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의 하룻밤 : 별밤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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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패티 스미스
  • 마음산책
  • 2021-02-20
  • 9788960906617 (896090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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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상세소개
여성 로커의 아이콘, 패티 스미스가 펼치는 꿈의 풍경 “두 사람의 당신이 있어요. 세상을 걷는 당신과 꿈을 걷는 당신”

명실상부한 여성 로커의 아이콘이자 음악, 미술, 논픽션 등 분야를 넘나드는 종합 예술가 패티 스미스. 1975년 앨범 〈호시스(Horses)〉로 데뷔한 그는 올해 2021년 1월에는 런던 피카딜리라이트에서 생방송되는 CIRCA(디지털 아트 플랫폼)에서 공연을 하고, SNS로 팬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칠십대인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달에서의 하룻밤』은 『M 트레인』 『몰입』에 이어 마음산책에서 펴내는 패티 스미스의 세 번째 산문집이다.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패티 스미스 특유의 문체가 드러나는 『달에서의 하룻밤』은 그가 칠순을 맞이하면서 겪었던 한 해 동안의 방황과 고뇌를 꿈결처럼 아름답게 기록한다. 지구적 환경 위기, 미국 내부의 정치적 갈등, 오랜 친구들의 노쇠와 죽음을 겪으면서 패티 스미스는 자신의 실존을 돌아보고, 현실보다 더 생생한 꿈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모텔의 간판이 말을 걸면서 시작하는 꿈속 세계에서 그는 시시각각 눈 색깔이 바뀌는 수수께끼 같은 인물을 만나고, 해변이 사탕 포장지로 뒤덮이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한다. “마음의 새벽에서 발원”한 듯한 꿈속 세계에서 불가능했던 일이 일어나고, 깊어진 감정들은 그의 앞에 이미지로 현현한다. 이렇듯 패티 스미스는 마음속 꿈의 여행과, 미국 서부를 다녔던 실제의 여행기를 섬세한 시적 언어로 결합해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패티 스미스가 세계 곳곳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도 본문에 수록되어 독서의 즐거움을 더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애리조나 사막으로, 켄터키의 농장에서 소중한 멘토가 입원한 병실로 우리를 인도하며 패티 스미스는 사실과 허구를 시적으로, 잊을 수 없이 뒤섞어 서부의 풍광과 꿈속의 풍경을 융합한다. (…) 스미스는 일생의 새로운 10년으로 넘어가며 아픔을 달래는 향유 같은 이 책을 독자에게 선사했다. 그녀의 지혜, 위트,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무엇보다 더 나은 세상을 향한 단단한 희망을. -미치코 가쿠타니(『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저자)





목차
저 멀리 서부에서
중환자실
원숭이의 해, 2016년
마르쿠스의 말
빅 레드
인터미션
선원이 집에 오다
꿈의 모방
검은 나비들
액막이 부적들
이마지노스를 찾아서
벨린다 칼라일은 어째서 중요한가
사도좌
신비한 어린양
황금 햇수탉
달에서의 하룻밤
일종의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사진·그림 목록
추천의 말
책속으로
존 테니얼 경이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삽화들이 불현듯 살아 움직이며 눈앞에 펑 나타나는 바람
에 출발은 무산되었다. 직립보행하는 거북이. 물고기와 개구리 시종들. 화려한 재킷 소매 한 짝으로 장식한 도도새, 끔찍한 공작부인과 요리사, 그리고 앨리스까지. 앨리스는 참 보기 딱하게도, 홍차가 나오지 않는 끝없는 티파티를 우울하게 주관하고 있었다. 나는 이 느닷없는 환각의 폭격이 저절로 생겨났는지, 아니면 드림인의 간판이 발산하는 강력한 자기장 때문인지 궁금했다.
-p. 14내가 스트라토캐스터 전자기타의 줄을 한창 뜯고 있을 때 문득 지저분한 포니테일 머리의 남자가 허리를 굽히더니 내 부츠에 토했다. 2015년의 마지막 신음, 뿜어진 토사물이 새해의 문을 열었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글쎄, 현재 이 세계가 처한 상황을 생각해보면 누가 그 차이를 구분할 수나 있을까?
-p. 16우리의 첫 콘서트 날 아침, 레니 케이와 함께 마린카운티의 중환자실을 찾았다. 여기저기 호스를 꽂고 섬뜩한 침묵을 휘감은 혼수상태의 샌디. 우리는 침대 양옆에 서서 마음으로 그를 꼭 붙잡고 놓지 않겠다고, 모든 채널을 열어두고 어떤 신호라도 포착하고 수신하겠다고 약속했다. 샌디가 잘 쓰던 말대로, 사랑의 파편이 아니라 큰 잔에 그득그득 흘러넘치는 사랑으로.
-p. 18─수많은 진실과 수많은 세계가 있어, 간판은 경건하게 말했다.
─그래, 나는 몹시 겸허한 마음이 되었다. 그리고 네가 옳았어. 나는 꿈을 꿨어, 수많은 꿈을, 그 꿈들은 단순한 꿈 이상이었어. 마음의 새벽에서 발원한 것만 같았지. 그래, 나는 분명히 꿈을 꾸었어.
간판은 아주 조용해졌다. 야자수들도 더는 휘어지지 않았고 달콤한 침묵이 언덕을 감쌌다.
-p. 36~37샌디 펄먼은 지금 의식을 잃고 마린카운티의 중환자실에 있다. 샘 셰퍼드는 서서히 쇠락하는 질병의 단계들을 넘어가고 있다. 나는 복수의 방향으로 작용하는 우주의 인력을 느꼈고, 특수한 힘의 장場이 또 다른 장을 감싸고 있는 게 아닐까 궁금해졌다. 그 장의 중심에는 작은 과수원이 있어, 측정할 수 없는 핵심을 품은 과실이 묵직하게 매달려 있는 건 아닐까.
-p. 39─아예 꿈이 아닌 꿈들도 있어요. 그냥 각도를 달리한 물리적 현실이지요.
─그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내가 물었다.
─꿈은 말이죠, 어니스트는 말했다. 완전히 독창적인 방식으로 등식이 풀리게 돼요. 바람을 받아 빨래가 빳빳해지고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들이 등을 돌리고 나타나는 식으로 말이지요.
-p. 54그러나 생각해보면 결국 만물은 변한다. 세상의 이치다. 죽음과 부활의 순환, 그러나 언제나 우리가 상상한 방식으로 일어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우리는 죽을 때 입을 리 없는 옷을 입고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부활할 수도 있다.
-p. 59그날의 오후는 저녁으로 녹아내렸다. 거의 다 차오른 달이 떠올라 내 몸가짐에 영향을 미쳤다. 야트막한 시멘트 벽에 걸터앉아 저 멀리 WOW카페의 불빛이 꺼지는 광경을 보았다. 대답이라도 하듯이 아득하고 영원한 별들이 하나씩 떴다. 불현듯 꼭 샌디와 함께 병원에 머물러야 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이십 년 동안 우리는 극과 극의 해안에 살면서 4800여 킬로미터를 초월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믿으며 채널을 열어두지 않았던가. 굳이 달라져야 할 이유가 있을까? 나는 어디에 있든 그를 살필 수 있다. 다른 유의 자장가를 작곡하면서. 잠에 침투할 수 있는 자장가, 그리하여 그를 깨울 수 있는 자장가를 작곡하면서.
-p. 64~65돈을 테이블에 놓고 나왔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워치캡을 썼다. 벽화를 지나치며 유태인 바이올리니스트에게 고개를 까닥여 인사했다. 붙잡아도 친구들이 하나씩 떠나버리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두려움을 함께 나누는 사이로서.
-p. 76몇 킬로미터를 걸은 느낌이었지만 모든 건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듯 보였다. 엄청나게 많이 걸었다고 확신했지만 아무 진전도 없었다. 속도를 냈다가 속도를 늦추기도 해봤다. 그러면 나 자신과 충돌해 순환이 깨어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런 행운은 없었다. 긴 사막의 파노라마는 계속 자가 조정을 거쳤고 새로운 화면은 그 자체로 순환했다.
-p. 101─사람은 모두 죽어, 샘은 서서히 힘을 잃어가는 손을 내려다보며 그런 말을 했었지만, 난 차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내 삶을 살았으니까.
-p. 122~124저녁 식사를 하고서 나는 밖으로 나가 현관 계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았다. 달은 이울고 있는 초승달로 샘의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있는 문신 같았다. 일종의 마법이지, 나는 속삭였다. 다른 무엇보다도 간절한 염원에 가깝게.
-p. 127페소아의 도시에서 나는 떠나지 못하고 머무르지만, 정확히 내가 뭘 하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다. 리스본은 길을 잃기에 좋은 도시다. 카페들에서 또 다른 공책에 글을 끼적거리며 맞는 아침들, 빈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도피처를 제공하고, 펜은 유유히 믿음직하게 봉사한다. 나는 잘 자고, 꿈을 별로 꾸지 않고, 방해받지 않는 간주곡 안에 그저 존재한다. 어스름한 산책 길에 오래된 도시를 따라 흐르는 한 자락 음악이 우리 아버지의 낮고 울림이 있는 목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렇다, 〈리스본 안티구아(Lisbon Antigua)〉, 아버지가 좋아하던 노래다. 어렸을 때 제목이 무슨 뜻이냐고 아버지에게 물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는 미소를 띠고 비밀이라고 했다.
-p. 142내 작은 텔레비전을 켜고 조심스럽게 뉴스를 피한다.
화면에 금발의 오로르 클레망이 나와서 프랑스어로 뭐라고 속삭이며 아편 파이프를 채운다.
─두 사람의 당신이 있어요, 그녀는 마틴 쉰에게 가까이 다가서며 말한다. 사람을 죽이는 당신과 죽이지 않는 당신.
─두 사람의 당신이 있어요, 그녀는 프레임 밖으로 슬며시 빠져나오며 같은 대사를 되풀이한다. 세상을 걷는 당신과 꿈을 걷는 당신.
-p. 153나는 우리가 부엌 식탁 앞 각자의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는 상상을 한다. 양철 뚜껑이 덮인 각자의 통에 살면서, 잠에서 깨어 머리를 빼꼼 내밀고 커피와 땅콩버터 토스트 앞에 앉아 해가 뜨기를 기다리는 모습, 우리가 마치 혼자 있는 것처럼 선을 긋고, 함께 외롭지는 않되 각자가 혼자여서 서로 혼자됨의 아우라에 간섭하지 않는다.
-p. 163‘죽은 자들의 날’이었다. 곁길마다 설탕으로 만든 해골들로 꾸며졌고 공중에는 어떤 퀴퀴한 광기가 걸려 있었다. 원숭이의 해에 벌어지는 선거에 내 예감은 좋지 않았다. 걱정하지 마, 모두가 말했다. 다수가 승리할 거야. 그렇지 않아, 나는 반박했다. 말 없는 자들이 결정하고 그들이 선거를 판가름할 거야,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 말이야. 게다가 누가 그들을 탓할 수 있겠어? 전부 거짓말투성이인데, 이 쓰레기가 난무하는 오염된 선거에서?
-p. 187그 밑에는 제단화의 절정인 〈신비한 어린양에 대한 경배〉가 있는데, 당시에 그림을 보고 혼절한 사람이 여럿이었다는 말이 전한다. 예술 작품을 통해 시각화된 신성한 신비. 승리하였으나 또한 금욕적인 어린양은 지상의 모든 시련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예언의 말씀과 같이 그 허리에서 뿜어 나오는 피가 성배로 흘러들고 있다. 갈증은 갈증이기를 멈추고 상처는 상처이기를 멈추리라, 예상했던 방식으로는 아니겠지만.
-p. 197모두가 못 박인 듯 눈길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았고, 세계 또한 배신하지 않는 우매함 속에 계속해서 빙글빙글 돌아갔다. 그리고 나는 원숭이가, 혼돈의 미러볼이, 그 위로 뛰어올라 돌연 춤을 추기 시작하는 광경을 보았다. 그리고 내 꿈속에서는 가슴이 무너져 복수심이라도 품은 듯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지만 나는 날씨를 의식하지 않고 우비도 없이 밖으로 나가 타임스스퀘어까지 걸어갔다.
-p. 207~208─있잖아요, 아메리카대륙에 세워진 가장 오래된 건물의 한 널판에 고대 영어로 새겨진 금언이 있어요. 여기는 탕헤르섬이다. 이곳이 사라지면, 우리도 사라지리라.
─실제로 본 적이 있어요? 내가 물었다.
─그런 건 눈으로 보는 게 아니에요. 중요한 것들이 모두 그렇듯 느끼는 거지요. 그런 것들은 도래하고, 꿈속으로 들어오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그는 수줍게 덧붙여 말했다. 당신은 지금 꿈을 꾸고 있잖아요.
-p. 222~223그래도 나는 머지않아 무언가 멋진 일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쩌면 내일. 연속되는 내일들을 모조리 다 지나고 오게 될 어느 내일에.
-p. 226
출판사 서평
패티 스미스의 달콤씁쓸한 자각몽
“그래도 괜찮았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내 삶을 살았으니까”한때 청춘과 반항의 아이콘이었던 패티 스미스. 그가 칠순을 맞이한 해는 그에게 절망감을 준 한 해였다. 책의 원제인 ‘Year of the Monkey’는 바로 그해, 불길했던 ‘원숭이띠의 해’를 의미한다.
패티 스미스의 예술적 동지이자 40년 넘게 친구였던 뮤지션 샌디 펄먼이 뇌출혈로 의식을 잃자, 그는 샌디와 필모어에서 연주했던 추억을 홀로 곱씹으며 샌디가 꿈꾸었던, 「메데이아」를 각색한 오페라를 떠올린다. 또한 루게릭병에 걸려 투병하는 친구이자 극작가 샘 셰퍼드가 휠체어를 탄 것을 보며 과거에 그의 팔에 매달렸던 “현기증 나는 감각”을 안타깝게 기억한다. 세월 앞에서 그가 향유했던 관계와 삶들이 하나씩 사라져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정치적 분열은 최악의 대통령 선거를 낳았으며, 이민자들에 대한 배제와 혐오, 지구적인 환경 문제까지 그를 비탄에 잠기게 한다. 그러나 그는 글로 짜낸 깊은 꿈속 세계에서 고통을 견디는 힘을 찾는다.
모텔의 간판이 말을 걸면서 시작되는 환상의 세계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곳으로 그를 이끈다. 이를테면 미국 대선 결과에 좌절하고 한밤중 거리를 걷던 그는 갑자기 시공간을 초월해 반에이크의 작업실로 가서 그림 작업의 정확성을 감동적으로 “목격”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또한 해변이 사탕 포장지로 뒤덮이는 광경을 보고 그 실체를 알기 위해 탐정처럼 증거를 모은다. 오션비치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인물 어니스트는 미래를 예언하기도 하고, 패티 스미스를 사막 한복판에 남겨 두었다가 어느 날 술집에서 마주치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패티 스미스는 꿈과 현실을 부단히 오가면서 상실과 절망을 회피하지 않고 현실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예술가로서 그것을 표현해냈다.패티 스미스는 늙음에 딸려 오는 슬픔도, 상실도, 외로움도 해결하거나 극복하려 들지 않는다. 관조하고 곱씹을 뿐이다. 다만 글을 쓰기로 작정하고 실행함으로써, 패티 스미스는 그 뼈저리게 시린 외로움, 이상하고 혹독한 노년의 시련을 노을처럼 오묘한 빛으로 채색하고, 상처 입고 잔해만 남은 삶일지언정 여전히 아름답고 의미 있음을 선언한다.
-「옮긴이의 말」에서우주의 어느 공간을 할당받았는지 모르지만, 그곳에서 샌디의 운명도 묻지 않았다. 샘의 운명도. 천사들에게 기도로 간구하는 거나 마찬가지로, 그런 건 금지된 일이다. 나는 그걸 아주 잘 안다. 사람은 한 목숨을, 혹은 두 목숨을 요청할 수 없다. 장담할 수 있는 건 오로지, 그들 각자의 심장에 점점 더 강인한 힘이 붙기를 바라는 희망뿐이다.
-본문 144쪽열정을 품고 삶을 관조하는 예술가의 아름다운 노년
자신을 지탱해준 예술에 바치는 헌사어느덧 칠십대가 된 패티 스미스는 개인적인 상실과 함께 더 나빠져가는 세상을 관조하며 끊임없이 그것을 기록한다. 절친한 친구가 죽고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지만 쉬이 좌절하지 않고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 공간, 예술에 대해 환기하고 꿈꾸며 계속 쓰는 것이다. 패티 스미스는 예술가로서 ‘분주히 자신의 할 일을 하며 살아 있다는 일, 그 일에 최선’을 다한다. 독자는 어디서나 예술을 찾아내는 노년의 예술가, 패티 스미스의 꺼지지 않는 열정을 만날 것이다.
또한 『달에서의 하룻밤』에서 꿈속 세계의 모티프가 되는 예술 작품들을 보면 패티 스미스의 예술 세계가 얼마나 깊고 넓은지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패티 스미스는 반에이크의 헨트 제단화를 향한 특별한 애정을 내비친다. 그는 헨트 제단화 외부 패널의 표면을 직접 만져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것을 실제로 구현한 예술가에 대한 경이감에 사로잡혔다고 토로한다. 나아가 암울한 현시대를 떠올리며, 제단화의 부분 중 〈신비한 어린양에 대한 경배〉에 있는 인류의 죄를 대속한 어린양의 “자비의 성혈이 무한하지 않아서 언젠가 흐르지 않게 될 날”에 이르지는 않을지 걱정하기도 한다.
소설가 로베르트 볼라뇨에 대한 패티 스미스의 애정도 각별하다. 어니스트와 볼라뇨의 소설 『2666』의 「범죄에 관하여」 부분에서 소노마 살인사건이 사실인지 허구인지를 토론하기도 하고, 어니스트에게 볼라뇨의 집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주겠다고 약속하기도 한다. 샌디 펄먼의 앨범 〈이마지노스(Imaginos)〉와 영화 〈지옥의 묵시록〉을 포함한 수많은 영화와 음악, 셰익스피어, 페르난두 페소아, 앨런 긴즈버그, 고고스의 보컬 벨린다 칼라일까지 독자는 그의 예술 세계를 이룬 작품과 예술가들을 발견할 것이다. 페소아가 가졌던 책들이 그의 글보다 오히려 더 페소아를 내밀하게 들여다보는 창문처럼 느껴진다. 페소아에게는 각자 주어진 이름을 가지고 글을 쓰는 수많은 페르소나가 있었지만, 이 책들을 사고 사랑했던 건 페소아 본인이기 때문이다. 이 소소한 깨달음이 내겐 묘하게 흥미로웠다. 이 작가는 각자의 삶을 살고 각자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쓰는 독립적 캐릭터들을 발전시킨다. 무려 75명이나 되는 이 캐릭터들에게는 별도의 모자와 코트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어떻게 참된 페소아를 알 수 있을까? 그 해답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그의 책들, 완벽하게 보존된 그만의 서재.
-본문 141쪽수백 수천 명의 소녀와 소년이 벨린다 칼라일의 움직임을 따라 〈위 갓 더 비트〉를 부르며 탁 트인 시계(視界)를 물밀 듯 밀려들어 채운다. 그리고 무기를 내려놓은 병사들과 제 위치를 벗어난 해군들과 범죄 현장을 떠난 도둑들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화려한 뮤지컬의 무대 정중앙을 차지한다. 권력도 없고, 인종도 없고, 종교도 없고, 배제도 없다. 그리고 머릿속을 질주하는 이 광대한 장관과 함께, 나의 일부가 공중으로 도약하고 사뿐사뿐 스텝을 밟으며 길을 따라가서 이 장면에 등장하고, ‘생명의 책’의 넘어가는 페이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천사들처럼 무한히 늘어나는 코러스에 합류한다.
-본문 185쪽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달에서의 하룻밤
저자 패티 스미스
출판사 마음산책
출간일 2021-02-20
ISBN 9788960906617 (8960906611)
쪽수 244
사이즈 133 * 202 * 26 mm /38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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