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함이 내 개성이라면 : 별밤서재

우울함이 내 개성이라면 요약정보 및 구매

우울한 사람들을 위한 이모르의 그림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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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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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0
  • 9791187400523 (11874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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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울한 사람들을 위한 이모르의 그림 처방전
책 상세소개
‘우울’을 말하지만 결코 우울하지만은 않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와도 같은 책

“혼자 우울해하지 말고 같이 우울해지자. 우울한데 외롭기까지 하면 너무 힘들잖아?” 누적 조회수 1천만 뷰를 기록한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 ‘이모르’의 가장 적극적이고 가장 개성 있는 우울 전시책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좀처럼 표출하지 않는 ‘우울’이란 감정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나누며 소통하고 있는 ‘이모르’의 첫 번째 책. 과거 학교폭력의 상처와 어린 시절의 외로움, 자라오며 느낀 인간관계의 허무감, 그림에 대한 몰입, 그리고 우울의 당연함을 그만의 솔직한 말과 강렬한 그림으로 담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 같은 에세이다. ‘이모르’는 우울 전문 크리에이터이다. 그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에 대해 누구는 충격적이라 하고, 누구는 창의적이라 하고, 누구는 감사하다 하고, 또 누구는 음울하다고 말한다. 그는 2017년, 졸피뎀 수면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퍼포먼스 영상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오랜 시간 경계선 인격장애와 자해 병력으로 고통받으며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온 이모르는 직접 수면제를 먹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했다. 그가 약에 취한 상태에서 보여준 거친 그림과 혼란스러운 모습은 우울과 불면을 외면해온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 흔한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우울이란 감정이 한 사람을 얼마나 외롭고 힘겹게 하는지, 그 날것의 얼굴을 전시한 것이었다. 이 책에서도 이모르는 자신의 정신 병력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털어놓으며 우울에 대한 모두의 편견에 맞선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랬으면 좋겠다. 감정을 숨기고 사는 모든 사람이 제발 우울함 좀 전시했으면 좋겠고, 진솔한 감성이라면 좀 팔아서 누군가에게 위로라도 얻었으면 좋겠다. 제발, 우리 자기감정에 솔직해지자. 억눌린 감정들 표출 좀 하고 살자. 죄지은 것도 아니잖아.” - 본문 중에서 이모르는 오랫동안 감추어오며 아닌 척했던 ‘우울’에 더욱 솔직해진 후 이전보다 우울감과 자해 병력이 나아진 경험을 담담하고도 유쾌하게 들려준다. 또한 혼자 외로이 우울해하기보다 모두 손잡고 우울을 표현하고 나눈다면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며 희망을 전한다. 그래서 이 책은 당신에게 건네는 악수이자, 스스로에게 보내는 처방전이기도 하다.





목차
프롤로그 이것은 당신에게 건네는 악수입니다

PART 1 나, 그리고 이모르
1 자기소개서
2 이모르의 뜻이 뭐예요?
3 마이너한 취향을 가진 자는 외롭다
4 내가 화를 못 내는 이유
5 나는 히키코모리였다
6 우울할 때 잡생각 - 웃음
7 위로하는 방법을 모르는 한심한 인간
8 우울할 때 잡생각 - 옛날 친구
9 학벌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방법
10 우울할 때 잡생각 - 후회
11 스물한 살의 첫 배낭여행
12 자아를 찾기 위한 패션 프로젝트
13 우울할 때 잡생각 - 자아
14 우리는 모두 모지리다

PART 2 나, 그리고 인간들
15 가족다운 가족이 되기 위한 고통
16 오! 나의 히어로
17 엄마의 밥은 항상 맛이 없었다
18 누군가의 배신이 두려워서 시작된 녹음
19 우울할 때 잡생각 - 인간관계
20 설렘이란 무엇인가?
21 우울할 때 잡생각 - 사랑
22 우울할 때 잡생각 - 나르시시즘
23 불행마저 경쟁하는 사람들
24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들
25 우울할 때 잡생각 - 타인
26 사람들을 만나도 드는 공허함
27 우울할 때 잡생각 - 네 편

PART 3 나, 그리고 그림
28 질투심이 나를 그림 그리게 했다
29 가장 친한 친구의 영향력
30 우울할 때 잡생각 - 그림
31 프리랜서가 되기 위한 과정
32 수면제에 취해 그림을 그리다
33 너 혹시 자해하니?
34 가장 죽고 싶을 때 떠오른 영감
35 우울할 때 잡생각 - 겁
36 인간은 트라우마 앞에서 한없이 무력하다
37 우울할 때 잡생각 - 그저 그런 우울
38 마음은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단념하는 것
39 우울할 때 잡생각 - 불안
40 자살 유가족에 대한 편견
41 우울할 때 잡생각 - 위로1
42 우울할 때 잡생각 - 위로2
43 자살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44 우울할 때 잡생각 - 고통
45 또 한 번의 죄책감
46 우울할 때 잡생각 - 악플

PART 4 나, 그리고 우울
47 10여 년의 자해, 그 시작
48 우울할 때 잡생각 - 자해
49 경계선 인격장애란?
50 모두가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아서
51 이상한 사람끼리 위로하는 법
52 정신병원 독방에 갇히게 된 이유
53 내게 수면 주사를 놓아주오
54 우울할 때 잡생각 - 불면증
55 정신과에 처음 방문한 날
56 처음으로 찾아간 심리상담센터
57 우울할 때 잡생각 - 생각
58 정신과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
59 우울증이 있어 보이지 않아요
60 광대의 탈을 벗어던지다
61 칭얼거릴 수 있는 자유
62 우울할 때 잡생각 - 우울한 예술가
63 제게 우울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64 우울할 때 잡생각 - 우울이란?
65 우울함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
66 우울할 때 잡생각 - 우울증에 대한 편견

에필로그 이것은 제 조급함에 대한 반성문입니다
책속으로
‘이모르’라는 이름은 과거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던 시절 색다른 작가명을 고민하다가 지었다. 누군가 포털사이트에서 내 작가명을 검색했을 때 다른 키워드와 중복되지 않는 이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검색 결과 페이지에 딱 내 작가명만 나와야 홍보 효과가 있을 테니.
우선 내 본명의 성이 ‘이’ 씨라 ‘이’로 시작하는 색다른 이름을 생각했다. 그러나 도저히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렇게 혼자 중얼중얼하다가 문득.“이… 이… 이…… 아, 모르겠다!”
“이…… 모르겠다.”
“이모르다?”
“이…모르? 이모르!”이렇게 탄생했다.
- 20~21p ‘이모르의 뜻이 뭐예요?’내 팬들의 이름은 ‘모지리’다. 팬 중에 한 친구가 내 필명이 ‘모르’이기에 어감이 비슷한 ‘모지리’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모지리는 ‘머저리’를 지칭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뜻은 ‘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나는 이 단어가 참 마음에 든다. 완벽함을 뜻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 완벽해 보이는 유명인들도 저마다 부족함에 몸부림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모지리다. 나조차도 모지리 중의 한 명이다.
사람은 우울할수록 상황 판단 능력이 떨어진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들이 흔들리기 일쑤다. 이건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수록 약점이 된다. 어리석거나 둔한 이미지로 비칠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안 우울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우울함은 계절처럼 돌고 도는 일이고, 언제나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그러니 우리는 약해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모지리처럼 행동할 수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매번 굳세고 야무진 인간일 수 없다.
- 67~68p ‘우리는 모두 모지리다’인간관계는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누군가는 나를 좋아한다. 반면 내가 노력해도 누군가는 항상 나를 미워한다. 인간관계는 노력으로 될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니다.
인간관계에서 항상 우리는 피해자이자 가해자가 된다. 악의가 없었다고 해도 그 뜻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매번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상대는 배신감을 느낀다.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언제나 예측하지 못한 우연 속에 일어난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우연일 뿐이다.
그러니 관계가 틀어졌다고 상대를 원망하지 말고 자책도 하지 마라. 그냥 ‘운이 안 좋았던 것뿐’이라고 합리화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 92p ‘우울할 때 잡생각 - 인간관계’인간관계는 말을 하는 사람과 말을 들어주는 사람으로 이루어진 역할 놀이다.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보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스피커와 리스너 둘 중에 누가 좋은가, 누가 잘났나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중요한 건, 이상적인 관계는 스피커와 리스너의 관계가 고정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때에 따라 스피커가 리스너가 되기도 하고, 리스너가 스피커가 되기도 하는 유동적인 관계여야 한다. 이게 가능하려면 서로 질문을 제대로 주고받을 줄 알아야 한다. 이왕이면 질문의 개수가 균등하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는 한쪽으로 치우친다. 한쪽으로 치우친 대화, 치우친 관계는 별로 이상적이지 않다.
나는 오늘도 새로운 누군가를 만났다. 그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끝내 자기 이야기만 주야장천 늘어놓았다. 헤어질 때쯤에 그가 나에게 말했다.“이모르 님은 사람 이야기를 정말 잘 들어주시네요. 뭔가 편하달까?”칭찬은 고맙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이 전혀 편하지 않았다.
- 108~109p ‘자기 할 말만 하는 사람들’2. 모든 일을 잘할 필요가 있을까? 도대체 ‘잘’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누가 정해놓은 기준일까? 그런데도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잘해야 한다는 수많은 강박에 시달린다. 어떤 분야에서든 돈을 받고 일을 하려면 일 처리를 잘해야 한다. 학생이라면 공부를 잘해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근데 굳이 그림까지 잘 그리려고 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이 전업 화가가 아닌 이상 굳이 잘 그릴 이유가 없다. 전업 화가가 꿈이라면, 지금 당장은 잘 그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많이’ 그리는 게 중요하다. 많이 그리려면 한 장 한 장 그릴 때마다 재밌어야 한다. 그러므로 우선은 ‘잘’ 그리려고 하지 말고 ‘즐겁게’ 그릴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
- 133~134p ‘우울할 땐 잡생각 - 그림’색다른 퍼포먼스 영상을 기획했다. 졸피뎀을 먹고 약에 취해서 그림을 그려보는 것이었다. 취지는 명확했다. 첫 번째는 약에 취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면 어떻게 나올지 알아보는 것. 무의식을 기록하는 느낌으로 말이다.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예술적인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다. 두 번째는 약물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고발하는 것. 그러면 사람들이 물을 것이다. 그냥 얘기로만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위험하게 약을 먹고 그림을 그리느냐고. 하지만 위험성을 알리려면 위험을 직접 보여줘야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말로만 떠든다면 재미도 없고 사람들이 관심을 주지도 않을 거란 생각이었다.
촬영은 내 작업실에서 했다. 카메라를 설치하고, 그림 재료들을 준비했다. 내가 약에 취해 무슨 행동을 할지 모르는 일이라, 만에 하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작업실 문을 꽁꽁 잠가 두었다. (나 스스로 위험해지는 건 솔직히 상관없었다. 오히려 ‘젊은 화가, 골방에서 약에 취해 그림 그리다 봉변…’ 따위의 기사라도 난다면 지난날 내가 그린 그림이 재조명받아 값어치가 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143~144p ‘우울할 땐 잡생각 - 그림’“아버지가 다혈질이셨어요. 어머니를 때리기도 하고, 심지어 저도 맞으면서 자라왔죠. 결국 두 분은 헤어지셨어요.”그녀의 설명을 듣자니 전형적인 못된 아버지상이었다. 폭력은 어떠한 형태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나쁜 짓이다. 폭력의 가해자는 피해자의 심정 따위는 개의치 않는다. 절대 헤아릴 수도 없다. 나는 가정폭력의 피해자는 아니지만, 중학생 시절 일진들에게 맞고 괴롭힘을 당한 기억이 있다. 성인이 된 지금에도 지워지지 않은 상처다. 그 기억으로 인해 나는 오랜 시간 타인의 앞에 서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곤 했다. 가끔 누군가 나에게 화를 내면 그 시절 날 괴롭혔던 친구들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폭력의 잔상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나는 보배 씨에게 아버지의 얼굴을 그려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녀는 내 제안을 받아들이고 크레파스로 아버지의 얼굴을 크게 그렸다. 하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아버지 얼굴을 인자하게 표현했다. 의아한 마음에 물었다.“아버지가 좀 인자해 보이네요?”
“한 번도 다정한 모습을 본 적이 없어요. 그림으로라도 다정한 모습을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아요?”
“원망하죠. 그런데 이게 무슨 마음인지는 모르겠지만, 한편으론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웠던 것 같아요.”사람 마음이란 참으로 복잡하고 오묘하다. 미워하다가도 정이 들 때가 있고, 사랑하다가도 증오심이 들기도 한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감정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저 그렇게 흐르는 것뿐이다. 그렇기에 인생은 혼란스럽다. 내 마음대로 내 마음이 정해지지 않으니….
- 172~174p ‘마음은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단념하는 것’나는 아버지가 마시던 술병을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그리고 그 조각들로 아버지 앞에서 손목에 상처를 냈다. 첫 자해였다. 내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힘든데 제발 그만 좀 해달라는 절실한 호소였다. 손목에서 피가 흘렀고, 그 이후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이내 둘 다 지쳐서 쓰러져 잠들었는지, 아니면 무의식중에 기억하고 싶지 않아 잘 생각이 안 나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날 나는 자해를 처음으로 학습하게 되었다.
자해는 간헐적으로 이어졌다. 사실 자해하는 심리는 굉장히 복합적이다. 누군가와 갈등이 일어났을 때, 상대방에게 직접 화를 드러내지 못하니 나 자신을 향해 표출하게 되는 과정에서도 자해는 발생했다. 모든 게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나에게 벌을 주는 것이었다.
어떨 땐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해를 했다. 그러면 묘하게도 자신감이 생겼다. ‘피가 날 정도로 내가 나를 해하는데, 두려울 게 더 뭐가 있겠어?’ 하는 심정이었다. 또한 동정받고 싶은 마음에도 자해를 했다. ‘힘들고 우울할 때 누군가 내 자해 흉터를 보고 관심을 주지 않을까?’라는 마음이었다.
- 209p ‘10여 년의 자해, 그 시작’버벅대면서 나의 힘든 점을 이야기했다. 의사 선생님은 내 이야기를 들으면서 컴퓨터에 무언가를 기록했다. 15분 정도 시간이 흘렀다. 하고 싶었던 말을 다 하고 나니, 의사 선생님은 잘 알겠다며 나가봐도 좋다고 말씀하셨다. 별다른 피드백을 주지 않았다. 조금 당황스러웠다. 진료라는 게 고작 이런 건가 싶었다. 조금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료실에서 나와 간호사님에게 검사지를 받았다. 몇백 문항이나 되는 질문에 답을 체크하라고 쓰여 있었다. 간호사님은 다음 진료 때까지 해와야 한다고 했다. 첫 진료였기에 의사 선생님이 내가 어디가 어떻게 힘든지를 파악하기 위함이란다. 다면적 인성검사와 문장 완성 검사지라는 것인데, 아마 정신과를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한 번씩 해봤을 것이다. 그렇게 처방전을 받고 병원을 나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정신과에서의 첫 진료, 첫 상담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시시했다. 내가 힘들다는데 의사 선생님은 왜 힘든지 이유를 알려주지도 않았고, 앞으로 힘들지 않?
출판사 서평
이보다 더 우울을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한민국에서 크고 작은 이유로 우울한
다양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유튜브 채널 ‘이모르’!
우울을 예술하는 크리에이터 이모르의
그림, 인간, 그리고 우울에 관한 이야기‘이모르는 어쩌다 우울 전문 유튜버가 되었나?’
유튜브 채널 ‘이모르’. 병원에서 우울증이라고 진단받은 경험이 있든 없든, 크고 작은 이유로 우울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우리는 ‘나 우울해’ 하는 감정을 종종 안고 살아간다. 그의 구독자들 역시 저마다의 인생 사연으로 켜켜이 쌓인 우울을 안고 그가 업로드하는 영상들을 플레이한다.
유튜브 채널 ‘이모르’의 진행자는 당연히 ‘이모르’. 그는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다. 3년 전쯤 유튜브 채널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작정하고(?) 우울이란 주제를 다루려던 것은 아니었다. 본인의 그림과 일상적인 영상을 이것저것 올리다가, 어느 날 문득 아주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기획하게 된다. 당시 언론에서 부작용을 거론하며 화두에 떠올랐던 ‘졸피뎀’ 수면제에 관한 것이었다. 이모르는 오랫동안 경계선 인격장애를 앓아오며 정신병원에 두 번 입원했었고, 십여 년간 정신과 통원 치료를 받고 있었기에 그 자신도 졸피뎀을 복용하고 있었다. 그는 졸피뎀을 복용할 때마다 종종 느끼는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그날, 자신의 작업실 ‘이모랩’에서 영상 촬영을 위한 세팅을 마친 뒤, 혹시라도 약 복용 후 타인에게 해가 될 행동을 의도치 않게 저지를까 싶어 출입문 단속을 단단히 하고는 라이브 방송을 시작했다. 졸피뎀 수면제를 입안에 몇 알 털어 넣은 뒤의 기억은 아직까지도 그에게 없다. 잠에서 깨어난 뒤 접한 영상은 그 자신이 보기에도 충격적일 정도로 대단한 경험이었다.
녹화해놓은 영상 속에서 그는 종이에 물감을 흩뿌리고, 붓을 던지고, 잉크를 입안에 머금고 내뿜는 등, 기괴한 퍼포먼스를 다양하게 펼쳤다. 완성된 그림은 자화상 같았는데, 쭈그려 앉아 있는 사람의 모든 형태가 마치 녹아내리듯 흘러내리고 있었다. 놀람도 잠시, 이모르 자신은 매우 색다르고도 획기적인 경험과 영상에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충격이었다는 반응과 더불어 굳이 이렇게까지 무섭게 알려야겠느냐는 부정적인 반응도 잇달았다. 그러나 이모르는 말한다. 이 사회와 사람들은 여전히 모르고 있다고. 그는 지금도 불면증으로 인해 졸피뎀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다수이며, 그 약의 부작용과 위험성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자신만의 예술 퍼포먼스로 알리고자 했던 것이다. ‘우울한 사람들은 어쩌다 그의 채널을 찾게 되었나?’
이모르는 자신의 우울을 솔직하게 드러내며 공유해왔다. 어느 순간 그의 유튜브 콘텐츠들 역시 우울이란 주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여러 종류의 우울이 담겨 있다.
인생의 파편에 상처받아 힘들어하는 구독자를 초대해 함께 그림을 그리며 이야기하는 ‘쇼미더드로잉’은 우울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저마다의 사연을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해가는 동안 각자의 우울과 상처는 공유되고 치유된다. 여기에 이모르가 더해주는 작은 희망의 형상들은 사연자의 앞날에 한 줄기 빛이 된다. 뿐만 아니라 사연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이모르의 재능인 그림을 더해 ‘그림 처방전’을 선물하는 코너도 있다. 그 밖에도 조금 세다 싶은 위로를 전하는 ‘위험한 위로’, 이모르가 직접 겪었던 정신적 문제들을 그림으로 승화하는 ‘잠 못 드는 당신에게’ 등, 이모르의 채널 속 콘텐츠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다양한 우울을 예술과 접목시켜 보여준다. 그리고 그간 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온 사람들은 ‘이모르’야말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이자 공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그는, 나에게 언제나 선물 같은 위로를 준다.”“이모르 님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납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는 안도 때문에 마음이 따듯해지거든요.”“사실 나는 전혀 괜찮지 않은데…
이모르 님 공간에선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편안해요.”“세상 사람들이 관심 갖지 않는,
주류가 아닌 비주류들의 이야기에 관심 가져주는 사람…”“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제 우울을 받아들이자. 죄지은 것도 아니잖아?”
우울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감기 같은 것
그림과 글로 표현하는 진짜 우울 이야기
이모르는 그의 첫 에세이인 이 책, 《우울함이 내 개성이라면》에서 지금껏 경험해온 우울과 아픈 과거를 오롯이 자신만의 목소리에 실어 들려주고 있다. 그간 상세히 전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이야기, 마음속에 우울이 찾아오게 된 계기인 가정환경과 학창시절의 상처, 그의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림과 인간관계 등, 한편의 블랙코미디처럼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우울을 쉽게 보고, 때로는 우울증을 나약함의 반증이라며 무시하기도 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우울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좀처럼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이를 억누르고 숨기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모르는 우울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감기와 같고, 한 번 우울증을 겪은 뒤에 그것은 또다시 돌아올 수도 있고, 그 흔한 감기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라 말한다.“우울은 계절처럼 돌고 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울하지 않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이유 모를 우울함이
마음속에 스며드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하니까요.”
- ‘프롤로그’ 중에서이모르는 아주 오랫동안 경계선 인격장애를 앓았다. 이 때문에 남들보다 감정 기복이 심했고, 감정이 격해지는 날이면 스스로를 해하기도 했다. 고등학생 무렵 처음 시작한 자해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정신병원 독방에 갇히기도 했다. 지난날, 이러한 우울증으로 고통을 겪어오면서 이모르는 ‘우울은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깨달았다. 벗어나려 애를 쓰고 발버둥을 쳤지만,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에게 한없이 좌절하고 자괴감만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모르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우울을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과정으로 인식하자고 말이다. 또한 우울을 부정하고 피하지 말고 인정하자고 제안한다. 봄에서 여름, 여름에서 가을을 거쳐 겨울로 돌아가는 계절을 멋대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우울이 찾아오면 담담히 받아들이고, 대신 덜 괴롭기 위해 마음에 따뜻한 무언가를 들여놓자고 말이다.
이모르는 그것이 우울을 말하고 표현하고 전시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우울이 찾아온 것을 남이 알아야 누군가 다가와 줄 수 있고, 스스로에게도 악수를 건넬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우울해하지 말고 같이 우울해하는 것, 그렇게 마주 잡은 손바닥에서 온기가 피어나는 것이 이모르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따뜻함이다.“제가 우울함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조급함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 싫어서 그것을 자꾸 벗어나야겠다는 조급함 말이죠.
열심히 변화를 모색해도 일상은 매번 단조로우니 자꾸만 우울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 자체에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내게 주어진 일상을 굳이 변화시켜야 할 이유가 있나 싶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삶이 무료하다고 합니다.
애초에 누구에게나 일상은 단조로운 게 아닌가 싶어요.
이 그렇다면 굳이 단조로운 일상을 벗어나려 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일상의 단조로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요.”
- 에필로그 중에서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우울함이 내 개성이라면
저자 이모르
출판사 책비
출간일 2020-11-10
ISBN 9791187400523 (1187400521)
쪽수 296
사이즈 140 * 210 * 25 mm /387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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