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 별밤서재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요약정보 및 구매

장 지글러의 대량 살상 기아의 지정학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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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 지글러
  • 갈라파고스
  • 2012-07-12
  • 9788990809445 (8990809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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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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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장 지글러의 대량 살상 기아의 지정학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다
책 상세소개
기아를 극복하기 위한 문제의식과 방향을 제시하다!

장 지글러의 ‘대량 살상, 기아의 지정학',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다『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이 책은 장 지글러가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활동한 8년간의 절망과 희망을 기록한 책이다. 기아가 창궐하는 전 세계 곳곳을 누빈 이야기는 물론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 내부에서 겪었던 갈등과 저자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생동감 있게 풀어냈다.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기아와 맞서 싸우는 헌신적인 국제기구 활동가와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 등 여러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에서 희망을 찾으며, 굶주림 없는 세계를 위한 구체적인 연대와 행동을 제안한다.

별밤지기 코멘터리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등으로 잘 알려진 장 지글러의 최신작으로,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이 책에서 그는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 때문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 및 시민단체와 전문기관에서 펴낸 심층 연구물, 통계와 표, 그래프, 보고서 등을 통해 기아로 인한 대량 실상의 심각성을 짚어내고, 평생에 걸쳐 기아에 맞서 싸운 저자의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전망을 종합하여 보여준다.

목차
들어가는 말: 어떻게 굶주리는 세계를 구할 것인가 7

1. 기아가 빚어낸 대학살
기아의 지정학 25
보이지 않는 기아 51
오래 지속되는 위기 57
덧붙이는 글 1: 기아를 무기로 삼은 이스라엘
덧붙이는 말 2: 2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북한의 기아
세아라의 이름 없는 아이들의 묘지 73
하느님은 농부가 아니다 77
무관심과 냉소가 키우는 굶주림 84
기아가 낳은 끔찍한 질병, 노마 88

2. 의식의 각성
기아가 숙명이라고! 101
세계식량농업기구의 창시자, 조수에 데 카스트로 108
히틀러가 세운 기아 계획 124
암흑 속의 한줄기 빛, 유엔과 식량권 134
처치 곤란한 관, 조수에 데 카스트로 그 이후 140

3. 식량권의 적
신자유주의를 수호하는 십자군 원정대 149
빈곤을 키우는 세계 기구들 167
자유교역이 죽음을 불러온다 178
자유무역의 전도자, 세계무역기구 수장 파스칼 라미 184

4. 세계식량계획의 파산과 무기력한 세계식량농업기구
억만장자 짐 모리스의 눈물 193
한쪽이 부를 쌓을 때 다른 쪽은 굶주린다 206
세계식량계획, 생명을 선별하다 214
방글라데시의 빈민, 잘릴 질라니와 그녀의 자식들 218
세계식량농업기구 대표 디우프, 다국적기업에 무너지다 224
덧붙이는 글: 이라크 어린이들을 죽게 만든 유엔의 경제 봉쇄

5. '녹색 금'을 노리는 독수리 떼
바이오연료, 기아의 새로운 원흉 243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착 249
사탕수수의 저주 253
덧붙이는 글 : 구자라트의 지옥
아프리카, 다시 식민지가 되다 264

6. 식량 투기꾼들
헤지펀드, 식량을 노리는 뱀상어들 279
제네바는 어떻게 식량 투기꾼들의 수도가 되었나 298
농지를 빼앗긴 자들의 분노와 저항 304
부조리한 서양의 동조 319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 324
감사의 말 333
옮긴이의 말 335
주 339
책속으로
해마다 수천만 명의 인간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기아 때문에 죽어간다는 건 우리 시대의 거대한 참극이다. 5초마다 열 살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온갖 풍요로 넘쳐나는데 말이다. 현 시점에서 전 세계의 농업은 120억 명 정도는 문제없이 먹일 수 있다. 120억 명이면 현재 지구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러니 기아 문제는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절대 아니다. 기아로 죽는 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16)지구상에는 기아와 영양실조 방지를 존재 이유로 삼는 수백 가지의 국제법, 국제기구, 비정부단체들이 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수천 명의 외교관들이 일 년 내내 이 대륙 저 대륙으로 옮겨 다니며 인권에 대해 “한가한 성가대 합창”을 해대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골백번씩 똑같은 노래를 반복해도 솔직히 고통 받는 당사자들의 삶에는 눈곱만큼의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 우리는 그 까닭을 확실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p.20)나는 어설프기 짝이 없는 태도로 유엔 로고가 찍힌 명함을 돌렸다. 여자들은 무슨 부적이라도 된다는 듯 그 명함을 가슴에 끌어안았다. 입을 열어 그들에게 인권이니 유엔의 보호니 하는 말들을 하는 순간, 나는 자신이 그들을 배반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십중팔구 유엔은 그들을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유엔이 파견한 직원들은 과테말라시티의 청사에 편안하게 들어앉아 이른바 개발계획이라는 돈만 많이 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p.41)(……) 죽어가는 어린아이를 그저 단순한 통계의 한 단위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기 위해 이 땅에 온 대체불가능하고 유일한 존재의 소멸로 본다면, 풍요함으로 넘치며 “하늘에 떠 있는 달도 따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오늘날의 세계에서 이처럼 인격체를 파괴하는 기아가 여전히 계속된다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가장 가난하고 가진 게 없는 자들의 대량 학살이 아니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p.50)저녁이면 배가 고파 우는 자식들을 보다 못한 어머니가 어느 날 저녁 기적처럼 이웃에게 다소간의 우유를 얻어 먹인다고 한들 다음 날이 되면 그 어머니는 또 어떻게, 어디에 가서 먹을 것을 조달할 것인가? 자식을 먹이지 못하는 어미가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기 가족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이 세상의 어떤 아버지가 자존감을 상실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p.55∼56)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하얀 색으로 칠한 작은 나무 십자가들이 열 줄가량 늘어서 있었다. (……) 브라질 법에 의하면 아기가 태어날 때마다 반드시 관할 관청에 신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신고하려면 돈이 드는데 보이아 프리우들에게는 돈이 없었다. 어차피 많은 아이들이 태중 영양실조의 후유증으로 또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산모가 모유를 제대로 먹일 수 없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는다. 요컨대 프라고소 주교의 표현대로 “그 아이들은 죽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다.” (p.75)권투 시합이 벌어지는 링 위에 헤비급 세계 챔피언 마이크 타이슨과 영양실조에 걸린 벵갈 출신 실업자가 나란히 서 있다고 상상해보자. 신자유주의 교리를 설파하는 보수주의자들은 무어라고 말하는가? 그들은 두 선수에게 똑같은 가격의 글로브를 지급했으며, 두 선수들에게 동일한 시합 시간을 할애했고, 시합의 장소도 동일하며, 시합 규칙 또한 동일하므로 정의는 보장된다고 말한다. 그러니 실력이 더 나은 선수가 이기면 그것이 곧 정의라는 입장이다! 불편부당한 심판관은 바로 시장이다. 어떤가, 신자유주의가 주장하는 교리의 황당함이 금세 머리에 와 닿지 않는가? (p.169)제네바 주재 미국 외교관들의 눈에 비친 나는, 뉴욕에 주재하는 그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지만, 유엔이라는 이름을 남용하는 비밀공산주의자로 한시라도 빨리 가면을 벗겨야 할 요주의 인물에 지나지 않았다. “당신은 뭔가 숨겨놓은 계획이 있는 것이 분명해!”. “당신은 우리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반대하기 위한 십자군 전쟁을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어!” 난 이런 멍청한 비난을 수없이 많이 들었다. 이들은 여러 번씩이나 나의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우정, 인권위원회 고등판무관 세르지우 비에이라 데 멜루의 외교적 수완 덕분에 나는 임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마지막엔 가까스로 가능했다. (p.205)
출판사 서평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는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탐욕의 시대』『빼앗긴 대지의 꿈』등으로 잘 알려진 장 지글러의 최신작이다. 저명한 기아 문제 전문가인 장 지글러가 이 책에서는 유엔 최초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서 8년 동안 활동하면서 겪은 절망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기아가 창궐하는 전 세계 곳곳을 누빈 이야기는 물론 굶주리지 않을 권리인 ‘식량권’과 식량권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과 같은 국제기구의 한계와 가능성, 기아의 새로운 원흉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와 식량 투기꾼, 유엔 내부에서 겪었던 갈등과 장 지글러에게 가해진 압력 등을 선명하게 풀어낸다.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과 같은 비정부단체들의 활동에서 그는 기아와 빈곤을 극복할 희망을 발견하고 전 세계 민주 시민들의 대대적인 연대를 촉구한다. 식량특별조사관을 그만두고 쓴 이 책에서는 그가 유엔 내부 인물이었기에 여러 전작에서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말하고 있다. 호시탐탐 그를 해임시키려 했던 미국 대사들, 식량권에 격렬히 반대하던 농가공식품업계 다국적기업들,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굶어 죽어가는 국민들을 외면하는 남반구의 부패한 정치 지도자들에 맞서 장 지글러는 식량권을 사수하기 위해 투쟁해 왔다. 이 책은 그런 그의 투쟁을 밑바닥에 깔고 있으며, 평생에 걸쳐 기아에 맞서 싸운 그의 지속적인 문제의식과 전망을 종합한 역작이다.「1. 기아가 빚어낸 대학살」에서는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 및 시민단체와 전문기관에서 펴낸 심층 연구물, 통계와 표, 그래프, 보고서, 결의안 등을 통해 기아로 인한 대량 살상의 심각성에 대해 보여준다. 「2. 의식의 각성」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히틀러의 기아 계획으로 심각한 기아 상황에 직면했던 유럽인들이 식량권에 대한 집단의식을 깨우는 과정을 보여준다. 「3. 식량권의 적」에서는 유엔이라는 체제 내부와 많은 회원국 내부에 있는 식량권의 적을 파헤친다. 「4. 세계식량계획의 파산과 무기력한 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는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인 세계식량계획과 세계식량농업기구가 어떻게 해서 무력해지고 파산 지경에 이르렀는지 살펴본다. 「5. ‘녹색 금’을 노리는 독수리 떼」에서는 거대 다국적기업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부상한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식량이 아닌 바이오연료의 재료가 되는 사탕수수, 옥수수만을 재배하면서 촉발된 굶주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6. 식량 투기꾼들」에서는 바이오연료 때문에 식량을 수입해서 먹어야 하는 사람들을 더 굶주리게 만드는 식량 투기꾼들의 작태를 밝힌다. 장 지글러는 에필로그인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에서 세계 시민들의 연대를 강력히 촉구하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유엔과 식량권,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 태동하다
기아와 영양실조를 방지하기 위해 지구에는 수백 가지의 국제법, 국제기구, 비정부단체들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골백번씩 ‘기아는 사라져야 한다’고 되뇌지만 기아로 고통 받는 당사자들의 삶에는 눈곱만큼의 변화도 없다. 현재 유엔의 목표는 2015년까지 기아로 고통 받는 자들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이지만 기아로 인한 사망자 수는 감소하기는커녕 점점 증가했다. 충분히 발전하지 못한 생산구조로 인해 남반구 국가들의 기아는 항구적이다. 해마다 영양실조로 허덕이는 수백만 명의 여인이 영양실조를 겪는 수백만 명의 아이를 낳으며 기아가 대물림되고 있다. 여기에 메뚜기 떼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 가뭄, 홍수와 같은 자연 재해, 전쟁으로 인한 피해 등으로 재앙은 가속화된다.
‘노마’는 수많은 기아의 참상 속에서 가장 끔찍하고 가슴 아픈 단면을 보여주는 질병이다. 노마는 영양부족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걸리는데, 얼굴이 부어오르고 썩어 들어가면서 입술과 뺨이 사라지고 그 대신 커다란 구멍이 뚫린다. 아이들의 얼굴은 사라지고 만다. 기아로 인한 질병인 노마, 콰시오커, 빈혈, 각기병, 괴혈병 등은 충분한 영양만 섭취하면 쉽게 예방할 수 있는 병이다. 그러나 간단한 예방 조치도 취하지 못해 많은 아이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세계 곳곳에서 ‘이름 없는 아이들’의 묘지가 늘어만 간다.
이런 기아의 참상은 당연한 것인가? 장 지글러는 “현 시점에서 전 세계의 농업 생산량은 120억 명 정도는 문제없이 먹일 수 있다. 120억 명이면 현재 지구 인구의 두 배에 해당한다. 그러니 기아는 불가항력적인 문제가 절대 아니다. 기아로 죽는 아이는 살해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한다. 기아를 조장하고 고착화시키는 구조와 배후를 파헤침으로써 기아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가려는 것은 장 지글러의 지속적인 문제의식이다. 그중 지글러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식량권은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식량권은 인권의 한 부분이자 인류가 고통을 겪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얻어낸 값진 유산으로, 지글러는 식량권이 태동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거슬러 올라가며 식량권의 중요성과 유엔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기아는 남반구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유럽도 한때 기아로 심하게 고생했다. 히틀러의 기아 계획과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기아를 겪으면서 유럽인들은 기아 문제에 대해 새롭게 각성하고 맬서스적 숙명론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기아와 식량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 유럽인의 의식을 일깨우는 데 영향을 끼친 사람이 바로 브라질 출신 혼혈 의사인 조수에 데 카스트로였다. 그는 자신의 저작 『기아의 지정학』을 통해 기아가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 인간의 정치적 선택으로 인해 생겨나는 것임을 사람들에게 일깨웠다. 이런 집단의식은 국제연합과 식량권의 태동으로 이어졌다.
1945년에 창설된 유엔은 전후 세계의 질서 재건과 더불어 기아와의 투쟁을 목표로 삼았으며 이듬해 세계식량농업기구(FAO)를 발족시켰다. “식량 생산 농업을 발전시키고 인간들에게 공평하게 식량을 배분”하기 위해서였다. 1948년 통과된 인권선언의 제25조는 식량권을 명시한 것이었다. “식량권은 정기적, 상시적으로 자유롭게 직접으로나 또는 화폐를 매개로 하는 구입을 통해 질적, 양적으로 적절하고 충분하며 소비자가 속한 민족의 문화적 전통에 부합되고 불안에서 자유로우며 만족스럽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개인적, 집단적 삶을 보장해주는 먹을거리를 취하는 권리다.” 즉 굶주리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유엔은 1963년 긴급 원조를 담당하는 세계식량계획(WFP)을 창설해 식량권을 확보하고 늘어만 가는 재앙에 신속하게 대처하고자 했다. 지글러는 식량권의 태동과 유엔의 탄생을 인류의 위대한 역사적 과정으로 여기며 인류가 기아라는 적에 맞서 대동단결한 가슴 떨리는 순간을 포착해낸다.식량권의 적이 된 국제기구와 다국적기업, 식량 투기꾼
유엔에는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 같이 식량권을 확보하고 지키기 위한 기구가 있는 반면 식량권을 무력화하는 기구도 공존한다. “미국이 용병처럼 부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과 세계무역기구(WTO)는 자유무역과 시장의 원칙을 철저하게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의 수호자다. 미국과 국제기구들에 있어 식량권은 “한낱 판단착오에 지나지 않는다.” 기아를 무찌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시장 경제뿐이라고 그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의 법칙은 오로지 지불 능력이 뒷받침되는 요구만 충족시켜준다. 이 법칙은 식량은 인간의 권리,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부여된 기본권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부러 모르는 척할 것을 강요한다.”
국제통화기금의 정책도 식량권을 침해하는 데 일조한다. 국제통화기금은 과도한 외채를 진 나라들이 구조조정 계획에 동의할 경우 외채 지불을 유예해주거나 채무 조정을 허락해준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안을 실행에 옮긴 곳은 어디에서나 새로이 수백만 명의 기아 피해자가 발생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상품, 특허, 자본, 서비스 유통 등의 완전한 자유화를 목표로 한다. 그 목적은? “남반구 국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방적인 무장해제”다. 시장 개방으로 피해를 입는 건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장을 가진 남반구 국가들이다. 세계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이런 국제기구들의 압박과 재정부족으로 인해 식량권 사수라는 임무 수행에 차질을 빚으며,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유엔은 정치적 무기로 활용된 기아 앞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글러는 이를 ‘조직적 범죄’이자 대량 살상이라 말한다.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 주변에 전기 철조망을 설치해 가자 지구를 봉쇄하고 제분소와 수도 정화 시설 등을 공격해 파괴시켰다. 그러고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식량만 들여보냈다. “가자 지구 주민들에게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어 하마스 정권에 반기를 들게 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기아를 이용한 것이다. 유엔은 쿠웨이트를 침공한 이라크의 경제 봉쇄령을 의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식량과 맞바꾸는 석유’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이라크 경제가 봉쇄된 와중에도 석유를 팔아 이라크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제재위원회는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라크의 물품 수입을 거절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기아로 목숨을 잃었다. 지글러는 이처럼 기아가 무기로 활용되어 대량 살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극악한 범죄로 규정한다. 하지만 그는 유엔과 세계식량농업기구, 세계식량계획이 현재 보여주는 한계와 문제점에도 이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유엔과 두 기구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점을 역설한다.지글러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거대 다국적기업과 식량을 투기 대상으로 삼는 헤지펀드, 즉 식량 투기꾼들을 기아의 새롭고 심각한 원흉으로 지목한다. 바이오연료는 ‘녹색 금’으로 불린다. ‘검은 금’인 석유 대신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급부상한 바이오연료를 만들기 위해 거대 다국적기업들은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브라질의 경우 정부와 다국적기업이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되는 사탕수수를 심기 위해 아마존 숲을 태우고 식량 재배 농지를 점점 축소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농민들이 그들의 땅을 빼앗기고 빈민이 되거나 사탕수수밭에서 일하는 임금 노동자가 되어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멕시코나 잠비아의 경우 옥수수는 주식이다. 그런데 50리터의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358킬로그램을 분해해야 한다. 이는 잠비아나 멕시코 어린이 한 명이 1년 내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이 때문에 지글러는 바이오연료 산업에 대해 “5초마다 10세 미만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목숨을 잃는 이 세계에서 수백만 톤의 식량을 연료로 태워 없앤다는 건 정말이지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비판한다.
식량 투기꾼들은 지난 4년 동안 2008년과 2011년,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서 식량 가격 급등현상을 조장했다. 그로 인해 기초식량 가격이 폭등하자 수많은 나라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기아로 인한 폭동, 사회 불안 현상 등이 나타났다.
‘녹색 금’을 노리는 다국적기업들과 식량 투기꾼들, 부패한 남반구 관리들로 인해 남반구의 토지는 갈취되고 있다. 식량 생산을 하던 농민들은 쫓겨나고 기아의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 세계은행은 이런 토지 갈취의 자금줄 역할을 한다. 세계은행은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땅을 기업들이 보유한 자본과 유능한 기술자, 앞서가는 영업 전략에 맡기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와 더불어 세계은행은 서양 국가들에게 하느님의 말씀과 같다. 서양 국가들의 이런 부조리한 동조로 인해 땅을 빼앗긴 농민의 권리를 찾을 길은 한없이 멀어져만 가고 있다. 어떻게 굶주리는 세계를 구할 것인가?
장 지글러가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한 8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유엔이라는 이름을 남용하는 비밀 공산주의자’와 같은 온갖 비방과 해임 압력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장 지글러에게 이 8년은 수많은 희망의 사람들을 만나게 한 시간이었다. 독일군 사령관으로 상부의 비인간적인 지시를 받아들이지 못해 투옥되고 결국 총살된 아버지를 둔 폰 스포네크 백작은 “식량과 맞바꾸는 원유” 프로그램의 책임자였다. 현장에서 이라크 사람들이 경제 봉쇄령으로 인해 죽어가는 걸 지켜본 폰 스포네크는 이러한 대량 살상을 막기 위해, 이 일을 만방에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부시 대통령의 친구이자 낙하산 인사였던 세계식량계획 전 수장, 억만장자 짐 모리스는 기아의 참상을 직접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리스는 꺼져가는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식량권을 적극 옹호했다. 서아프리카 농민과 농업생산자 단체 네트워크의 대표인 마마두 시소코는 농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다국적기업들의 ‘신식민주의적’ 행태에 대항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지의 많은 농민단체들이 식량권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들 모두가 지글러에게 ‘희망’이다. 이들이 있기에 지글러는 국제기구, 거대 다국적기업, 투기꾼처럼 도저히 넘어뜨릴 수 없어 보이는 기아의 적들 앞에서도 항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글러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기아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역설한다. 우선 남반구의 많은 나라에서 자행되는 지도자들의 부패를 막아야 농지가 다국적기업과 투기꾼의 손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진짜 주범인 바이오연료 생산 기업과 식량 투기꾼들의 활동을 저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양심을 되찾기를 기대한다는 건 너무도 어리석고 한심한 짓”이다. 시장 체제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글러는 “가장 튼튼한 벽도 조그만 균열로 무너진다”는 중국 속담을 통해 현재의 체제에 조그만 균열이 최대한 많이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균열은 시민들의 대대적인 연대로 만들어낼 수 있다. 브라질의 땅 없는 농민들의 연대나 비아 캄페시나, 기아대책행동, 이웃을 위한 빵 등 기아 방지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숨 가쁘게 발로 뛰는 여러 비정부단체들의 활약에 감탄하며, 정경유착이 횡행하고 민간 거대기업의 탐욕이 도를 넘는 이 시대에 지글러는 늘 시민 사회에서 희망을 본다.
기아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바로 북한만 하더라도 기아로 인해 200만 명의 사람들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세상은 여전히 굶주리고 있다.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지금의 현상들은 굶주리는 세계를 구하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이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장 지글러는 기아의 당연성을 거부한다. 기아를 둘러싼 배후를 적나라하게 밝혀내고 그 안에서 문제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인류애에 기반한 공감의 힘이다. 이것이 구체적인 연대와 실천으로 이어질 때 더 이상 세계는 굶주리지 않게 될 것이다. 장 지글러의 이 책은 그런 공감과 연대를 촉구하는 힘이 있다. 이 책은 인류가 반드시 풀어야 하고,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기아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와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 장 지글러의 기념비적 저서다.책속으로 추가이러한 참혹한 상황을 초래한 진짜 책임자들은 투기꾼들, 그러니까 각종 헤지펀드 운용자, 명망 높은 대형 은행 수장들을 필두로 하는 글로벌 금융 자본 포식자들이다. 이들은 기업의 이익 혹은 사리사욕, 그리고 냉소주의에 사로잡혀 세계 금융 시스템을 파산으로 이끌었으며 수천 억 유로에 해당되는 자산을 공중분해 시켰다. 이들 포식자들은 반인류 범죄를 재판하는 법정에 세워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들은 워낙 막강한 권력을 지녔고 그에 반해 국가는 너무도 허약하다 보니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p.209)(……) 유엔의 봉쇄령으로 이라크 경제는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뉴욕 주재 브라질 대사인 세우수 아모링은 이렇게 말했다. “비록 이라크 주민들이 현재 겪고 있는 모든 고통이 전적으로 외부적 요인[봉쇄령] 탓이라고는 할 수 없겠으나 어찌되었든 안전보장이사회가 그 같은 조치만 취하지 않았어도 이들은 그처럼 큰 고통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엔 주재 말레이시아 대표단의 책임자 하스미 아감의 표현은 이보다 훨씬 노골적이다. “이 무슨 역설인가! 이라크를 대량 살상무기에서 해방하겠다는 정책이 오히려 대량 살상을 자행하는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니 말이다!” (p.235∼236)곡물 상인이나 ‘녹색 금’을 찾아 나선 독수리, 거래소를 휘저으며 먹잇감을 노리는 ‘뱀상어’가 어느 날 갑자기 양심을 되찾기를 기대하는 건 너무도 어리석고 한심한 짓이다. 이익 극대화라는 법칙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철칙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공공의 적을 물리치고 승리를 거둘 수 있단 말인가?
체게바라는 “가장 튼튼한 벽도 조그만 균열로 무너진다”는 중국 속담을 즐겨 인용하곤 했다. 자, 그러면 육중한 콘크리트 덮개로 민중들을 짓누르는 현재의 세계 체제 속에 그 조그만 균열이 최대한 많이 생겨나도록 하자! (p.329∼330)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저자 장 지글러
출판사 갈라파고스
출간일 2012-07-12
ISBN 9788990809445 (8990809444)
쪽수 360
사이즈 150 * 225 * 30 mm /48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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