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탄생 : 별밤서재

한자의 탄생 요약정보 및 구매

사라진 암호에서 21세기의 도형문까지 처음 만나는 문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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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탕누어
  • 김영사
  • 2015-01-17
  • 9788934969518 (893496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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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밤서재 사은품
책 소개
사라진 암호에서 21세기의 도형문까지 처음 만나는 문자 이야기
책 상세소개


[한자의 탄생]은 대만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 학자이며 작가인 탕누어가 한자의 태동과 역사에 대한 치밀한 추적으로 인류 문화의 DNA를 밝힌 책이다. 저자는 문학, 역사, 고고학, 사회학 등을 통한 포스트모던한 사유와 상상력, 아름답고 기이한 갑골문 도상과 유머러스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한자에 담긴 보석 같은 인문학적 진실과 중국 문화의 정수를 독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 높은 언덕에 올라가 먼 바다를 바라보네
1 하늘에 해가 두 개인 문자
2 문자 생산 라인의 강력한 엔진
3 모든 살아 있는 것은 흔적을 남긴다, 상형문자
4 모니터 커서 같은 막대 부호, 지사문자
5 하늘 아래 새로운 문자는 없다, 전주와 가차
6 갑골문 속의 첫 번째 시계를 찾아서
7 가장 벤야민다운 문자는 무엇인가?
8 비천한 글자와 성애의 문자
9 존속살인에서 노예까지 무서운 문자들
10 사람 엉덩이에 난 꼬리, 뒷발로 선 동물의 왕국
11 문자의 간화와 교활한 라이프니츠
12 사라진 문자들과 신기루 옥의 제국
13 권토중래하는 도형문자
역자 후기 : 갑골문으로 밝히는 인류 문화의 DNA
책속으로
돌이켜보면 유구한 중국 역사의 진로는 몹시 독특했다. 지형에 의해 자연적으로 구역을 형성하기도 하고(쓰촨四川, 창강長江 같은 천혜의 요새는 예로부터 있어왔다), 언어의 차이로 인해 각자의 말을 사용하며, 생활습관도 지역마다 달랐다. 또한 역사적으로 이미 사실로 입증된 무수한 분열들이 세대마다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언제나 마치 형상기억합금처럼 하나의 국가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유럽의 역사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물론 이것은 역사 사유의 커다란 주제로서 단순하게 해석해서는 안 될 일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만세의 역사를 관통하는 단일한 문제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본다. 이런 문자 시스템 하에서는, 사람들이 천당으로 통하는 높은 건축물을 짓는 것을 막기 위해 야훼가 인간들의 말을 어지럽혔고 이로 인해 인류가 분열됐다는 바벨탑의 이야기가 성립할 수 없다. 이런 신화는 병음문자의 역사에 근거하고 있고 서양의 이전과 이후의 역사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과 예언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에는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이 이야기를 중국인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수정을 가해 말과 함께 문자도 함께 파괴한 것으로 서술돼야 할 것이다.
-2장 《문자 생산 라인의 강력한 엔진》 중에서돼지는 원래 용맹하고 포악한 동물이었다. 대만이나 일본의 작은 섬에서는 야생 돼지가 숭배의 대상이 됐던 기록도 있다. 심지어 일본 전국시대의 무사들은 ‘한 마리 돼지가 되겠다’는 각오로, 투구와 갑옷의 도안을 모두 야생 돼지의 모습에서 취해 용맹의 상징물로 삼기도 했다. 물론 이것은 많이 먹어 살이 찌고 더럽다고 자기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의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에 나오는 것처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투 정신을 의미한다. 갑골문에서도 처음에는 돼지를 사냥의 대상으로 표현했다. 오늘날 ‘체?(돼지)’ 자의 갑골문에서는 화살이 돼지의 몸을 관통하고 있다. ‘축?(돼지)’ 자의 갑골문은 야생 돼지를 길들이고 사육하는 일과 관련된 아주 재미있는 글자다. 이것은 거세당한 내시 돼지를 가리킨다. 생식기와 본체가 이미 완전히 분할되어 더 이상 발정을 하지 않고 용감한 투사의 기질을 지탱해주던 힘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사라져버렸다. 요란하게 꽥꽥거리는 가축으로서의 돼지가 된 것이다. 거대한 자연계에서 가장 프로이트적인 동물인 돼지는 이때부터 주거형 동물로서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고 미친 듯이 먹어대면서 살이 쪘다. 집 가(家) 자에서는 갓머리 부수(?) 밑에 돼지 시(豕)가 있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따뜻한 공간이자 고향을 멀리 떠나 있을 때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대상이다. 돼지는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게 됐다.
-6장 《갑골문 속의 첫 번째 시계를 찾아서》 중에서오늘날 우리가 대체로 어린아이들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희戱’ 자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사실 대단히 위험하고 자극적인 죽음의 게임을 표현하고 있다. ‘희’ 자의 오른쪽은 몸에 꽃무늬 반점이 가득하고 핏자국이 선명한 커다란 입을 가진, 중국 화북 지방에 사는 동물의 왕 ‘호랑이虎’이를 형상화한 것이고 호랑이가 대면하고 있는 것은 ‘창戈’이다. 사람이 창을 들고 둥글게 에워싼 채 호랑이와 싸우는 것이 바로 ‘놀이戱’였다. 상商나라 사람들이 즐기던 이 놀이는 나중에 로마인들이 원형경기장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박해할 때 사용하던 놀이가 됐다(호랑이가 사자로 대체됐을 뿐이다). 더 격렬한 글자로는 ‘괵?(호랑이 발톱 자국)’ 자의 갑골문이 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붙잡고 있는 모습 같은 이 갑골문은 나중에는 씨족의 이름으로만 남게 됐다. 사람들이 더 이상 이처럼 용기는 있지만 지혜는 없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용맹을 떨치던 이 씨족의 선조들이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은 것이 송宋나라 때의 영웅 무송武松이 술에 취해 억지로 적진에 나가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것보다 2,000년이나 앞선 일이었다.
-6장 《갑골문 속의 첫 번째 시계를 찾아서》 중에서
출판사 서평
대만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 학자이며 작가인 탕누어가 한자의 태동과 역사에 대한 치밀한 추적으로 인류 문화의 DNA를 밝힌 책! 신령과 인간이 뒤섞여 살던 시대에 최초의 한자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느리게 가는 갑골문 속의 시계, 옛 글자에 남은 영아와 노인 살해의 흔적, 사람의 엉덩이에 난 꼬리와 뒷발로 선 동물들의 왕국, 화베이 지역에 신기루처럼 나타난 옥의 제국까지. 문학, 역사, 고고학, 사회학 등을 통한 포스트모던한 사유와 상상력, 아름답고 기이한 갑골문 도상과 유머러스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한자에 담긴 보석 같은 인문학적 진실과 중국 문화의 정수를 독보적으로 해석한다!대만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 학자 탕누어,
한자의 탄생을 통해 인류 사유의 시원始原을 밝히다!한자는 외국어인가, 우리말인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의 2018년 이후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 병기 방침을 둘러싼 논쟁의 배경에는 우리 사회의 한글중심주의와 한자중심주의 사이의 팽팽한 대립이 있다. 과연 우리에게 한자란 무엇인가? 우리는 과연 한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참신한 해답을 해줄 책이 출간됐다. 대만 최고의 문화비평가이자 전방위 학자이며 작가인 탕누어唐諾가 한자의 태동과 역사에 대한 치밀한 추적으로 인류 사유의 시원始原과 진화 과정을 밝힌 《한자의 탄생》(원제 文字的故事)이다. 탕누어는 문학, 역사, 고고학, 사회학 등을 통한 포스트모던한 사유와 상상력, 아름답고 기이한 갑골문 도상과 유머러스하면서도 유려한 문체로 한자에 담긴 보석 같은 인문학적 진실과 인류 문화의 DNA를 밝힌다.한낱 허구일 뿐인 창힐의 발명과 바벨탑 신화
중국 신화에서는 한자가 황제黃帝의 사관이었던 창힐倉?에 의해 발명됐다고 전한다. 창힐은 머리에 눈이 네 개 있고 신명과 통하며, 위로는 괴성魁星의 둥글고 굽은 형세를 관찰하고 아래로는 거북의 등껍데기 모양과 새 발자국의 형상을 살펴, 아름다운 것들을 널리 모아 글자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천지와 귀신이 그것을 보고 감동하여 하늘에서는 곡식을 내리고 귀신은 밤에 곡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신화일 따름이다. 신석기시대의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짐승처럼 광활한 대지 위를 말없이 떠돌아다니다가, 갑자기 수천 년의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다 갖추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문자를 이용하여 수백만 년 동안 내뱉은 소리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수학의 추상적 계산을 이용하여 수백만 년 동안 존재해왔던 대지와 별들, 왠지 모르지만 곧 생기게 될 필요한 사물들을 감지하기 시작했으며, 수백만 년 동안 함께 생활하며 더없이 익숙해진 사물들을 물리학적 각도에서 보면서 엄청난 흥미를 느끼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토로스는 이것을 “신석기시대의 모순”이라고 표현했다.
사람들이 천국으로 통하는 높은 건축물을 짓는 것을 막기 위해 야훼가 인간들의 말을 어지럽혔고 이로 인해 인류가 분열됐다는 바벨탑의 신화도 한자에는 들어맞지 않는다. 중국 역사의 진로는 몹시 독특했다. 쓰촨四川, 창강長江 같은 천혜의 요새에 의해 자연적으로 구역을 형성하기도 하고, 언어의 차이로 인해 각자의 말을 사용하며, 생활습관도 지역마다 달랐다. 또한 역사적으로 입증된 무수한 분열들이 세대마다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에는 언제나 마치 형상기억합금처럼 하나의 국가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은 유럽의 역사 경험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저자는 만세의 역사를 관통하는 단일한 문제 시스템이 매우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문자 시스템 하에서는 바벨탑 신화의 교훈이 적용될 수 없다, 인간 육장肉醬에서 영아 살해까지 잔혹한 글자들
청淸 광서제 25년(1899년)에 국자감 좨주였던 왕의영王懿榮은 말라리아에 걸린 친척을 치료하기 위한 약재로 용골龍骨을 구하는 과정에서 날카로운 칼로 새긴 듯한 기호들을 발견했다. 이 일을 계기로 더 많은 용골을 사들여 고문자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연구에 몰두한 결과, 그 기호들이 거북의 껍질이나 짐승의 뼈에 점복의 기록을 새긴 중요한 사료이자 한자의 초기 자체字體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출토된 거북의 껍질과 짐승의 뼈는 10만 점이 넘었고, 문자의 수는 4,000여 개에 달했다. 문자 시스템으로서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던 이 글자들에 기록된 복사卜辭의 내용은 왕조와 사회의 구조를 비롯하여 종교와 역법, 농업, 지리 등 여러 분야에 두루 걸쳐 있었다. 이것이 바로 《한자의 탄생》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는 갑골문이다. 그 갑골문이 금문金文을 거쳐 전서篆書와 예서隸書, 해서楷書, 행서行書로 발전하고, 상형에서 회의, 지사, 형성, 전주, 가차 등 육서六書라 불리는 다양한 방법의 조자를 통해 확장되고 정련되었으며, 중국 공산당의 간화 정책을 통해 지금의 백화문에 이르렀다.
갑골문에는 특이하게도 잔인한 글자들이 많이 등장한다. ‘해?(젓갈)’ 자는 처음에는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혹형의 일종이었다. ‘해?’ 자의 갑골문 자체를 살펴보면 큰 절구 안에 놓여 있는 것이 음식이 아니라 절망적인 표정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윗부분은 두 손으로 절굿공이를 잡고 있는 회자수?子手로서 산 채로 사람을 내리쳐 육장肉醬으로 만들고 있고 사방으로 피가 튀고 있다. 갑골문 시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산 채로 이런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 그 숫자가 상당수에 이르지 않았다면 이 글자가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영아 살해와 노인 살해의 증거를 보여주는 글자들도 있다. ‘기棄(버리다)’의 갑골문은 두 손으로 삼태기를 들고 갓 태어나 아직 피가 묻어 있는 아기를 아무렇게나 내다버리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이 글자 속의 아기는 죽은 아기이기 때문에 내다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며 위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棄’ 자의 또 다른 놀라운 갑골문에 있다. 오른쪽에 손으로 밧줄을 잡고 있는 그림을 첨가하여 갓난아기를 교살하는 장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을 생활 물자가 풍족하지 않은데다 의술도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인류의 생존 세계에서 일종의 변형된 가족계획에 따라 낙태를 하는 것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갑골문 ‘미微(작다)’ 자의 왼쪽은 갑골문에서 노인을 대표하는 고정적인 형상으로서 머리카락이 길게 자란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오른쪽은 사람이 손에 곤봉을 들고 있는 형상이다. 노인은 아이도 아니고 짐승도 아니기 때문에 체벌이 필요한 교육 행위를 형상화한 것이 아니다. ‘기棄’ 자와 비슷하게 잔인한 인구 억제 행위라 할 수 있다.28개의 말馬 문자와 151개 옥 문자가 증언하는 고대사회의 흔적
이렇게 한자에는 당시 사회의 흔적이 짙게 배어 있다. 중국의 한자 자전인 《사원辭源》에는 말馬과 관련된 글자가 유?(몸은 붉은색이고 갈기와 꼬리는 검정색인 말), 기騏(검푸른 바탕에 바둑판같은 무늬가 있는 말), 율?(사타구니에 흰 털이 있는 검정색 말) 등 무려 28개나 등장한다. 영국의 DK 출판사에서 펴내 전 세계의 모든 말들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말 도감》에서 제시하는 말의 털 색깔 분류는 열일곱 가지에 불과하다. 말의 털 색깔을 구분하는 데 왜 그토록 정밀하고 경제적인 방식의 분할이 필요했던 것일까? 중국에서는 말이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하고 가격도 비싸며 가치가 큰데다 인간과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복종과 불복종 사이를 오가고 갈기를 휘날리면서 총명함과 넘치는 야성미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이 동물은 주로 교통(특히 장거리)과 군사의 영역에 이용됐다. 춘추 시기 이래로 화북 지역 일대에서는 격렬한 통합과 권력의 각축전이 그치지 않았고, 한대漢代 이후에는 지속적인 북진과 서진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말의 중요성이 계속 증강되면서 말을 기르고 훈련시키는 것은 최초의 전략적인 산업이자 국방 군사 산업으로서, 권력을 획득하고 지키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나아가 최종적으로 국력과 종족의 영광을 상징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게 됐다. 예컨대 한漢 무제武帝는 전설에 나오는 명마 몇 필을 얻기 위해 20만 대군을 파견해 약탈해오게 했다. 이러한 사회적 흔적은 옥과 관련된 글자들에서도 찾을 수 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총 151개의 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서篆書를 수집할 수 있다. 《설문해자》를 펼치면 총괄적인 의미의 ‘옥’ 자를 선두로 ‘료?’, ‘관瓘’, ‘경璥’, ‘전琠’ 등 옥을 나타내는 17개의 글자들이 줄줄이 눈앞에 펼쳐진다. 곧이어 형태도 다르고 용도도 다른 각 유형별 옥들이 이어진다. 제사에 쓰인 옥으로 ‘황璜’과 ‘종琮’ 등이 있고 행정 사무에 쓰이던 옥으로 ‘호琥’와 ‘모瑁’ 등이 있으며, 몸에 지니는 옥으로 ‘교?’와 ‘형珩’ 등이 있고, 의복이나 관모 등의 기물에 상감하는 옥으로 ‘필珌’ 등이 있다. 장례에 사용됐던 ‘이珥’와 ‘함?’ 등도 있다. ‘영瑩’과 ‘문?’, ‘윤玧’, ‘하瑕’ 등은 옥의 색상을 나타내고, ‘탁琢’과 ‘조?’, ‘리理’ 등은 옥을 가공하고 다루는 양상을 나타내며, ‘령玲’과 ‘창?’, ‘정玎’, ‘쟁?’ 등은 옥이 내는 갖가지 맑고 청아한 소리를 나타낸다.호랑이 사냥 놀이와 난폭한 야생 돼지가 가축이 되기까지
갑골문은 난폭한 야생 돼지가 따뜻한 집 안의 가축으로서 정착하는 과정도 기록하고 있다. 돼지는 원래 용맹하고 포악한 야생동물이었다. 대만이나 일본의 작은 섬에서는 야생 돼지가 숭배의 대상이 됐던 기록도 있다. 심지어 일본 전국시대의 무사들은 ‘한 마리 돼지가 되겠다’는 각오로, 투구와 갑옷의 도안을 모두 야생 돼지의 모습에서 취해 용맹의 상징물로 삼기도 했다. 갑골문에서도 처음에는 돼지를 사냥의 대상으로 표현했다. 오늘날 ‘체?(돼지)’ 자의 갑골문에서는 화살이 돼지의 몸을 관통하고 있다. ‘축?(돼지)’ 자의 갑골문은 야생 돼지를 길들이고 사육하는 일과 관련된 아주 재미있는 글자다. 이것은 거세당한 내시 돼지를 가리킨다. 생식기가 분리되어 더 이상 발정하지 않고 용감한 투사의 기질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사라져버린 돼지는 이때부터 주거형 동물로서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고 미친 듯이 먹어대면서 살이 쪘다. 집 가(家) 자에서는 갓머리 부수(?) 밑에 돼지 시(豕)가 있다. 집은 우리에게 가장 따뜻한 공간이자 고향을 멀리 떠나 있을 때 그리워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대상이다. 돼지는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게 됐다.
위험천만한 호랑이 사냥을 놀이로 표현한 글자도 있다. 오늘날 우리가 대체로 어린아이들의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는 ‘희戱(놀이하다)’ 자의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사실 대단히 위험하고 자극적인 죽음의 게임을 표현하고 있다. ‘희’ 자의 오른쪽은 몸에 꽃무늬 반점이 가득하고 핏자국이 선명한 커다란 입을 가진, 중국 화북 지방에 사는 동물의 왕 ‘호랑이虎’이를 형상화한 것이고 호랑이가 대면하고 있는 것은 ‘창戈’이다. 사람이 창을 들고 둥글게 에워싼 채 호랑이와 싸우는 것이 바로 ‘놀이戱’였던 것이다. 상商나라 사람들이 즐기던 이 놀이는 나중에 로마인들이 콜로세움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박해할 때 사용하던 놀이가 됐다. 호랑이가 사자로 대체됐을 뿐이다. 더 격렬한 글자로는 ‘괵?(호랑이 발톱 자국)’ 자의 갑골문이 있다. 맨손으로 호랑이를 붙잡고 있는 모습 같은 이 갑골문은 나중에는 씨족의 이름으로만 남게 됐다. 이 밖에도 용의 머리를 숨긴 ‘무지개 홍(虹)’ 자의 갑골문이 품고 있는 마술적 리얼리즘, 갑골문 속에서 찾아낸 최초 시계의 모습, 간화의 역사를 역주행한 금문金文 이야기, 한자학의 보전寶典인 《설문해자》에 남겨진 치명적인 오류들까지 다채로운 문자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문자학의 벽을 깨부순 독보적인 문자 이야기
언어가 존재의 집이라면 문자는 언어의 집이다. 그 집에는 인류가 태어나 성장하고 살아온 유년의 기억과 청춘의 고민, 노쇠와 죽음을 두려워하는 장년의 서러운 근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책에서는 한자에 담긴 문화 유전자를 인문학 전반의 다양한 장치를 통해 실사구시적으로 논구論究하면서 신변잡기와 함께 편안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문자의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다. 이른바 갑골학 학자들은 이미 갑골문에 관한 완벽한 문자학적 해석을 내놓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문화비평가 탕누어唐諾는 왜 굳이 문외한으로서의 무모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한자에 담겨 있는 중요한 인문학적 진실들이 문자학의 협소한 영역에서 박제화되는 현실을 벗어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대만과 중국 대륙을 아우르는 중화권 전체에 체계적이고 새로운 인문학적 시각을 제공했고, 더 나아가 그들과 똑같이 한자 문화권에 속해 문화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는 우리에게 새롭고 독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사실 정말로 무서운 것은 ‘명冥’ 자가 아니라 ‘기棄(버리다)’ 자다. ‘기棄’의 갑골문은 더없이 분명한 형상으로서 두 손으로 삼태기를 들고 갓 태어나 아직 피가 묻어 있는 아기를 아무렇게나 내다버리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이 글자 속의 아기는 죽은 아기이기 때문에 내다버리는 것이 마땅하다며 위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기棄’ 자의 또 하나의 놀라운 조형에 있다. 오른쪽에 손으로 밧줄을 잡고 있는 그림을 첨가하여 갓난아기를 교살하는 장면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것을 생활 물자가 풍족하지 않은데다 의술도 발달하지 않았던 초기 인류의 생존 세계에서 일종의 변형된 가족계획에 따라 낙태를 하는 것이라고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결함이 있어 양육이 불가능하거나 또 다른 어려움으로 아기를 양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기를 처분하는 방법이었을 것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오늘날의 사람들을 몸서리치게 만드는 형상임에는 틀림이 없다.
-8장 《비천한 글자와 성애의 문자》 중에서하지만 갑골문에서 보면 ‘해?’ 자는 처음에는 음식의 종류가 아니라 혹형의 일종이었다. ‘해?’ 자의 갑골문 자체를 살펴보면 큰 절구 안에 놓여 있는 것이 음식이 아니라 절망적인 표정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윗부분은 두 손으로 절굿공이를 잡고 있는 회자수?子手로서 산 채로 사람을 내리쳐 육장으로 만들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사방으로 피가 튀고 있다.
자로子路를 사랑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자로가 죽은 뒤에야 몸이 야만적으로 다져져 육장이 됐다는 사실이다. 사람의 죽음은 등불이 꺼지는 것과 같아서 죽음이 완성되는 그 순간, 고통도 이미 멀리 달아나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 사실은 우리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들이 산 채로 이런 참혹한 죽음을 당했다는 점이다. 그 숫자가 상당수에 이르지 않았다면 이런 글자가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9장 《존속살인에서 노예까지 무서운 문자들》 중에서중국의 한자 자전인 《사원辭源》에는 말馬과 관련된 글자가 유?(몸은 붉은색이고 갈기와 꼬리는 검정색인 말), 기騏(검푸른 바탕에 바둑판같은 무늬가 있는 말), 율?(사타구니에 흰 털이 있는 검정색 말) 등 무려 28개나 등장한다. 영국의 DK 출판사에서 펴내 전 세계의 모든 말들을 모두 망라하고 있는 《말 도감》에서 제시하는 말의 털 색깔 분류는 열일곱 가지에 불과하다. 말의 털 색깔을 구분하는 데 왜 그토록 정밀하고 경제적인 방식의 분할이 필요했던 것일까? 중국에서는 말이 일상생활에 매우 중요하고 가격도 비싸며 가치가 큰데다 인간과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했다. 복종과 불복종 사이를 오가고 갈기를 휘날리면서 총명함과 넘치는 야성미를 자랑하는 아름다운 이 동물은 주로 교통(특히 장거리)과 군사의 영역에 이용됐다. 춘추 시기 이래로 화북 지역 일대에서는 격렬한 통합과 권력의 각축전이 그치지 않았고, 한대漢代 이후에는 지속적인 북진과 서진이 있었다. 이로 인해 말의 중요성이 계속 증강되면서 말을 기르고 훈련시키는 것은 최초의 전략적인 산업이자 국방 군사 산업으로서, 권력을 획득하고 지키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나아가 최종적으로 국력과 종족의 영광을 상징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게 됐다. 예컨대 한漢 무제武帝는 전설에 나오는 명마 몇 필을 얻기 위해 20만 대군을 파견해 약탈해오게 했다.
-12장 《사라진 문자들과 신기루 옥의 제국》 중에서
상품 정보 고시
도서명 한자의 탄생
저자 탕누어
출판사 김영사
출간일 2015-01-17
ISBN 9788934969518 (8934969512)
쪽수 340
사이즈 152 * 218 * 20 mm /58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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