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도쿄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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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찬 , 김민정, 정의신, 송재현, 후카자와 우시오
  • 아르띠잔
  • 2019-01-24
  • 9791196373818 (119637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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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세소개
도쿄에서의 삶을 생생하게 체험하다!

세계 여러 도시와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고자 야심차게 기획한 테마소설 시리즈 「누벨 바그」 제2권 『소설 도쿄』. 오랜 기간, 혹은 잠시 도쿄에 녹아들어 사는, 그리고 잠깐 도쿄를 방문한 한국인의 일상을 담아낸 테마소설집이다. 한국의 김학찬 작가와 함께 도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4인의 작품을 수록해 일본에서 호평 받는 한국 작가들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의의를 더하고 있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선보이는 여섯 편의 소설을 통해 잘 안다고 생각한 도쿄, 혹은 가슴에 오랫동안 품고 사랑해왔던 도쿄의 번화가와 뒷골목을 종횡무진 누비며 도쿄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목차
프롤로그_도쿄, 동경, TOKYO

프러포즈_김학찬
리의 여정_무난하거나 무사하거나_김민정
불가사의한 공간_꿈의 미로_정의신
소프트보일드_정의신
최저가 매물에 주의하세요_송재현
사주팔자_후카자와 우시오
작가의 말_264
책속으로
p. 41~42 <프러포즈>당연하게도, 피터캣 안에는 하루키가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하루키는 조금도 늙지 않았고, 오히려 젊어진 것 같았고, 눈을 감고 위스키를 음미하는 모습마저 똑같았다. 나는 하루키를 만나서 당황했다. 아까 술을 너무 빨리 퍼마셨나?
정답은 맞혔는데 뭘 찍어서 맞힌 것인지 모르는 것과 같았다. 그래도 하루키 옆에 앉았다. 어딘가에서 버터 냄새가 났다. 하루키는 나를 보며 싱긋 웃었고, 웃고 나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묵묵히 위스키만 마셨다.
바텐더에게 같은 것으로 달라는 손짓을 허우적거리며 보냈다. 도쿄의 바텐더는 손짓만으로도 하루키와 같은 위스키를 가져다주었는데, 주문하고 나니까 하루키의 입맛과 계산서가 무서워졌다. 하루키에게 적당한 수준은, 나에게는 최상급일 수도 있으니까. 죽어도 A는 이 영수증을 처리해줄 리 없었다. 등에 날개가 달린 네 마리의 고양이가 그려져 있는 코스터 위에 위스키 잔이 놓였다.
뭐라도 말해야만 할 것 같았다.
뭐라도 말해야만 할 것 같을 때는 침묵하는 편이 옳겠지만.
“소설이 영어로, 뭐죠? Do you know Novel? Nobel?”
내 영어 실력은 코카콜라의 철자를 간신히 틀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게 전부였다. 실력이라기보다 수준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틀리고도 잘못된 줄 모르는 수준. 하루키가 담배 한 모금에 무슨 말을 한 마디쯤 중얼거린 말을, 나는 일본어인지 영어인지조차도 헷갈렸다. p. 81~82 <리의 여정>그것은 리의 마음을 달래주고, 리의 몸을 달래주며, 리의 호르몬을 달래준다. 리는 사랑과 섹스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아니, 동일해도 좋다. 리는 리의 마음에 드는 남자와 언제든 섹스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렇다고 만인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리의 남자들은 대부분 다부진 체격에 지적이며 신사적이다. 리가 원하지 않을 때 리를 탐하는 자를, 리는 경멸한다. 하지만 O가 리를 탐한 적은 거의 없었다. O는 오로지 “가슴이면 충분해”를 반복했다.
“오늘은 차만 마시고 헤어질 거야?” O가 묻는다. “아무래도.” 리가 웃는다.
“아무래도는 또 뭐야?” “그레이존인 거지. 네가 말하는. 당신이 알아서 해석하십시오.”
“가슴을 아직 만지지 못했는데.” “그건 네 사정이고.” O는 한 방 먹었다는 듯 유쾌하게 웃는다.
“나는 그런 네가 좋아”라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리는 시니컬한 O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뿐이다. 리는 가 끔 오늘처럼 O와 차를 마시고, 한 달에 한 번쯤 섹스를 하는 인생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p. 109~110 <불가사의한 공간>“여기에 우물이 있었어요. 여름에는 우물에 수박을 넣어뒀다 차갑게 해서 먹었는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우물이 있던 거, 손님은 모르죠?” “나도 기억나.” “어머, 본 적 있나 봐요?” “우리 할머니 집 맞은편이었거든.” “그 우물 말인데, 꽤 깊어서 아무리 내려다봐도 바닥이 안 보였어요. 어두컴컴한 구멍만 보였지…….” 여자의 코맹맹이 소리와 상냥한 간사이 사투리 억양이 졸음을 부른다.
내 오른쪽 귀는 여자의 적당히 살이 오른 허벅지에 바짝 닿아 눌려 있고, 왼쪽 귀에서는 여자가 조심스레 귀지를 파내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두레박에 매달린 동아줄이 도르레에서 쭉 미끄러지는 소리와도 닮아 있다. 불투명한 유리창 저편으로 하늘하늘 벚꽃이 떨어진다. ‘귀 파주는 가게’의 간판을 발견한 것은 편의점에서 <스포니치1>와 슈크림을 사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p. 138~139 <소프트보일드>햇빛과 새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뜬다. 바 카운터에 팔꿈치를 올리고 아침까지 쿨쿨 잠들어버렸나 보다. 전철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담은 유리잔을 한 손에 들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마담처럼 지친 가게가 뽀오얀 아침 햇살에 윤곽을 드러낸다. 이전엔 분명 화려했을 터인데, 지금은 허름하고 잊혀진 장소다. 결국 손님은 나 말고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나는 마담을 흔들어 깨운다.“이제 갈게요. 벌써 아침이에요.” “벌써 아침이라고……. 아침 참 지겹다…….”
아쉬운 듯 마담이 중얼거린다.
“얼마예요?” “천 엔.” 스낵바 ‘K’의 술값은 항상 천 엔이었다. 한 잔을 마시건 열 잔을 마시건 같았다. “내 맘이 괴로워서 기분 전환하려고 하는 가게야”라며 천 엔 이상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가게 앞까지 마담이 강아지처럼 쫄래쫄래 따라 나온다. 아직 무언가 할 말이 남았다는 듯. 가게 앞, 아침 햇살 아래 커다란 나팔꽃이 그윽한 향기를 뽐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것 좀 봐. 이렇게 곱게도 피었네. 이 나팔꽃, 내가 심은 거야.”
마담이 골목길에 쪼그리고 앉는다. 나는 어서 집에 가고 싶은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년에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아침 햇살이 마담의 등을 비춘다. 마담은 한층 나이가 들고 한층 더 왜소해 보였다.
“…… 술, 끊어요.” “끊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어.” “…….”
“근데 금주는 또 너무 무료해. 자고 일어나서 책을 읽고…… 그게 다잖아.” “…….”
“근데 말이지, 나 말야, 앞으로 이제 또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까……?”
마담이 애원하는 듯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p. 181~182 <최저가 매물에 주의하세요>도훈은 소파가 아니라 식탁 앞에 앉아 있었다. 시아는 맞은편 의자를 끌어냈다. 집은 외출하기 전과 달라진 곳이 없었다. 물컵 하나 나와 있지 않았다. 집안에 손 하나 대지 않고 한 시간씩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자기에게 할 ‘얘기’를 짜고 있던 남편을 상상하자 가슴 밑바닥이 차갑게 식었다.
도훈은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요즘 새로 시작한 거 있어?”
오랜만에 한국 통장을 확인했더니 해외 결제가 많았다는 것, 모두 소액이지만 합치니까 최근 한 달간 삼백만 원 가까이에 달한다는 것, 그러니까 혹시 새로운 일이라도 시작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며 도훈은 평소와 다름없는 말투로 말했다. 거짓말. 화끈거리는 뺨에 손등을 올려놓으며 시아는 생각했다. 집에만 있으면서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쓰고 다녔냐고 따지고 싶으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통장 확인하기 전에 나한테 직접 물어보면 되잖아. 삼백만 원쯤 써야 너랑 얼굴 보고 얘기할 수 있는 거야?”p. 237~238 <사주팔자>“한국 남자도 제각각이지요. 그리고 결혼은 신중하게 생각해서 해야죠.” “아줌마 남편도 당연히 한국 사람이죠?” 그녀의 시선이 미숙의 왼손 약지에 멈춘다.
“네, 그런데요.” 미숙이 대답하며 18K 금반지를 감추듯 오른손을 포갰다.
“부러워요. 한국인 남편이라니.” 이런 경솔한 발언은 생각이 짧다고밖에 할 수 없다.
“아니요. 제 경우엔 재일교포와 결혼했어요.” 그러나 그녀는 미숙의 말을 도중에 끊고 “재일교포가 주변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한국인은 한국인이잖아요” 하고 못을 박듯 말한다.
“그렇기는 한데 한국에서 온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재일교포도 3세가 되면 일본인과 다름없어요. 요즘은 4세, 5세도 있고요.”
“흠, 그럼, 아줌마는 일본 사람이랑 결혼한 거랑 별다를 바 없다는 말씀인가요?”
그렇다. 미숙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 외로움과 서러움은 에이주와 그의 가족에게서 자신과 같은 민족성, 한국인다움을 찾아내지 못하는 데서 시작하는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이 미숙처럼 애초부터 한국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 보듯 뻔했다.
그렇다고 그들이 일본을 좋아하느냐면 그것도 아니다. 그때그때 카멜레온처럼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거나, 일본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그것도 피곤해 보여요. 한국인인데 일본인? 너무 복잡하잖아요.”
스무 살도 더 어린 아가씨한테 동정을 받다니! 그러나 그녀가 하는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일본인과도 다르고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인과도 전혀 다른, 재일교포라는 하나의 특수한 인종이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
출판사 서평
떠나고 싶을 때, 부담 없이 훌쩍 닿을 것 같은 거리에 있는 친숙하고 세련된 도시. 그러나 오래 지낼수록 그동안 알게 됐다고 생각한 것들을 다시 곱씹게 하는 이중적 매력의 도시, 도쿄.《소설 도쿄》는 오랜 기간, 혹은 잠시 도쿄에 녹아들어 사는, 그리고 잠깐 도쿄를 방문한 한국인의 일상을 담아낸 테마소설집이다. 다섯 명의 작가들이 도쿄에서 살아가는 혹은 도쿄를 방문하는 사람의 삶의 한 조각을, 도쿄의 이색적인 풍경과 도쿄 사람들만의 독특한 삶의 철학과 함께 여섯 편의 소설로 담아냈다.《소설 도쿄》를 읽으며 독자는 어쩌면 잘 안다고 생각한 도쿄, 혹은 가슴에 오랫동안 품고 사랑해왔던 도쿄의 번화가와 뒷골목을 종횡무진 누비며 도쿄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어쩌다 들어간 술집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만나거나 꿈처럼 아련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귀 파주는 가게’를 거쳐, 알코올 중독 마담이 건넨 열쇠고리를 손에 쥔 채 술에 취하거나 누가 뭐라든 인생에 대한 자기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리의 여정에 함께 동참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신오쿠보 건물 2층 ‘역술관 사랑’에서 미숙에게 ‘사주’를 보러 간다면 이 책,《소설 도쿄》가 안내하는 도쿄에서의 삶을 모두 체험하게 된다.
《소설 도쿄》는 《소설 제주》에 이은 테마소설 시리즈 ‘누벨바그’의 두 번째 앤솔러지로 ‘누벨바그’는 세계 여러 도시와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고자 야심차게 기획한 아르띠잔의 테마소설 시리즈다.“도쿄는 광활합니다. 도쿄는 낯설고, 차갑고, 고독합니다. 그리고 도쿄는 ‘다이내믹’함과 동시에 어딘가 애처로운 도시입니다.”<리의 여정>을 쓴 작가, 김민정(일본어로 쓰인 <불가사의한 공간> <소프트보일드> <사주팔자>를 우리말로 옮기는 역할도 했다)은 도쿄를 이렇게 정의한다. 이 책은 다양한 색을 가진 도쿄를 밝히고 지키는 이들의 삶에 대해 일본에 사는 작가 넷, 한국에 사는 작가 한 명이 쓴 소설 6편을 담았다. 그들의 소설은 제각각의 가슴에 담긴 도쿄다. 90년대 일본은 거품경제 직후의 낭만이 남아 있고, 문화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있던 시절입니다. 거품경제 당시의 일본을 그리워하는 이들은 롯폰기의 디스코 클럽 ‘줄리아나’를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모습은 도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도쿄는 숨 쉴 틈 없이 매일 새로 태어납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쓰다 보니 하루키스트(Harukist)가 되어버렸다”는 <프러포즈>를 쓴 작가 김학찬의 도쿄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함께다. 하루키를 찾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도쿄로 온 한 작가가 끝까지 하루키를 찾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게 하는 <프러포즈>. “사실의 검증을 열심히 하고 거짓말은 적극적으로 섞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 전체에는 하루키스트들이라면 알아볼 수 있는 ‘이스터에그(Easter Egg)’가 넘쳐난다. 주인공은 하루키를 만났을까? 김학찬 작가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장들로 가득한 이 소설은 독자가 주인공과 함께 도쿄를 누비며, 도쿄에서 만나게 되는 비현실적인 현실들과 마주하게 한다. 어쩌다 들어간 술집에서 하루키는 보드카 토닉을 마시고 있었다.
“오빠, 저 사람 하루키야.”
“설마?”
“왜?”
“구사카베 하루키가 현실에 있을 수는 없잖아.”
“구사카베가 누군데?”
“<기동전담 나데시코> 이야기하는 거 아니야? ‘그것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시끄러워. 무라카미 하루키라니까.”
“도쿄라고 하루키라니, 춘천이면 다 김유정이야? 그래서 말인데, 우리 성례는 언제…….”
그녀가 하루키를 알아보는 것이나 내가 하루키를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나 둘 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프러포즈> 중에서1990년대에 일본에 건너간 작가 김민정의 <리의 여정>은 타인의 삶에 간섭하지 않는 자유로움과 냉정함을 동시에 가진 넓디넓은 도쿄에서 도쿄 인구 3분의 1을 차지하는 싱글, 그중에서도 여성으로서의 삶을 보여주는 생일날 하루를 담아낸다. 리는 서른아홉 생일날, 수많은 애인과 함께한다. “아무도 길거리에서 큰 소리로 노래 부르지 않는”, “무난한 사람만이 무사할 수 있다”는 도쿄에서 리는 그 누구보다 자유롭다. 도쿄 사람들은 늘 최악을 생각한다. 행여 심각한 재해에 당면했을 때 혼자만 적으로 간주되어 구출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경우엔 악마로 낙인 찍혀 죽음으로 내몰릴지 모른다는. 평생을 지진에 시달리다 보면 그렇게 된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도쿄에선 미운털 박히지 않는다는 의미다. 최악의 상황을 대대로 상상해온 시민들로 이루어진 도쿄는 자연적으로 조용한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 무난한 사람만이 무사할 수 있다.
― <리의 여정> 중에서‘요미우리신문 연극대상 최우수작품상 우수연출상’ 등을 수상하며 일본 연극계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재일 극작가, 정의신.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 중인 그는 영화 <야쿠니쿠 드래곤>으로 국내에도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소설 도쿄》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의신의 희곡 아닌 소설 두 편, <불가사의한 공간> <소프트보일드>를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도쿄 거리의 ‘귀 파주는 가게’에서 귀 파주는 여자의 허벅지를 베고 나른한 잠에 잠겨 <불가사의한 공간>의 주인공이 꾸는 꿈은 작가 정의신이 살던 재일교포 마을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을 소재로 한 것이다. 작품 속 옆집 누나가 사준 달콤한 핫케이크의 그 맛은 정의신 작가의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억 속의 맛이다. <소프트보일드>는 언제나 술에 취해 현실을 잊고 싶은 알코올 중독 마담과 한 남자와의 우정을 담았다. 마담에게 ‘잠자는 사내’로 불리는 주인공의 이름도 의신이다. 작가의 인생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소설은 그의 유명한 연극들만큼이나 인생의 희로애락을 진하게 담고 있다. 특히 도쿄에서 살아가는 재일교포들의 삶을 정의신 작가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 색다른 소설의 맛을 느끼게 한다.<불가사의한 공간> <소프트보일드>, 이 두 작품은 아마 10년도 더 전에 쓴 것 같다. 어쩌면 20년 가까이 된 것도 같다. 언제, 어느 잡지에 실려 있던 작품인지도 지금은 확실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게재되었단 사실조차 잊고 지냈던 작품이다. 오랜만에 두 작품을 다시 읽어보니 거기에는 당시의 내 심정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소설의 형태를 빌렸지만, 실은 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알코올 중독인 마담과의 만남과 이별, 할머니와 둘이 살던 재일교포 마을과 거기 살던 사람들……. 되도록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 꺼내 보고 싶지 않던 기억의 단편들이다. 알코올 중독 마담에게 검은 가죽 열쇠지갑을 받은 일도, 할머니네 집 옆집에 살던 누나가 핫케이크를 사준 일도 모두 사실이다. 지금도 마음 한 켠이 아려오는 에피소드들이다. 그럼에도,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쓴 경위는 결별을 위한 의식이었다고 지금의 나는 해석한다.― <불가사의한 공간> <소프트보일드> ‘작가의 말’ 중에서2011년 일본에 건너와 일본문학을 공부하며 글을 쓰고 있는 송재현 작가의 <최저가 매물에 주의하세요>는 남편의 도쿄 유학을 따라 온 아내, 시아의 내밀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국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남편의 유학에 맞춰 온 시아는 주변 시세에 비해 의심스러울 정도로 싼 가격에 빌린 ‘하이츠 선플라워 201호’를 둘러싼 의혹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어느 날 알게 된 전 세입자 니시미야. 그녀에게는 ‘하이츠 선플라워 201호’의 비밀이 숨겨 있었다. 시아는 니시야마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에게 미묘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낯선 나라, 낯선 도시, 낯선 상황에서 느끼게 되는 이방인, 특히 여성의 심리와 불안, 갈등 등을 섬세하게 다뤘다.일본은 살기 편했다. 길가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사람도 없었고 거리는 껌 자국 하나 없이 깨끗했다. 편의점에만 들어가도 백화점이 무색하게 친절한 점원들이 있었다. 그래도 시아는 문득 추위를 느낄 때가 있었다. 히터로 뜨거워진 공기가 살갗만 바삭바삭하게 덥혀서 피부 밑은 여전히 차갑게 굳어 있는 것처럼. 4월이 다 갈 때까지 전기장판을 치우지 못했다. 하이츠 선플라워 201호는 시아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가끔 시아는 이 작은 집이 자기를 태우고 표류하는 조각배 같다고 생각했다. …… 유학을 따라나선 건 자신의 선택이니까 향수병도 제 몫의 책임이라고 시아는 생각했다. 잘 지내느냐는 가족이나 친구의 물음에는 그럼, 하며 웃었다. 어디 부딪히기라도 할까 봐 몸을 움츠리고 사는 기분은 같은 배를 탄 남편만이 알아줄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에서 보내는 나날이 길어질수록 남편은 이 배 위에서 오래 머무는 사람이 아니란 것이 드러났다.
― <최저가 매물에 주의하세요> 중에서일본에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8편의 소설을 발표하며 호평을 받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소설 도쿄》는 정의신 작가와 함께 한국에서 처음으로 <사주팔자>로 그녀의 작품을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사주팔자>는 신오쿠보 한인타운에서 사주를 보는 한국인 여성의 이야기다. 서울에서 재일교포 2세 에이주와 선을 보고 도쿄로 건너온 미숙. 그녀를 찾아오는 다양한 고민을 가진 이들을 통해 현대 일본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미숙이 일본에 와서 맨 처음 느낀 것은 일본인은 여자도 남자도 평균적으로 누구에게나 친절하다는 점이다. 미숙이 아직 한국에 살던 시절에는 사람들의 행동이 기본적으로 퉁명스럽고 거칠었다. 점원들도 좀처럼 웃는 법이 없었다. 생각해보면 여간 이상한 게 아니다. 에이주조차 거친 면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는 그와 결혼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요? 뭔가 우유부단한데……. 저는 초식남 같은 거 싫어요. 터프하다고 할까요? 남자다운 사람이 좋아요. 그래서 가능하면 한국 남자랑 결혼하고 싶어요.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로 있을 수 있다고 할까? 그런 점이 좋아요.”
이 아가씨는 아무래도 동수라는 개인보다는 한류 드라마와 K-POP 아이돌을 통해 알게 된 한국 남자라는 막연한 이미지에 빠진 것 같다.
― <사주팔자> 중에서

《소설 도쿄》는 한국의 김학찬 작가와 함께 도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4인의 작품을 실어, 일본에서 호평 받는 한국 작가들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의의를 더하고 있다. 누벨바그 시리즈는 앞으로도 도시 테마에 맞게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 지역의 좋은 작가들을 새롭게 발굴하여 소개함으로써 국내 문학 독자들에게 새로운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알아가게 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소설 도쿄
저자 김학찬 , 김민정, 정의신, 송재현, 후카자와 우시오
출판사 아르띠잔
출간일 2019-01-24
ISBN 9791196373818 (1196373817)
쪽수 268
사이즈 124 * 188 * 26 mm /32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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