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리버스 : 별밤서재

플루리버스 요약정보 및 구매

자치와 공동성의 세계 디자인하기

상품 선택옵션 0 개, 추가옵션 0 개

  • 아르투로 에스코바르
  • 알렙
  • 2022-08-25
  • 9791189333492 (118933349X)

24,000

21,600(10% 할인)

포인트
1,080p
배송비
무료배송
포인트 정책 설명문 닫기

00포인트

포인트 정책 설명문 출력

관심상품

선택된 옵션

  • 플루리버스

관련도서

등록된 상품이 없습니다.

상품 정보

별밤서재 사은품
책 소개
자치와 공동성의 세계 디자인하기
책 상세소개


전 세계적으로 발전 담론의 비판적 연구를 주도한 인물인 아르투로 에스코바르의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그는 서구의 발전/개발 담론에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왔던 탈성장 운동의 원조 격으로 콜롬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인류학자이다. 최근 10년간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생산된 문화적ㆍ생태학적 전환 서사와 담론이 있다. 탈성장과 커먼즈, 공생, 다양한 전환 기획 등은 북반구에서 발현한 개념과 운동이다. 남반구의 경우 부엔 비비르(Buen Vivir), 자연의 권리, 공동성의 논리, 문명적 전환을 향한 투쟁이 일어났다. 에스코바르는 이 운동들이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에서 어떤 방식으로 수행되었는가, 그리고 어떻게 공동성과 자치 세계인 플루리버스로 재발현되는가를 성찰한다. 플루리버스(Pluriverse)란 다중의 우주와 세계를 뜻하는 말로, 원래 멕시코 사파티스타들의 세계인식과 자치운동에서 유래했다. 에스코바르에게 플루리버스는 ‘오직 하나의 세계’가 아니라 ‘다른’ 세계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며, 동시에 존재론적 전환과 실천의 방향성을 뜻한다. 이 사유는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다른 가능성은 가능하다”라는 말로 집약된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서문

서론

1부 실재 세계를 위한 디자인

1장 디자인 스튜디오를 벗어나 자연사회적 삶의 흐름 속으로
2장 디자인 문화연구란 무엇인가?

2부 디자인 존재론의 재설정

3장 우리 문화의 배경: 합리주의, 존재론적 이원론 그리고 관계성
4장 존재론적 디자인의 개요

3부 플루리버스를 향한 디자인

5장 전환을 위한 디자인
6장 자치 디자인과 관계성 및 공동성의 정치학

결론

인터뷰: 실용주의, 유토피아주의, 그리고 실재의 정치학
옮긴이 해제: 자본의 메타버스를 넘어 생태의 플루리버스로

참고문헌t
찾아보기
책속으로
제 소망은 이 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을 위한 디자인 실천과 사회운동을 비판적으로, 동시에 건설적으로 사고하는 데 유용한 성찰이 되는 것입니다. 일례로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비판에 존재론적 디자인이나 자치 디자인, 전환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포함할 수 있을까요? 포스트 발전(Post-growth)과 부엔 비비르(Buen Vivir), 혹은 공동성과 자치라는 라틴아메리카의 사고가 한국 사회를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투쟁을 전개하는 데 영감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저는 한국의 학자들과 학생들, 활동가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의 문제를 반추하고, 디자인과 사회에 관해 다시 상상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6쪽,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한 번 더 질문을 던진다. 시장에 종속된 디자인이 형태와 개념, 영토와 물질을 지닌 창조적 실험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특히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삶을 기획하기 위해 투쟁하는 서발턴 공동체에 적합한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을까?--19쪽, 〈서문〉 중에서이 질문에 접근하기 위해 강력한 관계상과 약한 목적론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나란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 반대로 약한 관계성과 강한 목적론은 근대의 형식이었습니다. 이는 ‘약한’ 이분법적 관계와 주체와 대상이 전제된 존재-인식론, 그리고 직선적 시간관을 가집니다. 반대로 강력하거나 급진적인 관계성은 이 책에서 충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독립체들은 관계 이전에 존재하지 않고 관계가 독립체들을 구성하며, 모든 것은 상호작용을 통해 발현됩니다. ‘의존의 형태로 상호-발현’과 ‘사이존재’를 보여주는 불교에서부터, 복잡성 이론, 인류학 등에서 상대적으로 이와 유사한 표현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는 마리솔 데 라 카데나가 최근 저작에서 오랫동안 탐구해 온 아이유(ayllu)를 다시 개념화한 작업에 기대어 위의 논의를 좀 더 상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405쪽, 〈인터뷰〉 중에서 저는 이 말에서 다른 방식의 디자인, 혹은 다른 디자인의 사례를 찾아냅니다. 콜롬비아 포파얀의 나사와 미삭 선주민들이 보여주는 직물을 닮은 삶의 개념과 삶에 대한 상호 신뢰에서 비이원론적 디자인의 상상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왜 생각하지 못할까요? 이렇게 우리는 모든 디자인을 공동의 플루리버스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유에서 존재하기’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왜냐하면 그 외부에서 디자인은 아무 의미도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409쪽, 〈인터뷰〉 중에서
출판사 서평
“발전의 신화, 개발 담론을 전환하라!”에스코바르는 20세기 중반 이후 서구에서 고안된 발전 담론이 세계를 움직여 왔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따라서 소위 ‘저개발’과 ‘제3세계’라는 용어도 이때 등장한다. 이후 발전 담론은 ‘성장’에서 뒤처진 저개발 국가뿐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당연히 받아들이는 강력한 규범이 되었다. 또한, 발전주의는 현대 기술사회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현재 전 사회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메타버스(Metaverse)는 인류 발전과 미래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메타버스 논의의 상당 부분이 이윤 창출이라는 상업적 목적과 새로운 자본 축적에 집중되고 있다.에스코바르는 발전주의의 도구로서의 기술 비판을 통해 기술이 이윤의 최대화가 아닌 다른 경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따라서 에스코바르는 이를 넘어설 이론과 실천을 본격적으로 탐색한다. 이 책은 그 결과물로 문명적 전환의 필요성 및 대안으로서 공동 자치의 방향과 실천 경로, 즉 플루리버스(Pluriverse)를 논의한다. 아르투로 에스코바르와 발전 담론 비판적 연구 그룹흔히 우리는 ‘근대화’ ‘발전’ ‘개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21세기 첫 10년 동안 라틴 아메리카에서 활동했던 중요한 비판적 사유 집단인 “근대성/식민성 그룹”은 이것들이 유럽중심주의, 이원론적 사고, 인종주의의 소산이라고 비판한다. 이 연구자들은 여러 세대에 걸친 다학문적 지식인 네트워크로, 사회학자인 아니발 키하노 등, 기호학자인 월터 미뇰로 등, 인류학자 아르투로 에스코바르 등, 철학자 엔리케 두셀, 마리아 루고네스 등이 포함된다. 에스코바르는 콜롬비아 출신 인류학자로 미국과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에서 발전 철학과 정책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학자이자 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통적인 인류학자라기보다는, 통섭과 융합의 원리를 받아들여 과학기술, 철학, 거버넌스, 비판이론, 신유물론 등 여러 학문을 가로지르며 서로의 연계를 도모해 왔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연구자들과의 교류 속에서 탈식민주의와 서발턴 연구를 접목하여 정치생태학, 발전 인류학, 사회운동, 라틴아메리카 정치에 관한 연구와 실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플루리버스를 위한 디자인’은 ‘존재론적 전환을 위한 디자인’이다!에스코바르는 〈서문〉에서 “시장에 종속된 디자인이 형태와 개념, 영토와 물질을 지닌 창조적 실험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특히 지구와 함께 호흡하는 삶을 기획하기 위해 투쟁하는 서발턴 공동체에 적합한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한국어판을 위한 서문에서도 그는 다시 묻는다.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들의 비판에 존재론적 디자인이나 자치 디자인, 전환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포함할 수 있을까요? 포스트 발전과 부엔 비비르, 혹은 공동성과 자치라는 라틴아메리카의 사고가 한국 사회를 분석하고 사회문화적 투쟁을 전개하는 데 영감을 제공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이 책이 던지는 주요 질문에는 존재론적 디자인, 공동성과 자치가 포함돼 있다. 이 책은 (사회) 디자인 이론과 실천의 함의를 탐색한다. 그리고 인류가 기후ㆍ식량ㆍ에너지ㆍ가난ㆍ의미의 위기에 효과적으로 직면하기 위해, 지식인과 활동가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문화와 급진적인 생태 전환을 돕기 위한 디자인 실천의 잠재력을 논한다. 에스코바르는 다양한 삶의 영역에서 이러한 생태 전환, 존재론적 전환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라틴아메리카의 흑인, 선주민, 농민, 도시의 소외된 그룹의 정치적 투쟁에서 영감이나 아이디어가 유래했다. 라틴아메리카 대륙은 자원과 영토의 수호뿐 아니라, 세계 속에서 자신이 존재하는 형식을 지키기 위해 운동한다. 이들 중 일부는 대안적인 ‘삶의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데, 이 개념은 전환을 위한 디자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요한 목적은 디자인이 이러한 삶의 기획에 담긴 자치의 공동적 형태를 실현하는 데 공헌할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즉, 이 책은 플루리버스 디자인의 관점에서 라틴아메리카를 기반으로 발현하는 공동성의 개념과 자치를 탐구하는 것이다. 전환 디자인의 잠재성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디자인의 방향을 재정립해야 한다. 기능적이고 합리주의적인 전통에서 나온 디자인 관념은 여전히 합리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의 초점은 존재론에 맞추어진다. 디자인은 그 자체로 존재론적인데, 각각의 사물, 도구, 서비스, 서사 속에서 특정하게 존재하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방식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합리주의 전통을 수정하기 위해서는 채굴적 세계화에 반대하는 영토 투쟁에 나선 민중들이 보여주는 비이원론적이고 관계적인 삶의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이러한 투쟁은 여전히 이들의 사회적 삶에서 기반을 형성하면서 강력하게 작동하는 공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관계성에 관한 논의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종종 ‘존재론적 전환’으로 묘사되는 학계의 비판에서 출발한 탈이원론적 사상에서 찾을 수 있다. 관계성은 모든 생명이 의지하는 끊임없는, 그리고 항상 변화하는 직조 과정을 통해 지구 그 자체에 현존한다. 이와 같은 생명력 넘치는 지식과 에너지의 분출을 보여주기 위해 ‘관계성의 인식론적ㆍ정치적 재활성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의 관심사는, 문화와 생태적 전환, 존재론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 전환을 위한 디자인이다. 그리고 자치, 디자인, 전환이라는 세 가지 주제의 중심에 놓여 있는 공동적이고 관계적인 논리와 정치적 활동을 탐구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쟁점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이 탐구하고자 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다. 근대의 디자인 전통은 근대 자본주의의 이원론적 존재론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지식과 행위의 관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서발턴 공동체가 투쟁을 벌이고, 자치를 강화하며, 자신들의 삶의 기획을 실현하려는 노력은 창조적인 전유로 이어질 수 있을까? 존재론적 디자인은 존재와 행위에 뿌리내리는 변화의 과정에서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마침내 인간과 지구가 서로 거름이 될 수 있게 인간을 양육하는 부엔 비비르의 철학을 실현할 수 있을까? 책의 개요와 주요 논점발전에서 플루리버스로! - 미래가 없는/있는 디자인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디자인(사회 디자인, 전환 디자인) 연구의 몇 가지 경향을 설명하고, 문화연구 분야의 방법론을 소개한다. 1장에서는 디자인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과 작동 방식, 디자인을 실천으로 옮기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다룬다. 2장에서는 최근 인류학, 생태학, 도시 건축, 디지털 연구, 발전 연구, 정치생태학, 페미니스트 이론을 검토하여,디자인과 문화와 현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한다.2부에서는 디자인이 등장하는 문화적 배경의 존재론적 읽기를 제안하고, 디자인의 존재론적 접근 방식을 개괄한다. 3장에서 이러한 배경에 대한 특정한 분석을 제시하는 한편, 디자인의 전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해 본다. 칠레의 인지생물학자인 움베르토 마투라나와 프란시스코 바렐라의 작업에서 영감을 얻은 이 부분은 데카르트의 객관적 인식론과 연결된 ‘합리주의적 전통’에 대한 비판적 독해를 진행한다. 그리고 서구 근대성의 지배적 사고를 특징짓는 이원론적 존재론을 요약한다. 여기에서 새로운 점은 (몸/마음, 나/타자, 주체/객체, 자연/문화, 물질/정신 등의) 이원론 비판이 학계만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인과 활동가 영역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이 이원론에 새롭게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넘어 정치존재론이라는 영역의 출현을 촉진하고 있다고 에스코바르는 생각한다. 이 분야의 출현은 ‘관계성’이라는 개념으로 점점 더 이론화되는 여러 대안을 이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지각하도록 한다. 이 개념은 이전과 다른 삶과 세계를 구상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디자인에 잠재적 기초를 제공한다.4장은 디자인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에서 출발하여 존재론적 디자인 개념의 윤곽을 그린다. 존재론적 디자인은 (사물, 구조, 정치, 전문적 시스템, 담론, 서사 등과 같은) 도구를 디자인할 때 존재 방식을 창조하고 있다는 관찰로부터 비롯된다. 이런 맥락에서 이 견해의 핵심적 사고는 앤-마리 윌리스가 명명한 ‘존재론적 디자인의 이중 운동’이다. 우리가 세계를 디자인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다시 우리를 디자인한다. 결과적으로 디자인이 디자인한다. 존재론적 디자인은 토니 프라이와 일군의 전환 디자이너들이 암시한 지속가능성에서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제안한 디자인에 기초한다. 이 장에서 에스코바르는 ‘플루리버스’로의 전환을 사고하는 데 매개가 되는 존재론적 디자인을 제안한다. 플루리버스 디자인은 지역의 세계들을 다시 상상하고 복원하기 위한 도구가 된다. 3부는 이 제안을 더 적극적으로 탐색한다. 5장에서는 단순한 지적 상상을 넘어 실현 가능한 플루리버스 디자인 실천이 나타나는 문화ㆍ정치적 배경을 논의한다. 이 장에서는 최근 10년간 북반구와 남반구에서 생산된 풍부한 문화적ㆍ생태학적 전환 서사와 담론을 살펴본다. 에스코바르는 바로 이 전환의 상상물이 지배적 삶과 경제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디자인의 존재론을 재구성하는 데 더 적절한 틀을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존재론적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면서 ‘자치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발전시킨다. 이 역시 기본적인 출발점은 간명하다. 모든 공동체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실현해야 한다. 과거 전통적 공동체의 경우 그러했고, 현재에도 많은 공동체가 남반구와 북반구에서 심화되는 위기와 피할 수 없는 기술-경제에 직면하여 자기 자신을 디자인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회운동가, 전환적 공상가, 일부 디자이너들이 현재의 위기가 더 깊숙한 곳에 자리한 문명적 위기를 암시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새로운 삶을 기획하기 위한 자치 디자인은 수많은 공동체에서 분명히 실현 가능하며, 동시에 필수적인 이론적ㆍ정치적 프로젝트임이 틀림없다. 어떤 공동체들에 있어 이는 생존에 관한 질문이기도 하다. 에스코바르는 구체적으로 콜롬비아 남서부의 한 지역에서 진행된 전환 실천을 통해 자치 디자인의 사고를 설명하려고 한다. 이 지역은 백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역적 차원에서 플루리버스를 창조하기 위한 공동 디자인의 모델이었다.자치 디자인은 근본적인 면에서 ‘공동체’, 혹은 좀 더 적절하게는 공동적인 것을 다시 기획한다. 공동적(communal)인 것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면서 식량, 에너지, 경제의 재배치와 전환 마을, 커머닝(commoning) 관련 이슈가 라틴아메리카의 비평 그룹과 유럽의 전환 운동에서 유행하고 있다. 즉, 이 장에서는 자치를 디자인의 중심에 놓는다. 또한, 자유주의가 개인의 자치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은 이 책 전반에 걸쳐 분명해진다. 실제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반대다. 3장과 6장에서는 자치가 마투라나와 바렐라의 용어로 자기생산(autopoiesis), 혹은 살아 있는 시스템의 자기생성(self-creation)에 있어 핵심이라는 점을 설명한다. 『플루리버스』, 자치와 공동성의 세계를 디자인하라!에스코바르는 이 책의 전반부에서 디자인의 역사와 새로운 가능성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플루리버스의 사고와 상상력을 소개하면서 이를 북반구와 남반구의 사례를 통해 구체화한다. 에스코바르는 디자인의 철학적·정치적·문화적 의미를 계보학적으로 추적하면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근대 세계에서 디자인은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전문가 집단이 주도했고, 통제와 점유, 식민화와 자본 축적을 위한 목적론의 도구로 기능했다. 하지만 에스코바르는 디자인을 폐기하는 대신, 비근대적 세계를 꿈꾸고 설계하는 디자인의 실천적 가능성을 복원하려는 대담한 시도를 보여준다. 디자인은 이론과 실천의 인터페이스로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미래를 설계하는 양가적 성격을 갖는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그는 디자인 주체의 범위를 확장하는데, 전문가 집단을 넘어 모든 사람이 세계를 디자인하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지구상의 모든 존재와 물질에게도 행위자로서의 문을 열어놓는다. 이렇게 디자인에 참여하는 존재가 많아지는 만큼 행위자 사이에서의 관계도 중요해지는데, 에스코바르는 이 존재들의 관계론을 자신의 작업에 있어 핵심으로 파악한다. 근대적 디자인은 발전이라는 ‘강한 목적성’에 대비되는 ‘약한 관계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반면, 미래를 향한 전환의 디자인은 ‘약한 목적성’과 ‘강한 관계성’을 그 전제로 한다. 모든 존재는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네트워크의 전체에서 얽힘과 상호의존을 통해 세계(들)를 형성해 나간다.이러한 전환 디자인을 바탕으로 책의 후반부는 플루리버스를 논의한다. 플루리버스는 원래 서구를 유일한 가치로 상정하고 다른 세계를 주변화하는 우주관에 반대하는 멕시코 사파티스타들의 세계인식과 자치운동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에스코바르에게 플루리버스는 ‘오직 하나의 세계로 구성된 세계(OWW)’에 반대하여 ‘다른’ 세계의 존재를 확인하는 이론적 토대일 뿐 아니라, 동시에 존재론적 전환과 실천의 방향성을 뜻한다. 플루리버스는 현재의 다문화주의와 구별된다. 자유롭고 다양한 문화를 보장하는 다문화주의는 실제로는 이원론과 합리주의라는 서구적 주도권을 인정하는 조건에서만 그러하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논의되는 지속가능성 담론 역시 발전이라는 근대적 서사 안에서 작동하는 제한된 생태적 사고인 셈이다. 에스코바르에게 지배문화의 중심성을 해체하지 않고 다양성과 지속을 논의하는 것은 한계적이며, 그것을 넘어서는 급진적인 전환의 사유와 행동이 플루리버스로 향하는 경로가 된다. 이러한 사고는 생태적이지만 근대로부터 배제된 서발턴의 저항과 실천을 통해 실현된다는 점에서 정치적이며, 동시에 근대적 사고 너머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문명적 전환과 연결된다. 에스코바르는 이를 ‘정치적 존재론’으로 명명한다.에스코바르는 북반구와 남반구 곳곳에서 발현되고 있는 실험에 주목한다. 이 실험들은 자신들의 장소에 기반을 두고 세계를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지역성을 강조하면서도, 한 지역 혹은 국가의 고립된 실천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이런 측면에서 에스코바르는 플루리버스의 실천을 코스모폴리탄 지역주의(cosmopolitan localism)라는 용어로 보충하여 설명한다. 또한, 지역에서 발현되는 전환의 실천에서 주요한 구성요소는 자치와 공동성이다. 언뜻 보기에 이 둘은 서로 대립되는 가치로 보이며, 모순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개인과 집단의 분리라는 근대의 이분법이 아닌 이 책 전반을 통해 논의하는 관계성과 얽힘의 관점에서 볼 때, 자치와 공동성은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이 둘은 서로에게 있어 상호보완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기생산(autopoiesis)’에 대한 논의는 집단과 시스템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으며, 복잡성 이론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스템은 개별 행위자들의 자기생산 과정 없이는 불가능하다. 북반구와 남반구를 포괄하는 플루리버스의 실험 속에서도 에스코바르는 특히 라틴아메리카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자신이 콜롬비아 출신이라는 점, 그리고 콜롬비아 흑인 공동체와 오랫동안 실험을 함께 해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라틴아메리카의 국가들은 근대의 실패작으로 분류되고는 한다. 20세기 후반 이래로 발전 가도에서 계속 낙오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연유로 최근 이 대륙의 곳곳에서는 발전의 신화, 근대의 신화에 대한 더 이상의 추종을 포기하고 대안을 탐색하는 실험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에스코바르가 라틴아메리카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근대의 실패 속에서, 그리고 바깥에서 급진적인 성찰과 새로운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책에서는 근대에 맞서 생존해온 아메리카의 선주민, 흑인, 여성들의 전통과 흐름에 주목한다. 이들을 통해 현재와는 다른 영감과 통찰력으로 미래를 회복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에스코바르는 책 전반에 걸쳐 서구의 학자들 및 최신의 이론적 논의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인류세, 신유물론, 행위자 연결망 이론, 객체지향 존재론 등이 직·간접적으로 그의 논의 속에서 인용되거나 교차한다. 또한 디자인 이론, 에코페미니즘, 정치생태학 이론들과 대화하고 문제의식을 진전시킨다. 그러나 이론적 논의가 실천과의 접점을 찾아가야 하는 지점에서 그는 라틴아메리카의 학자와 활동가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 부분이 대안적 논의를 다루는 여타의 저작들과 이 책을 구별하게 하는 흥미로운 지점이다. 마투라나와 바렐라, 쿠시캉키, 에스테바, 데 라 카데나, 구디나스 등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학자들의 논의가 소개되는데, 미국과 유럽의 담론 지형에 익숙한 한국의 학계와 독자들에게 현실 인식에 관한 새로운 시각과 비교의 관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플루리버스
저자 아르투로 에스코바르
출판사 알렙
출간일 2022-08-25
ISBN 9791189333492 (118933349X)
쪽수 500
사이즈 154 * 226 * 28 mm /837g
배송공지

사용후기

회원리뷰 총 0개

사용후기가 없습니다.

상품문의

등록된 상품문의

0개의 상품문의가 있습니다.

상품문의가 없습니다.

교환/반품

교환 및 반품
[반품/교환방법]
마이페이지> 주문배송조회 > 반품/교환신청 또는 고객센터 (1544-0435)로 문의 바랍니다.

[반품주소]
- 도로명 : (10882) 경기도 파주시 산남로 62-20 (산남동)
- 지번 : (10882) 경기도 파주시 산남동 305-21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14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반품/교환비용]
단순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악세서리 포함)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으로 단순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 ①양서-판매정가의 12%, ②일서-판매정가의 7%를 적용)

[상품 품절]
공급사(출판사) 재고 사정에 의해 품절/지연될 수 있으며, 품절 시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이메일과 문자로 안내드리겠습니다.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됩니다.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 플루리버스

회원로그인

오늘 본 상품

  • 플루리버스
    플루리버스
    2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