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이라는 행위를 정의하고 그 가치를 규명한 이론서.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서구의 고전들이 압도적인 문학지식과 깊이있는 독서체험을 바탕으로 한 프라이의 비평 지도 속에서 하나하나 자리잡아가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양장본.

001. 문학이 되어버린 비평...21
002. 머리말과 감사의 말...41
003. 도전적 서론...45
004. 역사비평
005. 서사양식 : 서론...95
006. 비극적 서사양식...100
007. 희극적 서사양식...114
008. 주제적 양식...132
009. 윤리비평
010. 서론...163
011. 축자적 양상과 기술적 양상...166
012. 형식적 양상...181
013. 신화적 양상...202
014. 신비적 양상...236
015. 원형비평
016. 서론...261
017. 원형적 의미의 이론1...278
018. 원형적 의미의 이론2...290
019. 원형적 의미의 이론3...299
020. 여름의 뮈토스...363
021. 가을의 뮈토스...399
022. 겨울의 뮈토스...429
023. 수사비평
024. 서론...463
025. 계기의 리듬...476
026. 지속의 리듬...500
027. 데코럼의 리듬...511
028. 연상의 리듬...514
029. 극의 형식...535
030. 주제 문학의 형식...555
031. 지속적 형식...574
032. 백과전서적 형식...594
033. 비문학적 산문의 수사학...617
034. 잠정적 결론...637
035. 용어해설...661
036. 노스럽 프라이 연보...667
037. 찾아보기...671

이 책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던 역사주의 문학론과 새로운 방법론으로 각광받고 있던 뉴크리티시즘, 기타 심리학적· 윤리적· 사회적 비평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된다. 저자가 서론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문예비평의 범위·이론·원리, 그리고 기법을 개관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에세이들로 짜여 있다. 프라이는 이러한 일련의 에세이를 통해서 그러한 개관이 가능하다고 믿는 필자 나름의 이유를 말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아가 이차적인 목적은 필자가 약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어떤 관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독자들이 납득할 만큼 이치에 맞는 잠정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프라이에 따르면 문학비평의 대상은 일정구조 속에서 체계를 이룬 문학비평, 즉 문학으로부터 추출된 체계적 지식이어야 한다. 이러한 문학비평의 과학화는 19세기의 실증주의적 발상과 비슷하게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프라이는 인류의 신화와 문학을 깊이 통찰한 끝에 이들 속에 변함없이 반복되고 있는 구조를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문학의 비교해부학적 탐구를 통하여 문학의 기본구조의 체계를 알아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비평의 해부] 라는 제목은 그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프라이의 독창성은 신화와 문학 사이의 신화구조적 유사성을 간헐적으로 지적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어떤 문학 작품이라도 구조적으로 설명이 가능한 포괄적이면서도 단일한 큰 구조를 형성했다는 데에 있다. 물론 이러한 측면이 너무나 도식적이라는 비판이나, 개별적인 작품들을 어떤 구조와 틀 속으로 환원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비평에서 문학이 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비평의 해부] 에서는 비평이라는 행위를 정의하고 그 가치를 규명하려는 비평가 프라이의 자의식적 성찰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비평이 과학, 즉 과학적 객관성을 바탕으로 하는 독립된 학문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비평은 자신의 다루고 있는 예술, 즉 문학 자체로부터 독립되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고유한 사고체계인 동시에 지식체계라는 것이다. 이렇듯 문학을 과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프라이는, 문학에 대해 한담을 나누는 비평에서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총체적으로 가시화 할 수 있는 비평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라이가 비평을 독자적 학문영역으로 정의하고 창작과 구별되는 비평의 역할을 확인한 이후 비평은 사실상 그 존재 근거를 의심받는 일은 거의 없게 되었다. 프라이의 기대대로 비평은 재능 없는 문학도가 감탄과 질투를 배설하는 기생적인 문학 장르에서 벗어나 '과학'과 유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옮긴이 임철규는 현대 비평의 문제는 오히려 비평의 과학성이 너무나 강조된 나머지 비평에서 문학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