1970년), 필리스 체슬러의 베스트셀러 『여성과 광기』(1972년)를 필두로 프로이트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정신의학에 대한 과학적 요구가 꾸준히 이어졌다. 이와는 다른 각도에서 1970년대의 저명한 학자와 대중 저술가들은 정신분석을 공격하기도 했고, 1960년대에 대유행을 했으나 리처드 로젠의 유명한 책 제목을 따서 ‘사이코배블(psycho-babble)’로 전락한, 너도나도 다 하던 심리치료를 풍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피터 메더워는 1975년에 발행된 《뉴욕리뷰오브북스》에서 교조적인 정신분석 이론을 “20세기의 가장 거대한 지적 사기”라고 규정했다. _141-142쪽일부는 소비자 직접광고에 교육적 이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그런 광고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고 어떤 약을 쓰면 되는지 알 수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일부는 광고에 비판적이기도 했다. 광고로 인해 단순히 힘든 것과 정신질환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광고가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마거릿은 “예쁘고 멋진 사람을 등장시켜 그의 삶이 이 약 하나로 완전히 제자리를 잡았다”는 식으로 광고한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사람들은 광고가 부작용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제약 광고를 개인적 차원에서 받아들였다. 광고가 그들 자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조지아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보기엔, 자신들의 증상이 광고에서 말하는 증상과 똑같았다. 광고에서 제시한 우울증 체크리스트를 보니 자신들의 감정 상태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겪고 있는 바가 ‘저기 저렇게 쓰여 있었던’ 것이다. _187쪽사실 어떤 참가자도 문제를 도덕적 결함이냐 생물학적 결함이냐 하는 제로섬 이분법으로 바라보진 않았다. 특히 마음을 바꿨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두드러진 생물학에 대한 대안적 설명에 따르면, 그것은 도덕적 잘못이 아닌 정신사회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간주했다. 제대로 대응을 못 했거나 곤경을 이겨내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통의 원인을 지목하는 데 있어선 그것을 의도적 행동에서 찾거나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데서 찾지는 않았다. 규범적 기준이나 이상을 충족시킬 능력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선택으로 곤경에 빠진 것이라 보지 않았다.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이 주목한 바에 따르면, “규범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선한 의지)이 있는 것으론 부족하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규범을 따르기 위한 제어력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참가자들로선 그들의 고통이 선택 혹은 의도적 일탈로 인한 문제가 아니었다. 따라서 그들은 곤경을 단순히 말해 ‘도덕적 잘못’이라거나,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그들이 후회를 하거나 용서를 구해야 하는 어떤 일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는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_235-236쪽한편으론 각 개인에게는 심오한 ‘참된 자아’가 존재한다. 이 가장 내면적인. 자아는 우리의 욕망, 도덕적 감정, 성향 그리고 다른 여러 속성의 원천이며, 그것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것이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 참된 길로 인도하는 중요한 지침이다. 안으로 시선을 돌림으로써 우리는 자기 초월을 모색한다. 우리보다 위대하고 우리를 넘어선 그 어딘가, 즉 자연, 우주, 존재의 질서와 같은 것에서 우리의 자리를 찾아내고자 한다. 다른 한편으론 사회질서가 있다. 바깥세상은 사회의 ‘억지와 관습 그리고 가면과 위선’이 지배하고 왜곡된 거짓 자아의 영역이다. 그것은 그저 피상적이고 가공된 것이며 우리와 우리의 진정한 자아 사이에 놓여 있다. 이 장벽을 돌파한다는 것은 우리 안으로 눈을 돌리고 우리의 가장 깊은 감정과 만나며 그곳에 숨어있는 진실과 독창성에 심미적 표현을 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으로 시선을 돌린다는 것은 집중적 자기 성찰과 솔직한 자기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철학자 찰스 귀뇽의 말을 빌자면, 그것은 ‘참된 자기 지식을 얻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것은 우리가 이런 자기 지식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행위에서 우리의 참된 자아를 표현하고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_315-316쪽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유전학과 신경과학의 여러 책을 보면, 그것들은 마음과 영혼이라는 것에 반대하는 활발한 논쟁의 맥락 속에서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한다. 그런 책들은 마음의 문제를 뇌의 문제로 환원하고 인간적 특질, 가령 이성, 사유, 도덕 관념과 같은 것을 좀 더 근본적인 자연의 메커니즘과 과정, 가령 유전자, 호르몬, 뉴런의 부수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낡은 심신 이론의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 책들 가운데 하나에 따르면, “인류에겐 전통적으로 받아들였던 마음, 영혼, 자유의지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도, 여분의 역량도 없다.” 의식, 의도성 그리고 우리의 주관성이 가지고 있는 모든 유사한 특징은 사실상 뇌에 의해 구성되어 세상에 투사된 뇌의 기능일 뿐이다. (…)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상의 생각과 감정과 행동은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경우 의식이나 의지적 통제 밖에서 작동하는 반사적 뇌 작용의 통제를 받는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것들 가운데 우리가 자기 성찰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우리가 그것에 대해 반성하고 해석하고 이해할 수 없는 힘들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이방인이 된다. _378-380쪽우리 자신에 대한 보다 더 풍부하고 정확한 이해를 향해 나아가는 것엔 시간적 요소(우리의 기억과 역사)와 사회적 관행(오늘날의 우리가 있도록 만들어준) 그리고 대화적 관계(내적 대화를 통한 우리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공동체와 전통과의 관계)가 수반된다. 이런 관점에서 자기 퇴고는 진행형의 윤리적 활동이며, 자신을 명료하게 보고 나는 누구인지 그리고 나를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를 온전히 파악하며, 또한 우리가 살아가며 의지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온전히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런 식의 퇴고는 사회성과 다른 이들과의 연대성을 키워나갈 기반을 제공해줄 수 있다. 좀 더 풍부하고 정확한 이해를 향해 나아가는 것엔 고군분투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도움이 수반되고 우리의 과거 사실에 대한 해석을 돌아보는 작업이 수반된다. 거기엔 우리의 행위와 생각과 감정을 성찰하는 일이 요구된다. 우?
출판사 서평
“도덕적 결함이나, 생물학적 결함이냐?”
일상의 아픔, 약물치료 그리고 힘겨운 추스름의 역사마음을 진정시키고 기운을 북돋아 주는 약물복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런 현상의 기원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후 미국 사회에선 정신 건강 문제의 기원을 심리적이며 사회적인 요인에서 찾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이 득세했다. 이와 함께 신경안정제, 각성제, 항우울제 같은 새로운 종류의 정신질환 약물이 출시되어 의료계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그 영향으로 정신요법의 시술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신경증 증상과 정서적 고통을 비롯해 일상의 매우 사사로운 문제까지 의사의 진료 대상에 포함되었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정신요법과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 건수는 급증했고, 1960년대 말 미국 성인의 향정신성의약품 사용 비율은 오늘날의 그것에 육박했다.
정신 건강 문제에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게 되면서 정신질환의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것과 동시에 정신약리학이 활기를 되찾았다. 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나 약리작용을 주제로 한 대규모 학제 간 연구가 시작되었다. 생물학적 관점을 지지하는 정신과 의사들은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모노아민이 부족하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매우 파격적인 가설을 제창했다. 뇌의 신경화학적 불균형이 우울증을 초래한다는 이 가설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며 정신의학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후 1980년대 후반에 세로토닌만을 선택적으로 강화하는 새로운 항우울제인 플루옥세틴(프로작)이 탄생하면서 정신 건강 문제는 신경생물학적인 요인에서 비롯되었다는 믿음이 더욱더 깊어졌다.
이런 변화는 의사를 비롯해 의료계 종사자들이 환자의 정서적, 행위적, 인지적 문제를 치료하고 상담할 때 사용하는 용어도 크게 바꿔놓았다. 자아와 정체성에 관한 내적이고 질적인 1인칭 일상어 기반의 상담은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를 정신질환에 관한 기계적이고 기술적인 3인칭 과학어가 대체했다. 사람들은 신경생물학적 관점에 따라 일상의 신경증이나 정서적 고통을 자아나 인성과 관련된 성격적 결함이 아닌 뇌의 문제에서 비롯된 화학적 결함으로 인식하게 되었다.“약효는 해석의 미학”
약이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의 생리적 효과가 사람마다 차이가 크고 두루뭉술하다고 말해왔다. 인터뷰 참가자들의 경우에도 항우울제가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전혀 듣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는 듣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 다른 약과 함께 복용했을 때 효과를 봤다는 사람도 있었다. 저자는 약을 복용하여 생기는 변화에 관한 이야기는 환자에게 있어 약이 갖는 의미가 단순히 약의 생화학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사람들이 약의 의미와 효과를 평가하는 과정에는 개인이나 전문가 차원의 믿음과 기대에서부터 의사와 환자의 관계, 주변 사회 환경, 치료 여건 등 상호작용을 하는 여러 맥락 요소가 관련돼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참가자들의 경우 약의 의미와 효과에 관한 생각을 나눌 때 무엇보다 가족과 친구 그리고 주변의 신뢰할 만한 사람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특정한 영향의 이면에는 사회 속에서 회자하는 광범위한 희망과 신념들이 존재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약의 경우 사람들은 특정한 종류나 브랜드의 약에 강력한 믿음을 보인다. 예를 들어 신경안정제, 각성제, 항우울제의 경우 인터뷰 참가자들은 복용하기 훨씬 전부터 약효에 대한 정보를 접했거나 그 약들을 먹고 효과를 본 사람들을 알고 있었다. 저자는 약이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약효에 대한 이런 믿음이 신경생물학적 관점의 한 요소라고 말한다. 인터뷰 참가자들의 경우 약을 복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조차 약효에 대한 그런 믿음을 가졌고, 일부에선 부작용에 대한 대중적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강력한 지지를 보였다. 저자는 약이 가진 이런 사회적 명성이 약에 대해 사람들이 부여하는 의미를 조건화한다고 강조한다. 약이라는 대상에 대해서도, 약을 복용한 경험에 대해서도 그렇다.
인터뷰 참가자들을 보면 약의 의미와 효과에 대한 평가는 자신들이 처한 곤경과 그 해결책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다시 말해 곤경과 약효에 대한 개념 정의는 서로 얽히고설켜 있다. 심리치료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개개인의 노력이 중심이고 약은 이런 노력을 보조한다는 식이다. 반면에 의료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약물 효과가 중심이다. 고통을 겪는 사람은 신체적 오작동의 숙주이지 문제의 원천이거나 해결의 주체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약이 존재와 관련된 규범에 맞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기본적인 테크놀로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의견들을 종합할 때 신경생물학적 관점은 고통을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책을 상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과학적 권위의 뒷받침을 받고 있으며 약물치료로 인해 억압된 상태가 완화되었다는 신경생물학적 설명 덕분에 사람들은 스스로 지운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더는 유별나거나 혼자 꿍한 상태로 있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유동적이고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액체 사회가 우리의 마음을 가볍고 얕게 만든다저자는 자아를 지배하는 규범은 하나의 ‘체제’라고 말한다. 자아를 지배하는 규범은 자기와의 관계를 다스리기 위한 중요한 문화적 제도일 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약속된 가치의 양식이나 꾸러미다. 사회적, 기술적 변화가 우리 자신에 관한 생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때로 우리를 곤경에 빠뜨리고 우리가 그것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도 한몫한다.
우리는 어느덧 ‘액체 문명’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이 말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이 불확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여 예측 불가능한 현대사회를 가리켜 표현한 은유다. 생산과 소비의 근본적 변화, 일과 가정의 재구조화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와 전자 기술의 확산은 사회이론가들이 규정한 주요한 변화들 가운데 일부다. 즉 그것들은 유동적이고 다원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사회 환경을 만들어내고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세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광범위한 사회 기술의 변화는 우리 삶의 많은 영역을 불안정하게 했고 시간과 공간의 관계를 바꾸었다. 계획적이고 합리적이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사회구조는 불안정해지거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저자는 바우만과 사회학자 리처드 세넷의 이론을 인용해 사회적 다원화와 불안정성이 개인의 가치관과 가치체계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예를 들어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하고 계획하고 행동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즉각적인 성향의 단기 프로젝트와 일회성 기획으로 대체된다. 그뿐 아니라 사회 기술의 변화와 함께 일상생활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금 우리는 같은 시간을 쏟아부으며 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뿐만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이런 사회적 조건들이 우리의 삶, 능력, 지향성, 관계 등과 관련해 행위의 중추로서 자아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진단한다. 하나의 감수성으로서 타인의 기대에 맞추고, 사회적 기준에 신경 쓰며, 규범에 충실한 삶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며 개인화되고 매개화된 세상에서 개인적 위험도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한층 커졌다. 이런 새로운 세계에는 여러 가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자신감을 무색하게 하고, 불만을 낳고, 불안과 위험을 고조시키고, 인정에 대한 갈망을 키우며, 지속적인 불완전함과 고립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들은 인터뷰 참가자들이 자신들의 곤경에 관해 기술한 내용과 일치한다. 저자는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조건들에 의해 조성된 감성과 자아 개념은 신경생물학적 관점이 가진 특징과 일치한다고 설파한다. 신경생물학적 관점이 설득력 있는 것은 그것이 사회조직과 우리 시대의 대의가 부추기는 하나의 감수성이기 때문이다.생각과 감정을 화학물질의 소산으로 여기는 행위가
마음의 고통을 키운다감정을 경험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져다주고 우리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할 기반을 마련해주는 상황을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물론 우리가 상황을 평가하는 방식이 잘못되었거나 부적절한 것일 수 있다. 우리의 감정과 상황에 대한 이해가 서로 따로 놀 수도 있고, 우리 자신에게 엉뚱한 규범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감정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가정은 반성의 과정이 필요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나서 우리는 상황이 의미하는 바의 성격을 정확히 규정하기 위해 이전의 해석을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것으로 보고 그것을 거부할 수 있다. 새로운 해석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저자는 인터뷰 참가자들에게 있어 내성적이거나 대화적인 반성이란 신경생물학적 해석이 축소하거나 걷어내는 바로 그것이라 말한다. 감정을 목적이 없는 것으로, 제멋대로 구는 화학물질의 소산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더 깊이 반성하고 이해하고 파고드는 행위를 무력화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뒤따라 나왔을지도 모를 자아와 환경에 대한 재평가를 완전히 종식시킨다. 또한 신경생물학적 관점은 다른 평가 틀을 차단하거나 원천 봉쇄한다. 그것은 실존적 질문을 기술적 질문으로 바꿔버림으로써 내적 삶을 전제로 한 관점과 치료법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뿐만 아니라 일상의 모든 의미 조성을 검열하게 된다. 비합리적이고 알쏭달쏭한 생각, 행위, 감정은 믿음, 욕망, 희망, 두려움같이 일상을 설명하는 언어로는 더 이상 인지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신경생물학적 관점은 생각하는 과정에서 따르는 고통의 의미를, 더 나아가 가치라는 것을 박탈한다. 특히 의료적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의 몸부림에서 어떤 의미나 목적을 찾을 수도 없었고, 존재 규범과 상충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어떤 가치를 부여할 만한 것도 찾을 수 없었다.
저자는 신경생물학적 상상으로 이동하는 현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호소가 있고, 약속하는 바가 있다고 설명한다. 그것은 오늘날 우리 삶과 여러 면에서 어울리고, 다양한 맥락에서 가장 고상한 태도이자 가장 모범이 되는 처신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존재의 규범이 그 자체로 더할 나위 없어 보이는 까닭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가 어떻게 고통으로 이어지는지 알 도리가 없다. 저자는 신경생물학적 관점은 우리로 하여금 고통의 사회적 차원을 보지 못하도록 만든다고 역설한다.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것의 본질을 침묵하게 하며 암암리에 우리의 도덕적 자유와 만족스러운 삶에서 자기 인식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약화시킨다. 인간을 바라보는 개인주의적이고 기계적인 관점은 우리의 영혼을 더욱 궁핍하게 만든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마음이 병이 될 때
저자 조지프 데이비스
출판사 머스트리드북
출간일 2020-10-16
ISBN 9791197022722 (1197022724)
쪽수 456
사이즈 141 * 215 * 27 mm /58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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