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목소리 : 별밤서재

사악한 목소리 요약정보 및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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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넌 리
  • 휴머니스트
  • 2022-02-07
  • 9791160807899 (1160807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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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제임스가 “지적인 만큼이나 위험하고 섬뜩하게 낯설다”라고 평가한 영국 작가 버넌 리의 대표 공포소설 세 편을 담았다. 세 작품 모두 작가의 단행본으로서는 국내에 처음 출간되는 것. 버넌 리의 소설은 인문학적 지식과 파괴적 매력을 두루 갖춘 남다른 캐릭터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표제작인 단편 〈사악한 목소리〉 역시 바그너만을 추종하며 인간의 육성이 만들어낸 음악을 음란하고 불순한 것으로 치부했던 한 작곡가의 광기를 다룬 작품이다. 버넌 리의 인물들은 모두 아는 만큼 두려워지고, 두려운 만큼 새로워지는 환각과 환영의 세계를 경험한다. 나아가 “왜 꼭 현재가 옳고 과거가 틀려야 하는가?”라고 의심하며 예술과 역사를 축으로 삼아 어떠한 시공간도 단숨에 뛰어넘어버린다. 이는 오직 한쪽 방향으로밖에 시간을 체험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동시에 이율배반의 세계나 세월의 흐름, 고정된 젠더의 구분까지 경계 없이 허물어뜨리는 버넌 리 소설만의 다층적이고 독자적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목차
유령 연인 _007
끈질긴 사랑 ?스피리디온 트렙카의 일기 중에서 _105
사악한 목소리 _175

부록
마법의 숲 _227

해설 | 언캐니, 두려운 낯섦과 중첩된 정체성의 공포 미학 _238
책속으로
나는 이따금 뭐랄까, 아내의 본성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강렬하고도 무용한 욕망에 사로잡히곤 했어요. 나는 그 여자의 본성을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잘 이해하기만 한다면 내심 편안하게 순응할 수 있다고 믿었지요. 그런데 저 남자는 이 수수께끼의 갈피를 영원히 잡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형벌을 받아야 한다니 참으로 부당한 일이었어요. 내게는 이토록 명백한 사실을 저토록 이해하지 못하고 영혼이 너덜너덜해지도록 고민하고 있다니요.(〈유령 연인〉, 77쪽)게다가 생각해보면 또 말이 안 될 건 뭡니까? 250년 전에 연인을 살해한 여인이 다시 태어난, 누가 봐도 이승의 것이 아닌 기이한 존재라면, 그런 생명체라면(이승의 연인들과 비교할 수 없이 월등할 테니) 전생에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죽음을 맞은 남자를 제 곁으로 불러올 수도 있지 않겠어요?(〈유령 연인〉, 82~83쪽)다만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점이 있다면, 쉰 살의 노병과 열여섯 소녀의 결합이었다는 사실이다. 그 진짜 의미를 생각해보라. 그건 바로 제왕의 기품을 지닌 이 여인이 금세 하찮은 소지품처럼 취급되었다는 뜻이다. 공작에게 조언이 아니라 대를 이을 씨를 선사하는 것이 자신의 소임임을 거칠게 깨달을 수밖에 없었으리라. ‘어째서 이러저러합니까?’라고 따져 물어서는 안 되고, 공작의 자문관들, 사령관들, 심지어 애첩들에게도 무릎을 굽혀 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리라. 아주 조금만 반항하는 기미를 보여도 공작은 험한 욕설과 구타를 서슴지 않는다. 교살하거나 굶겨 죽이거나 아무도 모르는 지하 감옥에 던져버리겠다고 윽박지른다. 그런데 그런 남편이 이런저런 남자에게 너무 길게 눈길을 주는 아내에 대한 생각을 품게 되었다면 그녀는 어떨까.(〈끈질긴 사랑〉, 130~131쪽)그녀의 운명은, 시간 차는 있더라도 결국 적에게 승리를 거두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의 승리를 패배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끈질긴 사랑〉, 132쪽)그녀를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자만하는 남자라면 명줄이 길어서는 안 된다. 일종의 신성모독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죽음만이, 그런 행복에 죽음으로 값을 치르겠다는 각오만이 그녀의 애인이 될 자격을 부여할 터이기 때문이다. 기꺼이 사랑하고 고통받고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끈질긴 사랑〉, 133쪽)우리는 소위 과거의 미신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비웃는다. 우리가 자랑하는 과학도 미래의 인간이 보기에는 미신에 불과할지 모르는데. 왜 꼭 현재가 옳고 과거가 틀려야 하는가?(〈끈질긴 사랑〉, 163쪽)조금씩 조금씩 나는 소리를 분간하기 시작했다. 작고 날카롭고 금속성인 분절된 음들이 만돌린 소리와 비슷했다. 그리고 그 소리에 합쳐진 목소리가 있었다. 아주 낮고 달콤한, 차라리 속삭임에 가까운 그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더니 낯설고 이국적이고 고유한 자질의 정교한 비브라토가 그 장소 전체를 가득 메웠다. 그 음은 끊이지 않고 벅차게 부풀고 또 부풀어 올랐다. 느닷없이 소름 끼치게 날카로운 비명이 들리더니 몸뚱어리가 바닥에 쿵 쓰러져 부딪는 소리가 들리고, 온갖 탄성이 사방에서 들려왔다.(〈사악한 목소리〉, 195쪽)삶이야말로 미지의 출발점에서 시작해 미지의 목표 지점으로 가는 여정이다. 궤적을 따라 움직이는 우리는 끝없이 복잡하게 가로지르고 또 교차하는 길들을 다 파악할 수 없고, 우리가 스스로 제작하는 지도는 공상에 빠진 아이들이 끼적거린 낙서에 불과하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모르는 이런 여행길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눈을 맑게 뜨고 발을 더럽히지 않고 쓸모없는 짐을 최대한 많이 버리고 길가에서 달콤하고 향기로운 과일과 허브를 따서 두 손 그득 채우는 것뿐이다.(〈마법의 숲〉, 234~235쪽)
출판사 서평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과 광기,여성에 대한 관습적인 제약에 맞서는 낯선 활력《사악한 목소리》에 등장하는 남성 캐릭터들은 ‘확신’한다. 나만은 그녀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고, 나만이 그녀의 진정한 사랑을 얻을 만하다고, 내가 알아보는 가치만이 진짜 의미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 반대 지점에 있는 것들은 어리석고 무의미하다고 치부하며 선을 긋고 배척한다. 버넌 리는 바로 이런 근거 없는 확신을 무너뜨리고 불필요하게 인물들을 구속하는 경계를 지우는 것에서 소설을 시작한다. 버넌 리는 평생 유동적인 삶을 살았다. 본명인 ‘바이얼릿 패짓’과 필명인 ‘버넌 리’라는 이중의 정체성 사이를 경계 없이 오갔고, 영국 작가 에이미 레비를 비롯한 몇 명의 여성과 오랜 세월 내밀한 관계로 지냈음에도 레즈비언으로 고정되고 규정되기를 거부했다. 젊은 남자처럼 차려입은 채 유럽 전역을 거침없이 여행하기도 했던 버넌 리에게 성 정체성이나 국가에 대한 소속감 따위는 자신의 현재를 침습하는 거치적거리는 장애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여성에 대한 관습적인 제약이 남아 있던 시대에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했던 버넌 리의 모습은, 어쩐지 그의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과도 닮아 있다.여행의 즐거움, 각 지역의 친절한 수호 정령들을 찾아 나선 모험은 아마도 내 인생 최고의 축복이었다.(〈마법의 숲〉, 232∼233쪽)편집증과 의처증에 사로잡힌 ‘오크 씨’와 권태에 빠진 그의 아내 ‘오크 부인’ 사이에서 정신을 놓지 않고 오크 부인의 초상화를 그려내야 하는 어느 화가의 진술로 진행되는 단편 〈유령 연인〉은 버넌 리 소설의 특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오크 부인은 자신의 선조인 ‘앨리스 오크’를 자신과 동일시하며 흠모하고, 급기야 앨리스와 연인 관계였던 시인 ‘크리스토퍼 러브록’을 사랑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여기에 오크 부인의 비현실적인 이미지에 미학적으로 집착하게 된 화가마저 섬뜩하고 기이한 존재로 변해가면서 소설은 기기묘묘 대혼란의 의식구조 속으로 빠져든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언뜻 냉철하고 이성적으로 보이던 남성 캐릭터들이 하나둘 망상에 걸려들어 초라하고 피폐해져가는 와중에 여성 캐릭터들만큼은 괴이할지언정 남다른 활력을 유지한다는 사실이다. 지독한 권태에 침잠해 있던 오크 부인은 앨리스와 러브록의 피 튀기는 치정과 로맨스에 동참하면서 비로소 ‘팜 파탈’로서의 매력을 드러내고, 단편 〈끈질긴 사랑〉에는 낡은 역사책에서 튀어나온 르네상스 시대의 여인 ‘메데아 다 카르피’가 한 폴란드인 학자를 종횡무진 사로잡아 끝내 참혹한 파국에까지 이르게 한다. 메데아는 자신의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 자신에게 사로잡힌 남자들끼리 싸우고 살인하다 힘없이 주저앉도록 만든다.“당신은 지나가면 안 된다고! 당신은 그녀를 가질 수 없어! 그녀는 내 거야. 나만의 여자야!”(〈끈질긴 사랑〉, 171쪽)통제의 주체라고 자신했던 남성 화자들은 자기 자신조차 통제하지 못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대상을 향해 허우적거릴 뿐이다. 손에 쥐고 뜻대로 휘둘러야 하는데 잡히지조차 않으니 어찌할 바를 모른다. 결국 집착은 광기로 변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집착과 광기에 ‘끈질긴 사랑’이라는 으스스한 이름을 가져다 붙인다. 버넌 리는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대상을 소유하고 장악하려는 남성 인물들의 욕망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면서 독자로 하여금 그들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도록 만든다. 안전거리를 두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그들의 실체 없고 후줄근한 민낯에 오싹해 하고 몸서리치도록 만든다. 역설적이지만 이는 우아하고 정확한 문장으로 수많은 소설을 번역해온 전문 번역가인 김선형의 번역으로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 수록작을 세심하게 고르고 유려하게 번역한 김선형 번역자의 작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괴물로 변해가는 자신을 지켜보아야 하는섬뜩한 절망과 공포버넌 리가 그리는 불안과 공포는 일상적이다.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는 충격,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던 것이 변했을 때의 낯섦,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 전복될 때의 섬뜩함, 자신을 둘러싼 거의 모든 것이 불분명하다는 데서 오는 두려움……. 버넌 리의 소설에 등장하는 유령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실질적인 위협을 가해서가 아니다. 그것은 그저 우리 눈앞에 희미하게 나타날 뿐이다. 선명하고 분명한 것, 단언하고 확언하는 일에 익숙한 우리는 눈앞에 나타난 희미한 형체를 가만둘 수 없다. 선명히 칠하려 해보지만 가능할 리 없다. 대상을 향한 덧없는 시도는 마침내 몸을 틀어 자기 자신을 향한다. 선명하고 분명했던 ‘나’가 서서히 지워지고, 단언하고 확언했던 혀는 마비된다. ‘나’라는 존재 자체를 의심해야 하는 일만큼 두려운 것이 있을까. 괴물로 변해가는 자신을 어쩔 도리 없이 지켜보아야 하는 인물들의 절망과 공포가 섬뜩하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사악한 목소리
저자 버넌 리
출판사 휴머니스트
출간일 2022-02-07
ISBN 9791160807899 (1160807892)
쪽수 248
사이즈 126 * 188 * 18 mm /254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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