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허스토리 : 별밤서재

19세기 허스토리 요약정보 및 구매

생존자의 노래, 개척자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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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서경 , 최재인 , 권윤경 , 양희영 , 문수현 , 황혜진
  • 마농지
  • 2022-02-15
  • 9791196830106 (1196830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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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생존자의 노래, 개척자의 지도
책 상세소개


제국주의, 산업화, 혁명을 겪으며 요동친 서구의 19세기에 여성은 ‘당사자’로서 상황에 대응하고 변화를 주도했다. 시대의 한계에 갇혀 모순을 드러내기도 했고 또 그것을 돌파하며 한 걸음 나아간 역사의 주체였다. 이 책은 실재했으나 잊히고 지워져온 그 궤적을 조명한다. 서양사 연구자 여섯 명이 함께 19세기가 서구 여성에게 어떤 시대였는지, 19세기 여성의 역사적 경험은 무엇인지를 시대의 초상이라 할 인물/집단을 통해 드러낸다. 아이티혁명기에 싸우고 연대하며 자유를 혁신해간 유색인 여성들, 미국 첫 세대 공장노동자인 로웰 여공들, 생시몽주의의 이상과 노동자 공동생산조합에 헌신한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폴린 롤랑, 파리코뮌을 이끈 혁명가 루이즈 미셸, 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을 처음 주장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독일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교육과 고용 평등을 내세운 루이제 오토, 빅토리아 시대의 젠더 규범을 수용하는 동시에 전복한 영국 작가 세라 콜리지. 인간과 시민으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한 ‘19세기 허스토리’가 우리의 오늘을 만들었다.

목차
서문 - ‘인간과 시민’으로 살아남기 위한 분투: 어느 19세기 서구 여성의 역사

1장 아이티혁명기 유색인 여성들: 대서양 세계를 가로지른 자유의 여정 _ 권윤경
2장 로웰 여공 1세대: 자유와 독립의 경험 _ 최재인
3장 폴린 롤랑: ‘육체의 복권’에서 공동생산조합으로 _ 양희영
4장 루이즈 미셸: 전위적 교사, 총을 든 코뮈나르, 불굴의 혁명가 _ 노서경
5장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혁명가의 성취와 모순 _ 최재인
6장 루이제 오토: 독일 여성운동의 ‘새길’에서 ‘노동과 교육과 자조’를 외치다 _ 문수현
7장 세라 콜리지: 빅토리아 시대 여성이 작가가 되는 방법 _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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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1793년 10월, 당시 프랑스에서 가장 혁명적이었던 자코뱅 정부는 여성의 집회와 정치 클럽을 불법화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여성이 정치적 결사를 도모해서는 안 된다. 여성은 다른 이들을 돌보는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타고났다. 여성에게는 자신을 희생할 의무가 있다.” _16쪽아이티혁명의 영웅 서사는 투생 루베르튀르를 비롯한 유색인 남성들의 무장투쟁을 집중 조명했고, 그 맞은편의 반혁명 서사는 폭도 때문에 고통받는 결백한 백인들의 모습, 특히 백인 여성들의 수난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색인 여성, 특히 여성 노예에 집중할 때 우리는 혁명기에 일어난 자유를 위한 투쟁을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을까? 젠더는 혁명기에 계속 요동치던 자유의 개념과 실천을 구성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을까? _34쪽 1834년과 1836년 로웰 여공들은 임금 하락에 맞서 대규모 파업을 전개했다. 1834년 1월, 이들은 다음과 같은 선언문을 발표했다. “우리 조상들은 (영국의) 종속에서 벗어나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후손에게 독립을 보장해주기 위해 목숨을 버리기도 했다. 그런데 오늘날 사악한 압제의 손이 우리를 노예로 만들려고 한다. 우리 숙녀들은 가난한 이들을 도울 것이다. 우리는 도움받기보다는 기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 우리는 자유인이다.” _91쪽 폴린은 하루 12시간 넘게 노동하면서 아이들을 부양했다. 신문기사와 아동용 책을 쓰고 영어와 이탈리아어 글을 번역하고 바느질 일감을 맡았다. 장남인 장 프랑수아를 낳았을 때 폴린은 서른 살이었다. 폴린은 광신과 미숙함 때문에 나락으로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믿음의 실천이 어떤 삶으로 이어질지 냉정히 숙고하고 그 삶을 선택했으며 이후 그에 따른 고통을 겪어냈다. 게루나 에카르 같은 남성 생시몽주의자에게 새로운 도덕은 임신, 출산, 육아, 그에 따르는 책임 문제에 얽매일 필요 없는 개인적ㆍ사회적 실험에 불과했다. 그러나 폴린은 자신의 믿음에 삶을 던지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온전히 감수했다. _147쪽코뮈나르 여성들의 행동은 혁명이 체제와 사회구조만의 일이 아니라는 무언중 발언이었으며 루이즈 미셸은 더구나 뚜렷한 사례였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든 우리는 항의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여성이라면 순종해야 한다고 믿는 시대는 부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노동자라면 하찮게 보는 서열 사회를 우리는 거부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매운 비판과 항의에 내가 책임을 진다는 것을 루이즈는 가리켰다. _215쪽캐디 스탠턴은 여성참정권을 19세기 후반 개혁운동과 여성운동의 중심 의제로 만든 인물이다. 그러나 1860년대에 여성참정권이 널리 이슈화한 뒤로는 여성운동이 참정권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개진했다. 여성은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가정, 교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독립된 개인으로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방면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_249쪽 루이제 오토 페미니즘의 키워드라면 ‘노동과 교육과 자조’를 꼽을 수 있을 법하다. 오토는 여성이 자신의 생존을 타인의 재산이나 은혜에 의탁하는 것은 노예 상태나 마찬가지이며, 이러한 치욕을 벗어나게 하려면 여성을 교육하여 직업 활동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의 노동력을 사회가 활용하지 못하고 사장한다면 사회 역시 완성의 길로 나아갈 수 없다고 보았다. 부르주아 여성운동과 프롤레타리아 여성운동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와중에 루이제 오토가 두 세력을 아우를 수 있었던 이유도 그가 여성의 노동을 중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_308-309쪽일찍이 버지니아 울프는 세라가 아버지의 편집자로 일한 것은 “자기희생이 아니라 자기실현”이었다고 갈파했다. 울프에 따르면, 세라는 콜리지가 남긴 미완의 글 속에서 아버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찾아냈다. 따라서 어느 시점을 지나면 적어도 문학적, 철학적, 학문적으로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와 세라 콜리지를 구분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의미가 없어진다. 세라는 편집자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과 능력에 확신을 얻었고, 어떤 일을 통해서도 느끼지 못했던 자기만족에 도달했으며, 무엇보다 자아실현에 성큼 다가설 수 있었다. _353쪽
출판사 서평
말하고 생각하고 노동하고 싸우다여성 노예들의 분투에서 참정권운동까지한 세계를 부수고 새길을 낸 이들의 이야기 19세기 서양 여성, 인간의 역사를 쓰다 더 많은 자유와 더 많은 평등의 출현, 인권의 발명… ‘혁명의 시대’라는 19세기의 과실은 누구에게나 공평했는가? 이제 이런 질문은 새롭지 않다. 우리는 프랑스혁명기에 〈여성과 여성시민의 권리선언〉을 쓴 올랭프 드 구주가 단두대에서 처형된 사실을 알고 있고, 당시 가장 혁명적이라는 자코뱅 정부가 여성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는다. 많은 나라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보장된 것은 20세기 이후이다. 역사의 국면마다 여성이 배제당하고 배반당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러나 이렇게만 말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피해자/희생자 위치를 강조할 때 여성과 여성의 역사는 타자로서 뒤로 물러난다. 제국주의, 산업화, 혁명을 겪으며 요동친 서구의 19세기에 여성은 ‘당사자’로서 상황에 대응하고 변화를 주도했다. 때로 시대의 한계에 갇혀 모순을 드러내기도 했고 또 그것을 돌파하며 한 걸음 나아간 역사의 주체였다. 《19세기 허스토리》는 실재했으나 잊히고 지워져온 그 궤적을 조명한다. 서양사 연구자 여섯 명이 함께 19세기가 서구 여성에게 어떤 시대였는지, 19세기 여성의 역사적 경험은 무엇인지를 시대의 초상이라 할 인물/집단을 통해 드러낸다. 아이티혁명기에 싸우고 연대하며 자유를 혁신해간 유색인 여성들, 미국 첫 세대 공장노동자인 로웰 여공들, 생시몽주의의 이상과 노동자 공동생산조합에 헌신한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페미니스트 폴린 롤랑, 파리코뮌을 이끈 혁명가 루이즈 미셸, 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을 처음 주장한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독일 여성운동의 선구자로 교육과 고용 평등을 내세운 루이제 오토, 빅토리아 시대의 젠더 규범을 수용하는 동시에 전복한 영국 작가 세라 콜리지. 여성의 인간과 시민 자격을 의심하고 ‘여성의 영역은 가정’이라는 관념이 지배하는 시대에 맞서 말하고 생각하고 노동하고 싸워 새길을 낸 이들이다. 인간과 시민으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한 ‘19세기 허스토리’는 성취와 한계, 가능성과 모순을 함께 보여준다. 비통하고 찬란한 그들의 역사가 우리의 오늘을 만들었다. 아이티혁명기 유색인 여성들 - 새로운 가족, 새로운 자유를 만들다 19세기는 노예제가 가장 번성한 시대이면서 마침내 노예제가 폐지된 시대이다. 이 책은 역사상 유일하게 성공한 노예반란인 아이티혁명기 유색인 여성들 이야기로 시작한다. 혁명기의 혼란 속에서 대규모 난민 행렬이 이어졌을 때 그 절반은 유색인 여성 노예/자유민이었다. 정치적, 법적 자유와 무장투쟁을 중시하는 아이티혁명의 영웅 서사에서 이 여성들의 존재는 소실되었다. 1장에서 권윤경은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바다 밑의 섬》을 안내서 삼아 유색인 여성들, 특히 여성 노예에 초점을 맞춰 아이티혁명기 자유를 위한 투쟁을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여성 노예들에게 자유는 법적 증명서를 얻어내는 일이면서 스스로 파트너를 고르고 “아이들을 빼앗길 염려 없이 키울 수 있는 능력”이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가족을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이 자유의 핵심이었으며, 그 가족은 법적 결혼을 뛰어넘어 선택하고 변화하는 것이었다. 1장에 등장하는 유색인 여성들은 아이티에서 쿠바로, 쿠바에서 미국 루이지애나로 대서양 세계를 가로지른다. 노예제와 가부장제, 인종 차별, 계급 착취가 어디서나 온존하지만, 이 여성들은 유사 가족을 만들어 서로 의존하며, 때로는 체제와 싸우고 때로는 체제를 이용하며 존엄과 자유를 확보해갔다. 역사의 기록에서는 지워졌으나 자신들의 방식으로 “가족과 시대와 문화”를 이어간 이들의 모습은 자유의 의미와 경로를 확장하며, 노예제에 관한 관념과 역사서술의 문제를 급진적으로 사유하게 한다.로웰 여공 1세대 - 시민의 지위에 걸맞은 임금을 지급하라서구의 19세기는 산업혁명의 시대이기도 하다. 초창기 공장노동자의 다수는 여성이었으며, 19세기 초 여공들은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2장에서 최재인은 미국 첫 세대 공장 노동자였던 로웰 여공들을 살펴본다. 1820년대-40년대에 임노동 세계로 진출한 로웰 여공 1세대는 중산층 지식인 여성들보다 앞서 집단적이고 공식적으로 자기주장을 펼쳤다. 이들은 노동자 문집인 《로웰 오퍼링》을 펴내 자신들의 경험과 사유를 정제된 언어로 표현했다. 1830년대에는 임금 삭감에 맞서 파업을 전개했고, 1840년대에는 세계 최초로 ‘10시간 노동제’ 운동을 조직했다. 독립과 자유는 적절한 임금과 노동조건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깨달음이 이들을 행동하게 했다. 로웰 여공들은 경제활동 인구이자 시민으로서 여성의 권리를 주장했지만, 기득권층의 반발에 부딪혀 대다수가 임노동 시장을 떠나 가정으로 돌아간다. 이들이 발전시킨 자매애와 여성의식은 집단 차원으로 진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이 10-20대에 여공으로 일하며 이룬 지적/문화적/사회적 개혁은 여성운동과 노동운동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로웰 여공 1세대의 성취와 한계는 이후 여성 임금노동자의 역사에서 비슷하게 반복되었다. 시민의 지위에 걸맞은 임금을 달라는 이들의 주장은 지금도 실현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폴린 롤랑 - 19세기 사회주의자 페미니스트의 삶 3장에서 양희영이 소개하는 폴린 롤랑Pauline Roland(1805-1852)은 혁명과 유토피아 사회주의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페미니스트이다. 7월혁명의 정치적 격동기인 1830년대에 폴린은 생시몽주의에 매료되어 ‘육체의 복권’이라는 앙팡탱의 새로운 도덕을 실천했다. 자유로운 ‘실험’에 머물렀던 남성 생시몽주의자들과 달리 폴린은 결혼을 거부하고 홀로 세 자녀를 키우는 가난한 비혼 어머니,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해 자녀를 부양하는 불안정한 지식노동자로 살면서 삶과 생각을 일치시켰다. 일평생 ‘인간에 의한 인간 착취’의 종식과 남녀평등이라는 신념에 투신했다. 1848년 혁명기에 폴린은 노동자 공동생산조합 운동에 헌신하다 반체제 정치범으로 투옥된다. 그는 직종별 공동생산조합과 그 연합체를 통해 사회주의를 건설할 수 있다고 믿었고, 조직과 제도뿐만 아니라 인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사회를 꿈꾸었다. 그의 열망은 현실에서 좌절되었고 당시의 운동은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러나 체제와 제도 변화가 인간 사이의 착취와 불평등을 소멸하지 못하는 현실은 폴린이 강조했던 노동자의 자발성과 연대, 도덕과 종교, 교육의 역할, 그리고 생산자 공동체의 역사적 의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루이즈 미셸 - 전위적 교사, 총을 든 코뮈나르, 불굴의 혁명가 서구의 19세기는 18세기 말에 일어난 시민혁명의 토대 위에 있었다. 남성 혁명가들은 혁명에 참여한 여성들을 동료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시민혁명은 여성들을 변화시켰고 일부 법과 제도의 변화를 불러왔다. 4장에서 노서경은 파리코뮌의 혁명가 루이즈 미셸Louise Michel(1830-1905)을 통해 프랑스대혁명이 프랑스 사회에 가져온 성과와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교사이자 1871년 파리코뮌의 지도자로 ‘이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싸웠던 미셸은 코뮌기 내내 레밍턴 장총을 메고 군복 차림으로 다녔으며 두 번을 제외하고는 전투 장소를 떠나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지위와 소유를 준거로 대하지 않는” 코뮌 사회에서 여성들은 개인으로, 조직으로 참여했다. 코뮌 활동으로 군사재판에 기소된 여성은 1051명에 달했는데 대부분 노동자였다. 저임금과 실업, 복잡한 결혼제도, 교육 기회 부족, 국가와 교회의 결탁 같은 현실에서 이들은 다른 세상을 꿈꾸며 시민의 의무를 다했고, 계급과 성별을 넘어서는 유대를 보여주었다. 코뮈나르 여성들의 행동은 혁명이 체제와 사회구조만의 일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여성이라면 순종해야 한다고 믿는 시대는 부정해야 한다는 것을, 노동자를 하찮게 보는 서열 사회는 거부한다는 것을, 나아가 그 모든 매운 비판과 항의에 내가 책임진다는 것”을 미셸은 일깨운다.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 - 여성참정권을 주장하다 19세기 내내 ‘여성의 영역은 가정’이라는 규범이 여성의 삶과 직업을 규제했다. 19세기 후반 이 관념에 도전한 대표적 인물이 엘리자베스 캐디 스탠턴Elizabeth Cady Stanton(1815-1902)이다. 5장에서 최재인은 그를 조명한다. 미국에서 여성참정권을 처음 주장하고 이 문제를 개혁운동의 중심 의제로 세운 캐디 스탠턴은 그러나 여성운동이 참정권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성의 시민권 확보를 위해 법과 제도 개혁이 필수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가정과 종교 등 다양한 삶의 영역과 사회 전반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여성의 지위가 달라져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미국 사회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한 것이다. 그러나 내전 이후 유색인 남성에게는 참정권이 부여되고 여성이 배제되는 상황에서 캐디 스탠턴은 여성의 참정권 주장을 위해 인종주의에 편승하는 행보를 보인다. 백인 남성 지배층과 유색인 남성의 유대에 균열을 내려던 그의 전략은 보편적 시민권을 추구한 자신의 신념과 모순되며, 가부장 질서를 공고히 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 캐디 스탠턴이 노정한 모순은 인종, 성별, 계급, 종교 등에 따른 불평등과 차별이 온존하는 오늘의 현실과 이를 합리화하는 기제를 성찰하게 한다.루이제 오토 - 노동과 교육과 자조를 외치다 6장(문수현)의 주인공은 독일 여성운동의 선구자 루이제 오토Louise Otto(1819-1895)이다. 《여성신문》을 발행한 언론인이자 전국 차원의 여성운동을 조직한 운동가이며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오토는 여성참정권보다 교육과 고용의 평등을 더 긴급한 과제로 삼았다.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부부나 연인 같은 기본적인 인간관계에서 자유롭고 평등해질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의 활동은 의과대학의 여성 입학 허용으로 여성의 전문직 진출이 가능해지는 등 성과를 거두었으며, 노동을 중시함으로써 부르주아 여성운동과 프롤레타리아 여성운동을 아울렀다. 여론 설득을 중시한 오토는 자유주의의 자장 안에 있었다. 아내와 어머니 역할을 위해 고등교육과 경제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이다. 이러한 접근은 참정권 확보나 사회주의혁명에 투신한 이들에 비해 온건하고 수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여성의 문제를 단번에 해소하는 해결책은 불가능할 것이다. 또 여성이 자유주의를 추구하면 가부장제에 기초한 가족제도의 토대를 허무는 급진성을 장착하게 된다. 루이제 오토를 비롯한 19세기 여성운동가들이 걸어간 길과 가지 못한 길을, 당시의 맥락과 오늘의 현실을 겹쳐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세라 콜리지 - 수용과 전복의 역설로 여성 작가가 되다 7장에서 황혜진이 소개하는 세라 콜리지Sara Coleridge(1802~1852)는 빅토리아 시대 여성이 지배 이데올로기에 대응하는 또 다른 생존법을 보여준다. 작가이자 비평가, 편집자로 활동한 세라는 영국 낭만주의 문학의 거장 새뮤얼 콜리지의 딸이기도 하다. 여성의 의무와 역할이 ‘집안의 천사’로 제한되고 여성이 작가가 되는 것이 금기였던 시대에 세라는 어떻게 문학에 진입할 수 있었을까? 세라는 표면적으로는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성을 수용하면서 실제로는 가부장 질서를 전복하는 역설과 모순을 취함으로써 원하는 일을 성취했다. 이러한 역설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략이 필요했다. 세라는 ‘환자’가 됨으로써 여성스러운 방식으로 가정의 책무에서 벗어났고 약자의 권력을 창출해 가족 내 질서를 재편했으며 이렇게 확보한 시간과 자원을 문학에 투입했다. 또 아버지의 이름과 권위를 빌려 대의를 확보했다. 아버지 사후 그의 편집자를 자임해 당대 규범 안에서 문학가로 활동했으며, 비평이나 종교철학 같은 남성의 장르에 진입할 수 있었다. 이처럼 ‘수용’과 ‘전복’이라는 이중적 전략을 취함으로써 여성 작가로 살았던 세라의 삶은 빅토리아 시대 여성을 가부장 이데올로기의 무력한 희생자로 보는 시각을 경계하게 한다. 19세기의 젠더 규범에 부응하는 동시에 저항하면서, 여성들은 균열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19세기 허스토리
저자 노서경 , 최재인 , 권윤경 , 양희영 , 문수현 , 황혜진
출판사 마농지
출간일 2022-02-15
ISBN 9791196830106 (119683010X)
쪽수 372
사이즈 151 * 221 * 23 mm /52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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