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 별밤서재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요약정보 및 구매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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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셸리 케이건
  • 안타레스
  • 2020-06-19
  • 9791196950101 (11969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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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람과 동물의 윤리적 공존을 위하여
책 상세소개
베스트셀러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후 8년 만의 신작 내 인생은 돼지의 삶보다 가치 있는가? ‘죽음’의 철학자, ‘동물’의 삶으로 ‘인간’의 가치를 논하다!

‘죽음’의 철학자 예일대학교 셸리 케이건 교수가 8년 만에 돌아왔다. 《죽음이란 무엇인가(DEATH)》를 통해 ‘죽음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그가, 이번에는 동물윤리 한복판에 뛰어들어 ‘동물의 삶’과 ‘인간의 자격’을 역설한다. 이 책은 케이건 교수가 옥스퍼드대학교 우에히로 실천윤리 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의 초청을 받아 진행한 특별 강좌를 재구성한 것으로,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그리고 윤리적 ‘공존’에 관해 고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그의 윤리적 관심은 ‘인간의 죽음’을 넘어 ‘동물의 삶’을 아우르는 데까지 이르렀다. 케이건 교수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치 있는 입담은 여전하다. 논증은 훨씬 정교하고 집요해졌다. 이 책에서도 그는 독자의 지적 호기심과 윤리적 양심을 일깨우는 다양한 질문을 던지지만,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답게 신념과 감정을 완전히 배제한 채 오직 이성과 논리로만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를 파헤친다. 이 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읽힌다. 하나는 사람과 동물이 함께 잘사는 ‘윤리적 공존’을 모색하는 작업이며, 다른 하나는 지구상에 가장 월등한 존재로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삶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는 기회다. 오늘날 동물윤리 분야의 지배적 견해에 강력한 반론을 제기하는 동시에,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핌으로써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곱씹게 한다.





목차
감사의 말

들어가며_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제1장_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과 도덕적 지위/도덕적 존재는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가-지각 능력/도덕적 존재는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가-행동 능력/행동 능력만으로 충분한 도덕적 입장/도덕적 존재가 누려야 할 복지

제2장_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관점-단일주의/누가 더 많은 복지를 잃는가/사람의 삶과 동물의 삶/도덕적 지위는 계층마다 다르다는 관점-계층주의

제3장_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복지 분배의 원칙들/단일주의가 분배 문제를 대하는 방식/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주의

제4장_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복지 분배와 계층주의/적절하게 조정된 복지 수준/도덕적 지위는 복지의 가치에 차이를 만드는가/고통은 똑같이 고통일 뿐이라는 주장/도덕적 지위를 감안한 복지의 가치

제5장_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들/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개체주의/도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들/무엇이 될 수 있는가-잠재적 지위/무엇이 되었는가-양식적 지위

제6장_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도덕적으로 치명적인 차별-엘리트주의/사람보다 더 높은 도덕적 지위-우월한 존재/심각한 정신 장애인을 바라보는 문제-가장자리 상황/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능력 차이-정상적 편차

제7장_단일주의는 의무론이 될 수 있는가
결과주의와 의무론/절대적 의무론과 단일주의/온건한 의무론과 단일주의/몇 가지 계산

제8장_동물에게는 의무론적 권리가 없는가
동물은 의무론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제한적 의무론/자율성은 사람만의 특성인가/충분한 자율성이라는 어불성설/전부냐 전무냐, 이분법적 특성

제9장_동물을 아우르는 계층적 의무론
약한 권리 강한 권리/권리의 임계치와 도덕적 지위에 관한 방정식/동물의 권리를 침해하기 위한 조건/더 살펴야 할 도덕 원칙

제10장_동물에게 자기방어권이 있는가
스스로를 지킬 권리/사람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사람의 자기방어권/동물에 대한 동물의 자기방어권/더 살펴야 할 비례 원칙

제11장_제한적 계층주의라는 대안
적절한 계단 함수/실천적 현실주의/새롭게 태어난 계층주의/제한적 계층주의는 편리한 허구인가

나오며_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직 사람만 헤아려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아들이는 상식은 오히려 동물들은 헤아림을 받고 있으며, 다만 그것이 사람과 같은 수준의 헤아림은 아니라는 것이다. 동물이 사람보다 덜 배려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여기에도 의견이 일치되지 않는 커다란 틈이 존재한다. 규범윤리학에서 원래 논의되던 ‘사람에 대한 사람의 윤리 문제’에 더해 이제는 그 범위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문제까지 대두됨으로써 더 무겁고 어려워졌다. 우리가 동물을 헤아리긴 하지만 사람보다는 덜 배려한다는 것과, 우리가 동물을 어떻게 헤아리고 있는지 설명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다시 말해 동물을 사람보다 덜 헤아린다는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설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만약 동물의 이익과 사람의 이익을 정확히 같은 방식으로 헤아릴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pp. 17-18 「들어가며: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중에서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뱀이나 다람쥐가 위 질문을 이해한다면 그들 역시 인간과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질문을 이해해 답을 할 수 있다면 이미 뱀이나 다람쥐가 아니라 사람이다. 이 말의 의미는 우리가 사람이기에 다른 동물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 동물은 인간이 아니므로 사람이 자신들보다 더 나은 삶을 산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우스꽝스러운 말인가 하겠지만, 나는 오직 사람만이 지금 우리가 여기에서 제기하고 있는 질문을 이해한다는 대단히 중요한 핵심을 찌른 것이다. 사람만이 어떤 종류의 삶이 다른 종류의 삶보다 가치 있는지 없는지 질문하고 고민하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끼리만 할 수 있다. 따라서 동물로부터 들어야 할 대답을 사람에게 던지고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비판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은 사람들로부터 대답을 들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좋다는 판단을 무시해야 할까? 물론 이런 고민과 비판도 무의미하지 않으며 우리의 사고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쨌든 그렇기 때문에 동물윤리 문제를 사람끼리만 논한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의 질문과 답변이 무시될 수는 없다.
---pp. 89-90 「제2장: 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중에서내가 가장 타당하다고 여기는 입장은 사람의 복지뿐 아니라 동물들의 복지 문제까지 함께 다룰 수 있는 ‘분배 원칙’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했듯이 동물의 분배 요구는 이와 관련된 사람의 요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어떤 동물이 분배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 강도는 해당 개체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지위가 낮은 동물들은 이에 비례해 약한 요구 권리를 갖는다.
여기에 부합하는 가장 적절한 접근방식은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분배 형태와 관련해 우리가 최소한 이론적으로는 동물 역시 분배를 요구할 권리를 가졌음을 인정하면서, 기존 분배 형태의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입장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도덕적 지위에 적절한 형태의 계층적 관점을 도입함으로써 분배 원칙의 중요성을 깨닫고, 동물도 이런 이론의 범주에 포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동시에, 설득력을 상실한 단일주의를 배격해야 하는 것이다.
---pp. 135-136 「제3장: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중에서현재 스무 살이지만 아기 때 사고로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인간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청년은 온전한 사람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생후 4개월 정도의 인지 수준을 가진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의 논의선상에서 일반적인 사람의 도덕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 요소가 없기 때문에 이 청년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청년이 아기였을 때 ‘사고만 일어나지 않았다면’ 어엿한 사람이 됐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뇌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의학적 기술이 나온다면 보통의 인간 성인이 될 수 있기에 미약하게나마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그 잠재력은 강도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무시될 것이다.
우리의 논지에서 이 청년은 사람이 되기에는 너무 늦었다. 신생아 시절에는 사람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었지만 사고를 당하면서 그 잠재력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현재는 ‘잠재적 인격’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청년은 다음의 조건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이 청년은 지금 시점에서 사람일 것이므로 현재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표현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논리만 염두에 두 자). 따라서 이 청년이 잠재적 인격을 결여하고 있더라도 사람이라는 전체 틀 안에서 사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양식적(modal, 樣式的)’ 특성을 갖고 있다. 이 개념은 아직 철학 용어로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이름을 붙였다. 나는 이를 ‘양식적 인격(modal personhood)’이라고 부른다. 이 청년은 현재 사람일 수도 있었던 ‘양식적 인간’인 것이다.
---pp. 227-228 「제5장: 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중에서톰(Tom)이 난파를 당해 무인도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섬에는 몇 가지 식물이 자라고 있지만 삶을 지탱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톰은 음식을 먹어야 하며 그러지 못하면 곧 굶어 죽을 것이다. 이때 그가 지속적으로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면 계속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톰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만약 여러분이 물고기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물고기 대신 야생 토끼나 다람쥐와 같은 동물들을 떠올려도 된다.
단일주의를 수용한 절대적 의무론자라면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오”가 될 것이다. 톰은 무고한 동물을 죽일 수 없으며, 그것밖에는 살아남을 도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물고기(또는 토끼나 다람쥐)를 잡아먹어서는 안 된다. 물고기를 죽이는 것은 결국 생명권을 침해하는 행위인데, 이 권리는 여러분이나 내가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강력하고 중요하다. 절대적 의무론의 관점에서 무고한 사람을 살해하는 행동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단일주의를 받아들인 절대적 의무론자로서는 무고한 물고기를 죽이는 행위 또한 허용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톰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스스로를 굶어 죽게 하는 것뿐이다.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결론은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단일주의적 절대적 의무론자들은 이 결론을 피해가지 못한다.
---p. 290 「제7장: 단일주의는 의무론이 될 수 있는가」 중에서철학에서는 때때로 추상적 주장이 일견 설득력이 있더라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함의를 갖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사람들은 그 주장과 그것이 담고 있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설득력 있어 보였던 전제를 포기함으로써 그 주장에 저항(또는 회피)해야 하는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이성적으로는 이해되는데 감성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거나, 반대로 감성적으로는 납득이 되는데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계층주의에 대한 논의에서는 이 같은 딜레마에 봉착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우리가 꽤 오랫동안 살펴본 것처럼 이런 개념들은 그 자체로서도 설득력을 갖기 때문이다. 계층적 접근방식을 통하면 행여 우리가 짊어졌을지도 모를 흥미롭지 않고 불합리한 수많은 잘못된 결론을 모두 피할 수 있다. 계층적 관점은 다분히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접근방식이므로 우리의 이성에 혼란을 야기하지 않는다.
---p. 442 「제11장: 제한적 계층주의라는 대안」 중에서동물은 비록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지금껏 가져온 생각보다는 훨씬 더 많은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여러분이 나와 함께 꽤 긴 논의를 진행해오는 동안 기존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점검해볼 수 있었다면 나는 만족한다. 내가 제안한 여러 견해에 여러분이 동의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온전한 ‘사람’인 여러분이 사람의 삶을 살면서 경험했거나 경험하게 될 다양한 윤리적 문제들을 동물의 삶에 투영하는 것이 유의미한 작업임을 깨닫는 일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곧 ‘사람으로서의 가치’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사람은 모든 것을 가졌다. 이제 동물의 몫을 생각할 때다. 무엇을 줄 수 있느냐가 사람의 가치를 결정한다.
동물을 학대해온 인류의 기나긴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같은 행위가 불명예스럽고 치욕스럽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인식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그 날은 오지 않았다. 우리가 오게 하지 않으면 오지 않을 날이다.
---p. 480 「나오며: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중에서
출판사 서평
“가장 막연한 주제, 가장 현실적인 강의”
오직 이성과 논리로 파헤친 동물의 권리와 인간의 가치셸리 케이건 교수의 전작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죽음’이 가장 ‘끔찍한’ 주제였다면, 이 책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의 ‘동물’은 가장 ‘막연한’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어떤 동물도 인간과 토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은 스스로를 대변할 수 없다. 동물을 윤리적 틀 안에서 도덕적 존재로 헤아리는 것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 가운데 오직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동물윤리는 동물에 대한 사람의 윤리적 책임을 다루는 도덕철학의 한 분야다. 또한 모든 윤리학이 그렇듯 동물윤리 역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인류의 자유, 평등, 권리, 복지 등이 모두 그렇게 발전해왔다. 그리고 이제껏 사람만을 대상으로 한 도덕 이론을 동물로까지 확대해 적용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입장을 취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도덕적 지위가 동물의 삶에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 “동물의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와 같은 논점들을 살펴야 하며, 이에 답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의 고통과 동물의 고통은 같은가?”, “인간이면 누구나 똑같이 사람인가?”, “동물보다 못한 인간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는 무엇인가?”
그런데 이 모든 질문은 결국 동물보다 압도적으로 더 많은 것들을 누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단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무엇이 나를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가?”-사람과 동물은 동등하지 않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동물을 어떤 식으로 대우할 것인가?”와 관련한 철학적 주제는 사실상 존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50년이 흐르는 동안 추(錘)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동물윤리는 도덕철학에서 가장 견고하게 자리 잡은 분야가 됐다. 이 주제를 다룬 저작과 논문과 기사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으며, 정기 간행물 발행이나 학술회의 개최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동물윤리 분야에 거대한 ‘철학적 관점’이 형성됐다.
이 책에서 셸리 케이건 교수는 아예 처음부터 자신의 관점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다음 논증을 시작한다. ‘도덕적 입장(moral standing)’을 가진 존재는 마땅히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개체가 동일한 ‘도덕적 지위(moral status)’를 갖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도덕적 지위는 동물보다 월등히 높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도 각각 다르다. 이른바 ‘계층적(hierarchical)’ 관점이다.
그러나 누구든 직관적으로 당연하게 여길 것 같은 이 관점은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가 아니다. 오늘날 동물윤리를 지배하는 견해, 즉 ‘철학적 관점’은 “사람과 동물은 동등하다”는 입장이며, 케이건 교수는 이 관점을 ‘단 하나’의 도덕적 지위만을 인정한다고 해서 ‘단일주의(unitarianism)’라고 부른다. 그는 인간 사회의 도덕 이론을 동물에 적용한 단일주의자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도, 동물윤리 분야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유 또한 이들의 잘못된 관점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사람과 동물이 동등하다는 견해가 “동물을 사람과 같이 헤아려야 한다”는 일반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괴상한 논리로 발전해 공론을 이끌어내기는커녕 분열만 야기하고 있다. 개나 고양이는 ‘가족’과 같은 헤아림을 받는 반면 소나 돼지는 ‘고기’로 식탁에 오르는 현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단일주의 관점에서는 그저 ‘옳지 못한’ 행위일 뿐이다. 그것이 전부다. 더 이상 논의의 여지는 없다.-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
“도덕적 입장을 가진 존재는 도덕적 헤아림을 받아야 한다”고 할 때, 우리는 해당 존재가 ‘도덕적 입장’을 취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케이건 교수는 “고통은 고통(Pain is Pain)”이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지각 능력(sentience)’, 즉 “고통을 느끼는 생명체는 도덕적 입장을 갖는다”는 단일주의의 기존 견해를 소개한 뒤, 이 능력은 도덕적 입장 설정의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고통이나 쾌락은 해당 개체만이 느낄 수 있는 주관적 경험이므로, 지각 능력은 이를테면 학대당하는 고양이를 보고도 그저 몸부림칠 뿐이지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개념이 못된다. 그래서 해당 개체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지의 여부는 케이건 교수가 ‘행동 능력(agency)’이라고 명명한 개념을 통해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행동 능력은 스스로의 의지와 욕구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을 말하며, 우리가 해당 개체의 행동 양상만 관찰하면 도덕적 입장의 확보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그는 나아가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 차이가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인간의 삶과 동물의 삶을 비교하면서, 사람인 우리가 동물보다 더 가질 수 있는 ‘좋은 것들’에 관해 고찰한다.-사람과 동물은 평등해야 하는가
이 책 전반에서 케이건 교수는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모든 존재는 동일한 도덕적 지위를 갖는다”는 ‘단일주의’를 논박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람이 개, 고양이, 소, 돼지 등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동물들 사이에서는 이들의 도덕적 지위가 개구리, 도마뱀, 물고기, 곤충 등보다 높다는 거의 상식에 가까운 생각을 단일주의자들은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람과 동물이 평등하다”는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사고방식은 동물을 인간의 윤리적 척도 위에 올려놓기 위한 작업이 무엇보다 시급했던 시절 태동했다. 그것이 50년을 발전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이 ‘단일주의’가 현재 동물윤리 분야의 주류다. 케이건 교수는 이를 배격하지 못하면 동물윤리는 단일주의가 장악한 채 그들만의 리그가 될 뿐이라고 개탄한다. 한쪽에서는 동물을 하염없이 배려하고 한쪽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학대하는 모순된 현실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케이건 교수의 단일주의 논박은 이 책의 거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공(?)한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얼핏 우스꽝스럽게 들릴지 모르는 이들의 견해가 생각만큼 무리지 않고 깨뜨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갖가지 윤리적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꽤 오랫동안 이어지는 ‘단일주의를 거부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논증은 그 자체로 훌륭한 논리 수업이며 무척 흥미진진하다.-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주는 방법
동물윤리의 핵심은 ‘복지(welfare)’ 분배와 ‘권리(rights)’ 부여에 있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동물의 삶을 결정한다. 따라서 적절한 도덕 이론은 적절한 분배 원칙을 포함해야 한다. 케이건 교수는 복지 분배의 대표 원칙인 ‘평등주의(egalitarianism)’, ‘충분주의(sufficientarianism)’, ‘우선주의(prioritarianism)’, ‘응보 이론(desert theory)’을 동물복지의 분배 문제에 대입함으로써 단일주의가 그 어떤 분배 원칙에도 적용될 수 없음을 밝혀낸다. 달리 말해 단일주의를 거부하지 않으면 동물복지 논의 자체를 시작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단일주의자들은 동물에게 복지를 나눠줘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이면 논리적 모순에 직면하고, 거부하면 윤리적 교착 상태에 빠진다. 케이건 교수는 “압도적 다수는 아니더라도 상당수의 공감과 이해를 얻어야 하는 동물윤리 분야에서 단일주의를 치워내지 않으면 동물에게 복지를 분배하는 일은 요원해진다”고 강조하면서, 실제로 현재 동물복지에 관한 논의 단계가 여기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적절한 분배 원칙에 따른 동물복지를 수용하려면 개체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차등적으로 분배하는 ‘계층적 관점’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그의 이 ‘계층적 관점’을 동물윤리의 이론적 토대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복지의 가치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이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계층적 접근방식을 적용해 동물 각각의 도덕적 지위에 따라 복지를 분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핀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분배 원칙들에 계층주의를 대입했을 때 조정되는 복지 수준을 간단한 계산식으로 산출하고, 동물윤리가 형이상학적 문제가 아닌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이론이 돼야 하는 이유에 관해 역설한다.
아울러 케이건 교수는 개체의 도덕적 지위 차이가 복지 가치에서도 차이를 야기한다는 사실을 논증한 다음, 단일주의의 핵심 원칙 중 하나인 모든 개체의 이해관계에 대해 “도덕적 관점에서 ‘유사한’ 이익을 ‘동일한’ 가중치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익 평등 고려(equal consideration of interests)’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동물복지에서 계층주의 접근방식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음을 입증한다.-무엇이 도덕적 지위를 결정하는가
도덕적 입장을 취하는 존재들에게 높고 낮은 도덕적 지위를 갖게 하는 특성은 무엇일까? 무엇이 도덕적 지위와 격차를 만들까? 케이건 교수는 다름 아닌 ‘정신적 능력’에서의 차이가 도덕적 지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정신 능력은 ‘행동 능력’과 이어진다. 사람이 동물보다 높은 도덕적 지위를 갖는 것도, 개와 고양이가 물고기나 곤충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같은 종(種)의 동물들끼리도 그 능력에 따라 도덕적 지위는 달라진다. 모든 돼지가 아닌, ‘이’ 돼지와 ‘저’ 돼지가 저마다 확보한 능력이 도덕적 지위의 차이를 초래한다는 ‘개체주의(individualism)’ 시각이다. 케이건 교수는 심지어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덕적 지위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정신적 능력이 결여된 인간은 통상적인 사람들보다 도덕적 지위가 낮다. 이는 윤리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예민한 사안이지만, 케이건 교수는 ‘잠재적(potential)’ 지위와 ‘양식적(modal)’ 지위라는 대안적 개념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계층적 관점을 유지한다.-계층주의에 대한 몇 가지 우려들
계층적 관점은 용어의 뉘앙스부터 오해를 살 만한 견해다. 차등, 차별, 차이, 격차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계층적 관점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몇 가지 우려(공격 포인트)를 설정하고 하나씩 반박한다. 우려는 네 가지다. 계층주의가 ‘엘리트주의(elitism)’라는 비판, 사람보다 도덕적 지위가 높은 ‘우월한(superior) 존재’가 실재한다면 윤리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의 문제, 심각한 정신 장애를 가진 이른바 ‘가장자리 상황(marginal cases)’에 처한 존재의 도덕적 지위를 설명하는 방식, 그리고 일반적인 사람들 사이에서도 능력 차이로 인한 도덕적 지위의 차이가 발생한다는 ‘정상적 편차(normal variation)’ 문제의 설득력 있는 논증 여부가 그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그는 ‘엘리트주의’, ‘우월한 존재’, ‘가장자리 상황’은 간단히 우려를 불식시키면서도, ‘정상적 편차’ 문제만큼은 일종의 ‘약속 어음’을 발행하고는 뒤에서 반드시 회수하겠다고만 약속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이 책은 현대 철학 논리 전개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후 펼쳐지는 장에서 케이건 교수는 단일주의가 의무론으로서 기능할 수 있는지, 동물에게 의무론적 권리를 부여하려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등을 집요할 정도로 꼼꼼히 논증한다. 그리하여 계층적 관점 말고는 의무론과 결합 가능한 견해가 없음을 증명한 뒤 최종적으로 ‘제한적 계층주의’를 동물윤리 분야의 새로운 이론적 토대로 정립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케이건 교수는 독자에게 발행한 약속 어음을 회수하며 ‘정상적 편차’ 문제도 해결된다. 그가 펼치는 논리의 향연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함께 따라가보자.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
저자 셸리 케이건
출판사 안타레스
출간일 2020-06-19
ISBN 9791196950101 (1196950105)
쪽수 512
사이즈 152 * 224 * 29 mm /73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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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had****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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