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 별밤서재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요약정보 및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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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병권
  • 천년의상상
  • 2019-10-28
  • 9791185811994 (118581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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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세소개
노동자의 임금은 어디로 갔는가, 누구에게 갔는가

자본가에게 고용될 때 노동자들은 ‘개인’입니다. 하지만 작업이 시작되면 하나의 결합된 노동력을 이룹니다. ‘전체노동자’라는 거인으로 변하지요. 개별 노동자들은 이 거인 노동자의 특수한 기관이 됩니다. 하지만 임금을 지급받아야 하는 때가 되면 ‘거인 노동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자본가 앞에 서 있는 것은 다시 왜소한 ‘개인 노동자’뿐입니다. 일은 ‘함께’ 했는데 ‘함께’는 사라지고 개인만 남습니다. 거인 노동자의 임금은 어디로 갔을까요.





목차
저자의 말-거인과 난쟁이

1 착취의 진보
?상대적 잉여가치 ?잉여가치를 늘리는 또 하나의 천재적 방법 ?경쟁의 강제법칙 ?추가 잉여가치 ?마르크스가 일일이 계산하는 이유 ?노동생산력 증대와 노동 단축은 별개 ?추가 잉여가치는 어디서 왔는가 ?강화된 노동 ?잉여노동은 기계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착취의 진보 ?더 문명화하고 더 세련된 착취

2 ‘함께’의 착취
?생산력을 높이는 두 가지 방법 ?작업방식과 기계의 변화 ?‘함께’의 효과 ①―평균노동의 실현 ?‘함께’의 효과 ②―생산수단의 절약 ?‘함께’의 효과 ③―추가 생산력의 창출 ?24개의 손을 가진 인간, 거인 노동자의 생산력 ?협업과 인간의 ‘유적 능력’ ?지휘자로서 자본가 ?위험한 진실 ?부르주아지가 원하지 않는 진실 ?‘함께’에 대한 배신 ?거인 노동자의 몫은 어디에? ?왕의 사업과 자본가의 사업

3 손이 된 인간-매뉴팩처의 노동자들
?매뉴팩처, 손으로 하는 일 ?매뉴팩처의 두 가지 기본 형태 ?부분노동자, 손이 된 인간 ?500개의 망치―생산성 증대의 비밀 ?살아 있는 메커니즘 ?노동의 등급화와 자본가가 얻는 이득

4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처 분업 그리고 자본주의
?매뉴팩처 시대의 학자 애덤 스미스 ?‘사회적 분업’의 두 가지 발생 형태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처의 분업 ?분업의 형태는 시대마다 다르다 ?자본의 부속물이 된 노동자 ?매뉴팩처 시대에 탄생한 학문 ①―산업보건학 ?매뉴팩처 시대에 탄생한 학문 ②―정치경제학 ?잉여가치 생산의 논리적 순서에 대한 오해 ?공장 밖을 서성이는 그림자

부록노트
I -도시와 농촌의 분리
II -마르크스의 인도론
III -아그리파의 우화
IV -과학적 관리법과 빨간 페터

책속으로
자본가에게 고용될 때 노동자들은 개인입니다. 서로에 대해 타인이지요. 하지만 작업이 시작되면 이들은 하나의 결합된 노동력을 이룹니다. ‘전체노동자’라는 거인으로 변하지요. 개별 노동자들은 이 거인 노동자의 특수한 기관이 됩니다. 거인 노동자의 수백 개의 손발 중 하나가 되어 내리치는 일만 하거나 자르는 일만 하거나 나르는 일만 합니다. 한 가지 작업에 특화된 ‘부분노동자’, ‘부분인간’이 되는 겁니다. 이 작업장에서 온전한 인격체는 거인 노동자뿐입니다. 그는 개별 노동자의 힘을 더한 것보다 더 큰 힘을 지녔고 작업속도도 빠릅니다. 당연히 수백 배나 많은 물건들을 만들어내지요. - 본문 6쪽마르크스가 생산력이 높은 노동을 ‘강화된 노동’이라 부른다는 것은 노동의 추가 투입이 있다고 보는 겁니다. 보통의 경우보다 몇 배 늘어난 노동이라는 거죠. 노동시간은 그대로지만 실제로는 일을 더한 것과 같습니다. 꼭 고급노동, 복잡노동에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단순노동의 경우에도 작업속도를 높이면, 그러니까 노동강도를 높이면 노동시간이 같아도 실제로는 더 많은 노동을 한 셈입니다. - 본문 54쪽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은 이런 유적 존재의 성격을 잃어버립니다. 인간은 개별적 한계를 넘어선 유적 존재이지만 자본주의에서는 이것이 개별적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 축소됩니다. 실천이든 이론이든 간에 자연과 관계하는 모든 행위가 먹고사는 문제로 축소되는 것이죠. 오로지 생존만 따지고 상품성만 따지고 돈만 따지지요. 굶주린 사람에게는 빵의 향기나 촉감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배고픔을 해소할 먹거리일 뿐이지요. 탐욕에 빠진 사람에게는 귀금속의 빛깔이나 물리적 속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재산을 불려줄 재물일 뿐이거든요. 이런 게 소외입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노동의 매우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바로 ‘유적 존재의 소외’라고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유적 존재’는 인간의 본질인데요. 그런 점에서 이것은 인간본질의 소외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 본문 80~81쪽그런데 자본주의에서 인간을 대신해 인간존재의 유적 성격을 표현하는 것이 있습니다. 온갖 사물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물이 있지요. 바로 화폐입니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화폐는 인간과 인간이 갈망하는 사물 사이에 놓여 있는 ‘뚜쟁이’입니다. 사물을 사랑하고 싶다면, 사물을 누리고 싶다면, 먼저 이 뚜쟁이를 통해야 합니다. 사물을 갖고 싶다면 우선 돈을 가져야 합니다. 인간은 힘이 없지만 돈은 힘이 있고, 인간은 무능하지만 돈은 전능합니다. - 본문 81쪽노동자들이 협업을 하면 추가 생산력이 나온다고 했는데요. 이는 말하자면 다수의 난쟁이 노동자들이 사라지고 한 사람의 거인 노동자가 출현하는 것입니다. 추가 생산력의 크기는 이 거인 노동자가 얼마나 온전한 형태로 출현하느냐, 즉 노동자들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결합하느냐에 좌우됩니다. - 본문 88~89쪽 자본가가 생산과정을 지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만약 줄다리기에서 깃발을 휘두르는 사람의 목적이 줄을 당기는 사람들로부터 힘을 최대한 빼내 가기 위해서라면 아주 이상하게 들릴 겁니다. 더 많은 힘을 발휘하게 하는 이유가 더 많은 힘을 뽑아 가려는 것이라고 한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자본주의에서는 이상한 말이 아닙니다. 능력을 발휘하는 주체가 능력을 빨리는 대상이기도 하니까요. 자본가가 노동자들로 하여금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이유는 노동자들로부터 능력을 최대한 뽑아 가기 위해서입니다. - 본문 92쪽이 신문이 로치데일 협동조합의 실험을 끔찍하게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혹시 자본가란 없어도 되는 존재, 생산에 불필요한 존재일지 모른다는, 자본가들로서는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진실이 드러났기 때문 아닐까요. 어쩌면 더 두려운 것은 자본가에 대한 진실이 아니라 노동자에 대한 진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그냥 시키는 일이나 겨우 해내는 가련한 노동자들이 사실은 생산과 유통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라는 것 말입니다. 협동조합이 보여주는 정말로 위험한 진실은 그게 아닐까요. 노동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깨닫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발 더 나아가 자신들을 통치자로 그린다면, 다시 말해 그들 자신의 거번먼트를 상상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이야말로 부르주아들로서는 끔찍한 일이겠지요. - 본문 99쪽 기업은 공동체이지만 공동체에 대한 배신이기도 합니다. 공장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곳이지만 ‘함께’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적어도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에서는 그렇습니다. 마르크스가 자본가적 지휘의 이중성이라는 말로 지적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지요. ‘함께’의 이유가 ‘착취’에 있는 한에서는 ‘함께’가 불가능합니다. 사회적 생산, 공동의 생산이 사적 소유를 위한 것인 한에서는 공동체가 성립할 수 없지요. 노동자들의 노동을 자본가가 구매한 상품의 소비과정으로 보는 한에서는 코뮨이 될 수 없습니다. 가축에게 사료를 주는 것과 동료와 빵을 나누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겁니다. - 본문 102~103쪽 이제 ‘독립’수공업자는 없습니다. 과거에는 독립수공업자였다고 해도 매뉴팩처로 들어가는 순간 더는 독립된 존재가 아닙니다. ‘부분노동자’라는 말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체 일의 한 부분을 떠맡는 노동자, 제품의 일부분을 생산하는 노동자라는 뜻이었겠지만 이제는 노동자 자신의 존재론적 축소를 나타내는 말이 되었다고 할까요. ‘부분노동자’란 ‘부분으로 존재하는’ 노동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부분인간’ 같다고 할까요. ‘부분노동자’는 온전한 노동자가 아닙니다. 그는 노동자라기보다는 노동자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본문 126쪽매뉴팩처는 상품교환이 매개하는 사회적 분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을 때 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본가가 다수의 노동자와 많은 생산수단을 동원해 상품생산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의 상품유통이 활발하다는 뜻입니다. 즉 상품교환이 매개하는 사회적 분업이 상당히 발전해 있는 거죠. 사실은 자본주의의 역사적 출현 자체가 그렇습니다. 마르크스의 말대로 “자본의 근대적 생활사”가 “16세기 세계무역과 세계시장의 형성”으로 시작된 겁니다. 상품의 생산과 유통이 어느 정도 발전한 후에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출현하는 거죠. - 본문 157쪽전체 공정을 여러 부분작업으로 나누고 노동자들을 평생 부분노동에 종사하는 부분노동자로 만드는 것, 전체 공정을 하나의 살아 있는 생산 메커니즘이 되게 하는 것. 이것은 노동형태만 보고 매뉴팩처의 작업장을 묘사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해서 이것이 한 시대의 지배적 생산형태가 되었는지를 말해주지 않습니다. 스미스라면 이렇게 말하겠지요. 매뉴팩처 분업은 분업의 발전 형태인데, 분업은 인간본성에 속한 교환 성향에서 나온 것이라고. 결국 인간본성으로 돌아가는 것인데요. 이것은 언젠가 말한 것처럼 역사가 아니라 형이상학입니다. - 본문 168쪽우리가 이번 책에서 다룬 매뉴팩처 시대는 노동일 연장이 한계에 봉착한 때가 아닙니다. 오히려 노동일이 한창 늘어나던 때였지요. 자본의 논리적 전개상으로는 ‘절대적 잉여가치’ 다음에 ‘상대적 잉여가치’가 오지만 역사적으로는 두 가지가 함께 나타납니다. 자본가는 노동일 연장을 통해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을 늘리면서 동시에 매뉴팩처 분업을 통해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도 늘리고 있었습니다. 상대적 잉여가치가 나타나면 절대적 잉여가치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지금도, 그리고 자본주의가 계속되는 한 앞으로도, 절대적 잉여가치는 존재할 겁니다. 우리 시리즈의 지난 책들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것처럼 자본의 논리적 전개 과정을 실제 역사의 전개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 본문 183쪽
출판사 서평
[북클럽 『자본』]이란?
천년의상상 출판사는 철학자 고병권이 ‘독자들과 함께’ 마르크스의 『자본』을 읽어나가는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그간 ‘난공불락의 텍스트’로 여겨지며 수많은 독자들을 중도 포기하게 만든, 그래서 늘 미련이 남는 책 마르크스의 『자본』을 철학자 고병권의 오프라인 강의와 더불어 제대로 읽어나가려는 기획입니다. 2018년 8월부터 2년여 동안 격월간으로 『자본』을 더 깊이 해석한 단행본이 먼저 출간되고, 책 출간 다음 달에는 오프라인 강의가 진행됩니다(이 강의는 온라인으로도 제공). 자세한 출간 일정은 책 속의 ‘일러두기’에 있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1. 자본가는 ‘천재적인’ 방법으로 잉여가치를 ‘계속’ 늘린다!
― ‘상대적 잉여가치’와 ‘특별 잉여가치’의 개념과 ‘착취’의 진보에 관하여 철학자 고병권과 함께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을 더 심도 있게 공부해보자는 취지에서 2년여 대장정으로 기획된 [북클럽『자본』] 시리즈가 이제 절반 능선을 넘어 고지를 향해 한 발짝 다가서며 그 일곱 번째 책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를 선보인다. 마르크스의 『자본』에 대한 평이한 리뷰를 넘어 ‘철학자 고병권’만의 대담하고 도발적인 분석을 담아내고 있는 이 시리즈의 7권(신간)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는 마르크스의 『자본』 제4편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의 제10~12장을 다룬다. 시리즈의 지난 6권(『공포의 집』, 2019년 6월 발간)에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개념을 소개했으며, 그 끄트머리에서 ‘자본이 맞닥뜨린 한계’를 언급했었다. 그때까지 자본가는 가치를 늘리기 위해 잉여노동을 확보해야 했고 그래서 ‘노동일’을 늘리는 방식을 썼는데, 이 방식은 물리학적?생물학적?정치적 한계가 뒤따랐다. 즉 ‘노동일’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도 24시간을 넘길 수 없다. 그렇다고 자본가가 노동자의 수를 마구 늘릴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는 인구학적 한계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가’와 ‘자본주의’는 포기하지 않는다. 사람을 계속해서 일하게 하고 잉여노동을 짜내는 데 자본주의만큼 천재적인 체제는 없다. 자본은 자기 앞에 닥친 이 같은 ‘한계들’ 속에서도 기어이 출구를 찾아낸다. ‘노동일’이나 ‘노동인구’를 늘리는 것 말고도 놀라운 방법이 있었던 것이다. 그 방법이란 바로 ‘상대적 잉여가치’를 늘려 ‘착취의 기술’ 자체를 고도화하며 ‘진보’시키는 것이다. 저자 고병권은 이 시리즈에서 종종 마르크스의 책 『자본』이 마치 ‘탐정소설’ 같다고 말하곤 했다. 밀실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탐정처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그런 궁지에서도 자신들의 목표와 욕심을 결국 채워나갔는지 그 천재적인 기술을 드러낸다. 고병권의 신간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1장에서는 ‘절대적 잉여가치’로 배를 불리던 자본가가 그 한계에 부닥치자 이번에는 ‘상대적 잉여가치’라는 기묘한 방법으로 ‘잉여가치율’을 높이는 자본가의 본질을 탐색한다. ‘상대적 잉여가치’를 늘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노동력의 가치(가격)를 떨어뜨리고 노동생산력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고병권에 따르면, 마르크스는 『자본』에서 노동생산력을 높이면 ‘비용’이 줄고 ‘이윤’이 올라간다는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그러기보다는 생산수단의 가치(불변자본)와 노동력의 가치(가변자본)를 일일이 구별하고 노동생산력의 상승이 결과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실제로 어떤 값을 변화시키는지 따진다. 그리고 여기에 입각해 ‘특별 잉여가치량’, 곧 자본가가 이른바 ‘노동생산력 증진’을 통해 얻게 되는 추가 잉여가치를 계산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가가 얻는 그 ‘추가 잉여가치’는 자본가의 ‘투자’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을 짜 넣는) 노동’에서 창출되는 것이다. 노동생산력이 증대하면 상품 1개의 판매가격에서 비용에 해당하는 부분이 줄어드는 것은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비용에 들어가는 항목이 모두 감소하는 게 아니고 그중 ‘노동력의 가치’에 해당하는 부분만 줄어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노동생산력이 올라갔다는 것은 사용하는 원료나 기계의 비용은 그대로인데 제품 1개당 들어가는 노동량만 줄어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노동력의 가치(=가격)를 그만큼 떨어뜨렸다는 의미다. 그러나 노동생산력이 증대한다고 해서 전체 노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며, 심지어 노동생산력 증대란 곧 노동강도의 강화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마르크스의 날카로운 진단이다. 결국 자본가는 ‘강화된 노동’ 덕분에 상대적 잉여가치(와 특별 잉여가치)를 얻어내는 것이라고 저자 고병권은 설명한다. 절대적 잉여가치와 상대적 잉여가치의 경우를 비교해볼까요. 처음에 잉여노동에 대한 자본의 갈망은 노동시간의 외연적(extensiv) 확장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이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이지요. 그런데 노동시간의 외연적 확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이번에는 내포적(intensiv) 강화를 꾀합니다. 이것이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입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잉여노동이 노동시간의 연장(Extensitat) 즉 ‘연장된 노동’의 형태를 취하고, 후자의 경우에는 노동시간의 강도(Intensitat) 즉 ‘강화된 노동’의 형태를 취하는 거죠. 이 두 가지는 자본주의에서 잉여노동에 대한 자본의 갈망이 표현되는 기본 형태입니다. 노동시간을 늘리거나 노동강도를 높이거나. 노동자 입장에서는 이것을 과로의 두 가지 기본 형태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과로란 ‘장시간 노동’이거나 ‘고강도 노동’입니다. - 본문 56쪽, [1장 착취의 진보] 2. 거인 노동자와 난쟁이 노동자들 그리고 자본주의
― 노동자는 ‘함께’ 일하지만 자본가는 노동자가 ‘함께’ 일한 값을 치르지 않는다자본가는 노동생산력을 증대함으로써 노동자의 가치(=가격)를 상대적으로 떨어뜨려 잉여가치(자본가의 표현으로는 ‘이윤’)를 얻는다. 그렇다면 노동생산력 증대를 위한 자본가의 구체적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 고병권은 이 책의 2장에서 그중 한 방법인 ‘협업’의 문제를 꼼꼼히 분석해준다. 마르크스의 통찰에 따르면, 협업 즉 노동자가 ‘함께’ 노동할 때 자본가가 얻는 효과는 세 가지다. 첫째는 평균노동의 실현이고 둘째는 생산수단의 절약이며 셋째는 추가 생산력의 창출이다. 근대의 매뉴팩처 노동자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 그들은 ‘함께’ 일한다. 자본가는 그저 다수의 노동자를 한곳에 모았을 뿐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숫자만 많아져도 달라지는 것이 있다. 한 명이 일하는 것과 열두 명이 일하는 것은 다르다. 어떤 ‘초과’ 내지 ‘잉여’가 거기서 발생한다. 노동력을 산술적으로 따지면 열두 명의 노동자는 노동자 한 명의 열두 배이지만, ‘함께’ 일하면 이런 식의 합산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리고 일정 규모 이상의 노동자가 모이면 이른바 ‘평균 노동자’라는 것이 존재하게 된다. 이 말은 공장이나 작업장 내에서 노동자들이 집단화되면 각 사람 특유의 차이나 우연적 편차가 해소되어 자본가가 전체 노동력을 보다 원활히 획득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자본가로서는 소수만 고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통제 불가능한 우연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다. 또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일하면 ‘실질적’으로도 자본가는 이익이 늘어난다. 우선 생산수단의 ‘절약’을 통한 이윤이 생긴다. 단지 많은 노동자들을 ‘함께’ 일하도록 시키기만 하면 ‘대상적 조건들’과 관련된 혁명이 일어나, 생산수단에 대한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노동자들을 한곳에 모으면 건물은 물론이고 용기, 기구 등을 함께 쓸 수 있다. 건물을 예로 들면, 어차피 임대료를 내야 한다면 한곳에 모여 일하도록 하는 것이 각각 건물을 구하는 경우보다 이득이다. ‘함께’의 효과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함께’ 일하면 작업을 더 잘게 쪼갤 수 있다(‘분업’의 효과). 똑같은 일이라도 작업을 더 작게 나누면 생산량이 늘어난다. 예컨대 높은 곳으로 벽돌을 나르는 일을 할 때 저마다 벽돌을 들고 나르는 것보다는 쭉 늘어선 뒤 한 사람이 곁의 사람에게 전달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한마디로 작업속도가 빨라진다. ‘함께’ 하는 노동은 이처럼 공간 축소의 효과를 냄으로써 자본가에게 이익을 선사한다.

마르크스와 그의 해석자인 고병권은 이렇게 ‘함께하는 노동자들’의 모습(“노동의 사회적 생산력”)에서 ‘거인 노동자’를 본다. 인간이 사회적 존재로서, 더불어 사는 존재로서 ‘함께’ 일할 때 발휘되는 놀라운 힘이 거기서 나온다는 지적이다.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에서 저자는 마르크스의 표현 중 ‘결합노동자’ 혹은 ‘전체노동자’라는 표현에 주목한다. 마르크스는 노동의 결합을 노동자들의 결합으로, 즉 노동자들의 합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았다. ‘결합노동’의 수행자로서 ‘거대한 결합노동자’를 상상하는 것으로, 단지 노동자들의 무리(복수형)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한 사람의 노동자’(단수형)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거인 한 명이 일하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철학자 고병권이 발견한 ‘거인 노동자’다. 『자본』 본문에서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함께’를 무상으로 취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근대사회의 이념에 따르면 자유와 평등의 주체는 개인입니다. 시장에서 자본가와 노동자는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납니다. 구매자인 자본가가 꺼내는 돈이 사유재산이듯이 판매자인 노동자가 내놓는 노동력도 개인적이고 개별적인 것입니다. 마르크스가 말하듯 100명의 노동자를 고용하는 자본가는 “단지 100명의 개별 노동력의 가치를 지불하는 것이지 100이라는 결합노동력의 가치를 지불하는 것은 아니”지요. - 본문 103쪽, [2장 ‘함께’의 착취]3. 자본의 부속물로 전락한 매뉴팩처 노동자들
―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처 분업 그리고 부분노동자고병권이 분석한 마르크스에 따르면 ‘매뉴팩처’는 두 가지 방식으로 발생한다. 하나는 서로 독립된 수공업 부문의 노동자들을 하나의 작업장에 모으는 방식(마르크스는 ‘마차 생산 매뉴팩처’를 그러한 예로 제시)이고, 또 다른 방식은 동일한 업종의 여러 수공업자를 한데 모은 경우(마르크스가 든 예는 ‘바늘 제조업’)다. 이 두 가지는 그대로 매뉴팩처의 두 가지 기본 형태가 되는데, 마르크스는 전자를 ‘이종적 매뉴팩처’, 후자를 ‘유기적 매뉴팩처’라고 부른다. 전자는 상호 독립된 작업으로 생산된 부품들을 조립해서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경우로, 부품들 자체가 준생산물이다. 하지만 후자는 부품이라는 것이 따로 없다. 그런데 둘 중 어떤 방식이든 간에 매뉴팩처는 기본적으로 ‘분업’에 기초한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분업의 방식이 자본가에게는 여러 가지 이점을 더해준다. 앞서 언급했듯 생산수단의 낭비를 줄일 수 있고, 원료와 부품의 이동거리가 줄어들기에 소요되는 노동력과 시간도 결과적으로 절약할 수 있다. 이런 이점을 간파해서인지,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자신의 책을 ‘분업’에서 시작하는데, 스미스의 그 주장을 요약하자면 인간의 교환 성향이 분업을 발전시켰고 분업은 인간의 재능과 생산력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 매뉴팩처가 인간의 교환 성향에서 필연적으로 발전해 나올 수밖에 없는 분업형태라는 것이 애덤 스미스의 주장이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묻는다. 정말 그런가? 자본주의사회의 매뉴팩처 분업이나 사회적 분업이 자연발생적 분업의 발전 형태일까? 또 자본주의사회에서 매뉴팩처의 분업이 과연 사회적 분업과 동일한 것일까? 마르크스는 스미스에 대해 이렇게 일갈한다. “그는 분업에 대해 단 하나의 새로운 명제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도 “분업을 강조했다는 점 때문에 매뉴팩처 시대를 총괄하는 정치경제학자로 불린다.” 신간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의 3장과 4장에 걸쳐, 저자 고병권은 스미스가 주장한 대로 매뉴팩처 분업이 곧 사회적 분업과 동일한 것일까 하는 문제를 분석·고찰한다. 애덤 스미스의 주장과 달리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처 분업’ 사이에는 너무나도 결정적인 차이가 있음을 그는 밝혀내면서, 아울러 자본가의 이중성을 논박해나간다. 매뉴팩처 분업이 탄생시킨 노동자의 실제 모습이 구체적으로 어떠한지, 매뉴팩처 분업을 통해 과연 노동자와 자본가 중 누구에게 더 큰 이득이 돌아갔는지, 누가 더 행복해졌는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근대의 매뉴팩처 분업이 난쟁이 노동자들을 얼마나 불구화했는지를 보여준다. 노동자들은 ‘함께’ 거인 노동자로서 일한다. 그 거인 노동자 덕분에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챙겼다. 그러나 임금을 지불할 때가 되면 자본가는 ‘거인 노동자’는 지우고 상처투성이 ‘난쟁이 노동자들’만 눈앞에 남긴다. 그 난쟁이 매뉴팩처 노동자들은 이제 노동수단이나 도구와 마찬가지로 그저 거인 노동자의 ‘손’으로만 존재하는 부분인간으로 자본가 앞에 서게 되며, 자신들이 확대한 잉여가치 가운데 대부분을 그들에게 빼앗긴다. 게다가 그들이 만들어놓은 분업 체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일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력자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들의 일터 바깥에서는 또 다른 검은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앞서 나는 ‘부분노동자’를 ‘부분적인 일을 하는 노동자’로 읽지 말고 ‘부분으로 존재하는 노동자’로 읽자고 했습니다. 일종의 ‘부분인간’이라고요. 부분노동자는 온전한 노동자가 아닙니다. 노동자의 실존에 큰 변화가 생긴 거죠. 처음 노동력을 판매할 때 노동자는 자본가와 대등한 인격체입니다. 온전한 인간이고 온전한 노동자이지요. 그런데 매뉴팩처에서 오래 일하고 나면 ‘부분노동자’가 됩니다. 특정 부분노동에 최적화된 사람이 되는 거죠.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능력은 배가됩니다. 하지만 자본가의 작업장에서 다른 노동자들과 특정한 배치를 이룰 때만 그렇지요. 그곳을 떠나면 어떻게 될까요. 평생 동안 바퀴만 조립해온 노동자를 떠올려봅시다. 그는 그 일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는 능력자입니다. 그런데 해고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는 갑자기 제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무능력자가 됩니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만들 수 없는 사람이지요. - 170쪽, [사회적 분업과 매뉴팩처 분업 그리고 자본주의]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거인으로 일하고 난쟁이로 지불받다
저자 고병권
출판사 천년의상상
출간일 2019-10-28
ISBN 9791185811994 (1185811990)
쪽수 236
사이즈 126 * 187 * 25 mm /30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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