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능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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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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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네스 밀러
  • 더난출판사
  • 2018-10-26
  • 9788984059467 (8984059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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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리는 어떻게 자유의지를 갖도록 진화했는가
책 상세소개


‘신을 믿는 진화론자’ 가톨릭 생물학 교수의 진화론, 창조론 공방에 대한 새로운 해석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질수록 세상은 더욱 경이롭고 아름답다!” ★ 스티븐 제이 굴드 상, 그레고어 멘델 메달 수상자 ★

목차
서문: 우리의 이야기
1장 숭고한 비전
2장 진화는 신기루인가
3장 우연과 경이로움
4장 모든 것을 설명하기
5장 영장류의 정신
6장 의식이라는 난제
7장 아이, 로봇
8장 중앙 무대에 선 인류
부록: 2번 염색체 융합 부위
감사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그 학생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만약 우리가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면… 왜 아직도 원숭이가 존재하는 거죠?” 그는 정중하면서도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극적 효과를 노리기 위해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갔다.
나도 맞받아 미소를 지어주었다. 청중 중에서 몇 명도 같이 웃었다. 웃은 사람들은 대부분 교수들이었다. 하지만 잠깐 웃음소리가 있은 후 대부분의 청중은 조용히 입을 닫고 귀를 곤두세웠다.
나는 그 질문에 대한 과학적인 답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그 학생에게 그 대답을 해줄까 생각했다. 진화론은 우리가 원숭이로부터 진화했다거나, 오늘날 살아 있는 어떤 다른 생명체로부터 진화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증거를 보면 우리는 원숭이뿐만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와 공통의 선조를 공유한다. 하지만 이 학생은 자기가 이 ‘진화론자’를 궁지에 몰아넣었다고 확신하고 있는 듯 보였기 때문에 조금 장난을 쳐볼까 싶어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원숭이’ 질문에 사용했던 반응을 써먹기로 했다.
“그 대답은 잠시 후에 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제가 질문을 하나 드리지요. 개신교는 어디서 왔을까요?”
“뭐라구요?” 그 학생이 중얼거리기는 했는데 거의 들리지는 않았다. 아직도 미소를 짓고는 있었지만 그 기세가 살짝 꺾였다.
“아니, 진지하게 하는 질문입니다. 개신교는 어디서 왔을까요?” 내가 다시 물어보았다. 그 학생이 망설이자 나는 살짝 도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마르틴 루터, 교회 정문에 붙여놓은 95개조 의견서, 종교개혁, 이런 내용들 알죠? 과제에 다 나왔던 거잖아요.”
“가톨릭에서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대답하면서도 내가 왜 그 질문을 던졌는지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때의 가톨릭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까?” 내가 대답했다. 이제야 그 학생은 내 말의 요지를 이해한 것 같았다. 강의실 안에 미소와 웃음이 퍼지는 것을 보면 청중도 이해한 것 같았다. “그 후로 기독교 교회는 두 개의 큰 가지로 나뉘었고, 그 둘을 오늘날에는 가톨릭과 개신교로 부르죠.” 나는 염치없이 종교의 역사를 이렇게 지나치게 단순화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는 듯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알아들었으니까.
“영장류의 진화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오늘날의 원숭이로 이어진 가지가 몇천만 년 전에 유인원으로 이어지는 가지와 갈라져 나왔고, 우리 인간도 그 유인원 중 하나죠.” 그 학생은 다시 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분명 내 대답에 실망한 눈치였다. 어쩌면 내가 대답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에 실망했는지도 모르겠다. (54-55쪽)이런 사고방식이 계속 이어지면 진화는 전적으로 자연의 힘, 생명체와 비생명체에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에 휘둘리는 것이 된다.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가 말했듯이 과학이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에 아무런 목적도 담겨 있지 않음”을 밝힌 것이라면 분명 진화 과정 자체에도 아무런 목적이 담겨 있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현대의 복잡하고 합리적인 세상에서 이런 진화적 관점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인간을 특별할 것이 전혀 없는 존재로 여긴다. 이런 사람들은 인간을 아무런 중요성도 없는 우주적 우연으로 여기고, 인간의 예술과 창조성은 자연선택이 만들어낸 무의미한 부산물로 묘사하고, 목적, 자아, 심지어는 의식까지도 아무런 의미 없는 화학적 환상에 불과한 것이라 여긴다. 요약하면 이들은 암울하게도 우리 인간이 만물의 숭고한 계획 안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관점을 받아들인다. 이런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들에 따르면 인간의 진화 이야기는 무의미한 우연, 암울한 투쟁, 그리고 궁극의 허무로 점철된 이야기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이런 나쁜 소식에 귀를 닫고 싶었던 것도 당연하다. (10-11쪽)우리는 동물계에서 인간의 위치가 아주 높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영장류는 무성하게 자라난 거목의 한 작은 가지에 불과할 수도 있다. 역사적 측면에서 바라보면 인간이 등장한 것은 불과 최근의 일이다. 지구 위에 나중에 가서 덧붙여진 존재에 불과하다. 자연사 전체를 우리 종을 탄생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은 무모한 일이 될 것이다. 천문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주의 목적이 인간을 창조하는 것이라면 이 문제에 관한 한 우주는 민망할 정도로 비효율적이다. 그리고 우주의 추가적인 목적이 생명을 위한 비옥한 요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면 우리의 우주적 환경은 그것을 참 이상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지구 위의 생명은 35억 년 넘게 존재하는 동안 대재앙과 죽음, 파괴를 야기하는 자연재해에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받아왔다. 화산, 지진, 기후 변화, 쓰나미, 폭풍우, 특히 살인 소행성으로 인해 야기된 생태적 파괴로 인해 지금까지 이곳에 존재했던 모든 생물종 중 99.99퍼센트가 멸종하고 말았다. (40쪽)19세기에 어떤 사람들은 인간이 생명의 나무 꼭대기에 의기양양하게 올라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미술 작품을 통해 진화와 관련된 암울한 뉴스가 조금은 완화되는 느낌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림 중 하나가 1874년에 독일의 동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에 의해 그려져 그의 책 『인류의 기원(Anthropogenie)』에 등장했다. 헤켈의 그림은 인간이 생명의 사다리를 직선으로 올라가 생긴 결과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위치가 생명체의 최정상에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헤켈은 20세기와 21세기에 풍부하게 발견될 인류 이전 화석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 결과 그는 앞서서 린네가 시도했던 것처럼 인간(‘Menschen’)을 진화 다양성의 가장 높은 가지가 받쳐주는 성공과 지배의 위치에 올려놓았다생명의 나무를 헤켈이 정의한 방식으로 상상하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여전히 많겠지만 요즘에 그리는 그림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생물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종은 더 높고, 어떤 종은 낮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수다. 모든 현존 생물종은 똑같은 진화 과정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당신의 연필 끝에 묻어 있는 세균은 당신만큼이나 진화되어 있는 존재다. 물론 이 세균은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생활방식을 찾아낸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세균을 생명의 나무 바닥으로 끌어내리거나 우리를 그 정상으로 끌어올려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 그럼 점에서 보면 생명체들 사이의 진화적 상관관계를 강조해서 더욱 정확하게 이 나무를 그리면 다음과 같이 보일 것이다(그림 3-2).
이 현대판 생명의 가계도는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들의 단일 기원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구축됐다. 한 생명체가 가지치기를 거듭하며 외곽 가장자리에서 일련의 집단들을 형성했다는 개념이다. 여기서의 차이점은 생명의 나무 꼭대기를 차지하거나 바닥을 차지하는 현존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간은 포유류에 포함되어 있다(도표에서 화살표 부분). 이 도표를 더 자세히 그린다면 포유류 자체도 수십 개의 동등한 가지로 나뉘고, 그 각각의 가지들이 현존하는 단일 생명체를 대표하며 제일 외곽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어느 가지가 더 특별하다거나, 특권이 있다거나, 지배적이라거나,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라 여길 아무런 과학적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인간의 가지라 해도 말이다. (113-116쪽)최고의 희곡 중 하나인 『햄릿』에서 햄릿은 우리 종을 “이성에서 고귀하고”, “능력에서 무한한” 존재이며 한낱 동물이 아니라 “세상의 아름다움이며, 동물들의 귀감”이라 표현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이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는 인간이 한낱 먼지 덩어리로만 보이니, 이 먼지 덩어리의 전형(quintessence)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별것 아니었다. 덴마크의 왕자 햄릿에 따르면 기쁨을 주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물론 햄릿은 아주 일진 사나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거기서 더 안 좋아지려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그가 기분이 안 좋았던 것도 이해할 만하다.
내가 열정 없던 고등학생 시절에 『햄릿』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 ‘전형(quintessence)’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그 전에도 ‘quintessential(전형적인)’이라는 용어를 여러 번 들어봤기 때문이다. 우리 마을의 스너피즈(Snuffy’s)는 ‘전형적인’ 스테이크 집이었고, 미키 맨틀(Mickey Mantle)은 ‘전형적인’ 강타자였고, 메릴린 먼로는 ‘전형적인’ 영화 스타였다. 전형적인 사물은 그 종류에서 가장 순수하고 완벽한 본질(essence)이다. 전형적인 사람은 자신의 기술이나 재주에서 완벽함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햄릿이 말한 ‘전형’은 우리가 성경의 말을 빌면 먼지로부터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먼지로부터 나올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존재라는 의미일 것이라 추론했다. 하지만 훨씬 뒤늦게 나는 ‘quintessence(전형)’에 좀 더 미묘한 함축적 의미가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2년이나 라틴어를 공부하느라고 그 고생을 했으니 ‘quint’라는 접두사가 ‘다섯 번째(fifth)’를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음을 눈치 챘어야 했다. 따라서 이 단어의 의미는 ‘다섯 번째 본질(fifth essence)’이다. 고전적 서구 사상에서 물질계(physical world)는 네 가지 원소(element) 혹은 본질(essence)로 구성되어 있었다. 바로 불, 흙, 공기, 물이다. 하지만 정신의 본체(substance of mind), 존재의 영적 본질을 설명하려면 다섯 번째 요소가 필요했다. 한낱 물질에 불과한 네 가지 요소만으로는 인간의 본성이 갖고 있는 ‘무한한 능력’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
출판사 서평
인간은 진정 무의미한 생존 기계에 불과한가?진화론은 명실상부 현대인의 교양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생물학, 사회학, 언어학, 철학, 페미니즘, 심리학 등 거의 모든 분야가 다윈이라는 거인의 어깨를 밟고 올라서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진화론에 불안과 의구심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모두 멍청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들은 모두 종교적 도그마에 사로잡힌 무지한 창조론자들인가? 브라운대학의 생물학 교수인 케네스 밀러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 자신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지적 설계론’, 즉 이 거대하고 복잡한 우주가 어떤 지적인 존재에 의해 창조됐다는 이론의 허점을 지적하는 대중적 활동으로 유명하고, 미국의 수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생물학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한 밀러는 이 책 『인간의 본능』에서 왜 어떤 사람들은 진화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지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진화론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기지 않고 그들의 불안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해하려 노력한다.
오늘날 진화가 일부 사람들에게 불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간이 하등동물과 같은 기원을 공유한다는 사실 자체보다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다른 생물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게다가 예술, 윤리, 사회, 의식, 자유의지 같은 인간 본성이 단순히 진화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진화심리학의 주장은 일부 사람들에게 정서적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저자는 진화라는 객관적인 사실을 깊이 이해하면 할수록 유구한 진화의 역사 속에서 인류가 차지한 위치가 얼마나 숭고한지 깨닫게 된다고 역설한다. 진화의 법칙 속에는 우주에서 인간의 자리를 특별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아무리 봐도 없지만, 이 사실은 결코 인간의 삶을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과 종교가 우주와 우주 속 인간의 자리를 이해한다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함께 갈 수 있다는 저자의 신념과도 이어진다.
인류 진화의 역사를 다루는 책은 꽤 많지만 그 가운데서 ‘자유의지’이라는 인문학적 가치를 중심에 두고 서술하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저자가 생물학 교수인 동시에 가톨릭 신자이다 보니 진화를 인문주의적 방식으로 이해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인문학과 과학이 적절히 배합된 책 역시 흔치 않은데, 이 책은 과학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인문학적 레퍼런스가 풍부하다. 과거와 현대의 문학 작품, 철학 고전, 과학 명저 등을 고루 언급하는 박학다식과 치우침 없이 폭넓은 저자의 교양이 돋보인다.진화와 자유의지는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저자는 1장 ‘숭고한 비전’에서 인간의 자리를 정의해주던 이야기를 잃은 현대인이 느끼는 공포와 불안을 이야기하며 다윈의 『종의 기원』이 갖는 특별함을 언급한다. 저자가 『종의 기원』을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는 책 결론에서 드러나는, 다소 시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하는 다윈의 자연관 때문이다. 다윈은 각각의 생명체가 고유하게 창조된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선형적으로 진화해왔다는 사실에 일종의 ‘숭고함’을 부여한다. 자연의 유구한 역사 가운데 생명이 온갖 위기에도 끝없이 진화하고 생존하며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경이롭다. 또한 진화라는 단순하고 강력한 기제가 몇몇 개체로부터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자연의 복잡성을 추출해냈다는 사실은 일종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다윈이 진화론에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굳이 시적인 숭고함을 불어넣으려고 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다윈이 진화론의 설득력 여부를 떠나 적어도 사람들에게 진화론이 숭고하게 여겨지지는 않으리라 염려했던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단일한 자연법칙에 따라 존재하게 된 것이라면 인류를 짐승들로부터, 심지어 단세포 생물로부터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실제로 진화론에 대한 반감은 의외로 진화론 자체의 합리성과는 관련이 없는 편이다. 오히려 다윈이 염려한 대로, 진화론에 대한 반감은 인간 존재의 의미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에 가깝다. 예컨대 1925년 7월 21일 미국 테네시 주에서 있었던 소위 ‘원숭이 재판’은 지식과 합리성을 갖춘 진화론과 무지하고 미신적인 기독교 근본주의의 충돌로 묘사되곤 한다. (당시 과학 교사 존 스콥스는 진화론 교육을 금지한 테네시 주 법률을 어기고 학교에서 진화론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았다. 창조론과 진화론이 맞붙은 재판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사람들이 흔히 놓치는 점은 재판의 근거가 된 ‘버틀러 법’, 즉 공립학교에서는 ‘인간을 원숭이의 후손이라고 가르칠 수 없다’는 내용의 버틀러 법이 진화론 자체를 가르치는 걸 막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사실 『종의 기원』은 학교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도 상관이 없었다. 다윈이 그 책에서 ‘인간’의 기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틀러 법이 정말로 막고 싶었던 건 ‘인간’이 다른 온갖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생물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었다.진화론은 정말 ‘냉혹한 독트린’인가?진화론에 대한 현대인의 이 같은 불편함과 거부감은 신앙의 위기와도 직결되는데, 저자는 작가 이언 매큐언이 2005년에 발표한 소설 『토요일』을 통해 이를 비유적으로 설명한다. 『토요일』에 등장하는 매슈 아널드의 시 〈도버 해협〉은 현대과학으로 인한 신앙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저자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메릴린 로빈슨의 에세이집 『아담의 죽음』을 언급하며, 진화론을 ‘냉혹한 독트린’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상실감과 우려를 포착한다. 작가 로빈슨이 보기에, 우리가 그저 DNA의 운송수단에 불과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이루어지는 생존을 위한 투쟁의 산물에 불과하다면 모든 미술과 음악, 문화, 심지어는 과학마저도 아무런 의미나 가치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 로빈슨은 이렇게 말한다. “현대 사상이 아담의 죽음을 선언했을 때 얼마나 많은 것이 파괴됐는지는 한번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진화론이 우리의 행동이 이미 정해져 있다거나, 우리에게는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으며, 인간을 한낱 동물, 마음이 없는 물질, 혹은 자연이 만들어낸 우연에 불과한 존재로 격하시키지도 않고, 우리의 삶에 아무런 목적이나 의미가 없다고 폄하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들에서 자신이 그렇게 믿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진화론을 둘러싼 현대과학의 다양한 양상을 소개한다.
2장 ‘진화는 신기루인가’에서는 진화 자체가 과학적으로 왜 합리적인지 화석 기록과 유전자 게놈 분석을 통해 설명하며, 3장 ‘우연과 경이로움’에서는 스티븐 제이 굴드로 대표되는 생물학자들의 주장을 소개하고 저자의 입장에서 부연 설명하며 진화론의 역사를 정리한다. 4장 ‘모든 것을 설명하기’는 주로 진화심리학에 대한 비판에 할애된다. 모든 생물의 심리나 행동 양상을 설명하는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되고 있는 진화심리학이 점점 더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되면서 왜곡되고 과장된 연구가 등장하게 된 사례들과 진화심리학의 한계에 대한 비판들이 제시된다.
5장 ‘영장류의 정신’에서는 인간의 뇌, 정신 기능이 진화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살펴보고, 6장 ‘의식이라는 난제’에서는 인간의 의식을 물리적으로 환원해 진화의 부산물로 설명하는 과학자들을 소개한다. 7장 ‘아이, 로봇’에서는 진화에 대한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자유의지’에 대한 현대 과학의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진화와 자유의지가 양립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8장 ‘중앙 무대에 선 인류’에서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를 지나 이른바 ‘인류세’로 접어든 현대에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주어진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함을 역설한다.진화론은 곧 ‘아담의 죽음’인가?진화론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로 하여금 인간을 무의미한 생존 기계처럼 느껴지게 만들곤 했다. 그 사람들에겐 성서의 아담 같은 존재가 인간의 숭고함을 지켜주는 면에선 진화론보다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진화는 분명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저자는 인간 자체는 물론 인간의 정신 기능이나 의식, 자유의지를 진화의 산물로 이해하면서도 여전히 인류를 다른 생명체로부터 구별하고 인류가 지구상에서 가지는 의미 역시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다윈이 지적한 대로 우리는 진화에서 숭고함을 찾을 수 있다. 물론 진화론을 만능 이론처럼 생각하지는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진화가 인류에게 플랫폼을 마련해주긴 했지만 실제로 창의성을 발휘해 다양한 가능성을 펼친 건 인류 자신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진화는 단선적인 진보 과정도 아니고 인류가 진화의 최종 목표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진화의 유구한 역사 속에서 인류는 우연히도 전례 없던 생태 지위를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다. 우주가 최초로 스스로의 존재를 탐구하기 시작한 자리를 말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표현을 빌자면 “우리는 자기인식을 하게 된 우주가 국소적으로 체화된 존재”인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담의 여정을 구체적인 부분까지 이해하는 것은 우리를 폄하하기는커녕 우리 각자를 정말로 귀한 무언가를 담고 있는 고귀한 존재로 격상해준다. 바로 생명 그 자체의 유전적, 생물학적, 문화적 유산이다. 진화론은 아담의 죽음이 아니라 아담의 승리를 말해주고 있다. 진화론을 통해 우주에서 우리 인간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새의 날갯짓에서 시를 읽어내기 위해 날개 속의 혈관을 꼭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걸 알아서 해로울 것도 없다. 반대로 자연을 더 많이 알면 실재라는 마법에 접근할 길이 새로 열린다”던 노벨화학상 수상자이자 시인 로알드 호프만의 말처럼,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질수록 이 세상은 더욱 경이롭고 숭고하게 다가온다. 진화의 손길로 빚어진 생명체가 된다는 것의 아름답고 특별한 의미를 탄탄하고 생동감 넘치는 문장으로 설명하는 이 책은, 진화론이 불편한 사람 그리고 진화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흥미롭고 유용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표지 그림의 의미『인간의 본능』 표지에 사용된 그림은 시인이자 화가 윌리엄 블레이크의 1795년 작 〈뉴턴〉이다. 블레이크는 컴퍼스를 들고 구부정하게 앉아 세상을 측정하고 있는 뉴턴을 그리며 과학의 이성 만능주의를 비판했다. 그는 “신이여 제발 우리를 깨어 있게 해주옵소서 / 외눈박이 시각과 뉴턴의 잠으로부터”라는 시를 지어 뉴턴의 과학을 ‘외눈박이 시각’이라 명명하기도 했다. (한편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는 “풀잎을 설명할 뉴턴은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철학자 마이클 루스는 이렇게 지적했다. “풀잎을 설명할 뉴턴이 이미 나왔다. 그의 이름은 찰스 다윈이다.”) 이처럼 과학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표현한 그림을 표지에 사용함으로써, 진화론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까지 포용하는 책을 쓰고자 했던 저자의 의도를 부각시켜보았다.-해외 언론 서평과학적 관점과 철학적 관점 모두에서 제기되는 진화에 대한 오해들을 두루 살피는 매혹적인 책! -퍼블리셔스위클리통찰력으로 빛나는 책. 밀러 교수가 안내하는 세계는 눈부신 진화적 가능성의 만화경이다.
-커커스리뷰자연선택에 관한 현대의 공감대가 오랫동안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했던 가치들과 위배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워싱턴포스트진화론의 ‘냉혹한 독트린’적 면모에 불안해하는 독자에게 이 책은 사려 깊은 과학적 사고의 모범이 되어줄 것이다. -북리스트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인간의 본능
저자 케네스 밀러
출판사 더난출판사
출간일 2018-10-26
ISBN 9788984059467 (8984059463)
쪽수 416
사이즈 150 * 221 * 37 mm /59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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