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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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밀리 파인
  • 해리북스
  • 2021-03-15
  • 9791196961862 (119696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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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서재 사은품
책 상세소개
권김현영(여성학자)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 ?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은 페미니즘의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슬로건 중 하나인 이 말이 뜻하는 바의 정수를 보여주는 책이다. 2018년 페미니스트 두 명이 운영하는 아일랜드의 작은 독립 출판사에서 출간되어 입소문만으로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또한 그해 아일랜드에서 주어지는 주요 도서상을 수상하며,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인간 경험을 결정화하며 우리가 갖고 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한 감정에 언어를 부여하고 있다”, “지독하게 독창적이면서도 우리가 쉬는 숨만큼 익숙하다”, “이 책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그 보편성이다. 이 이야기들은 누군가 시급하게 말해야 할 것들이다. 파인은 솔직함과 열정으로 그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격찬을 받았다. 여성학자 권김현영은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자산”이 되었다고 단언한다. 이 빛나는 데뷔작에서 에밀리 파인은 자기 자신의 매우 사적이고 내밀한 경험으로부터 시작해 오늘날 여성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핵심적인 국면들에 대해 성찰한다. 파인은 알코올중독자 아버지를 돌보는 일에서부터 불임의 슬픔, 여성의 몸과 고통을 둘러싼 금기들, 그리고 성폭력과 자기 자신에 대한 폭력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아직 적절한 언어를 갖고 있지 못한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대단히 솔직하고 용감하게 그려내며, 모든 여성이 겪으면서도 밖으로 드러내기를 두려워하는 감정을 둘러싼 해묵은 침묵을 깨뜨린다. 파인은 이를 우리가 함께 계속해나가야 할 공동작업으로 규정한다. 이 책은 한 여성의 이야기이자 모든 여성의 이야기이다. 또한 인간 감정의 복잡성에 대한 대단히 인상적인 심리학적 탐구이며, 여성의 침묵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사회에 대한 대담한 반란이다.





목차
추천사_권김현영
작가의 말
알코올중독에 대하여
불임의 나날들로부터
말하기 / 말하지 않기
출혈과 기타 죄악들에 관하여
나에 관한 어떤 것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책속으로
나는 오로지 나의 개인적 경험에 관해 썼지만, 독자들은 이 페이지들에 그들 자신의 삶이 투영되어 있음을 보았다. 내가 매우 오랫동안 어둠 속에 간직해온 감정들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말하기 두려워하는 것들, 우리가 수치스러워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것들, 이것들은 우리를 고립시키는 것들이 아니다. 이것들은 결국 우리를 ‘연결해주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은 나를 또 다른 깨달음으로 이끌었다. 나의 인생을 글로 쓰면서 나는 고통에 관해 글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예기치 않게도 사랑에 관해 글을 쓰고 있었다. -〈작가의 말〉, 14∼15페이지우리에게는 밖으로 꺼내야 할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 이것은 그중 나의 이야기다. -〈작가의 말〉, 15∼16쪽중독자를 사랑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그들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그들이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삶의 여러 측면을 뒤치다꺼리해야 한다는 면에서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형이상학적으로 힘들기도 하다. 마치 온 힘을 다해 자기 자신을 벽에 들이받는 느낌이다. 자신의 머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아 전부를. 이는 마음을 딱딱해지게 만든다. 최후통첩(술을 끊으세요)과 전적인 수용(어떤 일이 있든 당신을 사랑해요) 사이에 사로잡힌 채로, 중독자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사랑을 나날이 다 소진했다가 새로 다시 시작한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아빠를 거부하며 그의 곁을 떠났지만, 매번 실패했다. 나는 끔찍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남자를 돌보는 일과 알코올중독자 아빠를 가졌다는 사실에서 오는 정서적 낙진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는 일 사이를 끊임없이 오갔다. 아빠를 동정하기를 오랫동안 거부한 끝에 비로소 나는 내가 상처 주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알코올중독에 대하여〉, 38페이지 이 커다란 사랑, 커다란 삶을 종이 위에 말로 옮기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낙엽을 쓸면서 서로를 마주 보며 환하게 웃는다니 너무 따분해 보인다. 하지만 사랑의 강인함과 사랑의 깊이가 제모습을 드러낼 때는 바로 이러한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이다. 우리는 생물학적인 아이를 가지는 기쁨을 누리지는 못하겠지만 여러 방식을 통해 주위에 아이가 많은 삶을 살 수 있다. 게다가 아이가 없는 삶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식도 있다. 내가 최근 갖게 된 중요한 관점의 변화다. 나는 결핍을 통해 나 자신을 규정하는 것을 여기에서 끝낸다. 나는 내 몸에 대해 ‘실패’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여기에서 끝낸다. 나는 그 이야기에 따라 살아가는 것을 여기에서 끝낸다.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는 주위를 둘러보고, 우리만의 균형을 찾고,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보이는 풍경을 즐기기 시작한다. -〈불임의 나날들로부터〉, 115∼116페이지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종이에 피를 쏟아야 한다는 유명 한 말이 있다. 나는 이 구절을 만든 남성 작가가 타자기 앞에 앉아 텅 빈 새하얀 종이를 쳐다보는 모습을 그려본다. 그는 어떠한 종류의 피를 상상했을까? 자신의 팔뚝 정맥에서 흘러내리는 피? 아니면 다리? 깨진 머리? 짐작건대 자궁경관에서 흘러나오는 피는 아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피를 매우 많이 경험했다. 생리 기간에 흘리는 피, 임신할 때 흘리는 피, 유산할 때 흘리는 피, 다시는 임신하지 못하게 됐을 때 흘리는 피, 폐경기 전후에 흘리는 피. 이러한 피는 그저 계속 흐르고 나는 그냥 계속 틀어막을 뿐이다. -〈출혈과 기타 죄악들에 대하여〉, 141페이지피는 더럽다. ‘여성 위생용품’이라는 딱지가 잘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의 비위생적인 몸을 위한 위생용품. 생리혈은 너무 더러워서 절대 밖에 내보여서는 안 된다. 탐폰과 생리대 광고는 실험실 비커에서 깔끔하게 쏟아지는 산뜻한 파란색 액체를 이용해 제품의 뛰어난 흡수력을 입증한다. 십 대 시절, 나는 소독제처럼 보이는 그 액체가 그때까지 내 몸 밖으로 계속 나왔던 어떤 것과 같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둘이 서로 같다고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그게 바로 요점이었다. 내 몸과 내 몸의 피는 금기였다. -〈출혈과 기타 죄악들에 대하여〉, 145∼146페이지
나는 여기 있지 않다. 그의 손이 나에게 닿을 때, 그의 손과 입과 그의 몸 전부가 내 안으로 들어오고 싶다고 말할 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여기 있지 않다.’ 나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되니까. 절대로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된다. 나는 고작 열여섯 살에 불과하고, 엄마는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오늘은 평일 밤이고 나는 내 침대에서 이불을 턱 끝까지 덮고 있어야 하지 다른 사람의 침대에서 강간을 당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나는 여기 있지 않다.’ -〈나에 관한 어떤 것〉, 169페이지나는 내가 그 아이에게 뭐라고 말할지 알고 있다. 나는 그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할 것이다. 네가 외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그런 다음 그 아이는 내가 아니므로, 그리고 동시에 그 아이는 나이므로 그 아이에게 확신시켜줄 것이다. 너에게는 무언가가 있다고. 놀라운 무언가가, 사랑스러운 무언가가, 특별한 무언가가, 아름다운 무언가가, 연약한 무언가가, 강인한 무언가가, 싸울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이다. -〈나에 관한 어떤 것〉, 216페이지 때로 학생들이 상상하는 가장 큰 위험은 무언가를 큰 소리로 말하는 일인 것처럼 보인다. 학생들은 틀린 것을 말해 주위의 비웃음을 받을까 봐 두려워한다.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학생들이 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를 바란다. 교실에서조차 자기 생각에 대해 침묵한다면 다른 곳에서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침묵할까 봐 걱정되기 때문이다. 침묵해서는 안 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교실에서조차 자유로이 말할 수 없다면, 괴롭힘을 당하거나 차별을 당하거나 다쳤을 때 어떻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 222페이지나이가 나보다 많든 적든 수많은 남성은 내게 젊어 보인다고 말한다. 이들은 이 말이 칭찬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사실 이 말은 절대 칭찬이 아니다. 젊어 보인다고 말하면 여자들이 좋아할 거라고 남자들은 생각한다. 그들이 보기에 여성에게 외모는 가장 중요한 것이고 젊은 외모는 최고의 외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게 젊어 보인다고 말할 때, 혹은 내가 너무 순진해서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할 때, 혹은 내가 종신 재직권을 가진 교수임에도 내게 학생이 아니냐고 물을 때, 이 남성들은 내게서 십 년이 넘는 경력과 전문성을 박탈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흔히 칭찬이라고 일컬어지는 이 말은 사실은 즉각적인 격하에 불과하다.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 226페이지나는 파괴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 두렵다. 또한, 충분히 파괴적인 여성이 되지 않는 것이 두렵다. 나는 두렵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하고 있다. - 〈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 247페이지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는 밖으로 꺼내야 할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
여성의 침묵에 더 편안함을 느끼는 사회에 대한 대담한 반란!우리에게는 밖으로 꺼내야 할 이야기들이 매우 많다.
이것은 그중 나의 이야기다. 서랍 속에 넣어둔 한 편의 원고. 이 책은 그 한 편의 원고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집 안을 정리하던 파트너가 이 원고를 발견한다. 그가 이 원고를 읽고 있는 걸 보고 에밀리 파인은 그냥 다시 넣어두라고 말한다. 하지만 파트너는 그러기에는 너무 아까운 것 같다고 말한다. 파트너의 말에 용기를 낸 에밀리는 2016년 10월 이 원고를 페미니스트 두 명이 운영하는 작은 출판사에 보내고, 이 원고의 가치를 알아본 그들은 그녀에게 더 써볼 것을 권한다. 그들의 격려에 힘입어 에밀리는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쏟아내며 다섯 편의 에세이를 더 쓴다. 그렇게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어떤 부분은 스스로도 인정하지 않던 에밀리 파인 자신의 내밀한 삶을 담은 에세이들이 책으로 출간된다. 파인은 이 책이 조용히 출간되기를 바라지만 저자의 바람과 달리 책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고 급기야 1위에까지 오른다.
지독하리만치 솔직하게 털어놓은 에밀리 파인의 내밀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이 털어놓기를 두려워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만 싶은 그런 것들이었다. 피를 쏟으며 죽어가는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스스로도 오랫동안 부인했던 성폭력의 경험, 술과 마약, 가출로 얼룩진 십 대 시절, 이혼한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간 따로 떨어져 살며 서로에게 침묵하는 부모, 불임의 고통, 세상의 빛을 보지도 못하고 죽은 조카의 죽음, 생리 중에 흐르는 불결한 피……. 이중 그 어느 것도 즐거운 이야기가 아니다.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녀의 글에서 무엇을 발견한 것일까?
독자들은 그녀의 책을 읽으며 그것이 바로 자신들의 이야기라고 느꼈다. 세상에 끄집어내기를 두려워했던 내밀한 자신들의 이야기,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가슴속에 깊이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누군가 대신 말해주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고통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았던 그 이야기들은 에밀리 파인이 스스로 깨닫듯이, 실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였다. 타인에 대한, 그리고 무엇보다 상처 입은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말이다. 감정의 아이러니와 역설, 그 모순과 복잡성을 탁월하게 포착하는 글 속에서, 에밀리 파인은 심장 수술을 하는 집도의처럼 우리의 가슴을 갈라 아픈 심장을 끄집어내어 병든 부분을 세심히 확인하고, 그것을 다시 꿰매어 집어넣는다. 이제 그 심장은 다시 힘차게 펄떡인다. 파인의 글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그것이 있다. ‘사랑.’ 에밀리 파인의 이야기는 그리스 코르푸섬에서 혼자 살고 있는 아빠로부터 받은 한 통의 문자로부터 시작된다. 피를 토하고 있다는. 수십 년 동안 알코올을 남용한 탓에 식도에 구멍이 난 것이다. 저자 에밀리 파인은 아일랜드와 그리스를 오가며 죽어가는 아빠를 살려내기 위해 애를 쓰고 온갖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결국 아빠를 살려낸다. 에밀리 파인은 이 사건을 겪으며 아빠와의 애증의 세월을 이해하고 정리할 필요를 느낀다. 그리고 이를 글로 옮기면서 저자는 아빠의 사랑을 갈구했던 자신의 어린 자아를 발견한다. 아이는 아빠의 사랑을 늘 갈구했지만 작가인 외골수에 알코올 중독자인 아빠는 사랑을 주는 법을 모른다.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속으로 외치는 순간도 있지만, 파인은 자신의 어린 자아가 그랬듯이 자신이 지금도 아빠의 사랑을 원하고,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아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알코올 중독자 아빠를 돌보면서 아버지와 나누었던 애증의 세월을 반추하는 이야기(〈알코올중독에 대하여〉)에서 시작해, 에밀리 파인은 아기를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하는 불임의 고통에 대해(〈불임의 나날들로부터〉), 자신이 다섯 살 때 갈라선 이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서로에게 침묵했던 아빠와 엄마에 대해(〈말하기/ 말하지 않기〉), 여성의 생리, 혹은 생리 중에 흘리는 피와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에 대해(〈출혈과 기타 죄악들에 관하여〉), 거칠고 황량하기 짝이 없던 자신의 청소년 시절과 성폭행을 당한 경험에 대해(〈나에 관한 어떤 것〉), 대학교수로 일하면서 만연한 성차별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도 자신의 마음속에서조차 내면화되어 있는 성차별주의에 대해(〈시험에 나오지 않는 것들〉) 이야기한다.
에밀리 파인의 이야기는 우리를 그녀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그녀의 글 안에는 온갖 감정이 출렁인다. 슬픔과 외로움, 결핍과 가난, 증오와 질투, 공포와 두려움이 맨살처럼 드러난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이, 그녀의 이야기에는 감정의 잔해들이 어지러이 널려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의 잔해들 속에는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 파묻혀 있다. 에밀리 파인은 그것을 발견한다. 그러면서도 파인은 매사에 공정하려 애쓴다. 고통을 말하기 위해 사랑을 외면하지 않고, 사랑을 말하기 위해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다. 행복의 옆에 불행이 널브러져 있고, 사랑 옆에 외로움과 슬픔이 놓여 있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에 그것이 있다. ‘사랑.’ 그것은 잔해들 사이에서 삐죽 튀어나와 우리를 보듬는다. 외로움 속에서 그토록 갈구했던 아빠의 사랑과 그걸 제대로 주지 못한 아빠에 대한 어쩌지 못하는 사랑, 엄마와 여동생, 파트너에 대한 사랑, 세상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지켜낸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말이다. 에밀리 파인은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긍심을, 그리고 어리고 취약했던 자신의 어린 자아에 대한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고백은 우리에게로 향한다. 그녀가 자신의 어린 자아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말을 우리도 같이 듣는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어린 자아에게 그 말을 똑같이 들려주는 자신을 발견한다. “나는 내가 그 아이에게 뭐라고 말할지 알고 있다. 나는 그 아이를 꼭 안아주며 말할 것이다. 네가 외롭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길을 잃었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자신이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그런 다음 그 아이는 내가 아니므로, 그리고 동시에 그 아이는 나이므로 그 아이에게 확신시켜줄 것이다. 너에게는 무언가가 있다고, 놀라운 무언가가, 사랑스러운 무언가가, 특별한 무언가가, 아름다운 무언가가, 연약한 무언가가, 강인한 무언가가, 싸울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다고 말이다.”
_〈나에 관한 어떤 것〉, 216페이지
나는 파괴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 두렵다.
또한, 충분히 파괴적인 여성이 되지 않는 것이 두렵다. 에밀리 파인의 놀라운 점은 대단히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를 보편적인 인간 경험에 관한 이야기로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에밀리 파인의 글은 아름다우면서도 주장이 강하다. 에밀리 파인은 이 시대가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여성에 대한 성차별에 관해 이야기한다.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로, 1997년까지 이혼이 불법이었던 나라, 2018년에 가서야 낙태가 허용된 그녀의 모국 아일랜드에서 에밀리 파인의 글이 더욱 주목을 받은 이유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종이에 피를 쏟아야 한다는 구절을 만든 남성 작가를 떠올리며 여성의 출혈에 관해 이야기하는 글에서 파인은 처음으로 생리를 했던 당혹스러웠던 순간과 괜찮은 척을 하면서도 여자가 흘린 피에 대해 호들갑을 떨며 경악했던 남자들을 떠올리며, 이 사회가 생리혈을 불결한 것으로, 절대 밖으로 내보여서는 안 되는 것으로 취급한다는 것에 의문과 분노를 드러낸다. 그리고 생리혈이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는 자각에서 시작해 세상이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여성들 자신이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렇게 해서 다다른 곳은 자신의 몸에 대한 강한 긍정이다. 여성들이 사회에 발언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 것을 응원하는 또 다른 글에서는 여성들이 자신들의 영웅으로 어머니를 꼽는 것에 진저리를 친다. 그녀가 보기에 모성의 특징들은 여성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특징들과 전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 흐르듯 유연하게 여러 갈래로 파인 감정의 골짜기 사이를 흐르는 에밀리 파인의 지성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자기 독백으로 끝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에밀리 파인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동요를 간결한 언어로 포착하면서, 또한 자신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분명히 드러낸다. “나는 파괴적인 여성이 되는 것이 두렵다. 또한, 충분히 파괴적인 여성이 되지 않는 것이 두렵다. 나는 두렵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하고 있다.” 그녀의 말은 독백인 동시에 우리에게 건네는 독려의 말이기도 하다. 두렵더라도 침묵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고.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내가 말하지 못한 모든 것
저자 에밀리 파인
출판사 해리북스
출간일 2021-03-15
ISBN 9791196961862 (1196961867)
쪽수 256
사이즈 137 * 213 * 22 mm /415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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