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상세소개
머리말_그 집에 가면, 발에 걸리는 게 작가(作家)들입니다
1장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
노인들의 대화
후회하며, 후회하며,
무덤 속의 고독
질긴 인연입니다
동네 내시경 전문 병원에서
콧등에 돋보기를
오늘 밤은 뜬눈으로 새우고 싶습니다
어느 어부와의 이별
노모의 독백
그 노인네들 망령이 들었어요
고추잠자리의 비행
5월
당신은 고뇌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이제는 가슴으로 울어
그렇게 홀연히 떠나 버리면
허상(虛想)
에세이_옐로-카드
2장 노부부의 합방을 기다리며
동치미 담그는 날
다시 합방을 기다리며
내일쯤 비가 오면
금쪽같은 내 아들을
그 여인은 외출 중입니다
애비*도 갈 길이 바쁘다
잠시 엉뚱한 생각으로
지하철을 타고 달걀을 사러 마트에 갑니다
그 방황의 끝은
아버지는 누구인가
에세이_벤지를 기억하며
3장 사람이 좀 멍청해졌습니다
여섯째야, 너는 참 멍청하게 살았구나
그 바보는 어디에 있는가
어둠이 내린 창에
게걸음입니다
신음하는 세월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두 딸이 있습니다
한 번쯤
누가 누구에게 돌팔매질을
항상 착각하고 있습니다
흰소리
어떤 통증
골초였습니다
마당쇠야, 술상 차려라
여섯째와 찐 고구마
실개천 산책길에
나는 비겁한 선비였습니다
고추잠자리
세상 탓하지 마라
2020년, 그 겨울의 시
가슴 깊이 묻어야 할 세월이 있습니다
학의천을 걸으며
에세이_두드러기
4장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보리피리
그 섬사람들
물레
잃어버린 고향이 있습니다
벽제 화장터에서
팔십 노모(老母)
오 어부여-
고도(孤島)
그 겨울,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오매, 엄매
에세이_왕잠자리의 꿈
5장 아, 이 길은 나 혼자 걷는 길이었지
길을 걷다가
나는 술을 마십니다
그 여름,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J의 병상일지
이별
무제 0507
왜 사느냐고
망상(妄想)
장대비
자로 잴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봄비
두 홉들이 소주 한 병이 내 주량입니다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없는
불쏘시개
그 겨울은 왜 그렇게 길었을까
에세이_그 목동들은 방죽기미 해변을 기억하고 있을까
맺음말_삼촌이 부럽네요
목차
머리말_그 집에 가면, 발에 걸리는 게 작가(作家)들입니다
1장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
노인들의 대화
후회하며, 후회하며,
무덤 속의 고독
질긴 인연입니다
동네 내시경 전문 병원에서
콧등에 돋보기를
오늘 밤은 뜬눈으로 새우고 싶습니다
어느 어부와의 이별
노모의 독백
그 노인네들 망령이 들었어요
고추잠자리의 비행
5월
당신은 고뇌하는 얼굴이었습니다
이제는 가슴으로 울어
그렇게 홀연히 떠나 버리면
허상(虛想)
에세이_옐로-카드
2장 노부부의 합방을 기다리며
동치미 담그는 날
다시 합방을 기다리며
내일쯤 비가 오면
금쪽같은 내 아들을
그 여인은 외출 중입니다
애비*도 갈 길이 바쁘다
잠시 엉뚱한 생각으로
지하철을 타고 달걀을 사러 마트에 갑니다
그 방황의 끝은
아버지는 누구인가
에세이_벤지를 기억하며
3장 사람이 좀 멍청해졌습니다
여섯째야, 너는 참 멍청하게 살았구나
그 바보는 어디에 있는가
어둠이 내린 창에
게걸음입니다
신음하는 세월이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두 딸이 있습니다
한 번쯤
누가 누구에게 돌팔매질을
항상 착각하고 있습니다
흰소리
어떤 통증
골초였습니다
마당쇠야, 술상 차려라
여섯째와 찐 고구마
실개천 산책길에
나는 비겁한 선비였습니다
고추잠자리
세상 탓하지 마라
2020년, 그 겨울의 시
가슴 깊이 묻어야 할 세월이 있습니다
학의천을 걸으며
에세이_두드러기
4장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그 바다를 바라보며
보리피리
그 섬사람들
물레
잃어버린 고향이 있습니다
벽제 화장터에서
팔십 노모(老母)
오 어부여-
고도(孤島)
그 겨울,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오매, 엄매
에세이_왕잠자리의 꿈
5장 아, 이 길은 나 혼자 걷는 길이었지
길을 걷다가
나는 술을 마십니다
그 여름, 기다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J의 병상일지
이별
무제 0507
왜 사느냐고
망상(妄想)
장대비
자로 잴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봄비
두 홉들이 소주 한 병이 내 주량입니다
차 한잔 마실 여유도 없는
불쏘시개
그 겨울은 왜 그렇게 길었을까
에세이_그 목동들은 방죽기미 해변을 기억하고 있을까
맺음말_삼촌이 부럽네요
책속으로
콧등에 돋보기를 걸쳐야만 신문을 대충 읽을 수 있습니다. 시력이 점점 약해져 갑니다.
노안(老眼)입니다.
이제는 멀리 보지 않아도 된다는,
남은 세월이 그렇게 길지 않다는,
남은 세상을 보는 데는 그 정도의 시력으로도 별문제가 없다는,
자연의 순리는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다는…….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보청기를 낄 정도는 아닙니다만, 귀가 먹어 갑니다.
사람이 좀 멍청해졌습니다.
청력이 약해졌습니다. 두 번, 세 번 말을 해야 집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때가 있습니다. 집사람이 답답하다고 가슴을 칩니다. 나도 답답합니다.
어쩌면, 이제는 모든 소리를 다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다는, 귀에 걸리는 말만 골라 들으라는,
시공(時空)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신이 깜박깜박할 때가 있습니다.
방금 생각했던 일이 떠오르지 않아 전전긍긍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혈압 약을 챙겨 먹었던가, 먹은 것 같기도 하고, 안 먹은 것 같기도 하고……. 깜박깜박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아직도 노욕에 발목이 잡혀, 자신을 내려놓는 일을 주저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직도 남은 시간이 산더미처럼 많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1장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 중에서여보, 손수레 끌고 따라와요. 오늘, 무 몇 단 사다가 동치미 좀 담게. 집사람의 말투는, 마님이 상머슴에게, 장바구니 챙겨 들고 뒤따라오라고 이르고, 앞장서 대문을 나서는 그런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오늘은 아파트 단지 내에 장이 서는 날입니다.-오늘이 장날인가.
엉거주춤, 뒤로 물러서는 자세로, 짐짓 알면서도 되물어 봅니다. 마님 행세의 어투에 감정이 상할 때도 있습니다. 모르는 척 그냥 넘어가야 합니다. 최근에 비로소 체득한 결론입니다. 나이 들면 쇠락(衰落)해지는 것은 자연의 섭리(攝理)입니다. 그 섭리에 따라야 합니다. 젊은 날을 생각하고, 객기(客氣)를 부리려다가는 망신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따뜻한 밥 한 끼라도 더 얻어먹다가 가려면…….
얼굴에 눈웃음이라도 그리며, 손수레를 찾아 들고 따라나서야 합니다.-그래, 따뜻한 밥 한 끼가 중요한 거야…….-2장 ‘노부부의 합방을 기다리며’ 중에서-여섯째야.
-예, 어머니.
-찐 고구마가 세 개밖에 없다. 혹시라도 네 친구들이 같이 먹자고 하면, 어떻게 할래.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고………모자라면 내가 안 먹고 굶어야지요.
-그렇게 하는 게 좋을 성싶구나.
어머니는 당목을 잘라 만든 작은 손수건에, 찐 고구마 세 개를 싸서 책가방에 넣어 주었습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그래,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공부 잘하는 학생보다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친구하고 싸우지 말고……. 친구가 한 대 때리면 그냥 맞고 집으로 와……. 맞은 사람은 두 다리를 쭉 뻗고 자지만, 때린 사람은 발을 못 뻗고 잔단다.거짓말 한 번 못했습니다.
항상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오, 어머니.-3장 ‘사람이 좀 멍청해졌습니다’ 중에서철썩……. 철썩…….
그건 바위를 깎아 가는 파도의 포효(咆哮)입니다.고도(孤島),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제 고향입니다.
-4장 ‘그의 고향 사랑은 침묵이었습니다’ 중에서성성한 머리카락 사이를 스쳐 가는 한 줄기 바람이 을씨년스럽습니다.
그 바람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팔십 줄에 들어선 노인입니다.그러지 말자고 하면서도 자꾸 뒤돌아봅니다.
자로 잴 수 없는 세월이었습니다.
손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뒤돌아보고 있습니다.
허공을 가르는 한 줄기 공허한 웃음이었습니다.
이제 뒤돌아보는 일은 그만둬야 합니다. -5장 ‘아, 이 길은 나 혼자 걷는 길이었지’ 중에서
출판사 서평
“아, 그렇지. 이 길은 나 혼자 걷는 길이었지…….”오늘, 어디로 걷고 계시나요?
다리가 저리도록 걷고 싶은 곳이 혹시 있으신가요?여기, 길을 걷다가 무심코 뒤를 돌아보는 한 사내가 있습니다. 아주 기다란 길을 걸어온 사내입니다. 그 사내는 바닷가를 끼고 도는 섬에서 태어나 ‘섬 아이’가 되었고, 섬을 사랑하는 청년으로 자랐고, 어느덧 섬을 그리워하는 노인이 되었습니다. 그 노인은 지금 도시의 틈새에서 ‘자로 잴 수 없는 세월’을 안고 삽니다. 그 세월에는 바다의 이끼가 끼어 있고, 고향의 내음이 담겨 있고, 고단한 아비의 주름진 일상이 녹아 있습니다. 당신이 살아온 세월은 몇 센티미터쯤이신가요? 일흔, 그리고 여든 고개를 넘어가는 이 사내에게 세월은 그 어떤 도구로도 잴 수 없는 아득하고 먼 과거이자, 고단하고도 아름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가끔은 ‘신음하는 세월’이기도 했습니다. 노인이 된 사내는 이제 걸어온 그 세월에 후회를 묻고 과거를 묻고 질문도 묻어 버립니다. 아무것에도 ‘왜’를 달지 않습니다. 그 나이입니다. 그 나이는 어쩌면 ‘고독’이고, 어쩌면 ‘축복’입니다.
이 책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는 할 수만 있다면 우리 안의 그 ‘고독’과 ‘축복’을 한번 천천히 들여다보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조금 버겁더라도 꾸준히 우리의 길을 걸어가 보자고 이야기합니다. 일렬로 서서 세상의 부추김에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가려는 사람들에게, ‘늙음’과 ‘고독’과 ‘어리석음’이 주는 ‘의외의 지혜’를 몸소 전해 줍니다. 나아가 노인은, 신음하던 세월을 게걸음으로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노모의 독백을 듣는 늙은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말없이 실개천을 묵묵히 걸어가는 노부부의 발길을 통해, 몇 안 남은 어린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그리고 한 사람의 조용하고도 묵직한 역사가 노을처럼 피어나는 황혼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아직 잘 살아 있느냐’고 물어 옵니다. 노인이 된 사내는 언제까지나 ‘살아 있는 마음’ 그 자체로 삶의 언저리까지 걸어갑니다. 그 길은 조금은 심심하고 조금은 고독합니다. 혼자 걷는 길입니다. 그래도 이 노인, 당신처럼 아직도 잘 살아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그 노인네’와 함께 이 길을 걸으시겠어요?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
그 노인네 아직도 살아 있나 |
저자 |
김원작 |
출판사 |
라라의숲 |
출간일 |
2021-05-08 |
ISBN |
9791196687489 (119668748X) |
쪽수 |
228 |
사이즈 |
131 * 210 * 18 mm /351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