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인문·사회·자연과학 분야 연구자들의 학술 교류 및 협력, 제주도에 관련된 학문 분야의 연구 진작을 위해 설립된 (사)제주학회의 〈제주학 총서〉 창간호이다. 제주학회에서 반년간으로 발행하고 있는 학회지 《제주도연구》가 전문 연구 결과 중심의 발표의 장이라면, 〈제주학 총서〉는 제주학 관련 학문 분야 중 하나의 학문 영역을 중심으로 하여 좀 더 대중적인 학술 교양서를 지향하고 있다. 이번 창간호는 제주의 문화와 생활사의 기반으로 자리하고 있는 제주의 지리학을 중심으로 하여 10편의 글을 모았다. 인문 지리 분야와 자연 지리 분야의 전문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제주의 지리 환경에 대한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제주도민들의 생활사와 문화상을 살피며 연구의 장을 확장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제주학 연구에서 지리학의 역할’에서는 제주학 연구에서 지리 분야의 연구 성과와 과제를 다루고 있다. 2부 ‘역사 기록물이 전하는 제주도의 옛 지리 환경’에서는 조선시대 9진성을 중심으로 한 역사지리,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해양 문화를 살핀다. 3부 ‘오늘날 제주도의 자연 지리 환경’에서는 제주도의 기후 환경과 토지 피복 변화상, 한라산 아고산대의 주빙하 환경과 지형프로세스, 제주도 글로벌 지오파크의 지속가능발전 진단을 실었다. 4부 ‘오늘날 제주도의 인문 지리 환경’에서는 제주의 마을 어장, 한라산지 목축경관, 제주 밭담, 고 정의현성 등을 통해 지리 환경을 바탕으로 한 제주 문화를 다루고 있다. 제주학회는 〈제주학 총서〉 발간을 통해 앞으로도 제주학 연구의 기본 주제나 핵심 내용을 학문 분야별 또는 주요 주제별로 정리하는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책을 내면서 / 정광중
1부 제주학 연구에서 지리학의 역할
제주학 연구에서 지리 분야의 연구 성과와 과제 / 손명철
2부 역사 기록물이 전하는 제주도의 옛 지리 환경
조선시대 제주도 9진성의 역사지리 / 오상학
조선시대 제주도의 이상기후와 해양 문화 / 김오진
3부 오늘날 제주도의 자연 지리 환경
제주도의 기후 환경과 토지 피복 변화 / 최광용
한라산 아고산대의 주빙하 환경과 지형프로세스 / 김태호
제주도 글로벌 지오파크의 지속가능발전 진단 / 김범훈
4부 오늘날 제주도의 인문 지리 환경
제주의 마을 어장과 이시돌 목장 / 권상철
한라산지 목축경관의 이해 / 강만익
제주도 농업환경에 의한 밭담의 변화 모습과 주민들의 인식 / 강성기
제주도 고(古) 정의현성(旌義縣城)의 문화재 지정 가능성과 관광 활성화 방안 / 정광중
찾아보기t326

〈발간사〉(사)제주학회에서 ‘제주학 총서’에 대한 발간 계획을 세우고 논의한 지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간 나름대로 단계적인 과정을 밟으며 총서 발간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 19’ 사태를 접하면서 적극적으로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제주학회가 주관하고 지원하는 ‘제주학 총서’ 발간 작업은 제주학 연구의 기본 주제나 핵심 내용을 약 10여 년에 걸쳐 주요 학문 분야별로 또는 주요 주제별로 정리해 보자는 데 의의를 두고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제주학 총서’ 제1권의 주요 주제와 관련 학문 분야 그리고 방향성 등을 정하고자 임원회의를 개최하였지만,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의견을 수렴하기까지는 이르지 못하였다.
단지, 회의 석상에서 나온 여러 임원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총서 만들기는 시작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으나, 정작 시작해야 하는 주제나 분야, 일의 순서 등에 대해서는 어느 한 가지도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학회장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일단 학회장의 전공인 지리학 분야를 제주학회 ‘제주학 총서’ 시리즈의 시작점으로 정하여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제주도내 지리학 전공자(제주대학교 지리교육전공 교수, 지리학 관련 박사학위자 등)들과 회합을 갖고, ‘제주학 총서’에 담을 내용과 집필 참가자를 정하는 것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집필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제주학 총서’의 내용 체계와 구성을 중심으로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획기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역시 모든 일은 시작이 어렵다는 평범한 사실을 직시하면서, 아쉬운 대로 개별 집필자가 가장 자신 있는 원고를 정리하여 제출하고, 나중에 2∼4개의 유사한 주제를 바탕으로 ‘부별’ 및 ‘장별’ 구성을 하자는, 아주 단순한 논리로 정리 정돈해 갈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제주학회의 ‘제주학 총서’ 제1권은 다소 험난한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책이 출간되는 시점에서 개인적인 솔직한 심정은, 최초에 ‘제주학 총서’ 만들기를 자처했던 자신이 한탄스럽다는 것뿐이다. 그렇지만 작은 디딤돌 하나가 제주학회의 오랜 역사를 쌓아 가는 데 소중한 밀알이 될 것이라 여기며 위안을 삼고자 한다.
제주학회 ‘제주학 총서’ 제1권이 그나마 많은 시간을 초과하지 않고 출간될 수 있었던 것은 십시일반으로 도움을 준 10명의 집필자들 덕택이다. 모든 집필자가 짧은 시간 내에 새 원고를 쓰거나 기존 원고를 편집하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제때에 잘 마무리해 주었기에 나름대로 모양새를 갖추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일찍부터 서두르지 못한 학회장으로서의 자책감이 앞서지만, 집필자들께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0명의 집필자를 대표하여 궂은일을 맡아주신 최광용 교수의 노고에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사적으로 바쁜 일을 제쳐두고, ‘제주학 총서’의 구성 체계를 비롯한 원고 요청과 수합, 출판사와의 교섭 등을 깔끔하게 처리해 주셨다.
한그루 출판사의 김영훈 대표와 김지희 편집장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제주학 총서’의 출판이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흔쾌히 출판을 허락해주셨고, 더욱이 원고 수정을 포함한 크고 작은 주문에도 시종일관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보다 치밀한 과정을 거치지 못하였지만, 이제 제주학회 ‘제주학 총서’는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내년과 내후년으로 계속 이어질 ‘제주학 총서’ 시리즈를 염두에 두면서,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신 제주학회의 여러 회원들께도 깊은 애정의 마음을 담아 고마움을 전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