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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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적 문명과 거버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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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영서 (엮음) , 하남석 , 박우 , 조영남 , 앤드루 류 , 셰마오쑹 , 야오양 , 쉬지린 , 친후이 , 원톄쥔 , 주윈한 , 정융녠 , 쉬주주
  • 책과함께
  • 2021-04-23
  • 9791191432053 (11914320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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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대안적 문명과 거버넌스
책 상세소개


전 세계인이 힘겹게 감당하는 고난과 혼란의 팬데믹 시기에 중국은 새삼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처음 보고된 장소가 중국의 도시라서만은 아니다. 중국식 방역 방식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가 방역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둘러싼 것이다. 이 쟁점은 세계적으로 반중감정이 확산되는 가운데 불거져 한층 더 논란을 부채질했다. 그리고 중국 문제는 각국의 발전전략과 연관된 것이기에 내부 정치 논쟁의 쏘시개로 작용한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점점 더 분열적 쟁점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거니와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님을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실에서 중국의 방역 방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이 책을 펴내는 취지이다. 이에 비춰 우리 사회 또한 편견 없는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목차
책을 펴내며

총론: 거버넌스의 새 틀과 대안문명의 길 (백영서)
1. 지금 왜 이 책을?
2. 중국의 대응을 보는 외부 시각
3. 중국의 대응을 보는 내부 시각
4. 지금이야말로 상호 학습과 상호 성찰의 때

1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밖에서 본 중국
1장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정치사회적 함의 (하남석)
1. 중국의 체르노빌 모먼트?
2. 역병에 대처하는 중국의 전통과 당-국가 체제의 유산
3. 2003년 사스의 경험과 2020년 코로나19의 대처
4. 코로나19 사태 초기 중국 민간사회의 반응
5. 중국 방역모델의 빛과 그림자
6. 중국의 방역모델에 남겨진 문제들

2장 코로나19, 사회 통제, 그리고 방역 정치 (박우)
1. 원인 불명의 폐렴과 역병 정보의 통제
2. 역병의 확산과 이동의 통제
3. 국가 방역과 감염자 확산세의 ‘통제’
4. 희생자 추모
5. 사회 거버넌스와 외교가 직면한 도전들
6. 국가(공산당)-사회(인민) 관계

3장 중국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했나? (조영남)
1. 중국의 코로나19 통제 성공의 배경
2. 코로나19 중앙 지휘기구의 구성과 활동
3. 정책 선전과 여론 선도
4.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평가

4장 ‘중국 바이러스’, 그리고 세계시장 (앤드루 류)
1. ‘우한 바이러스’?
2. 시장 바이러스
3. 가치 바이러스
4. 민족주의 바이러스?

2부 어떻게 헤쳐갈 것인가?: 안에서 본 중국
5장 거국체제 방역의 정치학 (셰마오쑹)
1. 치우치지 않고 올바르게 본다는 것
2. 신속히 전시 상황으로 진입하는 거국체제
3. 농업문명, 공업문명과 디지털문명의 거국체제
4. 방역의 기술, 조직, 지도자
5. 중국의 ‘일시동인’과 서방의 ‘적자생존’

6장 탈중국화와 중국의 대응 (야오양)
1. 경제관계가 단절될 것인가
2. 신냉전의 시작
3. 중국의 대응
4. 중국의 새로운 서사

7장 국가별 방역모델 비교, 그리고 전지구화 2.0 시대 (쉬지린)
1. 방역의 세 가지 모델
2. 방역모델의 정치적·문화적 배경
3. 전지구화 2.0 시대

8장 전염병 이후의 전지구화: 코로나19 사태와 ‘제도’의 문제 (친후이)
1. 민주의 약점: 방역 상황이 반전된 배경
2. 권리, 옳음과 좋음: 인권의 정의 및 인권 ‘정지’의 정당성 문제
3. ‘높은 인권’이 인간의 ‘생존’을 위협할 때: ‘타이타닉호 사건’ 분석
4. ‘독재’와 ‘전제’의 역사적 검토
5. 긴급사태의 두 가지 유형: 방역은 전쟁과 다르다
6. 민주와 전제: 방역 경험의 장기적 영향

9장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화 위기와 ‘중국방안’ (원톄쥔)
1. 세계화의 3단계
2. 세계화 발전에서 중국의 위상 변화
3. 중국의 세계화 위기 대응전략의 전환

10장 코로나 위기 이후 가속화될 인류사 4중 추세 (주윈한)
1. 100년 만의 대봉쇄
2. 세계화의 전망에 대한 비관적 예측
3. 코로나19 팬데믹의 역사적 맥락
4, 대봉쇄 이후의 세계화에 대한 전망
5. 세계화를 거스르는 제약 요인
6. 2020년의 결정적 대선

11장 초지구화와 인도주의의 위기 (정융녠)
1. 서방 국가의 문제를 폭로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2. 경제와 사회의 분리
3. 지구화의 이익과 폐단

12장 관점에서 본 공중보건 위기상황과 제도 최적화 (쉬주주)
1.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제기되는 젠더 문제
2. 공중보건 위기상황 가운데 집단생태적 지위의 모습
3. 공중보건 위기상황에서 젠더생태 의제에 대한 고찰과 제도 최적화
책속으로
총론: 거버넌스의 새 틀과 대안문명의 길, 31쪽
필자는 중국의 지난 100년의 변혁의 역사를 ‘민(民)의 결집과 자치의 경험’이란 주선율로 파악해본 바 있다. 중국인들이 이 경험을 계승한 거버넌스의 개편, 곧 사회적 소수자(특히 여성과 소수민족 등)를 포함한 인민 참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나라 다스리기’의 새 틀과 대안적 문명담론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들이 자신들의 역사로부터 (그리고 방역 과정에서 겪은 현실 경험으로부터) 무엇을 학습하며 혁신해갈지는 그들의 몫이지만, 중국을 단순히 혐오·멸시 감정에 휘둘려 보지 않고 그들이 변화하는 역사 속에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며, 그에 비춰 우리를 성찰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이다.1장 중국의 코로나19 대응과 정치사회적 함의, 55쪽
이러한 중국의 방역모델이 바람직한 것인가, 혹은 향후 지속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뒤따른다. 다른 나라들이 중국의 방역모델을 따라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국가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방식을 쉽게 사회에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전히 중국에서는 방역 자체의 성과만이 결과론적으로 강조되지만 그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침해나 정보의 통제와 검열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은 숙의가 필요하다.2장 코로나19, 사회 통제, 그리고 방역 정치, 74쪽
급격하게 들이닥친 코로나19는 권위주의 거버넌스가 대중의 기대에 많이 못 미친다는 것과 국제사회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징은 내치와 외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권위주의 강화라는 가장 익숙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었다. 이 선택이 (사회의 입장에서) 어떤 또 다른 문제를 파생할지, (정권의 입장에서) 사회 통제의 방법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역병에 대한 ‘성공적’ 통제가 권위주의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못지않게 역병의 초기 확산이 권위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3장 중국은 코로나19에 어떻게 대응했나?, 97~98쪽
중국의 ‘최종 통제 성공’을 과장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중국 방역이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니, 타국이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니 하는 주장 말이다. 우리는 중국이 ‘최종 통제 성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적 및 물적 대가를 지불했는지를 정확히 모르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가 제대로 된 통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숫자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처럼 객관적인 사실 자체를 정확이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역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종 통제 성공’에 대한 평가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4장 ‘중국 바이러스’, 그리고 세계시장, 124~125쪽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 정도까지 확산될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시장의 역할과 분리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금 강조할 필요가 있다. 감염의 위험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은 매일의 생존을 위해 시장에 가장 친밀하게 의존하는 사람들이다. 또한, 중국(시애틀, 서울, 곰)과의 여행 및 무역의 중심점을 지도상에 표시해보면, 바이러스의 발생으로 처음 타격을 입은 장소와 팬데믹의 지속적 확산을 매개한 장소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5장 거국체제 방역의 정치학, 133쪽
중국과 서방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 차이는 “모두에게 동등하게 대우하다(一視同仁)”와 “환경에 가장 적합한 것이 살아남는다(適者生存)”이다. 중국에서 ‘감탄해 마지않는’ 것은 모든 환자들이 ‘받아야 할 치료를 받’는 ‘일시동인’의 ‘지극한 선함(至善)’에 있다. 중국에서 치료를 받은 자는 노소를 불문했다. … 서방의 ‘감탄해 마지않는’ 면은 ‘집단면역’으로, 그 배후에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있다. 서방이 전염병과 마주한 초기, 서방 정치 엘리트들은 집단면역론을 내세웠고, 유럽의 어떤 인사, 미국의 어떤 주지사는 노인들이 스스로 치료를 포기하기를 주장하기도 했다.6장 탈중국화와 중국의 대응, 172~173쪽
과연 국제정치경제에서 ‘탈중국화’가 발생할 것인가?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기술, 지정학, 이념 영역에서의 신냉전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미중 양국이 완화 조치를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신냉전은 당사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따라서 미중 양국이 지혜와 용기를 발휘하여 신냉전을 막아야 한다.7장 국가별 방역모델 비교, 그리고 전지구화 2.0 시대, 204쪽
1980년대 시작된 전지구화는 트럼프 취임 이후 위기에 봉착했고, 그 정도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중 무역 분쟁을 등을 거치며 더욱 가중되었다. 그리고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번 전지구화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후 각국이 완전히 폐쇄주의나 보호무역으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는 일종의 ‘포스트 지구화 시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전지구화’는 이전의 글로벌 생산사슬 속에서 분업이 효율성 최대화 법칙을 따랐던 것과 달리, 이념과 국가안보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8장 전염병 이후의 전지구화: 코로나19 사태와 ‘제도’의 문제, 245쪽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인류의 정치제도와 관련해 많은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이 문제들은 중국과 서구 모두에게 매우 급박하고도 심각한 것이다. ‘낮은 인권의 우위’를 지닌 중국은 인권을 ‘정지’시키면서 방역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긴급사태의 조치가 일상화될 때, 평상시의 인권이 더욱 악화하는 것을 어떻게 방지할 것인가? 서구는 비상시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인권’을 어떠한 조정도 가하지 않고 계속 추구함으로써 큰 피해를 보았다. 그들은 민주제도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효율적으로 긴급사태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 또한 어떻게 적시에 비상시의 관리조치를 멈출 것인가?9장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화 위기와 ‘중국방안’, 260~261쪽
서구 산업자본의 과잉은 서구의 자유주의 국가들을 대규모 전쟁으로 이끌었다. 그렇다면 3대 자본이 모두 과잉인 오늘날, 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위기를 초래한 자본주의 방식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중국은 현재 전략적 조정을 하고 있고, 집단지도 체제 속에서 종국에는 생태문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과거 서구 주도의 자본주의 역사의 각 단계를 경험하지 못한 중국의 조정은 인류를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지 모른다.10장 코로나 위기 이후 가속화될 인류사 4중 추세, 291쪽
이 100년 만의 팬데믹은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의 이니셔티브가 시대 조류에 부합한다는 점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교훈은 전지구화 시대의 고도의 상호의존성과 대량의 다국적 유동성이 각국에 전에 없던 건강과 사회경제적 위험을 초래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오늘날의 글로벌 거버넌스 메커니즘과 공동체 의식이 경제세계화보다 심각하게 낙후되어 있다고 하는 점이다.11장 초지구화와 인도주의의 위기, 302쪽
유일한 방법은 전지구화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전지구화를 추진했던 선진국가가 바로 그 전지구화 때문에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하는 지금, 전지구화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왜 오늘 우리가 그렇게도 열렬히 전지구화의 미래에 대해 논쟁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이다. 이 논쟁이 어떠한 정책을 이끌어내는지에 상관없이, 분명한 것은 한 국가의 경제와 사회가 계속해서 분리된다면 대규모의 생명의 위기가 또 다시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12장 젠더 관점에서 본 공중보건 위기상황과 제도 최적화, 305쪽
경제활동이 갑작스럽게 중단되고, 사회발전이 지체되며, 위생건강 환경이 위협을 받고, 국민들의 생계에서 자원이 결핍되면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경제조건, 의료 돌봄, 사회보장 등의 방면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도시 봉쇄’, ‘국경 봉쇄’, 재택근무, ‘물리적 거리두기’ 등의 사회적 격리 조치는 효과적으로 바이러스 전파를 막고 전염병이 만연하지 않도록 억제시켜서 다른 나라에도 방역의 좋은 선례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개인들이 사회집단과 자원으로부터 동떨어지게 만드는 생존상황을 만들어서, 여성들이 가정폭력 등 위험을 당할 때 행동에 제한을 받는 곤경에 빠지게 하고, 폭력·침해·희롱 등 전형적인 성폭력 행위가 계속 증가하여 ‘2차 성폭력 바이러스’를 만들어냈다.
출판사 서평
전 세계인이 힘겹게 감당하는 고난과 혼란의 팬데믹 시기에 중국은 새삼 세계적 주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증상이 처음 보고된 장소가 중국의 도시라서만은 아니다. 중국식 방역 방식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즉, 권위주의적 정치 체제가 방역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를 둘러싼 것이다. 이 쟁점은 세계적으로 반중감정이 확산되는 가운데 불거져 한층 더 논란을 부채질했다. 그리고 중국 문제는 각국의 발전전략과 연관된 것이기에 내부 정치 논쟁의 쏘시개로 작용한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점점 더 분열적 쟁점으로 작용을 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거니와 우리 사회도 예외가 아님을 실감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현실에서 중국의 방역 방식을 깊이 있게 이해하자고 제안하는 것이 이 책을 펴내는 취지이다. 이에 비춰 우리 사회 또한 편견 없는 시각으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팬데믹 시대, 어떻게 평가하고 헤쳐갈 것인가오래 기간 한반도와 긴밀한 관계를 가져온 중국은 우리에게 ‘운명적 존재’이다. 그러니 중국의 방역 방식으로 쟁점화된 거버넌스와 문명 담론에 다른 누구보다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단순히 반중정서에 휘둘리지 않고 깊이 있게 접근할 때 비로소 우리는 중국의 현실을 실사구시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현실적 경험에 비춰 중국에서 이뤄지는 논의에 비평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준다. 바로 이것이 엮은이가 중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자주 듣는 질문을 바꿔, 중국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물어야 한다고 제의해온 이유이고, 비대칭적 양자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근거이다.
팬데믹 시대에 국가의 역할과 문명의 의미가 어디서나 뜨거운 쟁점이 된 국면에 대응해, 이 책에서는 가급적 다양한 스펙트럼의 시각을 보여주는 중국 안과 밖 필자의 글 12편을 거두었다. 이러한 시대에 중요한 건 국가의 개입에 개입하는 민주주의적 집단 주체성의 메커니즘이다. 달리 말하면 ‘더 좋은’ 민주주의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 민주적 집단의 주체성과 연대의 기제를 표현할 좀 더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중국과 한국 모두 서로가 터득한 경험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따져 묻는 비평적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 책을 엮은 목표는 바로 이 상호 학습과 성찰을 요청하기 위해서이다.중국의 대응을 바라보는 안팎의 시각중국을 바라보는 중국 밖의 시선에 영향이 큰 사유의 틀로서 먼저 동·서 문명 이분법이 크게 들린다. 오래된 이 프레임이 팬데믹 국면에서 여전히, 아니 더 노골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구미인들에게, 자신들이 ‘근대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이고, 동아시아는 ‘집단적이고 유교적인 권위주의의 사회’라는 패러다임의 위력은 여전하다. 이 패러다임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의 국면에서 동아시아인을 차별과 혐오의 대상으로 삼는 데 일조했다. 동아시아인을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언어적 폭력을 넘어 물리적 폭력조차 종종 묵인되는 상황이다. 한편, 바이러스가 구미 대응책의 허점을 폭로하여 세계가 충격을 받은 것에 대비되어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대응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면서 선진국 신화가 깨지고 있다.
중국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목소리가 있지만, 무엇보다 크게 들리는 것은 인민전쟁이란 사유의 틀이다. 인민전쟁을 강조하는 한 논객은 “서방의 다수 논평자들은 중국 방역과정을 ‘집권주의’의 공로로 돌릴 뿐 국가동원 체제하의 ‘인민전쟁’의 역량을 알아볼 길이 없다”고 비판한다. 인민전쟁은 집단방어·집단통제의 양상을 띠고, 중국의 개인이나 가정 또는 지역 기초단위부터 각급의 정부에 걸쳐 상하관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민전쟁은 20세기 전반기 중국공산당이 제국주의와 전쟁하던 시기에 발동된 바 있는데, 21세기에 방역으로 전면적 국가동원이 요청되자 또다시 그 역사기억을 되살려낸 것이다. 그에 호소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상하관통, 수평적 지원방식의 사회동원”을 추구한다. 이를 통해 국가체계가 관료주의와 형식주의의 누습에 빠질 위험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된다.격리하면 인권이 없고, 격리하지 않으면 인류가 없다하남석(1장)은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당국이 방역에 일차적으로 실패하면서 민심이 크게 악화되었지만 3월 이후로는 안정세를 찾았음에 주목한다. 구미 국가들이 위기에 빠지면서 중국 체제에 대한 비판의 태도는 약해지고 자신감이 오히려 회복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방역과 경제 부문에서의 상대적인 성공의 뒷면을 간과하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악화된 실업 문제나 지역적인 차별 문제 등에 대응해 어떻게 경제를 회복하고 민심을 회복할지를 중요한 과제로 주시한다.
우한에서 초기 방역의 실패와 그로 인한 희생의 진상을 생생하게 전하는 박우(2장)는 역병의 최종 통제가 권위주의의 덕이라고 한다면 역병의 초기 확산 또한 권위주의의 산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현재 내치와 외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권위주의의 강화(또는 복귀)라는 가장 익숙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선택이 어떤 또 다른 문제를 파생할지, 정권에 과연 효과적인 방법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조영남(3장)은 ‘최초 방역 실패와 최종 통제 성공’의 실상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중국 중앙정부는 2020년 1월 20일 코로나19에 대한 전면적인 대응을 결정한 이후 불과 2개월 만인 3월 20일 무렵 확진자 수를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국가 위기 상황에 직면하여 중국의 정치 체제가 갖고 있는 장점이 잘 발휘된 덕이다. 그렇지만 중국의 ‘최종 통제 성공’을 과장해서 그 방역 방식이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고, 다른 나라가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이라고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중국이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인적·물적 대가를 지불했는지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앤드루 류(4장)는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경로와 세계 상업중심지의 분포가 일치하는 사실에 주의를 환기시킨다. 특히 그 발상지인 우한이 중국근대사에서 교통의 허브로 명성을 누릴 정도였는데, 지금은 전지구적 자본주의의 연결망이 집중된 곳임을 알려준다. 그러니 실제는 ‘우한 바이러스’가 아니라 ‘글로벌 바이러스’라 불러야 옳다며 그 지구적 특성을 강조한다.포스트 팬데믹, 전지구화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미래셰마오쑹(5장)은 인민전쟁 프레임을 ‘신형 거국체제’로 규정하며, 중국과 서방의 방역을 비교정치학적 시각에서 분석하여 그 정당성을 설명하고, 나아가 그 문명론적 기반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장기 혁명을 겪은 풍부한 경험의 경로에 의존해 ‘신형 거국체제’를 수립해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거국체제의 연속이자 창신인 신형 거국체제의 특징은 시장경제와의 고도의 결합, 지구화와의 긴밀한 연계, 디지털문명과의 고도의 결합에 있다. 이에 힘입어 서방의 ‘적자생존’형 방역과 다른 ‘일시동인(一視同仁)’형 방역을 추진할 수 있었다.
셰마오쑹처럼 중국의 방역 방식을 정당화하지만 좀 더 유연하면서도 성찰적인 견해를 펴는 야오양(6장)은 먼저 탈중국 조류가 팬데믹 사태를 맞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중국 내부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일어날 정도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그렇지만 과연 세계가 탈중국, 곧 중국과 분리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경제 영역에서 가치사슬이 전지구적 규모로 긴밀히 작동하는 상황에서 중국의존도를 다소간 줄일 수는 있을지 몰라도 원천적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과 달리 중국의 방역모델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작지만 또렷이 들린다. 쉬지린(7장)은 국가별 방역모델을 중국형, 영국형, 동아시아형으로 나누고, 중국형과 동아시아형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하되, 중국형은 단기 쇼크요법으로는 효과가 크지만 지속적일 수 없다고 본다. 그러면서 한국·타이완·홍콩 등 동아시아모델을 높이 평가하고 특히 한국이 중국과 달리 사회생활이나 기업생산을 멈추게 하지 않고 통제한 가장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한다.
친후이(8장)는 방역대책을 ‘전시상태’나 ‘인민전쟁’으로 설명하는 주류적인 조류에 대해 한층 더 직접적으로 비판한다. 지금이 긴급 상황인 것은 맞으나, 이를 전쟁으로 비유하는 사유가 초래하는 위험에 대해 경고한다. 방역을 평가하는 유일한 표준은 ‘대가’, 곧 인명 손실의 정도인데, 일체의 대가를 무릅쓰고서도 방역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논법은 인명을 대가로 삼을 위험이 있는 황당한 논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지식인 가운데 드물게도 바로 초기 대응에서 실수하여 대유행을 초래한 것에 대한 일정한 도의적 책임이 있음을 인정하는 편이다.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기원했는지에 관계없이 전염병 사태는 중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밖에서 중국의 초기 실책을 비판하든 혹은 후반부에 보여준 성공을 칭찬하든 그것은 모두 그들의 권리이고, 성공 경험을 선택적으로 학습하더라도 그것 역시 그들의 권리라고 본다. 결국 문제의 관건은 제도 경쟁에 있다는 것이 그의 논지의 핵심이다.
원톄쥔(9장)은 이번 펜데믹이 중국에 거버넌스 능력의 커다란 시험일뿐만 아니라 중국의 발전모델과 문명에 대한 시험이라고 평가한다. 그에게 코로나19 위기가 의미하는 바는 문명사적으로 현대화에 대한 일종의 비평문을 작성케 한 것이다
주윈한(10장)은 세계경제가 지구화를 벗어날 수는 없으므로 약간의 조정이 이뤄질 터이니 가치사슬이 근거리 중심으로 재편되어 미국권, 유럽권, 동아시아권(아시아를 배후지로 삼은 한·중·일이 그 중심)으로 삼분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중국이 제조업 경쟁력과 산업공급체계를 가장 잘 갖추었기 때문에 여전히 지구화의 공급사슬에서 최대의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
정융녠(11장)은 지구화의 확산이 조성한 경제와 사회의 분리로 인해 서방의 복지기능이 약화되고, 국제적 노동분업으로 서방의 의료물자가 결핍되는 결과가 발생했음에 주목한다. 본래 1인 1표로 상징되는 서방의 선거제가 한 국가의 정치와 사회를 결합시켰으나, 지구화로 정부가 자본을 제약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처럼 국가의 경제와 사회가 계속 분리된다면 대규모 생명의 위기가 또다시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손 쓸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그는 우려한다.
쉬주주(12장)는 팬데믹 기간 젠더의 시각이 결여되어 초래한 여성의 피해와 역할을 방역·가정·지역주민코뮤니티·직업·개인·여론 영역에 걸쳐 개관하는 동시에 다층적 차원에서 제도와 정책을 비판적으로 보는 양성평등의 시각이 관철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요구한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
저자 백영서 (엮음) , 하남석 , 박우 , 조영남 , 앤드루 류 , 셰마오쑹 , 야오양 , 쉬지린 , 친후이 , 원톄쥔 , 주윈한 , 정융녠 , 쉬주주
출판사 책과함께
출간일 2021-04-23
ISBN 9791191432053 (119143205X)
쪽수 328
사이즈 154 * 225 * 23 mm /571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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