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그니토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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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 페인
  • 알마
  • 2019-03-15
  • 9791159922459 (1159922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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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세소개
아름다운 가상을 만들어내는 활자 극장 알마가 선보이는 새로운 희곡 시리즈 ‘GD’ 1차분 출시

영국 3대 연극상 가운데 하나인 이브닝 스탠다드 최고 연극상을 수상한 25살의 최연소 수상자 현대 영국 연극에서 중요한 극작가인 핀터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해롤드 핀터 상 수상자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현대 희곡의 새로운 시작, 닉 페인 2014년 연극 《별무리》로 한국에 처음 소개된 닉 페인은 1984년생의 젊은 영국 극작가로 혁신적인 작품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떠오르는 신예이자 촉망 받는 작가로 현대 연극의 최전선에 자리매김하였다. 이듬해 겨울 《인코그니토》로 다시 한번 한국 무대에 소개된 닉 페인의 작품들을 알마 출판사가 새롭게 선보이는 희곡 시리즈 ‘GD(Graphic Dionysus)’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아인슈타인의 뇌를 훔쳐 242개의 작은 조각으로 보관한 병리학자 간질 발작을 완화하기 위해 뇌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남자 불면증에 시달리다 한밤중에 사랑하는 아내를 칼로 열한 번 찌른 남자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조각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

목차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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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
빅터: 안녕하세요, 헨리.
헨리: 안녕하세요.
마가렛: 안녕, 헨리.
헨리: 안녕, 자기. 어디 갔었어?
마가렛: 여기 있었어요. 내내 여기 있었어요.
헨리: 난 당신이 가버린 줄 알았어.
마가렛: 아니에요.
헨리: 어디 갔었어?
마가렛: 내내 여기 있었어요.
헨리: 그래, 보니까 좋다.
마가렛: 나두요.
빅터: 간밤에 잠은 잘 잤어요, 헨리?
헨리: 솔직히 깨어 있지 않아서 모르겠네요.
빅터: 자, 헨리, 마가렛 말로는 피아노 잘 친다면서요?
마가렛: 말로는 숙련된 손을 가졌다고.
헨리: 글쎄요…
빅터: 어때요, 헨리. 한번 해보겠어요?빅터, 피아노 쪽을 가리킨다. 헨리, 피아노로 가 앉는다.헨리: 뭘 연주할까?
마가렛: 뭐든 원하는 걸로.
헨리: (짧은 사이) 모르겠어, 나 피아노 칠 줄 알아?
마가렛: 알다마다요.마가렛, 헨리 옆에 앉는다.빅터: 혼자 치도록…
마가렛: 알아요. (짧은 사이) 준비됐어요?
헨리: 그 어느 때보다.마가렛, 음 하나를 연주한다. 짧은 사이, 이어서,
헨리, 같은 음을 연주한다. 하지만 좀 어설프다.빅터: 헨리가 쳐야…
마가렛: 알아요.
빅터: 마가렛, 이해해요. 쉽지 않다는 거…
마가렛: 부탁드려요.짧은 사이. 마가렛, 다른 음을 연주한다. 헨리, 따라한다.
마가렛, 다른 음을 연주한다. 헨리, 따라한다.
마가렛, 아주 짧은, 복잡하지 않은 멜로디를 연주한다.헨리: …
마가렛: 헨리
헨리: 안녕, 자기. 어디 갔었어?
마가렛: (짧은 사이, 이어서) 여기. 내내 여기 있었어요.
빅터: 음 오늘은 그만할까요?(22~24쪽)
하비: 당신에게 얘기해야 할 게 더 있어.
엘로이즈: (짧은 사이) 당신 무슨 일을 벌인 거예요?
하비: 난, 난 이 사람을 보고 있었어, 알겠어?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정신 중 하나를, 알겠어, 이론의 여지가 없는. 그분은 창백했어. 그리고 좀 왜소하더군. 연약해 보이고, 그래, 좀 왜소하고 연약해 보였어. 그리고 난 오토 씨에게 말했어. 그런데 연구 계획은 짜놓으셨죠? 그러자 그 사람 날쳐다보더군, 그래서 내가 그랬지. 연구 말이에요, 아시죠, 과학 연구? 이건 천재의 뇌잖아, 당연히 연구 대상이지.
엘로이즈: 토마스 하비…
하비: 잠깐만 내 말부터 들어봐…! 그래서 난 유언장에 대해 물었어. 교수님의 유언장에 뭔가 있을 거라고, 안 그래? 그 사람 무슨 소린지 전혀 감을 못 잡더군. 아무튼, 중요한 건… 교수님이 내 앞에 누워 계시고, 난 이미 그분 몸을 열었고 들여다보고 있었어… 이… 뇌를, 그러다 생각했지. 지금이야말로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그래서 챙겼어.
엘로이즈: 그 순간을요?
하비: 뇌를.
엘로이즈: 뭘요?
하비: 뇌를 챙겼어.
엘로이즈: 당신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를 챙겼다는…
하비: 바로 그거야.
엘로이즈: 당신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를 챙겼다구요, 당신 농담해요?
하비: 여보…
엘로이즈: 불법 아니에요?
하비: 물론 합법이지. 나 병리학자잖아.
엘로이즈: 당신 정말 제정신으로 나한테…
하비: 난 뇌를 챙겼어.
엘로이즈: 어떻게 했어요?
하비: 차 트렁크 안에 있어.
엘로이즈: 세상에 말도 안 돼…
하비: 여보, 진정해.
엘로이즈: 차 트렁크 안에 있다니, 농담해요?
하비: 병원에 두고 올 순 없잖아.(33~34쪽)
앤소니: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해요. 지식은 제한적이죠. 반면 상상력은 세상을 품어요, 누가 한 말인 줄 알아요?
마사: 누구죠?
앤소니: 아인슈타인.
마사: 그렇군요.
앤소니: 제가 데보라 얘길 했나요?
마사: 앤소니, 몇 가지 질문을 할까 하는데 괜찮으세요?
앤소니: 물론이죠.
마사: 좋아요.
앤소니: 제가 데보라 얘길 했나요?
마사: …
앤소니: 그녀에게 청혼하려구요. 반지 보여드려요?
마사: 그러고 싶으시면.
앤소니: 딴 데 두고 왔나 봐요.
마사: 앤소니. 앤소니…
앤소니: 데보란 물리학자에요, 데보라 얘길 했나요?
마사: 하셨어요.
앤소니: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알아요?
마사: 아뇨, 모르는데요.
앤소니: 우린 요크에서 만났어요. 요크 가보셨어요?
마사: 아뇨, 못 가봤어요.
앤소니: 우린 파티에서 만났죠. 학부 1학년이 좋은 건, 다른 전공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거예요. 아마 나중엔 그러지 않아도 되겠지만, 타 전공 학생들과 교류하는 거요. 데보란 파티에 왔고 난 밖으로 나갔죠, 난, 난 실은 좁은 공간을 좋아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과 부엌에 있다가 담배를 피우려고 밖으로 나갔어요. 데보라도 밖으로 나왔고, 찌르레기들이 날고 있었어요. 정말 아름답게 청명한 저녁이었어요. 우린 새들을 봤어요. 난 새들이 모여들었다 흩어졌다 다시 모여드는 모습이 정말 좋아요. 가끔 어떤 대형을 반쯤 이루기도 하죠. 아름다워요.(52~53쪽)
출판사 서평
《인코그니토》에는 1950년대 초를 배경으로 세 가지 이야기가 회전하면서 조금씩 변주된다. 뇌의 기억 저장이 불가능해진 영국 배스의 헨리 메이슨, 몇 년 뒤 미국 뉴저지의 아인슈타인 박사 부검의인 토마스 하비, 2010년대 초 영국 런던의 신경심리학자 마사 박사의 이야기가 그들의 가족과 지인 등 여러 인물들과 함께 전개된다. 언뜻 복잡해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그들의 서사는, 책의 서두에 소개된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단 네 명의 배우가 이 모든 인물들을 연기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다양한 연령과 국적,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인물들을 일인 다역으로 설정하여 인간이라는 존재에 깃든 삶의 다양성과 보편성을 극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장치다. “자신이 누군지 기억할 수 없다면,
어떤 면에서 당신은 아무도 아니라는 거예요.”시간 역시 뒤죽박죽 전개되는데 시간이나 장소를 추측하게 하는 구체적 단서들이 부재하면서 모든 장면들이 모호해지는 가운데 오히려 지금 현재의 동시성을 지닌 이야기로 읽히는 기묘한 체험을 선사한다. 기억을 할 수 없는 헨리 메이슨과 아내 마가렛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나누며 붙잡을 수 없는 현재를 집요하게 확인하고, 마사 박사의 환자 앤소니는 아내 데보라 이야기를 계속해서 묻고 회상하고 이야기하면서 오로지 하나의 기억으로 회귀한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 걸쳐 흐르는 아인슈타인 박사에 대한 이야기는 인물들에 따라 거의 일치하면서도 조금씩 변주된다. “상상해봐요. 예전에 했던 모든 창피한 행동이나 이제 이 세상에 없는, 너무나 보고 싶은 사랑했던 사람들에 대해 완전히 잊을 수 있다고… 상상해봐요. 그 모든 트라우마와 고통이 잊힌다고. 기억해야 한다는 건 우릴 어떤 특정한 행동 모드 안에 가둬버리는 거예요… 그건 우릴 어떤 사람으로 만들죠. 상상해봐요.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다면 얼마나 자유로운 기분이 들겠어. 슬퍼하지도, 자의식이 생기지도,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텐데.”
_본문에서
“난 새들이 모여들었다 흩어졌다 다시 모여드는 모습이 정말 좋아요.
가끔 어떤 대형을 반쯤 이루기도 하죠. 아름다워요.”서로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펼쳐지는 세 개의 독립적 서사를 모은 《인코그니토》는 어느 순간 여러 인물들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커다란 하나의 이야기로 모여들면서 전혀 무관해보였던 우리 모두의 삶이,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했던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무언가를 향해 다 함께 전진하고 있음을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무대가 아닌 종이 위의 활자로 펼쳐지는 이 아름다운 체험은 희곡으로서 《인코그니토》가 가지는 또 다른 성취다. ‘익명의’ 또는 ‘알려지지 않은’으로 번역할 수 있는 ‘인코그니토’라는 제목을 붙이고 관객이자 독자인 우리에게 자신이 어디에 있으며 또 누구인지를, 이 작품은 묻고 있다. 현대 생활의 복잡한 양상들에 대해 신선하고 파편적인 빛을 던지는 극작〈뉴욕 타임스〉는 닉 페인의 희곡을 두고 “현대 생활의 복잡한 양상들에 신선하고, 파편적인 빛을 던지는 극작”이라며 2009년에 데뷔한 젊은 작가를 극찬했다. 그는 2009년 런던 부쉬 극장에서 <있다면 내가 아직 찾아내지 못한 거예요(If There is, I Haven’t Found It Yet)>로 데뷔한 뒤 이듬해 로열 코트 극장에서 <방랑벽(Wanderlust)>을 초연하며, 그는 단 두 작품으로 자신의 이름을 연극계에 완전히 각인시켰고, 로열 코트 극단을 창단한 연출가 조지 디바인의 이름을 딴 조지 디바인 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제이크 질렌할의 출연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둔 닉 페인은 2012년 <별무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영국 3대 연극상의 하나인 이브닝 스탠다드 어워드에서 최고 연극상의 최연소 수상자가 된다. 이후 2013년 <나와 같이 깊은 물(The Same Deep Water As Me)>, 2014년 <인코그니토(Incognito)>, 2016년 <엘레지(Elegy)>를 발표하였고, 영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The Sense of an Ending)>의 각본을 담당했다. 오전에는 영국 국립 극단 서점에서 일하고 저녁엔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안내원으로 일하면서 대본을 쓰며 무대에 올릴 날을 꿈꾸던 닉 페인은 현재 영어권 국가에서 가장 총망받는 작가가 되었다. 2019년 알마 출판사에서 ‘GD’ 시리즈를 론칭하며 가장 처음으로 닉 페인을 선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인코그니토
저자 닉 페인
출판사 알마
출간일 2019-03-15
ISBN 9791159922459 (1159922454)
쪽수 160
사이즈 116 * 190 * 18 mm /19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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