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상세소개
“girls can do anything”이라고?
한 밀레니얼 여성의 솔직한 성장담이자 자신을 찾기 위해 시도하는 (그리고 뜯어말리고 싶은) 끔찍하고 중요한 삶의 선택지를 따라가보자!
기울어진 운동장에 도사리는 수많은 함정들을 그녀는 과연 피할 수 있을까?
당신의 불행을 선택하세요
최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의 프로젝트에서 주목을 받었던 보드게임 〈이지혜 게임〉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젊은 여성의 생애주기를 좇아 주인공인 이지혜의 인생에서 선택지를 고르게 해 이지혜를 죽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이 책은 〈이지혜 게임〉과 같은 ‘인생 게임’, 즉 선택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게임의 형식을 차용한 자전적 소설이자 동시대 젊은 여성의 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에세이이기도 하다. 독자들은 젊은 여성 주인공인 저자의 인생을 함께하며, 선택에 따라 몇 가지 다른 경로를 거쳐 다른 결말에 도달할 수 있다. ‘93년생 데이나’의 결말은 무엇일까?
목차
당신의 불행을 선택하세요 7
감사의 말 365
옮긴이의 말 369
책속으로
당신이 로맨틱 코미디의 여주인공이라면, 어떤 직업이 어울릴까?1. 당신은 좌뇌형 인간인가, 우뇌형 인간인가?
A 좌뇌형.
B 우뇌형.2. 학창 시절 가장 좋아한 과목은?
A 문학.
B 생물.3. 정신적 만족(성취감)과 물질적 풍요(부유함) 중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A 정신적 만족.
B 물질적 풍요.4. 초등학교 6학년인 당신에게 문학 선생님이 《야성의 부름》을 읽고 감상을 표현하라는 숙제를 내줬다. 당신이라면 어떤 식으로 과제물을 내겠는가?
A 목탄으로 늑대를 그린 후 투명지에 프린트한 자작시를 그 위에 붙여 이것이 미술관에 들어갈 자격이 있는 작품임을 나타낸다.
B 나무로 작은 썰매 모형을 만든다.5. 그해 어느 겨울날, 아까 숙제를 내준 바로 그 문학 선생님이 (푸들 같은 백발에 바닥까지 끌리는 스커트를 입고, 목에는 브로치를 달아 타이타닉호에 승선하기라도 할 기세로) 쉬는 시간이 끝났다고 아이들을 부르러 밖으로 나왔다가 빙판에 미끄러졌다. 그것도 그냥 미끄러진 게 아니라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꽈당, 하고 아주 제대로. 흡사 굽 달린 작은 부츠가 눈앞에 날아가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선생님은 바닥 위에 붕 떴다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길에 자빠진 채로 그녀는 “난 괜찮아!”라고 울부짖는다. 이때 당신은 웃겠는가? 이에 앞서 우선 선생님에게 실질적인 외상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해두겠다. 맹세한다.
A 당연히 웃는다. 딱히 좋은 선택은 아니겠지만, 웃음이 나오는데 어쩌라고?
B 웃지 않는다. 내 말은, 웃음이 나오겠지만, 또 선생님이 안 다쳤다고 했지만, 이 질문에 함정이 숨겨져 있을 수도 있으니까 안 웃었다고 하겠다.만약 당신의 답이 대체로 A라면?
축하한다! 당신은 예술 관련 종사자로, 아마도 텔레비전 방송국이나 여성 잡지와 관련된 분야에서 일할 확률이 높다. 전자의 경우 딱 붙는 펜슬 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마이크가 붙은 헤드셋을 끼고, 클립보드를 든 채 관제실을 종횡무진 뛰어다닐 것이다. 후자라면? 역시 펜슬 스커트와 하이힐로 무장한 채 양손에 커피를 여섯 잔쯤 들고 도시 전체를 뛰어다니느라 카디건에 얼룩이 졌겠지. 덤벙대는 건 당신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 포인트다. 아파트는 엉망진창으로 어질러져 있고, 옷장은 디자이너 브랜드 블레이저와 밝은색 무늬 재킷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 모든 것들에 커피 얼룩이 뒤덮여 있을지라도 완벽해 보일 것이다. 엄청난 액수가 적힌 청구서나 마이너스 통장 잔액에 대한 은행 고지서가 날아오는 일, 소파에 앉았을 때 뭔가 맨발에 밟힌 것 같은 기분에 내려다보니 야구공만한 바퀴벌레가 가느다란 더듬이와 다리를 떨며 발치를 지나 잽싸게 오븐 아래로 숨어버리는 걸 목격하는 일, 그래서 저 왕바퀴벌레가 집 속 구석구석 어딘가 살면서 기어다니는 걸 불가피하게 알아버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고 말고. 당신의 아파트는 언제나 깔끔하고, 머리는 프로페셔널하게 세팅되어 있을 테니까.
→32쪽으로 가시오.만약 B를 더 많이 선택했다면?
당신은 열정적인 액션영화 속 남주인공의 연인이다. 전지전능한 본드걸을 떠올리면 된다. 스토리 전개상 결정적인 순간에 당신은 우연히도 남주에게 도움이 될 만한 특정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 “어디 한번 봐요”라고 말하며 당신은 남자의 손에서 마치 상형문자와도 같은 복잡한 문서를 낚아챈다. “저는 신비동물학의 해석과 관련된 박사학위를 두 개 갖고 있어요.” 삑삑대는 기계에서 남주를 밀쳐내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가 나사(NASA) 소속 핵무기 해체 작업 기술반의 최고 전문가인 거 알죠?” 말이 안 된다고? 알 게 뭐람. 중요한 건 당신이 아주 예쁘고, 똑똑하다는 점이다. 슈퍼모델급 얼굴과 몸매에, 엄청나게 섹시한 복장을 하고, 풀메이크업까지 했지만 일단 안경도 썼으니까. 뭐, 스물네 살이라는 나이가 박사학위를 세 개나 따기에는 좀 많이 어리지만 어쨌든 당신의 똑똑함으로 인해 스토리가 진행될 것이고 그러므로 이 영화는 페미니스트 영화다. 당신은 남주와 함께 도망치거나 아니면 죽는다. 미안.
→14쪽으로 가시오.
출판사 서평
포스트-페미니즘 키드, 밀레니얼 여성의 인생 방황기
: 여성은, 소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1993년도 출생자인 저자 데이나 슈워츠는 ‘포스트 페미니즘’ 분위기 속에서 자라난 세대의 미국 페미니스트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은 미국 페미니즘 운동이 잠시 주춤한 시기였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전 시기에 비해 제도적 평등이 놀랍게 진전되었고, 주류 언론은 갑자기 페미니즘의 수호자였던 것처럼 ‘아직도 페미니즘이 필요할까?’ 정도의 논조를 쏟아낸다. 마치 완전한 평등이 목전에 다가온 것만 같았다. 이 와중에 대중화된 페미니즘은 담론이나 실천이 아닌 이미지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완벽한 헤어와 메이크업의 늘씬한 유명인 여성이 드레스 차림으로 텔레비전에 출연해서 ‘여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같은 말을 하며 미소짓는 것이 페미니즘의 대중적 이미지가 되었다. 이러한 ‘셀레브리티 페미니즘’에 더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결합한 속류 페미니즘은 일종의 여성 버전 자기계발서가 되었다. (깡마르고, 치장을 잘 하고, 치아 미백도 하고 잘 웃고 항상 예쁘기만 하다면) ‘여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girls can do anything’. ‘당신의 인생은 당신 자신의 것이다.’ ‘주체가 되어라.’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해야 한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것이기에 실패도 오롯이 당신의 책임이다. 이제 여성은 가사를 완벽하게 관리하며 여성적 매력을 보여주어 사랑받는 동시에 남성들과 대등하게 경쟁해야 하고, 임신과 출산, 양육과 더불어 사회적 성취도 신경 써야 한다.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분투하는 한 젊은 여성의 진솔한 여정
그의 세대인 ‘밀레니얼 키드’ 중산층 백인 여성들은 대체로 같은 계층의 남성과 동등한 교육 수준을 가지고 있고, 소녀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속류화된 페미니즘의 만트라를 들으며 자랐다. 그들은 여자도 야심을 가져야 하며, 이제 이전 세대 여성을 가로막았던 모든 벽과 유리천장은 곧 사라질 것이고, 너희가 그 중 일부를 부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들었다. 그리고 성장해서 사회로 나아간 이 여성들은 그들이 꿈꾸던 장밋빛 미래가 환상이었음을 알게 된다.
슈워츠는 자신의 인생에서 바로 그 경험을 세대적 보편성을 가진 서사로 공개한다. 날것으로 생생한 경험의 솔직한 토로가 지닌 공감의 힘에 더해 냉소적이지만 위트 있는 문체와 빠른 전개는 독자, 특히 젊은 여성 독자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한 재미와 호소력을 가지고 있다. 왜 명문대에서 의예과 과정을 밟을 정도로 똑똑한 여자가 학문적/사회적 성취가 아니라 자신의 이미지나 겉모습에만 신경을 쓸까? 왜 젊은 여자는 자기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면서도 몇백 칼로리를 덜 먹거나 먹은 것을 게워내는 데 거의 모든 에너지를 소모하게 될까? 남자와 여자는 평등하다고 들었고 그렇게 믿고 있는데도 왜 그 여자들은 연애나 섹스에서 항상 불리한 입장이라고 느낄까? 칙릿을 보고 자라면서 열심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공부, 일, 연애, 가정 모두 완벽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꿈꿨는데, 그게 과연 이룰 수 있는 꿈인가? 저자는 자신의 솔직하고 대담하게 이런 질문들을 던진다. 페미니스트인 여성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곤경에 처한 상황이 반복되고 거기에서 오는 당혹스러운 감정들이 낱낱이 드러난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
당신의 불행을 선택하세요 |
저자 |
데이나 슈워츠 |
출판사 |
오월의봄 |
출간일 |
2020-01-15 |
ISBN |
9791190422222 (1190422220) |
쪽수 |
372 |
사이즈 |
129 * 189 * 29 mm /387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