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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용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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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성용
  • 걷는사람
  • 2021-01-15
  • 9791191262117 (119126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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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서재 사은품
책 소개
임성용 소설집
책 상세소개
한창훈(소설가)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지하에 사람이 산다”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임성용 소설집 『기록자들』이 출간됐다. 2018년 《부산일보》 당선 시 “어휘와 비유를 제자리에 앉히고 장면을 옹골차게 만들어 힘차고 실감 난다”는 평을 받았던 임성용은, 그늘진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역사의 물줄기에 휘둘리지 않으며 “시간과 장소를 적절하게 압축하면서 우리네 삶의 연속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줄곧 발표해 왔다.

목차
그게 무엇이든
지하 생활자
공원 조 씨
기록자들
원주민 초록
맹순이 바당
아내가 죽었다

해설
미래의 미래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책속으로
출입이 금지된 저 골짜기에 가면 갓난아이 울음소리가 난다고 했다. 나무도 하지 않아 무성한 숲에는 이제껏 보지 못한 것들이 있다고 했다. 죽은 아이를 먹고 더 크게 자란 짐승들과 더 굵은 더덕이 있다고 했다. 언젠가 저 골짜기에 가 보리라. 팔과 다리에 더 힘이 오를 때, 저 골짜기에 서 있으리라. 큰 짐승들을 사냥하고 그 골짜기를 지배하리라. 근수는 타잔 같은 포즈를 취하고 골짜기에 서 있는 자기를 떠올렸다. 그러자 쿰쿰한 땀 냄새와 골짜기에 있을 아기 울음소리, 노루 오줌 냄새가 근수를 감싸며 커졌다. 내리쬐는 오후 세 시의 햇볕과 기다림과 기다림의 냄새.
─「그게 무엇이든」, 17~18쪽수화기를 던지고 베란다로 뛰어가 창을 열고 다시 리어왕에게 갔다. 맥을 짚어 보니 반응이 없다. 허리띠를 풀고 소방교육 때 배운 대로 흉부 압박을 시작했다. 바짝 마른 리어왕의 가슴에서 우둑우둑 소리가 났다. 갈비뼈가 내려앉을 것 같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입을 열고 인공호흡을 하려 입을 벌리자 목 깊숙이에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기운이 올라왔다. 비극이라고도 할 수 없는 무엇. 겁이 났다. 더 이상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북어처럼 입을 열고 있는 리어왕 옆에 앉아 멍하니 지켜보고 있다가 의식이 가물가물해졌다. 연기를 너무 마셨다. 아, 씨발. 화분에 번개탄부터 껐어야 했나? 아, 씨발 이게 뭐야. 몸이 기울어졌다.
─「지하 생활자」, 56~57쪽이번 연구는 실패했어. 너도 그만 인정해. 인간은 달라지지 않아. 더 이상 신화도 종교도 그들에게 통하지 않아. 오히려 자기 식대로 이용만 해 먹고 있잖아. 먹고 싸고 차지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어. 실패한 생물이야. 이대로라면 지구는 백 년도 버티지 못해. 솔직히, 이 행성에서 가장 해로운 생명체가 인간이야. 투자한 물과 햇볕이 아까울 지경이라고. 빨리 할당량이나 채우고 이 쓰레기 같은 행성을 뜨자고. 어차피 멸망할 행성 따위야 회사에서 뽑아먹을 만큼 뽑아먹은 다음에 알아서 처리하겠지. 우리는 연구실에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자. 그게 우리가 살길이야.
─「공원 조 씨」, 76쪽파이프를 타고 세상을 떠도는 사이 지상에서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바뀌었다. 바다에서는 배가 가라앉고 하늘에서는 비행기가 떨어졌다. 사람들이 많이 죽거나 자주 실종되었지만 계절은 계속 바뀌었다. 파이프의 세계에서는 시간도 하나의 존재로 여겨졌다. 다른 여타의 존재들처럼 자신어치의 삶을 소모하고 소멸할 뿐, 내 삶에 관여하지 않았다. 나는 가끔 시간 속에 있거나 시간 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했지만, 파이프 속은 그런 내 착각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늘 컴컴했고 늘 평화로웠다. 나는 점점 더 파이프의 세계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리고 점점 더 혼자가 되어 갔다.
─「기록자들」, 119쪽도동놈도 추석은 시야지! 시상에 쪼매난 도동놈 아인 놈 어데 있나!
늙은이의 음성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목소리에서 카랑카랑한 힘이 느껴졌다. 나는 멍하니 서서 그 말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리고 내가 들은 말을 잠시 의심했다. 그 말은 마치,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이 먼저 저 여인에게 돌을 던지라고 말하던 예수의 말처럼 느껴졌다. 나는 돌팔매를 맞고 있던 창녀처럼 늙은 원주민을 바라보았다. 원주민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움찔 눈을 내렸다.
그래도, 한꺼분에 마이 따지 말고, 밭이랑 밟찌 말고, 고랑으로 살살 댕기미 쪼매씩 따다 무라. 서둘르지 말고!
─「원주민 초록」, 144쪽정신이 없어 말을 더듬는 사이 누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상할망이었다. 상할망이 끝분의 손을 잡자 그제야 눈물이 왈칵 나왔다.
할망, 어허어어….
내 이럴 줄 알아서. 밤중 내내 삽작 밖이 소란스라방 내다봐신디, 굼부리로 올라가는 뒤꼭지가 딱 분이 너랑 닮아서라. 아이고, 이게 무신 일이냐. 정신 채리라게. 지금 정신 안 챙기면 너도 죽어, 알아들엄서?
상할망이 끝분의 뺨을 철썩 갈겼다. 끝분은 울다가 어안이 벙벙해서 할망을 쳐다보았다.
빨갱이 마누라로 몰리믄 너도 죽은 거. 저 잡놈들이 살인귀가 씌엉 탐라 사람 모조리 빨갱이로 몰앙 죽이려는 건디, 정신 차령 내 말대로 해라. 그래야 산다, 내 말 알아들어 지커냐!
─「맹순이 바당」, 164쪽나는 가르치는 재능도 인내심도 없는 사람이었다. 반년을 채우지 못하고 학원을 나왔다. 아내는 가장으로서의 무능력을 탓하지도, 아비의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아내의 그런 태도가 터지기 직전의 활화산처럼 불안하게 생각되었지만, 곧 익숙해졌다. 아내는 원래 그렇게 생겨 먹은 사람 같았다. 내가 열 살 때 휴화산이었던 갈라파고스 제도의 화산이 서른이 넘은 지금도 휴화산인 것처럼, 폭발 따위는 내 대에서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다. 아내도 견디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어차피 남녀가 같이 산다는 건 주어진 상황을 함께 견디는 연습 같은 것이었다.
─「아내가 죽었다」, 199쪽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임성용 소설집 『기록자들』이 출간됐다. 2018년 《부산일보》 당선 시 “어휘와 비유를 제자리에 앉히고 장면을 옹골차게 만들어 힘차고 실감 난다”는 평을 받았던 임성용은, 그늘진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역사의 물줄기에 휘둘리지 않으며 “시간과 장소를 적절하게 압축하면서 우리네 삶의 연속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줄곧 발표해 왔다.
“나의 시선과 선택은 늘 지하를 향했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소설가 임성용은 지상보다는 지하, 변방, 물밑, 그리고 루저(loser)의 편에서 이야기를 직조해 나간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품은 가장 큰 미덕인 환상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공원 조 씨」에는 지구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남자(조물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스스로를 외계 생명체라고 여기며 다른 사람들에게 ‘미래를 선물하러’ 왔다고 말한다. 임성용은 백화점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조 씨를 통해 “국가, 사회, 제도, 시스템 등 지배 질서가 주장하는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적 질서에 내재한 비정상적인 광기를 들추어낸다.”(박윤영 문학평론가)
또 다른 단편 「그게 무엇이든」에서는 종도, 만수 같은 인물이 폭력성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소설의 결말에서 어린 근수는 치밀한 전략으로 종도와 만수를 제거함으로써 자신과 어머니의 삶을 뒤흔든 ‘지배적 남성성’을 해체하며, 이는 독자에게 통쾌함을 안겨 준다. 하지만 “무언가를 살리려면 언제나 무언가를 죽여야 했다”는 근수의 고백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 세상의 견고한 벽을 돌파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을 씁쓸하게 상기시킨다.
한편으로 소설가 임성용은 공적 체계의 부조리를 끊어낼 수 있는 대안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는 매우 사소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지녀야 할 윤리적 근원을 선보이며, 이를 통해 해체된 질서를 회복하고자 한다. 「지하 생활자」의 ‘나’는 누구와도 관계 맺기를 꺼리고 무던한 직장 생활을 하며 일상을 보내지만, 어느 날인가부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2005호 치매 노인의 소방경보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채 그들의 일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게 되고, 결국엔 노인 부부의 안위를 걱정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된다.
「원주민 초록」 역시 “먼지의 영역”에 살기를 자처한 젊은 주인공의 내적 변화 과정을 들려 준다. ‘나’는 어느 날 도서관에서 『대한민국 원주민』이라는 책을 읽게 된다. 원주민은 “끝없이 자신의 영토를 구축”하는 이였으며 “어디에서나 초록의 생명을 키워내는 정원사들”이었고, ‘나’는 인근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들을 원주민이라 칭하며 그들 몰래 채소를 훔친다. 인적 드문 시간을 골라 텃밭을 돌며 서리를 하던 주인공은 결국 밭 주인에게 들키고 만다. 그런데 밭 주인은 “시상에 쪼매난 도동놈 아인 놈 어데 있나!”라고 하며 “살살 댕기미 쪼매씩 따다 무라. 서둘르지 말고!”라는 뜻밖의 말을 남긴다. ‘나’를 무해한 이웃으로, 혹은 가족처럼 대하는 ‘원주민’을 통해 ‘나’는 비로소 세상에 나갈 용기를 얻는다.
임성용의 등단작 「맹순이 바당」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맹순이 바당」은 제주 4·3항쟁의 피해자인 해녀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끝분은 역사의 칼바람에 남편을 잃은 후 욕지로 도망치고, 홀로 딸을 나아 기르며 억척스런 삶을 살아간다. 끝분이 ‘맹순’이라는 이름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사연과, 그의 딸 ‘선녀’가 동네에 사는 ‘이 씨’를 빨갱이로 몰아붙이며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는 등의 아이러니한 상황이 실감 나는 언어와 비유를 통해 입체적으로 읽힌다.
임성용이 그리는 소설 속에서도 2021년 현재의 세계 속에서도 어쩌면 “지독한 악몽은 끝나지 않았다.”(「맹순이 바당」). 하지만 임성용은 그 악몽을, 아니 악(惡)을 가장 또렷하고도 인간다운 방식으로 그려내는 믿음직한 ‘기록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기록자들
저자 임성용
출판사 걷는사람
출간일 2021-01-15
ISBN 9791191262117 (1191262111)
쪽수 236
사이즈 130 * 20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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