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유대인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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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슐로모 산드
  • 사월의책
  • 2022-01-03
  • 9791192092003 (119209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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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서재 사은품
책 상세소개
에릭 홉스봄

‘민족’이란 개념은 허술하다. 혈연관계를 기반으로 오랜 세월 동안 고정된 동질 집단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쟁과 이주를 겪으면서 타 집단과 섞이지 않고 민족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다. 그래서 모든 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신화와 조작된 역사를 창조한다. 이 신화가 길고 찬란할수록 국민을 통합된 집단으로 이끌기 쉽다. 『만들어진 유대인』은 이런 신화 위에 건설된 나라 이스라엘의 역사적 진실에 깊이 다가선 책이다. “2천 년의 유랑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아 옛 고향땅을 되찾은 어느 뛰어난 민족”이라는 서사는 이스라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신화다. 저자는 이 서사가 완전한 허구임을 밝힌다. 유랑은 없었고, 따라서 고향땅에 남은 이들도 같은 뿌리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자신 유대인이자 이스라엘인이기도 한 저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단일 종족으로서 ‘유대인’이라는 신화, 단일 민족국가로서 ‘이스라엘’이라는 신화를 해체하고자 한다. ‘유대인의 나라’라는 이념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폭력적 패권주의를 정당화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이제는 오히려 반유대주의를 부채질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민족’이 그 구성원에게 든든한 정체성을 제공하는 기능뿐 아니라, 동질성이라는 이름 아래 내부 불평등과 배제의 정치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데 있다.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의 거대 유대인 권력에 도전하는 이 위험한 책이 출간 직후 24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유명 언론과 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목차
들어가는 글: 기억이라는 짐
1. 움직이는 정체성
2. 구성된 기억들

제1장 민족 만들기 - 주권과 평등
1. ‘민중’인가 ‘종족’인가
2. ‘민족’을 의심한 사람들
3. ‘이데올로기’인가 ‘정체성’인가
4. 시민적 민족주의 대 종족적 민족주의
5. 민족의 ‘군주’ 지식인

제2장 역사가 된 신화 - 하느님이 만드신 민족
1. 초창기 유대 역사가들
2. ‘신화역사’로서의 구약성서
3. “인종이 곧 민족이다”
4. 어느 역사가의 반박
5. 동쪽에서 나타난 원-민족주의
6. 서쪽에서 나타난 종족주의
7. 시온에서 시작된 역사학
8. 정치와 고고학
9. 신화역사를 배반하는 증거들
10. 비유문학으로서의 성서

제3장 너무 많은 유대인 - 유배 때문인가, 개종 때문인가
1. 서기 70년에 일어난 일
2. 추방 없는 유배 - 불가사의한 역사
3. 왜 고향을 떠났을까?
4. 만방이 그리로 모여들 것이라
5. 이웃들을 강제로 개종시키다
6. 헬레니즘 권역에서 메소포타미아 땅까지
7. 로마의 그늘 아래서
8. 랍비 유대교는 개종을 어떻게 보았을까
9. 유다지역 사람들의 슬픈 운명
10. ‘땅의 사람들’의 정체

제4장 침묵의 왕국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행운의 아라비아’ - 힘야르 왕국의 개종
2. 페니키아인과 베르베르인 - 수수께끼의 여왕 카히나
3. 유대인 카간 - 동쪽에서 일어난 이상한 제국
4. 하자르인과 유대교 - 밀월의 시작과 끝
5. 하자르 과거를 어떻게 볼 것인가?
6. 수수께끼 - 동유럽 유대인의 기원

제5장 구별하기 - 이스라엘의 정체성 정치
1. 시오니즘과 유전
2. 꼭두각시 과학과 인종주의 난쟁이
3. ‘에트노스’ 국가 수립
4. ‘유대적이면서 민주주의적’이란 네모난 동그라미인가?
5. 글로벌 시대의 ‘종족정’

후기: 땅 없는 민중, 민중 없는 땅 - 비판에 답함

주 / 참고문헌 / 감수의 글
찾아보기
책속으로
한때 유럽에서는 (나치즘의 주장이 그러하듯이) “모든 유대인들은 저들만의 기원을 가진 하나의 민족으로 묶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 당장 반유대주의자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날에는 “세계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이라는 사람들이 하나의 민중이나 민족을 이루었던 적은 없으며 지금도 그러하다”고 말했다가는 즉각 유대인 혐오자로 찍힐 것이다. (58쪽)종족을 기반으로 하여 자연적으로 생겨난 민족은 없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형성된 것들이 민족으로 불리면서, 그 안에 속하거나 그것에 의해 구분되거나 그 지배를 받아온 주민들이 종족으로 묶이는 것이다. 즉 과거에서나 미래에서나 마치 그들인 자연적 공동체를 이루기라도 한 듯이 그려지는 것이다. - 에티엔 발리바르 (65쪽)근대적 집단 정체성인 민족의식까지 가기 위해서는 신화와 목적론 모두가 필요하다. 여기에 토대를 제공한 신화는 구약성서에 기록된 우주였다. 구약의 역사적 재료들은 19세기 후반에 일어난 문헌학적 비판에도 불구하고 생기 넘치는 신화를 제공해주었다. 그리고 유대인이라는 영원한 민중이 세상에 구원을 가져오도록 운명지어졌다는 가정이 근대 유대 역사학자들을 통해 목적론으로 커나갔다. (…) 그러나 수백 년 된 유대 공동체들이 구약성서를 ‘탈무드’라는 구전 율법의 해석과 중개 없이 읽을 수 있는 독립된 저작으로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성서는 오랫동안 유대인 대부분에게 인간의 이해로는 접근할 수 없는 텍스트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성지’(聖地)를 이 세상에 실재하는 장소로 보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다. (152-153쪽)가장 먼저 강조해야 할 것은 로마인들이 유대전쟁이 끝난 후 결코 주민 전체를 강제추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아울러 우리는 이스라엘왕국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인들과 유다왕국을 정복한 바빌로니아인들 역시 그들의 정복지로부터 주민 전체를 이주시키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고 덧붙일 수 있다. ‘땅의 사람들’ 곧 농작물을 생산하고 세금을 바치는 이들을 그 땅에서 뿌리 뽑는 것은 결코 득이 되는 일이 아니다. 심지어 로마제국은 아시리아인과 바빌로니아제국이 실시했던 효율적 추방정책 - 전 지역에 걸쳐 각 분야 행정 및 문화 엘리트들만을 골라서 추방한 정책 - 조차 시행하지 않았다. (249쪽)유배에 관한 새로운 유대 신화가 생겨난 것은 상당히 늦은 시기였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그 신화가 무엇보다 “유대인들이 예수를 배척하여 십자가에 못 박은 벌로 유랑의 삶을 살아간다”는 그리스도교 신화로부터 유래했다고 말한다. 4세기 초 그리스도교가 승리를 거두고 로마제국의 종교가 되자, 원래부터 예루살렘 외부에 거주하던 유대교 신자들마저 유배를 신의 징벌로 보는 관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죄와 뿌리 뽑힘, 그리고 성전파괴와 유배를 연결시키는 관념이 세계 곳곳의 유대인들에 대한 정의 속에 깊이 자리하게 되었다. 죄로 인해 벌을 받고 있다는 ‘방랑하는 유대인’이라는 신화는 이후 그리스도교와 유대교 사이의 증오의 변증법 안에 뿌리를 내리고는, 긴 세월 동안 두 종교 간의 경계선을 표시하는 표지가 되었다. (254-255쪽)러시아인들과 우크라이나인들이 도착하기 전 볼가강과 돈강 사이 지역에 모세 종교를 받아들인 이들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과, 프랑크 부족들이 침입하기 전 갈리아(Gaul) 지역에도 유대교 개종자들이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북아프리카에서도 카르타고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한 뒤 아랍인들이 들이닥쳤고, 이베리아반도에서도 유대교 문화가 번성하고 뿌리내린 뒤 그리스도교의 영토회복운동(레콩키스타)이 일어났다. 그리스도교 유대인 혐오자들이 조장하기 시작했고 근대의 반유대주의자들이 다시 불러들인 과거의 이미지와 전혀 다르게, 신의 아들인 메시아를 죽였다는 이유로 성스러운 땅에서 쫓겨난 저 저주받은 민족이란 역사를 통틀어 결코 존재한 적이 없었다. (451-452쪽)종교가 개인의 내면적 확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독특함을 보여주는 외적 표지가 되면, 그 종교는 종족을 나타내는 특성 곧 한 집단에 귀속되는 대체 불가능한 속성이 된다. 그럼으로써 종교는 개인적 책임과 선택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적 필요성을 반영하는 것으로 바뀐다. 즉 최종적으로는 인종을 반영하게 되는 것이다. - 리아 그린펠드 (515쪽)
출판사 서평
■ “유대 민족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발명되었는가?”24개국 번역, 전 세계 언론과 학자들로부터 크게 주목 받은 문제작오늘날 다시 득세하는 민족주의에 대한 가장 통렬한 비판서‘민족’이란 개념은 허술하다. 혈연관계를 기반으로 오랜 세월 동안 고정된 동질 집단을 유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쟁과 이주를 겪으면서 타 집단과 섞이지 않고 민족의 순수성을 지킨다는 것은 불가능한 꿈이다. 그래서 모든 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신화와 조작된 역사를 창조한다. 이 신화가 길고 찬란할수록 국민을 통합된 집단으로 이끌기 쉽다.『만들어진 유대인』은 이런 신화 위에 건설된 나라 이스라엘의 역사적 진실에 깊이 다가선 책이다. “2천 년의 유랑 속에서도 끝내 살아남아 옛 고향땅을 되찾은 어느 뛰어난 민족”이라는 서사는 이스라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신화다. 저자는 이 서사가 완전한 허구임을 밝힌다. 유랑은 없었고, 따라서 고향땅에 남은 이들도 같은 뿌리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 자신 유대인이자 이스라엘인이기도 한 저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단일 종족으로서 ‘유대인’이라는 신화, 단일 민족국가로서 ‘이스라엘’이라는 신화를 해체하고자 한다. ‘유대인의 나라’라는 이념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폭력적 패권주의를 정당화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이제는 오히려 반유대주의를 부채질하는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민족’이 그 구성원에게 든든한 정체성을 제공하는 기능뿐 아니라, 동질성이라는 이름 아래 내부 불평등과 배제의 정치를 강화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 데 있다. 이스라엘을 넘어 세계의 거대 유대인 권력에 도전하는 이 위험한 책이 출간 직후 24개국 언어로 번역되고 유명 언론과 학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이유일 것이다.■ 발명된 민족 ‘유대인’의 불편한 진실을 파헤치다오늘날 ‘민족’이란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경험을 같이하는 공동체를 일컫는 말이지, 변치 않는 혈연적 공동체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유대인 역시 공통된 종교문화를 가진 종교공동체이지 혈연으로 이어진 종족공동체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런 종족적 동질성의 신화를 국가의 기본원리로 삼고 있는 나라가 있으니, 곧 ‘유대인의 나라’를 자임하는 이스라엘이다. 그러나 저자 슐로모 산드는 유대인을 한 마디로 “발명된 민족”이라 정의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 성서시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직선으로 이어져왔다고 주장하는 ‘유대 역사’의 부실한 고리들을 낱낱이 해체한다. 그럼으로써 신화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온 유대 민족주의, 그 이념에 배인 배타성과 폭력성을 넘어서고자 한다. 『만들어진 유대인』은 유대인과 고난에 찬 그들의 역사에 경탄하는 이들, 구약성서의 신화를 사실로 믿어 의심치 않는 이들, 그리고 이런 신화에 기대어 폭력과 배제의 정치를 국가 유지 수단으로 삼고 있는 이스라엘에 대해 쓰디쓴 진실의 약을 처방하는 책이다. 사람들은 흔히 유대인의 역사를 오래도록 고난 받은 어떤 민족의 일관된 이야기로 여긴다. 그 이야기는 대강 이러하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떠돌이 유목민족이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신이 약속한 땅’에 유다왕국과 이스라엘왕국을 건설하고, 이후 바빌로니아와 아시리아 제국의 침공을 받아 포로기를 경험한다. 포로에서 풀려난 이들은 다시 예루살렘을 건설하지만 로마의 지배 아래서 고향땅을 빼앗기고 뿔뿔이 추방된다. 이후 2천 년 동안 디아스포라(유대인 이산)로 세상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은 수많은 핍박에서도 근대까지 그 정체성을 지키며 살다가, 마침내 신이 약속한 땅 이스라엘에 다시 모여 ‘유대인의 나라’를 건설한다.”저자 슐로모 산드는 역사학자로서 이런 이스라엘 건국의 서사를 하나하나 해체하고자 한다. 유대교 신앙체계의 근간에는 ‘죄로 인한 추방’과 ‘성지로의 귀환’이라는 관념이 있다. 현세에서 피할 수 없는 삶의 고난을 위로해주는 이 관념은 장소적 의미가 아니라 다만 구원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상황적 의미를 갖는 관념이었다.(248쪽, 255-6쪽) 그러나 성서의 신화를 역사로 해석하면서 추방과 유배는 역사적 사실로 탈바꿈한다. 저자는 이렇게 창작된 역사의 허술한 고리들을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짚어냄으로써 ‘추방’과 ‘귀환’의 신화를 무너뜨린다. (1) 출애굽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사건으로,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들이 정복했다는 가나안은 당시에 여전히 이집트 땅이었다.(229-30쪽) (2) 바빌론 유수는 엘리트 지배층의 극히 일부에 한한 것이었으며, 그나마 다수는 유수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았다.(271쪽) (3) 기원후 로마에 항거해 일어난 유대전쟁과 바르 코크바 반란에서도 추방은 결코 없었다.(249쪽) (4) 심지어 7세기 이후 이슬람 지배 하에서도 토착 히브리 농민이 땅을 버린 일은 없었다.(345-6쪽) ■ 전 세계 유대인은 하나의 민족이 아니라 ‘개종’의 결과이다그렇다면 전 세계에 무수히 퍼져있는 유대인의 존재는 무엇인가? 저자는 고대 이집트와 페르시아 등지에서 태동한 일신교를 앞장서서 채택한 히브리인들의 선진적 신앙체계가 지중해 세계의 원시 다신교문화에 빠르게 파고들었다는 것을 일차적 이유로 든다. 그리고 중근동에 있었던 유대교 왕국들의 개종 활동을 결정적 이유로 든다. 하스몬 왕조의 강제 개종정책으로 인해 그리스 이름을 가진 유대교인들이 대거 출현했고(290쪽 이하), 아랍인의 스페인 정복 때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인들과 함께 스페인에 들어간 유대교가 ‘세파르디’ 유대인들의 기원이 되었으며(348쪽 이하), 동방의 광활한 코카서스 평원에 있던 유대왕국 하자르가 동유럽 ‘아시케나지’ 또는 이디시어 사용 유대인들의 기원이 되었다(436쪽 이하)는 것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이스라엘 국가 수립 이전에 팔레스타인에 거주하던 아랍인들이다. 그들은 7세기 무렵 아랍인의 팔레스타인 점령 후 이슬람으로 개종한 유대 농민들의 자손일 가능성이 높다.(332쪽, 339쪽) 다시 말해,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그토록 배척하는 팔레스타인인의 뿌리가 사실은 유대인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시오니스트들조차 인정하는 사실이었다는 것이다.(344쪽)■ 시오니즘의 탄생 배경과 유대 종족주의의 위험성 유대인으로 불리는 오랜 종교공동체가 종족공동체로 교묘하게 탈바꿈한 데는 시오니스트 민족주의자들의 정치적 이해가 숨어 있었다. 저자는 민족주의 열기가 들끓던 19세기 유럽에서 ‘민족’ 개념이 발명되고 ‘시오니즘’이라는 유대 민족주의가 형성된 과정을 촘촘히 그려낸다.‘민족’은 종교가 개인의 정체성 형성에 더 이상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근대 세속화 시대에 종교를 대신하여 안정된 정체성을 제공하는 이념으로 등장했다.(100쪽) 그래서 한 민족에 속하는 한 똑같은 민중이라는 민족의식은 시작부터 ‘평등’이라는 민주주의 이념을 내재하고 성장했다.(92쪽) 그러나 시민적 평등권이 우선 정착된 서유럽(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과 달리, 상대적으로 민주주의 정착이 늦었던 동유럽(독일 폴란드 러시아 등)에서는 종족적 민족주의가 먼저 득세하였다. 독일의 아리안주의나 러시아와 동유럽의 슬라브주의 같은 종족적 민족주의의 배타성이 결국 조직적인 유대인 탄압을 불러 일으켰고, 시민적 평등권을 요구하던 유대인들로 하여금 ‘시오니즘’이라는 대항적 민족주의를 탄생시킨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요컨대 유대 민족주의는 그들을 핍박하던 종족 민족주의의 거울상으로 형성된 것이었다.(104쪽 이하) 슐로모 산드는 이렇게 ‘유대 민족’이란 것이 19세기 독일과 동유럽에 거주하던 유대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창작품임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해서, 이스라엘 국가수립과 함께 그것이 정치적, 학문적으로 어떻게 강화되었는지 설명한다. 시오니스트들이 유대 역사를 창작하기 위한 보물창고로 발견한 것이 바로 구약성서였다. 이민족을 물리친 구약 영웅들의 신화가 중동전의 승리를 고무하는 데 이용되었고, 고고학이 고대 왕국의 신화를 사실로 재현하는 데 동원되었다.(제2장) 나아가 19세기 인종주의를 뒷받침하던 생물학은 20세기 유전학으로 옷을 바꿔 입고 ‘유대 유전자’의 연속성을 입증해주는 과학(유사과학)으로 재등장하기까지 한다.(제5장)산드는 이 모든 역사 창작이 현재 이스라엘의 정치를 지탱하는 수단으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전 세계 유대인에게는 아무런 제한 없이 시민권을 부여하면서 자국 내 비유대인에게는 심각한 차별을 가하는 나라, 세속적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면서도 ‘이스라엘 민중’의 존재를 부정하고 유대인들만의 신정 국가임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라가 이스라엘이다. 민족이란 같은 문화와 경험에 대한 공통의 ‘감각’이지 ‘실체’가 아니다. 이 책은 민족이라는 의식이 실체가 되고 국가 이념이 될 때 자국과 이웃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극히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대인의 발명’과 ‘이스라엘’은 그 대표적인 사례일 뿐이다.■ 이 책의 전체적 개요방대한 분량으로 쓰인 이 책을 몇 문단으로 요약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때로는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복잡하게 서술된 이 책의 핵심만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의 서장(序章) 역할을 하는 「들어가는 글」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을 담고 있다. 저자의 가계, 청년기의 아랍인 친구들, 그리고 제자들의 일화를 통해 ‘민족’과 결부된 정체성과 기억이 개인에게 얼마나 큰 폭력을 행사하는지를 실감 있게 묘사한다. 제1장과 제2장은 유대 민족을 소재로 하여 민족주의 담론의 역사를 다룬 내용이다. 민족주의가 처음부터 민주주의적 평등 개념을 내장하고 태어난 이념이라는 것, 그러나 ‘민족’이란 말이 ‘민중’, ‘백성’ 등의 용어와 혼용되면서 마치 고대부터 있었던 실체로 착각한 데서 민족 개념을 둘러싼 역사적 오류가 빚어졌다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성서 신화가 신뢰할 만한 역사서로 자리 잡는 데 이바지한 초창기 유대 역사가들의 이론적 작업이 상세히 소개된다. ‘디아스포라’와 고대 영토가 종교적 상징에서 정치적 의미로 전용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시오니스트 역사학자들의 계보가 소개된다.제3장과 제4장은 하나의 일관된 역사로 이해되어 온 유대 역사의 허구를 밝히는 작업이다. 유대 역사의 목적론적 핵심을 구성하는 추방과 유배 사건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고, 고립주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유대교가 원래는 개종에 열성적인 종교였음을 밝힌다. 포교와 개종 과정에서 생겨난 이민족 유대왕국들이 근대 유럽 유대인들의 모태가 되었고 디아스포라 유대인의 기원이 되었음을 설명한다.제5장은 결론부이다. 5장에서는 현대 이스라엘의 정치와 학문적 동향을 다룬다. 한편으로는 저명한 법학자들과 철학자들이 나서서 시민적 정체성과 법적 자격을 유대인에 국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음을 고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역사학뿐 아니라 과학계까지 나서서 유대인의 유전학적 동질성을 입증하려는 유사과학적 시도를 벌이고 있는 데 대해 통렬한 비판을 가한다. 책의 마지막에 실린 「후기」는 『만들어진 유대인』이 출간된 후 책에 가해진 여러 비판에 대해 저자가 답하는 글이다. 유대인 단일 민족설에 대한 재반박, 유배 사실에 대한 반증, 히브리인과 팔레스타인인의 역사적 동질성, 유대인 유전자설에 대한 논박,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대인이 아닌 ‘이스라엘 민중’의 존재에 대한 승인을 주장한다. 이 후기는 책 전체를 요약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만들어진 유대인
저자 슐로모 산드
출판사 사월의책
출간일 2022-01-03
ISBN 9791192092003 (1192092007)
쪽수 670
사이즈 162 * 232 * 49 mm /121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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