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자 시집

저자는 생활전선에서 물러앉은 이순의 나이에 시작(詩作) 활동에 들어 2009년에 늦깎이로 문단에 등단하였다. 고향인 시골 생활에서 또는 이후의 도시생활에서 얻은 삶의 애환과 사랑, 그리움 등 마음속에 품어온 생각들을 진솔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녀시절부터 간직해온 문학적 소양에 꿀벌이 꿀을 모으듯 의미를 모아 인생의 황혼기에 내어놓는 시집인 만치 속 깊은 사고가 엿보인다.

시인의 말
1. 발톱을 깎으며
잡히지 않는 물고기
낮달의 눈물
겨울 밤비
둥지 잃은 새
발톱을 깎으며
원고지
감자
소낙비
후회 없이 살기
홍어
화개장터
포구
화풀이
민들레 홀씨
호박 넝쿨
빨래
가을비 그리고 허수아비
부처
2. 관절이 아픈 여자
폐차와 나팔꽃
다림질하면서
저울
회한
기차
날개를 접은 사내
열길 물속은 알아도
산사에서
열쇠
늦은 저녁
바람 같이 살라하네
열무김치
계단
목욕탕에서 생긴 일
편두통
베란다에도 한 세상이
살과의 전쟁
관절이 아픈 여자
뗏장
3. 새벽을 안고 오는 사람
참새와 딱새 싸움
공치는 날
길바닥의 순례자
새벽을 안고 오는 사람
꽁초
햇빛 알레르기
수산시장
달동네
창신동 1번지
산책
노을
황사
일개미
흔적
갱년기
난개발
전철 입구 할머니
겨울철의 가벼움
4. 밥그릇
가위
그대 뒷모습
동행
밥그릇
엿듣는 소리
닭 잡는 날
어수선하다
가장
가족
돋보기
아버지의 뒷모습
날고 싶은 잠자리
그릇을 바꾸어야하나
첫사랑
간이역
때로는 눈물 나는 사람
친구
인터넷
흙으로 돌아가다
5. 사는 것이 허기질 때
아이들이 봄이다
봄비는 반란이다
고로쇠나무를 기리다
봄날 오후
봄을 찾다
사월의 아침
뭔가 일 내것다
섬진강의 봄
사는 것이 허기질 때
고마리풀
장마
나팔꽃 새댁
늦가을 풍경
겨울나무
텃밭
바다는 늘 젊음이다
나무에 대하여
해설- 두레박으로 길어 올리는 상념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